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330화 (330/471)

〈 330화 〉 음흉한 아델의 계획

* * *

“저는 분명히 김민지 사제에게 명령을 내렸는데요.”

똥글똥글한 눈망울을 한 채로 날 올려다보는 아델.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눈앞에서 투명한 병에 담긴 액체를 흔들었다.

그것을 본 아델이 혀를 찼다.

“쯧. 김민지 사제는 고자질쟁이군요.”

“교주를 향한 충성심이 깊다고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만.”

“지혁 씨와 저는 동등한 위치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제 명령인데 쫄래쫄래 달려가선 고자질을 하다니요. 김민지 사제에게 징계를 내려야겠어요.”

“그녀에게 비밀이니 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까? 아니잖아요.”

“.....”

입을 꾹 다문 아델. 할 말이 없어졌나보다.

나는 오리처럼 삐죽 튀어나온 아델의 입술에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곧바로 녹아내렸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배배 꼬기까지... 아델은 타락을 해도 한결같아서 좋다.

“이걸로 뭘 하실 생각이죠?”

“.... 비밀이에요.”

“말해줘요.”

“뽀, 뽀뽀 한 번 더 해주면... 생각해볼지도 몰라요...”

“먼저 말해주면 두 번 더 해드릴게요.”

“머, 먼저 두 번 해주면 말할 거예요...”

말장난을 하는 것으로 보아 기분이 업 됐나보다.

씨익 웃은 나는 아델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그러니 안 그래도 쭉 올라갔던 아델의 입가가 더욱 찢어졌다.

애정표현에 만족했는지, 그녀가 자신의 계획을 일부 설명했다.

“지혁 씨는 지금 당장 마사지 업체를 하나 구하셔요.”

“마사지 업체? 임대를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거야 지혁 씨가 알아서 하셔야지요. 임대든 매매든 강탈이든 상관없어요. 거기 인간들은... 으음...! 다 없애버려도 되어요. 참, 청소는 꼭 해놓으셔요. 냄새나는 건 싫으니까요.”

살벌하기 짝이 없는 말을 하는구나.

“알겠습니다. 그리고요?”

“유세라 신도와 송혜윤 신도를 직원으로 위장시키고, 지혁 씨는 조용한 곳에 숨어계시다가... 제가 신호를 보내면 나오도록 하셔요.”

“대체 왜 그래야 하죠?”

“아이 참! 지혁 씨에게 특별한 상을 내려주려고 하니, 군말 말고 따르셔요!”

특별한 상이라... 일단 날 위한 일인 것은 확실해보이니 따라주자.

하지만 당부해야할 것이 하나 있었다.

“실비아 씨에게 해코지를 하실 생각입니까?”

“아니에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지요? 언니도 지혁 씨도 만족할만한 일이라구요!”

“알겠습니다. 그럼 업체를 빌리는 것보단 그럴싸한 빈 건물이나, 제 회사 중 마사지실이 있는 곳으로 오도록 하는 게 어떨까요?”

“빈 건물은 짧은 시간에 마사지 업체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힘들고, 회사엔 지혁 씨의 노예들이 있잖아요. 이 바보야.”

“그도 그러네요.”

“아휴... 이런 지혁 씨의 곁에서 영원토록 있어야한다니 걱정이에요. 이제 최음제의 사용법을 알려주셔요.”

“어떤 음식에 섞어도 괜찮습니다. 무색무취고,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할 겁니다.”

진중한 얼굴로 내 말을 경청하던 아델.

손에서 최음제를 빼앗다시피 한 그녀가 말했다.

“좋아요. 저는 이제 야동을 보러 가보겠어요.”

“야... 동이요...?”

“야한 동영상이요. 공부하는 데엔 이만한 것이 없거든요.”

“.... 예... 뭐... 그렇게 하십시오.”

아델은 벙 찐 내 뺨을 콕콕 눌러보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야동이라니... 어이가 없다.

@@

­아앙! 앙!

낯부끄러운 자세로 남자의 위에 올라타 방아를 찧는 여자.

다른 여자는 남자의 등을 간지럽히거나, 여자의 가슴을 애무해주거나 하며 분위기를 끈적하게 만들고 있다.

잠자코 영상을 바라보던 아델의 얼굴은 아까부터 붉게 물들어있는 상태였다.

“흐흠...!”

자신도 지혁과 할 때 저런 신음소리를 냈단 말인가?

너무 천박하다. 절로 쥐구멍에 숨고 싶어진다.

몇 개의 2대1 마사지 야동을 살펴보던 아델은 영상을 종료했다.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 가는지 알 것 같아서였다.

유세라와 송혜윤에게 톡을 보내놓은 아델은 거실로 나왔다.

오늘은 정말 큰마음을 먹은 날이었다.

혼자 끙끙 앓던 암퇘지에게 큰 선물을 주겠다고 마음먹은 날.

그러니 실비아는 자신에게 고마워해야한다.

물을 들이켜 올라오려는 긴장감을 해소시킨 아델은, 실비아의 방 문을 열었다.

어제 과음을 하여 아직까지 퍼질러 자고 있는 암퇘지가 보인다.

좋은 꿈을 꾸고 있는지 희미한 미소마저 띄우고 있다.

혹시 지혁과 몸을 섞는 꿈이라도 꾸나?

‘이 더러운...!’

인상을 쓴 아델이 실비아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언니, 일어나셔요.”

“으으음... 싫어어...”

암퇘지가 감히 반항을?

성질이 뻗친 아델은, 저번처럼 실비아의 엉덩이를 강하게 후려쳤다.

짜아악!

이젠 깜짝 놀라 일어나며 울상을 짓겠지!

라는 아델의 예상과는 달리, 실비아는 몸을 뒤척이며 앙탈을 부리기만 했다.

“아파아... 아델... 하지 마...”

전혀 아픈 것 같은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면 저번엔 엄살을 부렸다는 것인가?

나쁜 계집! 흉악한 연기력으로 자신을 속이다니...!

“얼른 일어나요!”

짜아아악­!

“아...! 아프다니까아...!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짜증이 약간 섞인 어조로 따진 실비아는, 자신의 긴 다리를 뻗어 아델의 몸을 잡아챘다.

이후 팔다리로 아델을 꽁꽁 결박해 침대로 끌고 왔다.

“어, 언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지요!?”

“조금만 더 자자...”

“이거 놓지 못해요!?”

“싫어... 때릴 거잖아...”

실비아가 돌연 아델의 머리 쪽으로 숨을 후 내뱉었다.

공기를 타고 콧속으로 들어오는 알코올 냄새에, 아델이 기겁을 하며 몸을 버둥거렸다.

“흐익! 술 냄새...! 언니! 미쳤어요!?”

“미안...”

암퇘지주제에 감히 자신에게 더러운 짓을 하다니...!

잔뜩 성이 난 아델은, 자신의 목에 둘러진 실비아의 팔을 콱 깨물었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아아아아아!!”

실비아가 기다란 비명을 내지르며 상체를 일으켰던 것이다.

팔에서 이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혼이 쏙 빠질 뻔한 실비아가 재빨리 아델을 달랬다.

“아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일어날게! 지, 지금 당장 양치할 테니까 놔줘...! 아파!!”

그에 아델의 독기가 가득한 눈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실비아의 팔을 놓아준 아델은, 언니의 팔목에 생긴 선명한 이빨자국을 보며 킥킥 웃었다.

그런 아델을 바라보며 아파하던 실비아 또한 픽 웃어버렸다.

친자매끼리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웃는 낯으로 시계를 확인한 실비아가 물었다.

“오전 여덟 시인데... 왜 이 시간에 깨운 거야?”

“마사지를 받으려구요. 열 시로 예약해놓았어요. 그러니 씻으러 가셔요.”

“마사지...?”

“네. 온몸의 피로가 싹 풀릴 거예요. 언니는 저만 따라오시면 되어요.”

마사지라... 사실 별로 받고 싶지는 않다.

남이 자신의 몸을 주무르는 게 싫었기 때문.

하지만 아델과 외부활동을 한지도 꽤 됐으니... 이번엔 같이 가봐야겠다.

라고 생각한 실비아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았어.”

@@

출입문을 미니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자신과 아델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여자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실비아가 아델에게 물었다.

“여기야?”

“네. 언니의 이름으로 예약해두었으니 계산을 하셔요. 저는 화장실에 다녀오겠어요.”

“아, 응...”

카운터로 간 실비아는 주위를 곁눈질하며 둘러보았다.

업소는 그럴싸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은은한 향기가 풍기고, 조용하고, 연한 주황색 조명이 비추는.

손님은 없는 듯싶었는데, 평일 오전부터 마사지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테니 그럴 만도 했다.

“실비아 리즈로 예약... 했는데요.”

“확인했습니다. 실비아 리즈 님, 아델라인 님... 이렇게 두 분이시고, 아로마 테라피 120분 맞으시죠?”

아로마 테라피? 아델이 이쪽으로 예약을 진행한 건가?

120분이라는 긴 시간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네, 맞아요.”

“결제 후 바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지혁의 카드를 내민 실비아는 직원을 바라보았다.

굉장히 예쁜 얼굴이었다. 요새 마사지 업소 직원들은 다 이런가?

발정 난 남자들이 유사성행위를 해 달라고 하지는 않을까 싶다.

결제를 완료한 실비아는 구석에 마련된 안마의자에 앉았다.

거품이 올라오는 족욕기에 발을 담그니, 몸이 순식간에 나른해져온다.

“하아... 좋다...”

그러고 있는 사이 아델이 왔다.

방글방글 웃은 채로 실비아의 옆에 앉은 그녀가 말했다.

“샤워는 하고 왔으니, 직원이 오면 옷만 갈아입고 마사지를 받도록 하지요.”

“알았어. 그런데 옷을 갈아입는다니?”

“부직포로 된 브라와 팬티를 착용하셔야 해요.”

“그, 그래...? 원래 그런 건가?”

“그럼요. 초심자이신 언니는 잘 모르겠지만, 다 이렇게 한답니다. 그나저나 언니와 오랜만에 나오는 것 같아요. 너무 좋다아... 그렇지요?”

아이처럼 기뻐하는 아델.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실비아가 대답했다.

“응. 앞으로 자주 놀러 다니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카운터에서 봤던 직원이 쟁반에 차를 내왔다.

이후 찻잔을 들고 하나는 아델의 의자 팔걸이에, 하나는 실비아의 팔걸이에 올려놓았다.

“캐모마일 티입니다.”

직원에게 감사를 전한 실비아가 차를 홀짝였다.

허브 특유의 향이 입 안에서 맴돌다가 식도를 타고 넘어간다.

제법 괜찮은 차였다. 무난한 곳에 어울리는 무난한 차.

다시금 잔을 기울이려던 실비아는, 아델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왜,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맛이 어떤가 해서요.”

“맛있어... 조금 쓰긴 하지만...”

“그렇지요? 저도 조금 쓰더라구요. 하지만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있으니, 전부 마시도록 하셔요.”

“그래...? 넌 어떻게 이런 것들을 알아? 이런데 자주 다녀?”

“종교시설에 들르고 난 뒤에 가끔 와요. 언니도 받아보시면 마음에 들 거예요.”

자신을 생각해주는 아델의 마음이 참 예쁘다.

혹시 타이라트의 마수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난 게 아닐까?

그런 희망을 가져본 실비아가 차를 쭉쭉 마시며 발의 피로를 풀었다.

두 사람이 잔을 전부 비움과 동시에, 직원 두 명이 수건을 가지고 오더니 실비아와 아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수건을 가로로 폈다.

“오른쪽 발을 먼저 주시면 됩니다.”

“그러지요.”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발을 내민 아델.

그녀를 따라한 실비아는 부드러운 수건의 감촉을 느끼며 생각했다.

자신들의 모습이 마치 노예를 부리는 주인 같다고 말이다.

조금은 거북하긴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정성을 들여 두 사람의 발을 닦아준 직원이 슬리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탈의실에서 테라피용 속옷으로 갈아입어주세요. 실비아 리즈 님의 탈의실은 왼쪽 가장 구석에 있습니다. 다 갈아입으신 후에 가운을 입으시고, 2번 룸으로 들어가서 기다려주세요.”

“그래요...? 개인 마사지룸인가요?”

“아뇨. 아델라인 님과 커플룸에서 함께 받으실 거예요. 탈의실만 따로입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120분 동안 외롭게 마사지를 받긴 싫었으니까.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안도한 실비아가 슬리퍼를 신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