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9화 〉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전방법
* * *
“지혁 씨! 지혁 씨!”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델의 환대를 받았다.
팬티바람으로 후다닥 달려와 점프하여 안기는 것이, 뭔가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 좋은 일이란 스텔라와의 만남이겠지.
아델의 엉덩이 아래에 팔을 댄 나는, 그녀를 번쩍 안아들며 물었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요. 스텔라를 만난 게 그리도 신났습니까?”
“그야 물론이지요! 제가 아주 예뻐해 줄 막내를 만났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죠?”
“세화는 박사님과 대화를 나눌 게 있다며 나갔구요, 유리아 언니와 실비아 언니는 메릴을 산책시키러 갔어요.”
“아델은 왜 가지 않았나요?”
“저는 지혁 씨와 스텔라 훈육을 위한 토론을 나누기 위해서 집에 있었지요.”
훈육이라니... 스텔라를 어린이취급 하고 있다.
피식한 나는 내 방으로 가 아델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이후 그녀와 함께 그대로 침대에 엎어졌다.
아델의 새하얗고 말랑말랑한 콧대를 톡톡 두드린 내가 말했다.
“토론이라면 어떤?”
“어떤 더럽고 치사한 방법으로 스텔라를 암캐화시킬 것이신가요?”
황당한 표정을 지은 내가 반문했다.
“암캐화라는 건 권속화를 말하는 겁니까?”
“그래요.”
“그럼 아델도 더럽고 치사한 방법으로 암캐가 된 거네요?”
“어허...! 아니지요! 저는 암캐 님의 신성력을 갖고 있었던 만큼, 자매들 중에서 가장 성스럽고 깨끗한 권속이라고 할 수 있어요.”
“로사리오의 신성력이 성스럽다고요? 상스러운 게 아니라?”
“지혁 씨의 이해력은 참 낮군요! 상스러운 암캐 님의 신성력이 지혁 씨의 은총으로 성스럽게 바뀌었다는 뜻이었어요!”
그런 맥락이 전혀 아니었는데... 말장난하긴.
콧방귀를 낀 나는 아델의 속옷자락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히익...!”
몸을 한 차례 팔딱 튕기며 격한 반응을 보여주는 아델.
말랑말랑한 속살이 음액으로 인해 빠르게 촉촉해진다.
도톰한 살을 살살 주무르던 내가 아델을 비웃었다.
“제가 보기엔 아델이 가장 허접한데요?”
“.... 후으... 후...♡ 그, 그런 말... 하지 마아... 오, 오랜만이라서어...”
솔직하지 못하다.
핑계를 늘어놓으려던 아델은, 내 얼굴이 가까이 다가가자 몽롱한 표정으로 혀를 내밀었다.
당장 키스해달라는 행동.
순수하기 그지없는 성녀였던 그녀가 이토록 음란하게 변하다니...
로사리오가 땅을 치고 통곡을 하겠구나. 이것만으로도 한 발 뺄 수 있을 정도다.
“아까 어떤 방식으로 스텔라를 권속으로 만들지 물어봤죠? 미리 얘기했던 대로, 훈련을 시키면서 반란을 저질렀던 마물들을 하나하나씩 내보내고...”
아델의 아래를 만지작거리며 태연하게 말하자, 그녀의 눈이 점점 게슴츠레해졌다.
다리는 점점 벌어지고, 하체는 오들오들 떨린다.
소변이 마려운 강아지마냥 어쩔 줄 몰라선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낑낑거리기까지 한다.
“그 다음 스텔라가 적당히 성장했다 싶으면...”
“그만...! 그만...! 저한테... 집중하셔요...!”
“대답을 해야 맞지 않겠습니까. 무려 성스러운 아델이 여쭤본 건데.”
“안 해도 대요... 흐아아...♡ 지혁 씨이... 손 씻었어요...?”
“아뇨. 화장실에 들어갈 틈이 없었잖아요.”
“더, 더러워어...! 당장 씻고 와요...!”
“지금 주인인 제 손길을 더럽다고 한 겁니까?”
세상이 다 무너진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자, 눈을 부릅뜬 아델이 날 혼냈다.
“지혁 씨...! 제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걸 잘 아시자나요...!”
“그럼 무슨 뜻입니까?”
“지, 지혁 씨를 떠보려는 제 의도를 모르시다니...! 어쩜 이리도 무식... 흥앗! 거기 안대...!”
비음이 섞인 신음을 터뜨린 아델의 가랑이에서 질척한 액체가 줄줄 흘러내려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 차례 찌르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이 빨개져있었다.
오랜만에 사랑을 나누게 되니 잔뜩 흥분한 모양.
애무를 그만두고 아델의 위로 올라탄 나는, 그녀가 입은 딱 달라붙는 골지 가디건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하아... 후아...♡”
번드르르해진 눈빛으로 힘겨운 숨소리를 내뱉는 아델.
그녀와 코가 맞닿을 정도로 얼굴을 내린 내가 물었다.
“무식? 방금 무식하다고 하려 했나요?”
“.... 헤엑...”
아델은 하라는 대답은 안 하고 혀를 쑤욱 내밀어 내 입술을 핥으려 했다.
고개를 살짝 들어 그녀의 공세를 피한 나는 히죽 웃었다.
“사과하지 않으면 여기서 그만둘지도 모릅니다.”
“.... 잘못해써요...”
“요즘 사람들은 사과를 도끼눈 뜨면서 하나보죠?”
“이익...! 지혁 씨...! 너무 가혹하셔요...!”
가혹하긴 무슨.
아델의 경박스런 언동은 교정이 필요했다.
“저는 지혁 씨만의 성녀로서, 타이라트교의 신도들을 훈계해야할 의무를 갖고 있어요. 혼을 내려면 당연히 화도 내고, 나쁜 말도 해야...”
변명을 늘어놓는 아델을 빤히 주시하자, 그녀가 입을 앙다물었다.
한참을 나와 눈싸움하던 그녀가 마지못한 척 말을 바꾸었다.
“노, 노력은 해볼게요...”
이 정도 대답이면 됐다.
적당한 채찍과 당근을 쥐어주면 예전의 그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부드럽게 미소 지은 나는, 말없이 바지를 내렸다.
잔뜩 부풀어오른 자지. 그것을 정면에서 응시한 아델의 눈이 탐욕으로 물들었다.
꼴깍 침을 삼키고 내 다음 행동을 기다리던 그녀는, 이어지는 내 물음에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신도들의 포교활동은 잘 되어가고 있나요?”
“무, 물론이지요...! 몇몇 교도들의 신앙심이 아주 깊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에요...! 그러니 얼른 주셔요...!”
“뭘 드릴까요?”
“그 흉물이요...! 제 안에 넣어주셔요...♡”
“흉물?”
“성물...!”
아델과의 대화는 늘 재미있다.
가볍게 폭소를 터뜨린 나는, 곧 아델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내려가 그녀의 다리를 내 허벅지에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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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은 스텔라가 어깨를 으쓱했다.
‘자고 계시나보다.’
아델이 분명히 다음날 아침에 전화하라고 했는데...
시간을 보니 9시였다. 잠꾸러기라면 아직 한참 자고 있을 시간.
그리고 아델은 그 잠꾸러기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부합했다.
[선배님! 전화를 안 받으셔서 톡 남길게요! 일어나시면 연락 주세요!]
아델에게 문자를 남겨놓은 스텔라는 거실로 나왔다.
아 좀! 그만 뒤지라고! 장난 하냐?
굳게 닫힌 알렉스의 방에서 성난 목소리가 들려온다.
또 게임을 하고 있구나.
어제 늦게 돌아온 것 같았는데... 일찍 일어나서 의외다.
그나저나 저 불같은 성격 좀 죽였으면 좋으련만...
알렉스에게 아침을 먹자고 말하려던 스텔라는, 식탁 위에 편의점 도시락 용기가 있는 것을 보았다.
‘알아서 먹었구나.’
식탁 구석에 널브러진 포장지의 유통기한을 보니 하루가 지나있었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 폐기 도시락을 받아온다더니... 배탈이라도 날까 걱정이다.
우웅!
아침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온다.
[이세화 선배님] 이라고 쓰여 있는 발신자.
그것을 읽은 스텔라가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안녕. 잘 잤어?
“네! 방금 일어났어요.”
오늘 훈련인 거 알고 있지?
“물론이에요. 아침 먹고 본부로 갈까요?”
‘본부’라는 대목에서 스텔라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갈 정도로 작아졌다.
행여나 알렉스가 들을까봐 걱정되는 것이다.
물론 가족이니만큼 언젠가는 말해야하겠지만, 최소한 적응부터 하는 게 먼저라고 보았다.
아니. 본부에서 훈련할 수는 없으니까, 11시까지 내가 찍어준 위치로 와.
“알겠습니다. 아, 근데 아델라인 선배님은 뭐하고 계세요? 다른 게 아니라 전화하라고 했는데 받질 않으셔서...”
아델은 지금 자고 있어. 어제 늦게까지 뭘 좀 하느라 피곤했거든. 완전히 녹초야.
“아... 그래요?”
너도 이사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세화에게 들은 바, 비스트 슬레이어들은 모두 본부에서 제공하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고 했다.
스텔라 자신 또한 동료 선배들과 같이 살고 싶었다.
그러나 알렉스가 이들의 정체를 눈치챌 가능성이 있어 거절했다.
비스트 슬레이어들의 본모습은 인간이다.
박사의 목표는 그녀들이 변신하지 않을 때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
이런 마당에 정산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뜬금없이 이사라?
알렉스가 미심쩍어할 것이 분명했다.
약간 소외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는 자신의 선택이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저도 이사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요... 동생이 마음에 걸려서...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뭐가 있어? 전부 이해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감사해요...”
얼른 아침 먹어. 배고프겠다. 아참, 디바이스 충전은 했어?
“아뇨. 충전방법도 몰라요. 지혁이 오빠가 선배님한테 여쭤보라는데... 어떻게 충전하는 거예요...?”
그래...? 직접 말하기 창피했나보다.
스텔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이테르는 신비한 우주의 에너지다. 그건 자신도 들어서 잘 알고 있다.
충전방법도 특별할 터.
하지만 그냥 말만 해주는 건데 창피하고 자시고 할 게 있나 싶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냐. 만나서 말해줄 테니까 일단 아침부터 먹어. 11시에 보자.
“아, 네...!”
세화와 통화를 마친 스텔라는 곧바로 지혁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그 또한 아델처럼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분명히 깊은 잠에 빠져있겠지.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는 남자라 모처럼 받은 휴일에 휴식하는 건 이해가 간다만... 조금 서운하다.
왜? 지혁은 자신의 매니저니까.
그리고 자신을 속였으니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이것이 이기적인 생각임을 잘 알고 있다.
허나 그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숨을 푹 내쉰 스텔라는, 지혁에게 일어나면 전화해달라고 톡을 남기려 했다.
그때,
우우웅!
지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마 벨소리 때문에 일어난 것 같은데, 괜히 그의 집이 궁금했다.
분명히 성격처럼 깔끔할 테고, 모던한 인테리어일 것이다.
반색한 스텔라가 냅다 통화버튼을 눌렀다.
“오빠, 일어났어?”
응. 오늘 세화랑 훈련인가?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기쁘기도 했다.
“맞아. 오빠도 올 거야?”
아니. 훈련 끝날 때쯤에 저녁 만들어서 갈게.
이 대답을 원했다.
아침을 먹고 씻은 다음 화장을 해야겠다.
근데 변신이 끝나면 화장도 유지되나?
이걸 물어보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다.
일단은 예쁘게 하고 가야겠다.
화장이 지워진다고 해도 괜찮다. 훈련이 끝난 뒤에 다시 하면 되니까.
지혁이 자신에게 푹 빠지도록 해야지.
어제 이후로 지혁에 관한 마음이 더욱 커진 스텔라는, 그와 꽤나 오랜 시간동안 잡담을 나누다가 통화를 끝냈다.
‘날씨 좋다...’
한창 추울 때인데 왠지 포근하게 느껴진다.
오늘따라 느낌이 좋다. 컨디션도 마찬가지다.
훈련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잘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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