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13 타이라트의 권속, 제 가족이 되는 거예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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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은 눈을 질끈 감고 양손을 가슴께로 모았다.
지혁이 사주었던 여우 목걸이를 꼭 쥔 채로.
마치 묵주기도를 드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아델은 절실히 바라고 또 바랐다.
자신의 더러워진 몸이 정화되기를.
‘로사리오...!’
로사리오는 선함의 대명사격인 신이다.
그런 신이 어찌 타락해버리고 말았을까.
어쩌면 헬릭스를 반으로 갈라버린 그날, 그의 영혼이 로사리오에게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는 곧 로사리오가 주신의 자격이 없다는 증거였다.
전지전능함을 갖춘 존재,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능력이 있는 존재는 타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한심하게도 악에 절여졌다.
이는 곧 로사리오가 한낱 어둠에 물들 만큼 마음이 약하다는 뜻이었다.
선신과 악신을 나누고, 악신들에게 행성을 내어줄 때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속았다...!
‘이 나쁜 계집...! 용서하지 않겠어요...!’
반면 자신을 목숨보다 소중히 대해주는 지혁은 한결같다.
추진력, 의지, 깨끗한 영혼...
모든 면이 로사리오보다 몇 수는 더 위였다.
무력은 약하지만, 이젠 신의 자격을 갖춘 데다 성녀인 자신이 보좌해줄 것이니 그마저도 금방 해결되리라.
“빨리잇...! 지혁 씨이...! 얼른 저한테에...”
아델은 자신의 몸에 남은 사악한 로사리오의 잔재를 지혁이 빨아들여주길 원했으며,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나고 싶었다.
“지금은 새로운 제 권속이자 성녀의 임명식이자 정화의식입니다. 예의를 갖추셔야죠, 아델.”
다정한 말로 충고를 건네는 지혁.
그렇다, 감히 자신의 교주에게 닦달을 하다니... 이건 잘못됐다.
하지만 벌써부터 딱딱하게 상하관계를 나누면 정이 없어 보일까봐 싫다.
게다가 자신도 신의 자격을 갖추었다.
그러니 아무리 임명식이라고는 해도, 서로의 입장은 동등해야 옳다.
지혁이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지혁도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일 테니까...
“시러요...!”
이 정도 투정쯤은 받아줄 것이었다.
자신의 이러한 행동에 낮은 웃음을 흘린 지혁이 뺨에 키스를 해주었다.
나무라지 않겠다는 뜻.
역시 예상대로였다.
찔꺽...!
지혁의 자지가 자신의 소중한 부위를 보호하는 음렬, 그곳을 벌리며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아델은 이를 악 물고 지혁이 했던 말을 상기했고, 실행에 옮겼다.
마음속 전부를 그의 권속이 되고 싶다는 기분으로 가득 채운 그녀가 벌어진 다리를 더욱 활짝 열었다.
그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지혁의 성물을 몸속 깊숙한 곳에 받아들였다.
찔꺽거리는 느낌과 함께 쑥 들어온 그의 자지.
귀두 끄트머리가 간을 재보듯 자궁구를 툭 두드리는 순간,
번쩍-!
아델의 눈앞이 황홀한 보랏빛으로 가득 메워졌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혁의 자지를 받아들였을 뿐인데 엄청난 쾌감이 쏟아져온다.
전신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부르르 떨린다.
“햐아아앙♡”
입에선 신의 은총을 받은 날인 오늘을 축복하듯, 교태가 가득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오늘, 자신은 다시 태어난다.
지혁의 권속이자, 그만의 성녀로.
찌이끅...! 찌끅...!
지혁은 의도적으로 아주 천천히, 아델 자신이 그를 느낄 수 있게끔 움직였다.
자지가 자신의 그곳을 찌를 때마다 형용할 수 없는 고귀한 기운이 들어온다.
신성한 행위에서 오는 황홀함. 머릿속이 행복감으로 가득 찬다.
예전에 믿고 있던 로사리오에게 간택을 받았을 때도 이러한 기분을 느낀 적은 없었다.
“아앙♡ 앙♡”
교성을 터뜨리면서 지혁의 물건을 받아내던 아델은,
“제 권속이 될 준비를 마치셨습니까?”
지혁의 물음에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에엣...!”
“저, 타이라트에게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바칠 준비가 됐나요?”
“이미 바쳤다고 해짜나아...♡ 바보... 으웅...? 타이라트...?”
지혁은 갑자기 왜 자신을 타이라트라 지칭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방금 삽입하기 전에도... 그 이름을 꺼냈던 것 같은데에...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의아함을 표출하는 아델에게, 지혁이 묻는다.
“뽀뽀할까요?”
음...! 지혁의 권속이 되어가고 있는 와중에 뽀뽀라니!
이건 꼭 받아야 한다!
“으응...! 할래...♡”
“성혈도 드시고 싶지 않습니까?”
뭣이라! 성혈까지!?
당연히 먹고 싶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가!
“네엣...! 먹고 시퍼요...!”
“아 하세요.”
“아아아앙...♡”
잡념을 날려버린 아델이 혀를 쫙 빼냈다.
그러자 지혁이 눈웃음을 치더니 말한다.
“송지혁이자 마왕 타이라트의 성혈입니다. 마음속 깊숙이 받아들이세요. 아셨죠?”
“헤엑... 헥...?”
혀를 내민 채로 학학거리던 그녀가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지혁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피를 본 순간부터 잡념이 싹 사라졌다.
저 피에서부터 나오는 특유의 기운.
지혁의 것이 확실하다. 자신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권속화가 진행 중이니, 지혁의 뜻에만 따르면 되는 거다.
그거면 된 것 아니겠는가?
그리 다짐한 아델이 혀를 더욱 앞으로 뺐다.
“헤에엑...♡”
그와 동시에 떨어지는 지혁의 피.
그것이 혀끝에 닿은 순간,
‘아아아...!’
아델은 지고의 기쁨과 함께 지혁과 자신의 영혼이 교감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굉장히 불쾌한 감정이 전신을 지배했다.
본능적으로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지혁이 곧 타이라트고, 타이라트가 곧 지혁이라는 것을.
‘이, 이거언...! 지혁 씨...! 날... 속였어...!’
아델의 얼굴이 마치 흉신악살처럼 변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극도로 사악한 표정.
지혁을 팍 밀친 그녀가 소리쳤다.
“거, 거짓말쟁이...! 지혁 씨는 거짓말쟁이야아아아...♡”
화는 나는데 아래에서부터 짜릿한 쾌감이 올라온다.
때문에 아델의 고함엔 쾌락이 잔뜩 섞여있었다.
그렇지만 따질 건 따져야한다.
지금까지 지혁은 아군으로 위장하여 자신에게 접근했다!
나쁜 놈! 로사리오 같은 놈!
지혁은 그런 놈이다!
씩씩대는 아델을, 지혁이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전 거짓말을 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니!
전형적인 악당들의 거짓말이다!
근데 왜 멈춘 거지? 아래가 심심한데에...
이러한 아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듯, 지혁이 다시금 하반신을 움직이며 말했다.
“아델은 로사리오에게 속고 있었으니까요. 가짜 신탁을 진짜 신탁이라 믿고 절 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음음...! 그렇긴 하다.
자신은 아주 강한 비스트 슬레이어다.
더군다나 지혁과 상극인 능력을 가졌다.
그런 상황에서 함부로 움직이기는 정말 어려웠으리라.
“그리고 저는 타이라트가 아닌 송지혁으로 아델에게 다가갔습니다. 언제나 아델을 생각했고, 사랑했으며, 보듬어주었습니다.”
으으으으음...! 이 또한 맞는 말이다.
지혁은 언제나 달콤한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전신에 가득 깃든 배신감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거짓말쟁이...! 해치울 꺼야...! 지혁 씨...! 정화시킬 꺼야...! 아앙♡”
“아델은 이미 저와의 교감을 끝냈습니다. 당신의 신성력은 제 특유의 마력으로 변했죠. 그것으로는 절 해할 수 없습니다.”
흥! 자신에겐 신성력 외에도 힘이 있다!
지혁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무력으로 정화시키면 되는데, 지혁은 바보! 멍청이다!
“이이익...!”
아델이 지혁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우득!
가공할 악력에 의해 지혁의 팔목에서 불길한 소리가 나며, 그곳이 유압프레스에 찍힌 것 마냥 으스러지고 오목해졌다.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질 만도 한데, 지혁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델을 독려하려는 듯 다른 쪽 팔에 힘을 풀었다.
“뭐하는 거야아...! 어서 반항해앳!”
모름지기 지구를 노리는 악당이라면, 이 정도 고통을 받았을 경우 몸부림을 치면서 죽여 버리겠다고 지껄이는 것이 정석.
그의 수하들인 마물들 또한 상처가 나면 꽥꽥거렸었다.
하지만 지혁은 의젓한 모습과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만 있다.
마치 진정한 왕... 아니, 신의 품격을 보여주듯이.
아델의 폭력에도 개의치 않아한 그가 말했다.
“저는 아델을 위해 마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도 방관했습니다.”
그랬다는 말인가?
아아...! 그래서 최근 마물들의 출현이 뜸했고, 나타나도 이상한 행동을 했었던 것인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마계의 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저는, 아델의 신성력을 꾸준히 받아 힘을 잃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죠. 이는 오로지 아델, 당신만을 제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서 치른 희생입니다.”
“.....”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어이가 없다! 나쁜 악당 주제에!
“더 이상 제 정체를 속이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델을 목숨보다 더 사랑하니까요. 이로 인해 아델이 저를 심판한다 하여도 받아들이겠습니다.”
감미로운 고백을 하다니! 이로 인해 콧방귀를 끼어도 모자랄 판인데도 화가 점점 풀리는 자신이 싫다!
다른 쪽 팔을 꽉 쥐었던 아델의 손에서 점점 힘이 풀렸다.
그러자 지혁이 아델의 입술에 달콤한 뽀뽀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말을 잇는다.
“제가 정체를 밝혔다고는 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저는 아델을 평소처럼 대할 것이며, 아델 또한 이와 마찬가지겠죠.”
귀가 녹아내릴 것 같다아...
이런 말을 하는 건 반칙이다...!
“햐아앙♡ 몰라아...!”
튕기고는 있었지만, 저번에 실비아와 집에 있을 때, 자신은 이와 관련해서 깊은 고민을 해보았었고 결론을 내렸었다.
만약 지혁이 타이라트가 아니라 송지혁이라는 인물로서 자신에게 다가온다면 딱히 상관없다는 것이 그 결론이었다.
솔직히 그때, 타이라트에게 연민의 감정마저 느꼈다.
거짓 신탁으로 인해 피해를 받아서 말이다.
각설하고, 지혁은 자신이 내렸던 결론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지혁이 방금 했던 말처럼, 그는 그다.
지혁의 정체가 무엇이든, 그는 자신에게 있어 다정하고 멋진 송지혁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열 받는다!
피치 못하게 거짓말을 한 건 이해하게 되었다.
배신감이 느껴졌지만 지혁의 진심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그래도 괘씸한 건 괘씸한 것!
이에 대해선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건 나중에 천천히 고민해보자.
“만약 아델이 아직도 저를 사랑하신다면... 저와 함께 지구를 장악하고, 이곳을 교두보삼아 천계에 올라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허울뿐인 천신들과 악신을 모조리 무릎 꿇리고, 타락한 신인 로사리오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려줍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영원히 함께해주십시오. 신으로서, 제 아내이자 성녀, 그리고 권속으로서.”
“.....”
“하지만 아델이 싫다면, 제 생명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델을 속인 대가로 제 목숨을 가져가십시오. 저는 준비가 됐습니다.”
아델의 눈이 구슬프게 변했다.
왜 저렇게 극단적으로 말을 하는가!
마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네 살배기 꼬마아이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이다!
지금 자신이 지혁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
실망! 또 실망이다!
“이 나쁜 노옴...! 어서 움직여엇...♡”
생긋 웃은 지혁이 멈추었던 하반신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묻는다.
“지금 대답은 아델이 저와 함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생각해보구...! 결정할 꺼에요...! 아아앙! 조아...♡”
“마음을 정하셨군요.”
“그런 적... 없어엇...! 멍청이야...♡”
“사랑해요, 아델.”
“으으응...! 나두 사랑햇...! 지혁 씨... 사랑해요...!”
지혁이 짧게 ‘큭’ 하는 소리를 냈다.
사정하기 직전까지 온 지혁 특유의 짧은 신음이었다.
아델이 자신의 벌린 다리를 지혁의 허리에 감고, 힘을 빡 주었다.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모든 정액을 받아들이려는 듯.
“괜찮겠습니까?”
지혁이 지금 사정하려는 정액은 지금까지와는 궤를 달리할 정도로 마력의 농도가 짙었다.
그리고 아델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걸 받으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델은 지혁의 성액이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혁은 자신을 사랑한다.
자신도 지혁을 사랑한다.
이 두 가지 사실이면 족하다.
또한 자신의 몸엔 타락한 로사리오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고, 지금은 경건한 권속화가 진행 중이다.
권속화는 곧 공식적인 혼인식이라고 지혁이 그랬었다.
그러니 신랑인 지혁은, 신부인 자신을 위해 그 더러운 기운을 정화할 의무를 가졌다.
“지혁 씨이...! 안에...! 안에 싸쥬셔요...♡ 사랑을 주셔요...! 후엡...!”
지혁이 부딪쳐온 입술을 게걸스럽게 삼킨 아델.
지혁의 입 안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빨아들이던 그녀는, 자신의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는 그의 자지가 확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꿀럭-!
지혁의 귀두에서부터 엄청난 양의 정액이 뿜어져 나왔다.
속 안이 익을 정도로 아주 뜨거운 그 성액은, 살짝 닫혀있던 자궁구를 강제로 열어젖혀 노도와도 같은 기세로 자궁을 채워갔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지혁은 가만히 멈춰서 아델에게 성스러운 사랑을 주었다.
그렇게 지혁의 악의가 가득 깃든 정액이 자지에서 모두 빠져나와 아델의 질 안을 전부 채운 순간,
화아악!
음문의 그림자가 아델의 전신으로, 마치 문신을 그리듯 퍼져나갔다.
스으으으...!
동시에 기이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아델의 머리색이 끝부분에서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푸른빛이 진한 보라색... 즉, 자주색으로.
아델은 자신의 몸이 공중에 두둥실 떠오르며 정신이 몽롱해져가자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자신은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지혁의 권속으로.
마왕... 아니, 마신이 될 그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이거어... 좋아...’
구름 위를 노니는 것처럼 편안한 기분을 느끼면서, 아델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