〈 396화 〉 욕망과 쾌락
* * *
스텔라의 옆에 딱 붙어있던 나는, 그녀의 입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겨오자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날 만나기 전에 양치질을 했다는 건, 오늘 진득하게 나와 구르겠다는 각오를 한 것과도 같았다.
“양치했네?”
“.... 몰라...”
스텔라는 부끄러우면 모른다는 말로 화제를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다.
불을 완전히 껐기에 스텔라의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잘 익은 토마토마냥 빨개져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의 진한 스킨십이 예정되어있을 때, 그녀가 꼭 하는 습관이 하나 있다.
트드득... 트득...!
저 봐라. 또 손을 가만 두지 못하고 있잖은가.
이번엔 벽이 아닌 자동차 시트를 뜯어내려 하고 있다.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스텔라만의 행동이었다.
마치 치과 진료를 받을 때 손톱으로 살을 꾸욱 눌러서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가시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날 잡아먹어줍쇼 하고 있는 이 가녀린 처녀에게 무엇부터 해야 할까?
그리고 어디까지 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던 나는, 일단 엄지로 스텔라의 아랫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흑...”
울음소리인지 신음소리인지 모를 감탄사를 내뱉는 그녀.
트득! 특!
담요 안에 있는 손이 급박하게 꼼지락거리는 게 들린다.
이 정도로 큰 소리라면 시트가 뜯어졌을지도 모른다.
다시 갈면 그만이긴 하지만.
“덜렁아.”
그윽하게 스텔라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수줍은 투로 대답한다.
“.... 왜애...”
“얼마나 충전하고 싶어?”
“마, 많이라고 했잖아...”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데? 집에 안 돌아가 봐도 돼? 내일 일찍 훈련하러 간다며.”
“아 오빠아...!”
짜증과 원망이 담긴 목소리.
분위기가 한창 질척해지려고 할 때에 흐름을 끊으니 약간 화가 난 것 같다.
그녀의 투정을 한 귀로 흘려버린 내가 물었다.
“자세 바꿀까?”
“어, 어떻게...?”
스텔라의 머리맡으로 자리를 옮긴 나는, 다리를 쫙 펼쳐 그 안에 스텔라가 들어오도록 했다.
이후 그녀의 상체를 일으켜 내 가슴팍과 딱 붙였다.
노골적으로 만지겠다는 자세.
그러나 이쪽 경험이 나와의 진득한 스킨십 몇 번뿐이던 스텔라는, 이러한 내 음모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부끄러워할 뿐이었다.
여기서 스텔라의 허리를 한 팔로 휘감자, 그녀의 어깨가 흠칫 떨리더니 이내 잦아들었다.
“오빠...”
“왜.”
“여, 여기서 어떻게 할 거야...?”
분위기가 깨질만한 질문을 하는 것도 능력이구나.
평소였다면 저런 물음은 던질 수조차 없었을 텐데, 주변이 시꺼머니 없던 용기가 생긴 모양이다.
나중엔 제대로 된 말조차 못하게 될 거란다.
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선 오감이 몇 배는 더 예민해지는 법이니까.
나는 말없이 스텔라의 상의를 들추었다.
그녀가 옷자락이 살갗을 스쳐지나가는 감촉마저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후... 후...!”
긴장한 듯 연신 심호흡을 하는 스텔라.
팔뚝을 꽉 잡은 그녀의 손이 파리하게 떨린다.
스킨십에 적응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진 이렇구나. 마음에 든다.
“내일 훈련하고 잠깐 놀러갈까?”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함을 느꼈을까?
잠깐 침묵하던 스텔라가 묻는다.
“어, 어디로...?”
“글쎄. 어디가 좋을까?”
“그... 음... 난... 그냥... 다 좋은데...”
“그래? 평소에 가고 싶었던 곳 없어?”
일상적인 대화로 긴장을 풀어주자, 마음을 안정시킨 스텔라가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 틈을 탄 나는 스텔라의 가슴으로 속을 확 집어넣었다.
“허억!”
깜짝 놀란 스텔라가 제법 큼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나는 마음 놓고 스텔라의 굳어버린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앞쪽에 달린 브라 후크를 능숙하게 풀고, 손가락을 놀려 봉긋한 가슴 전체를 마치 개미가 기어가듯 탐한다.
이후 젖꼭지를 톡톡 건드림과 동시에, 가녀린 스텔라의 목을 입술로 쪽 빨아 전희를 시작한다.
항상 부드럽게 시작하지 않고, 오늘처럼 과감하게 들이댈 때도 있다는 걸 알아야한다.
요컨대 만들어가고 길들이는 것이다. 스텔라의 성적취향을.
“아... 아...”
순식간에 굳어져버렸던 스텔라의 몸이 천천히 이완되며 풀어진다.
“흐우...”
당황스러움에 말을 잇지 못하던 스텔라의 입에서 기다란 숨이 새어나왔다.
손길에 적응하고,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었다.
여기서 더욱 더 과감하게 가보자.
나는 스텔라의 허리를 두르던 팔을 풀고, 그 손을 그녀의 바지 안으로 아주 약간 집어넣었다.
“앗!”
제법 큼지막한 비명이 들림과 동시에, 내 손목이 스텔라의 손에 의해 덥석 잡힌다.
타이밍이 좀 빨랐구나. 스텔라는 아직 제대로 흥분하지 않았는데...
도리어 내가 흥분해버려선 너무 앞서나갔다.
하지만 괜찮다. 스텔라는 날 마음속 깊숙이 신용하고 있으니까.
할 일을 하면서 스텔라가 오르가즘을 느낄 때가 되면, 그녀는 자연스레 내 손이 아랫배의 매끈한 맨살을 헤치는 걸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스텔라의 바지 바깥 가랑이 사이에 손을 대고 그녀의 몸을 바짝 당겨왔다.
아주 자연스럽게, 순식간에, 원래 이런 행동을 자주 했던 것처럼 말이다.
“햣!”
다행스럽게도, 스텔라는 놀란 비명만 터뜨렸을 뿐 이번엔 날 막지 않았다.
바깥쪽을 만진데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순식간에 당겨서 거부감을 덜 받은 듯했다.
“괜찮지?”
주어가 없는 물음.
“후으...”
스텔라는 힘없는 숨을 내뱉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안심한 나는 스텔라를 애무하며 그녀의 쾌락을 유도했다.
가슴은 물론이고 목, 쇄골, 갈비뼈, 그리고 허리와 골반...
온 상체를 뱀처럼 흐느적거리며 만지작대니, 스텔라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하아...♡ 하아...”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차 안의 공기가 후끈 달아오를 때쯤,
똑똑.
커튼으로 완전히 가려진 창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힉...!”
한창 흥분하고 있던 스텔라가 기겁을 했다.
황급히 스텔라의 입을 막은 나는,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조용히 해.”
남의 차에 함부로 노크를 한다는 건 정상인이라면 하지 않을 일이다.
그렇다는 건, 알렉스가 외출을 하다가 주차장에 서있는 밴을 발견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누나!
예상대로, 밖에서 알렉스의 목소리가 차 외부를 뚫고 들어왔다.
혹시나 누나가 있을까 싶어 확인해보는 듯했다.
우우우웅...!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텔라의 핸드백 안에서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알렉스의 전화가 분명한데, 스텔라에겐 천만다행히도 진동은 몇 번 울리다가 끊겼다.
멀어지는 발소리마저도 들렸다. 스텔라가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떠난 것이다.
만약 알렉스의 귀가 밝고 휴대폰이 진동모드가 아니었다면, 누나가 여기 있다는 걸 눈치챘겠지.
가슴팍에 묻어있는 스텔라의 몸이 사시나무 흔들리듯 떨리는 게 느껴진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솔직히 이번 일은 나도 예상 밖이었다.
하지만 긴장 같은 건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스텔라에게 자신은 모르는 성적취향을 하나 심어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동생의 앞에서 내게 몸을 만져지고 있다는 배덕감,
거기서부터 생성되는 도파민, 평소의 스킨십과는 차원이 다른 흥분감.
그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스텔라의 무의식적인 욕망 안에 새로운 욕망을 심어, 나중에 그녀의 집에서 섹스할 때를 대비해 사전작업을 쳐두는 거다.
이미 알렉스는 떠났지만, 목소리를 들은 이상 스텔라는 동생이 앞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
결심을 마친 나는 스텔라의 입을 꽉 막고 있던 손에 힘을 살짝 풀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귀에 바람을 후 불었다.
“흐이익...♡”
간드러지는 신음. 반응이 좋다.
그녀의 단단해진 젖꼭지를 검지와 엄지로 지그시 잡아 살살 굴리자,
“앗...♡ 흐응...!”
외마디 소리를 내더니 콧바람을 길게 내뿜었다.
심지어 다리를 쫙 펴고 내 허벅지에 딱 붙이며 무척 좋아라한다.
알렉스가 나타남으로서 잠시 가셨던 흥분감이 다시 찾아온 거다.
스텔라가 흥분했을 때 튀어나오는 행동이 아델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르다.
실비아와 비슷한 것도 같고... 무어라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꽤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그런 모순적인 느낌이 난다.
스텔라의 입을 막은 손을 완전히 푼 내가 물었다.
“방금 알렉스 전화 아니었어?”
“몰라아...! 몰라...”
“지금이라도 전화할래?”
“아, 안 돼...! 싫어...”
“싫어? 나쁜 누나네?”
스텔라의 고개가 홱 올라갔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게 원망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냐...! 난...”
핑계를 대기 전에 흥분을 더욱 유도하면서 화제를 돌려주자.
나는 스텔라의 명치 바로 아랫부근을 손가락 첫마디로 누르면서, 그녀의 목덜미에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했다.
“흐익...♡”
“그거 확인해 봤어?”
“어떤... 어떤 거어...?”
“알렉스한테서 나는 냄새.”
“아... 그거어...♡ 확인해봤는데... 모르겠... 어어...”
“이상하네. 흔하게 맡을 수 없는 냄새였는데. 그치?”
“그, 그렇긴 한데에... 오빠아... 지금... 그 얘기 할 때가아... 아니자나...♡ 충전... 흐윽...!”
거의 흐느끼다시피 하는데, 그 소리가 무척 야해서 자지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른다.
더 만져달라고 하고 싶지만 부끄러워서 말이 나오지 않지?
네 마음 다 안단다.
이때가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나는 재차 도전을 시도했다.
스텔라의 가랑이 사이를 애무하는 일을 말이다.
다시 스텔라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자, 갑작스럽게 중요부위를 허용한 스텔라가 흠칫하더니 다리를 오므렸다.
하지만 내 손길이 필요한 애달픈 상태라 그런지, 아까처럼 손을 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손바닥으로 스텔라의 치구를 꾸욱 눌렀다.
“핫...! 아흐...”
신음을 꾸역꾸역 참아내는 모습이 가엽다.
우리 덜렁이는 이럴 땐 자신의 감정을 꼭꼭 숨기려고 한다.
이미 흥건하게 젖어버린 팬티처럼 드러내주었으면 좋을 텐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텔라의 다리가 천천히 벌어졌다.
또 한 번 적응했다는 뜻이었다.
낮은 실소를 터뜨린 나는 아까의 화제를 다시 들먹였다.
“괜찮겠어? 알렉스가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내가 나중에 알아서 할게...”
“정말?”
“알아서 한다니까아...!”
짜증과 흥분이 뒤섞인 목소리.
그 얘긴 그만하고 빨리 더 만지라고 협박하는 것 같다.
나는 샴푸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스텔라의 머리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후아...♡”
“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처럼 얘기해? 알렉스와 관련된 일이잖아. 혹시나 알렉스가 나쁜 짓이라도 하고 다니면 어떡하려고 그래? 안 그래도 전적이 있어서 불안한데.”
나는 지금 알렉스를 업신여기듯 말하고 있었다.
원래 천성이 나쁜 놈이라는 듯 말이다.
하지만 스텔라는 이런 내 행동에 반감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무슨 뜻으로 한 말인 줄도 모르겠지. 자신의 온몸에 저릿저릿하게 올라오는 오르가즘을 참아내느라.
“응? 어떡하려고 그래?”
“흐으읏... 후으...”
이젠 대답할 여력도 없어 보인다.
이 정도면 됐다. 알렉스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자신의 최고로 중요한 부위에 남자친구의 신체가 맞닿았다는 흥분, 상징성...
스텔라는 요 며칠간 틈 날 때마다 이 생각만 할 거다.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난 스텔라를 믿는다.
다음번엔 마물과 제대로 붙어봐야 되잖아. 그치?
그러니까 훈련 때만큼은 집중할 수 있겠지?
그 시간 외에는 오직 오늘 있었던 일만 생각하려무나.
그리고 네 풍부한 상상력으로 망상해다오. 나와의 첫경험은 어떻게 될지.
질척해질 대로 질척해진 스텔라의 팬티 바깥을 살살 문지르던 나는,
“아아아...♡ 오빠...”
스텔라의 말투가 완전히 달아오른 것을 틈타, 팬티를 젖혀 도톰한 양 둔덕 사이에 손가락을 슬쩍 집어넣었다.
찌극...
“햐악...!”
온몸을 꼿꼿이 세우며 다리를 바짝 붙이는 그녀.
제대로 놀라고, 동시에 흥분이 확 올라온 것 같다.
찌끅... 찌그윽...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이자 미세하게 들리기 시작하는 눅진한 소리.
실시간으로 새어나오는 애액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이 정도면 아래 공략은 무난하게 성공했다고 봐도 좋겠다.
“하아악... 오빠... 그만...! 그마안...!”
애타게 호소하는 모습이 예쁘다.
“힘들어? 그만할까?”
“으응... 그만해애... 힘드러... 앗...! 거기이...! 읏! 음...♡”
온몸을 팔딱거리며 날 찌부러뜨릴 듯 몸을 밀착해오는 스텔라.
더 만져달라는 행동이었다.
정 그만하고 싶었다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내 손을 뺐겠지.
스텔라의 정수리에 턱을 괴고 애무를 계속하던 내가 말했다.
“오늘 대표님한테 연락 왔었어. 모레부터 스케줄 다시 시작할 거래.”
“내일... 내일 말해애...”
“훈련까지 병행하면 많이 바쁠 텐데...”
“내일... 말하라고 해써어...!”
말투가 꽤나 공격적이다. 왜 지금 상황에 이런 얘길 꺼내느냐고 화를 내는 것 같다.
놀리고 반응을 보는 맛이 찰진데 어떻게 그만 두겠니.
스텔라의 간곡한 부탁을 무시한 내가 말을 이었다.
“잘 할 수 있겠어?”
“오빠아...! 제발...”
“대답하면 계속해줄게.”
“으응...! 잘 할게... 열심히... 할게에...”
“이렇게 해주는 거 좋아해?”
마치 아이를 달래듯 나긋나긋 묻자, 스텔라가 허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응...! 조아해... 이거 좋아... 오빠 조아해...♡”
“나 좋아해? 그냥 좋아만 해?”
“아, 아니이...! 사랑해...! 사랑해 오빠...”
아아... 스텔라가 처음으로 해주는 사랑고백.
황홀한 기분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는 해도, 속내에 감춰두었던 진심이 튀어나온 것만큼은 확실하다.
“혀 내밀어볼래?”
“.... 이허케에...?”
고개를 위로 치켜세운 채로 혀를 내빼고 웅얼거리는 스텔라.
완전히 흐트러졌구나.
잘했다는 듯 스텔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 나는, 그녀의 끝이 살짝 말린 혀를 내 혀로 톡 건드렸다.
“헤엑...♡ 하웁...!”
그와 동시에 스텔라의 입이 내 혀를 집어삼켰다.
담요 안에 꽁꽁 감춰두었던 팔은 내 목을 감아 단단하게 붙잡는다.
절대 떨어지지 말라는 듯, 아주 오랜 시간을 이러고 있을 거라는 듯 말이다.
오늘 교육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스텔라의 침대에 첫 관계를 증명하는 빨간 혈흔과, 내 허여멀건한 액체, 그리고 체취를 잔뜩 묻힐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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