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12 타이라트의 권속, 제 가족이 되는 거예요
아델이 왜 갑자기 로사리오를 부르며 고통스러워했는지는 모른다.
내가 그녀를 달랬을 때 말한 것처럼 착각을 했을 수도, 아니면 진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뭐든 상관없었다.
난 그 상황을 아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기회라 여겼고, 이용해서 성공했다.
로사리오에 대한 악감정을 심어주며, 나에 대한 경애심을 잔뜩 키워놓았다.
그 증거가 바로 아델의 변화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홍채가 완전한 보랏빛으로 물든 것도, 동공이 고양이처럼 세로로 찢어져 있는 것도 모를 테지.
새하얀 피부와 끄트머리가 뾰족해진 손톱, 그리고 검붉게 빛나고 있는 음문.
내뿜는 기운도 보라색에, 내 마력과 완전히 동화되었다.
아델의 이러한 신체변화는 타락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단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건 바로 아델의 머리카락이었다.
여전한 금발이다. 마치 최후의 안배인 것처럼 보여진다.
어쩌면 아델의 마지막 남은 양심일 수도 있다.
“뽀뽀... 지혁 씨... 저 뽀뽀...”
그러고 보니 말투도 그대로구나.
밑에서 앙탈을 부리고 있는 아델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해준 나는, 그녀의 상체를 일으켰다.
이후 그녀를 뒤에서 포옹하며 핑거링을 계속했다.
“히힉...♡ 간지러워어...!”
보지를 헤집어놓을 때마다 감전이라도 된 양 몸을 움찔거리는 아델.
다리는 활짝 열고, 손은 가만 두질 못하는 모습이 음탕하면서도 귀여워 죽겠다.
“지혁 씨이이...! 이거 안대애... 간지러워요...! 그마안...”
“그만해요?”
“응... 그만해여... 바보야...♡”
“이제 아델은 저만을 모시기로 맹세했는데, 예의를 차려야죠.”
“으웅...?”
“주인님, 그만해주세요... 라고 말해보세요.”
아델이 침묵했다.
심하게 부풀어 오른 뺨을 보니 곧 죽어도 말하기 싫은 티가 팍팍 났다.
“지혁 씨는 저를...”
“그렇게 대해선 안 된다고요?”
“네에... 주인님이라니... 시러요... 히야아아악♡”
투정을 부리다 말고 신음을 터뜨리는 아델.
내가 그녀의 볼록 튀어나온 음핵을 아래에서 위로 스쳐지나가듯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아델이 양발뒤꿈치가 들리며, 발가락이 한계까지 오므려진다.
“지혁 씨이...! 이거 하지 마아...! 하지 말라고 해짜나요...!”
“그럼 뭐라고 말하라 했죠?”
“.... 으읏...! 시... 러요...!”
찌꼭-!
보지 안으로 쑤욱 파고들어가는 손가락.
아델의 어깨가 움츠려지며, 뒤꿈치가 높이 들렸다.
“후아아앗...♡ 이 나쁘은...! 악마...!”
“공손하게 말해야죠. 우리 아델 착하잖아요.”
장난기 어린 말투로 아델을 놀린 나는, 그녀의 후끈해진 속살을 휘젓다가 지스팟을 꾸욱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앗...! 흐아아아...”
아델의 몸에서 힘이 쭉 빠지더니, 반투명한 물이 질질 새어나왔던 것이다.
한 차례의 조수를 더 뿜어내고 축 늘어진 아델.
그녀의 어깨에 턱을 괸 나는, 보지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말했다.
“아델.”
“헤엑... 왜애...♡”
“좋아요?”
“응...!”
“지금 얼마나 예쁜 줄 알아요?”
노골적인 칭찬에, 아델의 고개가 마구 흔들렸다.
“아앙... 몰라아...♡”
아델이 가진 특유의 이 애교, 귀여움.
너무 좋다... 이러다가 내가 아델의 권속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녀의 땀으로 잔뜩 젖어버린 정수리에 키스를 해준 나는, 협탁을 향해 손을 뻗었다.
우웅-!
그러자 손거울이 공중에 두둥실 뜨더니 내 손을 향해 다가왔다.
아델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어 이런 내 모습을 보지 못했다.
뭐 이젠 본다 해도 아무런 의미조차 없지만 말이다.
거울을 잡아챈 나는 아델의 얼굴 앞에 가져다댔다.
“후에...?”
내게 한창 교육받던 유리아가 내뱉는 신음마냥 귀여운 소리를 낸 아델이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누가 봐도 악마 같은 눈, 평소보다 더욱 새하얀 피부... 놀라지 않을 수가 없겠지.
방금까지만 해도 흥분에 겨워 애액을 뿜어내던 아델은, 자신의 생김새가 두려운지 이빨을 딱딱거리기 시작했다.
“흐아아...! 지혁 씨...! 괴물...! 괴물이 이써요...!”
“괴물?”
“눈이 이상해...! 내 눈...! 어떻게 됐나봐요...!”
아델이 자신의 눈을 비비려고 손을 들었다.
지금 자신의 손에 뭐가 묻어있는 줄도 모르고 저러는 건가 싶다.
다리를 앞으로 교차해 아델의 손을 봉하자, 그녀가 온몸을 팔딱거렸다.
“이거 놔아앗...! 바보야...!”
“마음에 안 들어요?”
“악마 같아요...! 제가 악마한테 씐 것 같아요...!”
“아델이 제 것이 됐다는 증거입니다. 제 마력으로 인해 변한 거예요.”
그 말에 아델의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눈을 바라보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 지혁 씨가 했어요...?”
“아델이 마력을 받아들이면서, 그 마력을 로사리오의 신성력보다 더 성스럽다고 생각했기에 자연스럽게 동화된 거예요.”
아델이 거울에 코가 닿을 정도로 고개를 바짝 당겼다.
세로로 된 동공을 보며 놀라긴 하지만, 아까처럼 피하려는 기색은 없다.
하지만 무서운 건 똑같았는지 딸꾹질을 하려고 했다.
칭찬해주자. 그러면 기뻐할 거다.
“엄청 예쁩니다.”
“예뻐...? 정말이요...?”
“물론이죠. 아델은 별로인가요?”
“으음...! 예쁜 것 같기도 한데에...”
고개를 홱 돌린 그녀가 내 온 얼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눈꺼풀을 위아래로 열어 내 동공을 확인해보던 그녀가 말한다.
“지혁 씨는 그대로에요... 안 달라졌어요...”
“저는 항상 한결같은 게 좋지 않나요?”
“.... 네에...”
아델은 자신의 변화를 납득해가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재 그녀는 타락이 덜 된 상태다.
때문에 몸의 변화 또한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금처럼 난리법석을 피울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아델의 신앙심이 날 향하게 되어서 적응을 빨리 한 건가?
뭐가 됐든 좋은 징조다.
“이건... 제가 지혁 씨의 가족이 되었다는 뜻인가요...?”
“맞습니다. 여길 보세요.”
나는 아델의 음문에 손바닥을 갖다 대어 마력을 흘려넣었다.
그러자 아델의 몸이 파리하게 떨리더니, 음문에서 검붉은 그림자가 스르륵 튀어나와 아델의 하복부에 그림을 그리듯 퍼져나갔다.
“앗...!”
숨을 훅 들이켜는 아델.
하복부를 토닥여주자 금세 안정이 돼선 내 가슴에 등을 파묻는다.
“진정이 좀 됐어요?”
“.... 이게 뭐에요...? 불길해요... 느낌이 너무 찐득찐득하구...”
“아델이 제 권속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권속...?”
“네. 이 인호가 아델의 몸에 완전히 퍼진다면, 아델은 새롭게 태어나게 됩니다. 제게서부터 영원히 떨어질 수 없게 되는 권속으로요. 어떠한 방법을 써도, 기적이 일어나도 원래의 아델로는 돌아갈 수 없죠.”
꿀꺽.
아델이 침을 넘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극단적인 말에 겁을 집어먹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손을 대고 살살 비비던 내가 다시 설명했다.
“제 가족이 된다는 뜻이에요.”
“.... 지혁 씨의 가족...?”
“그렇습니다.”
“저, 저희는 이미 가족인데에... 부부인데요...?”
“물론 그렇죠. 하지만 저흰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습니까.”
아델이 가라앉은 눈으로 날 노려보았다.
내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아델이 새로이 태어나는 것을 권속화라 부릅니다. 이 권속화는 공식적인 혼인식이라고 봐도 돼요. 아델의 영혼이 제 영혼과 섞이는 진정한 의식이죠.”
“아... 그러면... 저는 지혁 씨와 진정한 부부로 거듭나는 것인가요...?”
“정확합니다. 권속화가 이루어지는 순간, 저희는 영원토록 함께하게 됩니다. 제 영혼과 심장에서부터 나오는 마력을 공유하고, 사용하게 돼요. 어때요? 좋죠?”
아델이 반문했다.
“그 말씀은... 지혁 씨가 절 버릴 수가 없다는 뜻이지요...?”
“버린다니요...그런 말씀을 하시니 굉장히 서운하네요.”
“대답해요...! 대답햇...! 빨리...!”
“지금도 그럴 생각은 없지만, 권속화가 끝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아예 사라집니다. 끈끈하다는 말도 모자랄 정도로, 혈연보다 더욱 깊은 사이가 돼요.”
찌꼭...!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보지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손가락.
어깨를 들썩인 아델이 호흡을 골랐다.
“후우... 후아...♡”
“고민이 깊어 보이는군요. 왜죠?”
“그거언... 로사리... 아아앗♡ 손가락... 들어와써요...! 조아...!”
“로사리오는 아델을 이용할 생각밖에 없는 년입니다. 게다가 아까는 머릿속에 직접 나타나 고통까지 주었죠. 그런 년이 왜 아직도 아델의 가슴속에 있는 걸까요?”
“.....”
“그것 또한 로사리오의 안배입니다. 그녀는 아델을 세뇌했어요. 자신만을 모시게 하도록, 그리고 다른 신을 흠숭하면 고통을 받도록.”
“.... 그, 그런...!”
발가락을 오므리며 쾌락을 느끼는 와중에도 눈을 크게 뜨는 아델.
내 말만을 진실이라 믿고 있는 그녀에겐, 이러한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그럴 수가아...! 로사리오... 님이...?”
“예. 로사리오는 아델의 이용가치가 떨어지자 실비아 씨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악독하고 간사한 혀로 그녀를 세뇌하고 있으며, 나중엔 아델처럼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도록 만들겠죠.”
“하, 하지만 언니는 헬릭스의 음모에...”
“그 헬릭스가 바로 로사리오입니다.”
“네에에...!?”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한 아델.
고개를 홱 돌린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진실을 갈구한다.
“그, 그게... 정말인가요...?”
“정확히 말하자면 헬릭스가 아니라 타락한 로사리오라고 해야 하죠.”
“로사리오... 님이... 타락...?”
“그렇습니다. 타락한 로사리오가 헬릭스의 탈을 쓰고 온 우주에 혼란을 가져오려는 겁니다. 그녀의 첫 번째 타겟은 아델이었죠. 자신을 아주 잘 따르는 성녀. 하지만 아델은 저와 함께 시련을 훌륭히 극복했습니다. 간계에 넘어가지 않았죠. 허나 실비아 씨는... 하아...”
안타깝다는 한숨을 내뱉으며 말끝을 흐리자, 한참 동안 무언가를 고민하던 아델이 스스로 생각한 결론을 내뱉었다.
“시, 실비아 언니는... 진실한 사랑이 옆에 없어서, 마음을 다잡아줄 존재가 옆에 없어서 유혹에 넘어간 것이로군요...! 아아...! 이제야 알겠어요...! 언니의 눈과 귀가 닫혀버린 이유도, 무지몽매한 사람으로 변해버린 이유도...!”
“그렇습니다. 로사리오 때문이죠. 실비아 씨는 아델이 무척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희가 구원해드려야 해요. 그렇죠?”
아델의 눈빛이 일변했다.
놀람에서 분노, 분노에서 결의가 담긴 눈으로.
주먹을 불끈 쥔 그녀가 중얼거렸다.
“응...! 구원해야 해요...! 악독한 로사리오... 에게... 속은 언니...! 구해줘야 햇...!”
처음으로 로사리오를 향한 존칭을 생략한 아델.
뿌리를 내려놓은 증오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고오오오...!
방 안을 가득 메운 마기는 농도가 훨씬 짙어졌다.
하복부에만 퍼져있던 음문의 그림자는 배꼽 위 명치까지 스멀스멀 퍼진 상태.
기다란 콧바람을 내뱉은 그녀가 말한다.
“제가 어떻게 해야... 언니를 구할 수 있지요...?”
아델을 천천히 쓰러뜨려 그 위에 올라탄 내가 방긋 웃었다.
“지금부터 로사리오로 인해 더럽혀진 아델의 몸을 정화하는 진정한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델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내 말에서 거북함을 느낀 게 아니라, 로사리오로 인해 더럽혀졌다니 적잖은 혐오감을 느낀 것이다.
“네에...! 얼른...! 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셔요...! 권속화...! 그거 해쥬셔요...! 어떻게 하지요...?”
나는 아델의 귓불과 턱선, 그리고 목를 살짝 깨물거나, 키스마크를 만들면서 그녀를 다시 흥분 속에 빠뜨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델은 그저 단 하나만 명심하고 계시면 됩니다. 로사리오를 버리고 저, 타이라트의 권속이 되겠다는 굳건한 마음. 그것만 있으면 돼요. 알았죠?”
“후으... 네에엣...!”
그녀는 내가 은연중으로 정체를 말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차라리 이게 낫다.
알고 하는 것보단, 하면서 알아가는 것이 현재의 아델에겐 좋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