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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339화 (339/471)

〈 339화 〉 포기하면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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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적응의 생물이라고 했던가?

미치고 팔짝 뛸 일이 일어났음에도, 실비아의 마음은 빠르게 진정되어갔다.

하지만 손발은 덜덜 떨렸다.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긴 건 확실하기 때문이다.

“후우... 후...”

몇 번의 심호흡을 한 실비아는 잠옷 상의를 벗었다.

이후 문신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문신이 제법 낯익었다.

문신의 전체 모습이 아니라, 윗부분이 익숙했다.

삐뚤삐뚤한 곡선을 그린 특유의 모양... 이건 분명히 본 적이 있었다.

‘아델...!’

바로 아델의 아랫배에서 봤다가, 착각했다고 생각한 문신이 이와 똑같았다.

스쳐지나가며 본 것뿐이지만... 확실했다.

멍하니 침대에 걸터앉은 실비아가 생각했다.

‘분명히... 아랫배가 후끈해졌었어.’

자신이 느꼈던 건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었다.

인위적으로 새겼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인해 자연적으로 생성된 거지?

이 문신의 의미가 뭘까?

그리고 아델은 자신에게 문신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켕기는 일이 아니라면 그럴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아델과의 인과성이 있는 일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존재가 두 명 있다.

한 명은 지혁, 남은 한 명은 타이라트였다.

하지만 지혁은 사람이다. 이런 초자연적인 일을 행할 수 없다.

허면 타이라트가 아델에게 무슨 짓을 해서 문신을 만들었고, 아델은 그걸 숨기고 싶어 한 건가?

본의 아니게, 그녀가 모르는 사이 자신에게 옮겨버린 거고?

이도 아니라면...

‘아냐... 그럴 리는 없어.’

순간 지혁이 타이라트라고 생각해버렸는데... 웃기지도 않았다.

문신의 출처를 모르니 온갖 생각이 다 난다.

근데 좀 닮은 구석이 있긴 한 것 같았다.

이 문신에서 일어난 쾌락은 지혁과 할 때 느꼈던 그 쾌락과 비슷하기도 했다.

만약 정말 지혁이 타이라트라면...

‘아 좀!’

제발 망상에 빠지지 좀 마라!

고민거리가 있다면, 지혁에게 털어놓으면 돼!

헌데 아델한테도 해야 할까...?

이 문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상, 일단은 비밀로 하는 것이 맞을 듯싶은데...

아니다, 이제 아델에겐 거짓말을 하기 싫었다.

아델은 자신을 혈육보다 더욱 끈끈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잖은가.

말하자. 말해야 한다.

결심을 마친 실비아는 디바이스에 손을 가져갔다.

일단 변신부터 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어...?”

변신이 되지 않았다.

두 번을 눌러도, 네 번을 눌러도, 여섯 번을 눌러도 디바이스는 응답이 전혀 없었다.

쿵!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지금 꿈이라도 꾸나? 말 같지도 않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신을 못한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다.

한낱 힘없는 일반인일 뿐.

“안 돼...”

눈이 순식간에 습해진 실비아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는 아델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지혁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디바이스를 풀고 내밀었다.

“지혁아... 이, 이거 고쳐줘... 고장 났어...”

그런 실비아의 행동에 당황한 지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녀를 꼭 안아 등을 두드려주었다.

“언제 일어났어요?”

“고장 났어... 디바이스... 작동을 안 해... 빨리 연구실... 내 몸도 이상해...”

“진정하세요.”

가만히 있던 아델 또한 일어나 실비아를 포옹했다.

“우리 언니, 악몽이라도 꾸셨나보네요. 자아, 착하지요?”

아랫배를 톡톡 두드려주는 아델.

이에 그치지 않고 약손이라도 하듯 복부 전체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 떨던 실비아는, 자신의 마음이 안정되어옴을 느꼈다.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란 게 이 정도였나? 굉장히 편안하다.

스스스...

이상한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주변이 조금 끈적끈적한 것도 같다.

가족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가?

평소였다면 수상하게 여겼을 이 끈끈한 기분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생각되었다.

‘따뜻해...’

**

울먹거리는 실비아의 입에서 나온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악의가 충분히 동화되지 않은 상태의 실비아였다면, 음문을 발견한 순간 날 의심했을 것이다.

날 타이라트라고 확신했겠지.

허나 현재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혼란스러워만 하고 있었다.

이는 아이테르가 침식되고 마음이 서서히 꺾이고 있었기에, 나에 대한 경애가 마음속에 있기에 적으로 인식하기가 싫은 거다.

이 정도면 완벽하게 꺾인 건 아니지만, 타락이 가능한 상태라고 본다.

아델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와 눈을 마주쳤다.

심각한 척 표정을 굳힌 내가 말했다.

“문신을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응... 여기...”

실비아가 내게 다가와 자신의 잠옷을 확 들추었다.

탄탄한 11자 복근 아래로 내 아름다운 음문이 자리하고 있는 게 보인다.

“아, 아까는 붉은색으로 빛났었어... 지금은...”

“예, 빛나고 있지 않네요.”

“응... 불길하지...? 나한테 뭔가... 나쁜 일이 생긴 거지? 맞지? 아델... 대답해봐...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갑작스레 아델에게 따지기 시작하는 실비아.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아델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흥분을 가라앉히셔요.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너한테도 이거 있잖아...! 내가 저번에 물어봤는데도 모른 척했잖아!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하려고 해? 복수하는 거야...? 여태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많이 하긴 했...”

“그만, 복수라니요? 저는 언니에게 거짓을 고할 생각 따윈 하나도 없답니다. 저는 정말로 문신을 새기지 않았어요. 사탕을 드릴 테니 아 하셔요.”

아델은 실비아의 입 속에 민트향 사탕을 하나 집어넣어주었다.

그리고는 실비아의 마음을 아주 잘 안다는 듯, 엉덩이를 토닥였다.

“입이 시원해지지요? 천천히 빨아먹으면서 진정하셔요. 그 뒤에 얘기해요.”

실비아는 순순히 아델의 말을 따랐다.

혀를 굴리면서 간절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

인자한 미소를 지은 나는 여우잠옷을 내려 단추를 잠가주었다.

“문신이 나타난 직후에 찌릿했다고 했죠? 흥분했고요.”

“.... 응.”

“연구실로 가요. 디바이스도 검사해볼 겸,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의료기기에서 검사를 한 번 받아보죠. 지금 출발해요.”

“아, 알았어...”

아델이 쫄래쫄래 다가와 실비아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훅훅 심호흡을 하고 있던 실비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챙겨주니 기뻐하는구나. 악의가 들어가니까 아델처럼 알기 쉬워져서 좋단 말이지.

모든 상황은 내 통제 하에 있다.

로사리오? 좆 까 잡수라지.

개입할 거면 똑바로 했어야지. 간만 보면서 훼방이나 놓고... 버러지 같은 것.

실비아는 이제 곧 내 권속이 될 거다. 천계에서 피눈물이나 흘리면서 기다려라.

**

푸쉬익­!

비밀기지에서 가져온 의료기기가 저온의 연기를 내뿜으며 열렸다.

30분가량 정밀검사를 진행한 실비아는, 몸이 으슬으슬한지 내게 쏙 안겨왔다.

애교가 많이 늘었어.

검사지를 들고 있던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검사결과는 정상입니다. 실비아 씨의 몸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직접 보세요.”

내가 이런 짓까지 하는 이유는, 음문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기 위해서다.

오히려 쾌락과 사랑을 주니 좋은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어, 내 정체를 자연스레 알도록 하여 타락을 앞당길 예정이었다.

계속 찍었는데도 넘어가지 않으니, 이제는 완전히 정공법으로 밀고 들어가는 편이 낫다고 본다.

검사지를 빼앗다시피 홱 낚아챈 실비아가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거기 쓰인 글씨를 천천히, 집중해서 읽은 그녀는, 전부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디바이스는? 검사했어?”

“네. 디바이스도 정상이에요.”

“말도 안 돼... 난 변신하지 못했단 말이야.”

그야 당연하지. 네 돌발행동이 걱정돼서 봉인한 상태니까.

가만, 이거 아델이랑 비슷한 흐름으로 가도 되겠는데?

“실비아 씨의 마음가짐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무슨 마음가짐...? 믿음을 얘기하는 거야? 신앙심 같은 거?”

그럴 리가 있나.

“아뇨. 자존감을 말하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요새 실비아 씨는 자기 스스로를 낮추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

켕기는 것이 있나보구나.

예를 들자면 아델을 향한 열등감, 부러움 등이 있겠지.

방긋 웃은 나는 실비아의 뒷목을 손톱으로 긁어주었다.

그 느낌이 좋았는지, 실비아가 어깨를 치켜세우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문댄다.

“스스로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세요. 실비아 씨는 완벽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거고요.”

“아...”

기분 좋은 탄성을 내뱉은 실비아가 날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난 이번엔 잡티 하나 없는 실비아의 턱밑을 살살 긁어주었다.

그러자 지그시 눈을 감은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한참 그런 식으로 실비아에게 야릇한 감각을 느끼게 해준 나는, 그녀의 손목에 디바이스를 채워주며 말했다.

“언제든 안정이 되면 시도해보세요.”

“지금... 이면 될 것 같은데... 네 덕분에 좋아져서... 변신해 봐도 돼?”

“네. 물론이죠.”

뒷짐을 진 나는 마력을 일으켰다.

아주 조심스럽게, 실비아가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하게끔.

그리고 그 마력을 현재 제작대 위에 있는 봉인장치로 옮겨, 언제든 봉인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후우...”

기다란 한숨을 내쉰 실비아가 긴장한 낯으로 손목에 손을 가져가, 디바이스 화면을 두 번 터치했다.

그와 동시에 마력을 일으킨 나는 아이테르의 봉인을 일부 해제했다.

처음엔 약간의 불협화음을 일으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내 격려로 인해 마음을 다잡는 기색이 보일 때쯤, 봉인을 완전히 해제해주면 된다.

파직!

연홍색의 약한 정전기 같은 기운이 디바이스에서 일었다.

변신을 하지 못한 실비아가 당황해하며 날 바라본다.

“자, 잘 안 되는데...”

“다시 해보세요. 내면을 잔잔하게, 복잡한 마음은 전부 날려버려요.”

“응...”

눈을 감은 실비아가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는 변신을 시도했다.

치직­! 우우웅­!

아까보다 더 강해진 기운. 실비아의 눈이 기대감으로 물들었다.

“도, 될 것 같아... 그치?”

난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흐뭇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로 말이다.

이런 날 애정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쳐다본 실비아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으며 디바이스를 터치했다.

이 순간, 나는 아이테르의 봉인을 완전히 해제했다.

화아아악­!

동시에 연구실 안을 가득 채우는 찬란한 연홍색 빛.

그 가운데에 자리한 실비아는, 변신이 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방방 뛰다시피 했다.

“돼, 됐다...!”

그래, 됐지. 내 덕분에.

그러니까 로사리오는 이제 버리자.

걔가 나처럼 너한테 딱 달라붙어있으면서 격려를 해줬니, 아니면 쾌락을 주기라도 했니.

그 썅년은 너한테 부담을 팍팍 주면서 일만 시켰잖아. 달랑 두 번 만난 게 끝이잖아.

네가 그년의 신탁에 집착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

“축하드립니다. 자랑스러워요.”

조곤조곤한 말투로 실비아를 치하하자, 그녀가 내게 확 달려들어 키스를 한다.

문신이 있나 없나 확인할 생각도 않고 혀를 들이밀다시피 하는 실비아.

그녀를 간신히 떼어낸 나는 로사리오를 깎아내렸다.

“로사리오 님께서 실비아 씨를 얽매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무슨... 소리야?”

“신탁을 받았던 이후부터 실비아 씨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에너지를 소모해야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생겼죠. 맞잖아요.”

실비아의 입이 꾹 다물렸다.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을 상기해보기라도 하는 걸까?

얼마간 깊은 고뇌를 하던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 맞아. 그랬어. 하지만 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너도 알잖아. 로사리오 님께서는 아이테르를 만드셨고, 지구를 위해서...”

“실비아 씨가 로사리오 님의 대리인인가요?”

“그건 아니지만...”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깎아가면서까지 실비아 씨가 조급해할 이유는 없어요. 솔직히 로사리오 님에게 짜증이 나려고 합니다.”

“너,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공감하는 표정이나 짓지 말고 말하지... 쯔쯔...

“됐고, 윗도리 한 번 들춰볼래요?”

“아, 잠깐만...”

흰색 바지 안으로 우겨넣어진 폴리머스 셔츠.

그것을 밖으로 빼낸 실비아가 아랫배를 보았다.

“문신이 그대로 있어...”

“저도 보입니다. 잠시만요.”

실비아의 아랫배에 손을 올린 나는, 손바닥에 힘을 주어 음문을 꾸욱 눌렀다.

그러자 실비아가 헉 하는 소리를 내더니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기, 기분이 이상해...”

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거겠지.

우리 실비아는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탈이에요.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일단은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죠. 이제 돌아가요. 집으로.”

“응...”

떡밥은 던져놓았다.

실비아라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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