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303화 (303/471)

EP.303 강제개종 #2

혜윤의 앞에서 가짜 세례성사를 모두 지껄인 나는, 미동도 없는 그녀를 보고 살짝 실망했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변화가 없는 것 같아서였다.

“이제 죄를 용서받은 송혜윤의 영혼은 아델라인교에 귀속되었습니다. 그대는 진급이 불가능한 하급 신도로서, 교에 평생을 바치어 봉사하도록 하십시오.”

“.....”

멍한 표정으로 허공만 주시하고 있는 혜윤.

이지가 상실된 건 아닌 듯싶은데...

민지가 그랬었다. 저번에 보속을 받았던 건설회사 협력사 반장이, 아델의 변질된 신성력을 받은 후 굉장한 공격성을 띠게 되었다고.

그렇다면 비슷한 효과라도 일어나야 정상 아닌가?

혜윤에게 대충 성호를 그어준 나는 아델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혜윤을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

“왜 저렇게 멍하니 있는 것이지요?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지 못한 건가요?”

“글쎄요... 아직 개도되지 않은 미개한 인간이니만큼, 배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지?”

“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원래라면 벌을 내려야하지만... 배교의 아픔이 클 테니 넘어가주도록 하지요.”

“역시 아델은 자비롭군요. 감동했습니다.”

사탕발린 칭찬에 아델의 입이 헤벌쭉해졌다.

입이 귀에까지 걸린 채로 실없이 웃던 그녀가 말했다.

“오늘의 재판은 여기까지 하겠어요. 김민지 사제, 저 하찮은 신도에게 방을 내어주도록...”

“시, 신이시여...!”

민지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던 아델이 깜짝 놀랐다.

혜윤이 돌연 아델을 향해 저리 말해왔기 때문이다.

덜컹덜컹덜컹덜컹!

심지어는 교화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발작이라도 하는 듯한 그 모습에 겁을 집어먹은 아델이 내 등 뒤로 쏙 숨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빼꼼 내밀어 혜윤을 쳐다보았다.

“저, 저 하찮은 자가 대체 뭘 하는 것이지요...? 미친 건가요...?”

“방금 아델을 신이라고 호칭했습니다. 성혈을 받아들인 듯한데, 한 번 명령을 내려 보시죠.”

“명령이요...? 명령... 얌전히 있으셔요! 이 무식한 것!”

빼액 소리를 지르는 아델.

그러자 거짓말처럼 혜윤의 모든 행동이 멎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온갖 발광을 하던 것과는 완벽하게 대조되는 반응.

아델이 입을 떡 벌렸다.

“저, 정말 제 말을 들은 것 같아요...!”

“개종이 됐군요. 축하드립니다, 아델.”

“이, 이게 축하할 일인가요...?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보이는데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송혜윤의 영혼은 아델라인교에 귀속됐다고 말했잖아요.”

아델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김민지 사제의 영혼도 저희 교에 귀속되었는데, 김민지 사제는 저렇게 멍청하지 않잖아요...”

“김민지 사제는 원래부터 신도로서의 자세가 되어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송혜윤과는 그릇이 전혀 다른 존재죠.”

“그, 그렇긴 한데에... 이상해요... 마치 제가 강제력을 동원한 것 같아요...”

저 생각이 맞았다.

송혜윤은 아델의 권속이 됐다.

이는 곧 아델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다.

로사리오교의 율법에 반하는, 아주 사악한 능력을.

소리라도 지르고 싶을 정도로 기뻤지만, 한 가지 실험해볼 것이 남았다.

목을 가다듬은 내가 혜윤에게 물었다.

“송혜윤 신도, 그대에게 부모님, 혹은 형제자매가 있나요?”

그에 혜윤이 무감정한 투로 대답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살해하세요.”

“교주님의 명을 받듭니다...”

아델이 헉! 하는 소리를 냈다.

“지, 지혁 씨...! 대체 무슨 말씀을...!”

아델을 돌아보며 방긋 웃은 내가 그녀를 진정시켰다.

“그냥 실험해본 겁니다. 송혜윤 신도, 앞서 내린 명령은 잊으세요. 아셨습니까?”

“네, 잊겠습니다...”

“좋습니다. 앞으로 평소처럼 행동하며 맡은 바 임무를 다하도록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교주님...”

나는 민지에게 눈짓을 했다.

혜윤을 따로 떼어놓고 상황을 지켜보라는 뜻.

이런 내 의도를 정확히 알아차린 그녀가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고, 혜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고요해진 재판소 안.

아델이 손부채질을 하며 내게 다가왔다.

“지혁 씨...! 무슨 실험을 하시려고 했길래 그런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린 것이지요...?”

“송혜윤 신도는 아델의 성혈만을 받아 신도가 되었습니다. 그렇죠?”

“네...”

“하지만 송혜윤 신도는 제 명령도 따르려고 했습니다. 이건 저와 아델의 영혼이 이어져있다는 방증이죠. 이 실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설명을 들은 아델이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는 쏘아붙였다.

“실망이에요! 지혁 씨와 제 영혼이 이어져있다는 사실은 저희 모두 알고 있던 바였어요. 꼭 실험을 해봐야만 했나요?”

“걱정이 돼서요. 어느 순간 아델이 휙 사라질까봐.”

“제가 왜 지혁 씨를 떠날 거라고 생각하시지요? 그럴 일은 전혀, 죽어도 일어나지 않아요!”

잔뜩 화를 내고 있는 아델을 앞으로 안아든 나는, 그녀의 엉덩이 아래에 팔을 받쳤다.

그리고는 재판소를 나가 복도를 거닐며 사과를 했다.

“잘못했습니다.”

내게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아델이 콧방귀를 내뱉었다.

“정말 싫다아...! 지혁 씨에게 너무 서운해요...!”

“용서해주세요.”

“으음...!”

입술을 삐죽 내밀고 우물거리는 아델.

뽀뽀를 해주면 용서해주겠다는 뜻인가 보다.

쪽 소리까지 크게 내면서 애정이 가득 담긴 뽀뽀를 해주니, 예상대로 아델의 표정이 풀렸다.

“이번 한 번만 봐드리도록 하겠어요.”

“감사해요.”

“그런데... 뭔가 사악한 방식으로 입교를 시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악신들이나 할 법한...”

“선악을 구분할 수 있는 존재들은 바로 저희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곧 선이며, 거부하는 것들은 모두 악이에요.”

“그건 너무 오만한데에...”

“저흰 지구의 평화, 더 나아가 우주의 평화를 위해 움직입니다.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선이 아니고 뭔가요?”

깊은 고민을 하던 아델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혁 씨의 말씀이 맞아요... 저흰 평화를 위해서, 온 우주의 생명체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움직여요. 대의를 위한 일이니, 저희가 하는 일은 모두 선이에요.”

“정확합니다. 아델도 슬슬 신으로서의 위엄을 갖추어가고 있군요.”

칭찬이 기쁜지 배시시 웃는 아델.

침실로 가서 아델을 눕힌 나는, 그녀를 꼭 안아주며 생각했다.

이번 일로 확실해졌다.

아델은 내 마력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타락 준비가 끝났다.

아니, 타락은 이미 크게 진행됐다고 봐도 좋았다.

사악해진 성격, 가치관, 그리고 행동... 아직 마족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겉모습의 변화가 없는 걸까?

눈이나 음문 등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는 그대로다.

이상하다. 하지만 진행과정이 눈에 보이니까 계속 이런 식으로 해나가자.

“아델.”

“네에?”

“아델은 신탁을 받았죠?”

“그렇지요.”

“아직도 로사리오에게 받은 신탁을 믿습니까?”

움찔한 아델이 날 나무랐다.

“지혁 씨...! 아무리 지혁 씨가 신의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지만, 로사리오 님께는...”

“저는 아델의 유일신이 아닙니까. 그러니 로사리오 같은 신에게 존대하는 건 올바르지 않습니다.”

“어허...! 지혁 씨는 참으로 건방지시군요. 높은 위치에 오르면 오를수록 겸손해야 아랫것들이 잘 따르는 법이에요.”

아직도 로사리오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질린다, 너무 질려... 아델의 마음속에 있는 버러지년을 내쫓아야겠다.

“이렇게 하죠. 아델은 로사리오의 신탁이 아닌, 제 신탁을 받은 것으로.”

“네에...?”

“지금부터 아델에게 명령하겠습니다. 헬릭스의 간계를 무너뜨리고 놈의 손아귀에서 비스트 슬레이어들을 구해, 지구에 평화를 가져오도록 하세요. 이건 아델의 유일신인 제가 내리는 계시입니다.”

지금까지 아델에게 보여주었던 말과 행동 중에서 가장 진중했다.

이런 내 태도가 마음에 들었을까? 몸을 부르르 떤 아델이 대답했다.

“아, 알겠어요... 지혁 씨...”

“저는 신탁만 내리고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 로사리오와는 달리, 아델에게 방향을 제시해드릴 수 있습니다. 사방이 막혀도 제가 항상 옆에서 출구를 찾아드릴 것이고, 함께 일을 해나갈 겁니다.”

“.....”

아델이 내 말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는 게 보인다.

잠깐 텀을 둔 내가 말을 이었다.

“저희가 가장 먼저 우선시해야할 일은 지구의 평화입니다. 지금 지구는 이백이 넘는 각 나라의 수장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한 상태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요.”

“그렇지요... 한심한 것들이에요... 너무 우매해요...”

“마물이라는 공통의 적 때문에 힘을 합치며 평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표면적일 뿐입니다. 지금은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냉전시대에요.”

“음음...!”

“또한 일반 시민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야망을 위해 여러 범죄를 저지릅니다. 이게 평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제가 지구를 정복하여 모든 인간들을 다스리는 게 낫지 않나요?”

은근슬쩍 야심을 드러내자 아델이 흠칫한다.

“저, 정복이요...?”

“제가 독재자가 된다 한들, 그로 인해 말썽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곧 평화 아니겠습니까. 저는 모든 지구인에게 아델라인교를 따르도록 만들어 구원을 내려줄 생각입니다. 따르지 않는 자들은 모두 이단으로 취급하여 엄벌을 내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나는 아델의 온몸을 만지작거리며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쾌락을 줘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후앗...♡”

키스마크를 만든 매끈한 목을 혀로 훑고 지나가니, 간드러지는 신음을 터뜨린 아델이 내 머리카락을 콱 붙잡았다.

한참동안 그녀에게 정신없는 쾌락을 주던 내가 얼굴을 떼어냈다.

“저희의 목표를 이루려면 희생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도 대의를 위해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알았죠?”

“후으... 생각 좀... 해보구... 후아앗...♡ 거기 만지지 맛...!”

팬티도 안 입은 상태였어? 심각하게 섹시하네.

아래쪽에서 손을 휘저으며 아델을 움찔거리게 만들던 나는, 그녀의 슬립을 천천히 벗기며 재차 물었다.

“알았죠?”

“몰라... 몰라아...♡”

“아델이 그랬잖아요. 온 우주의 생명체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고. 제가 추구하는 길과 딱 맞습니다.”

“후으... 후...!”

순식간에 거칠어진 아델의 숨소리.

히죽 웃은 나는 입술을 깨물어 악의가 가득한 검붉은 피를 냈다.

이후 그것을 아델의 입가에 슬며시 묻혀가며 유혹했다.

중간중간에 입 안으로 살짝 흘려 넣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중독성이 심한 피를 맛본 아델이 더욱 더 성혈을 갈구했다.

“성혈... 지혁 씨의 성혈... 이거 마시써요...♡ 더 먹을래애...”

“아직 안 됩니다.”

“왜애...! 시러요...! 먹을 꺼에요...♡”

“아래를 보세요. 제가 아델에게 내린 인호가 빛나고 있네요.”

“우응...?”

아델이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붉은 빛을 발하고 있는 음문.

그것을 빤히 주시하던 아델의 표정이 몽롱해졌다.

그 틈을 탄 내가 말했다.

“아델이 제 뜻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죠?”

“으응...! 그래요...! 마자요...! 빨리... 그거 주셔요...!”

“알겠습니다. 자, 아 하세요.”

“아아아앙...!”

혀까지 쭈욱 빼며 입을 벌리는 아델.

어지간히 마시고 싶나보다.

그렇게 아델의 입 안으로 성혈을 주입하려던 나는,

삐빅-! 삐빅-!

아델의 디바이스와 내 휴대폰이 큰 소음을 발하자 인상을 구겼다.

“핫...!”

아델의 흐리멍덩하던 눈빛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본능적으로 디바이스를 확인한 그녀가 냅다 상체를 일으켰다.

내가 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쿵!

“흐엑!”

머리를 아주 강하게 박은 우리.

어쩌다 이런 코미디 TV쇼 같은 상황이 되어버린 걸까.

분위기 좋았는데.

어찌됐건 간에 디바이스가 울렸다는 건...

세화와 유리아가 감당하기 힘든 마물을 이리로 보냈다는 뜻이었다.

누굴까? 최소한 S급이 분명한데...

차라리 잘됐다.

놈을 처리한 뒤, 아델에게 내가 타이라트라는 것을 은근슬쩍 드러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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