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296화 (296/471)

EP.296 마왕님은 욕구불만

난 세화, 유리아, 박사, 실비아, 그리고 아델과 몸을 섞는 동안, 대부분의 상황을 절제해왔다.

이 절제라 함은 생각해두었던 판타지적인 욕망을 마구 표출하고 싶어도 참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흐앙♡ 앙♡”

내 밑에서 앙앙거리고 있는 아델을 최대한 만족시켜주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며 그녀의 질척해진 속살을 헤집고만 있었다.

그저 정상위로만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늘따라 뭔가 몸이 달아오른다.

최음제라도 먹은 것처럼 정신이 멍하다.

별로 힘들지도 않는데 입에선 단물이 섞인 숨이 튀어나왔고, 땀은 비 오듯 쏟아졌다.

시야는 안개라도 낀 듯 흐릿했으며, 심장은 정말 빠르게 쿵쾅거렸다.

마치 펌프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지혁 씨이...!”

밑에서 애타게 날 부르는 아델에게 새로운 맛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뒤로 돌려서 엉덩이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후배위를 하거나,

투명한 샤워실 유리에 몸을 밀착시켜 입위를 하거나.

‘안 돼...’

아델은 여리여리하고 순진하다. 그러니 소중히 다뤄줘야 해.

그럼 이 용솟음치는 욕망은 어디다 풀어야한다는 말인가.

딜레마가 참으로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아쉬운 마음이 든 나는 아델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게 그나마 아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수위였다.

“아파...! 아파 이 바보야...♡”

곧바로 튀어나오는 아델의 앙탈.

황급히 손을 떼어낸 나는 그녀의 몸을 내 몸으로 덮었다.

그 상태에서 하반신을 움직이며 아델의 입술을 덮쳤다.

“우음...♡ 훕...!”

꽉 막힌 신음을 터뜨리는 그녀가 너무 갖고 싶다.

아델을 완전히 내 권속으로 떨어뜨리고 싶다.

어둠으로 잔뜩 물들이고 싶다. 타락시키고 싶다.

빨리 나한테 넘어와 줬으면 좋겠다.

제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치관 각인은 계속해야 한다.

아델과 진득한 키스를 나누던 나는 입술을 떼어냈다.

“후에... 후으으...”

완전히 무너져버린 신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입가에 묻어있는 타액을 할짝거리는 아델.

그 음란한 모습에 다시금 정신이 나가버리려고 한다.

머리를 털어내 간신히 제정신을 차린 나는, 상체를 일으키고 아델의 벌어진 허벅지를 콱 붙잡아 당겨왔다.

찔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뿌리까지 집어넣어진 자지.

이대로 왕복운동을 멈춘 내가 말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아델이 받았던 신탁 말인데요...”

“으응... 그게 왜요...”

“로사리오 님께서는 신탁에 나온 악마의 정체를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신탁은 타이라트가 아니라 헬릭스를 막으라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

고개를 갸웃하는 아델.

내가 한 말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 같다.

“생각해보세요. 실비아 씨가 헬릭스의 음모에 빠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타이라트는? 지금 조용하잖아요.”

“지혁 씨이... 진짜 바보다아... 타이라트가 헬릭스일 수도 있자나요...”

“타이라트는 에란델 은하의 총수입니다. 신이 아닌 그저 마왕일 뿐이에요. 반면 헬릭스는... 로사리오 님께서 직접 나설 정도로 강대한 어둠을 품고 있는 존재입니다. 다시 말해 신의 힘에 맞설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죠.”

“.... 우읏...!”

아델의 인상이 팍 찌푸려졌다.

저건 내가 주입해놓았던 악의의 능력이 발현되고 있는 거다.

지금은 아델의 생각과 충돌하고는 있지만, 그녀가 조금이라도 내 말에 공감하기 시작하면...

악의는 더더욱 잘 융화될 것이다.

“그런가아...?”

바로 지금처럼.

보라색 홍채, 위아래로 쭉 찢어진 동공.

아름답게 변한 아델의 눈동자를 응시하던 내가 입을 열었다.

“마지막 비스트 슬레이어 나타난 직후 실비아 씨가 이상해졌습니다. 타이밍이 너무 공교로워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 아닌가요?”

“으응... 그런 것 같기두 한데에...”

목적은 이뤘으니 이젠 아델에게 쾌락을 줄 때다.

헷갈려하는 아델의 표정을 본 나는 하체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고 나니 욕구가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다. 다행이다.

찌이걱...! 찌걱...

“흐읏...♡ 흐응...! 지혁 씨...! 중요한 이야기 중인데에...”

“지금은 아델을 만족시켜주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해요. 좋죠?”

“응... 조아요...”

“혀 내밀어볼래요?”

“헤엑... 헥...”

순순히 혀를 빼꼼 내밀고 아양을 떠는 그녀.

우리 아델은 말도 잘 들어요. 너무 착해.

상체를 수그린 나는 아델의 혀끝에 내 혀끝을 갖다 대어 살살 굴렸다.

그렇게 간을 보며 슬로우 피스톤을 하고 있는데, 아델이 돌연 내 혀를 물었다.

그리고는 끄트머리를 깨물어 피를 냈다.

“아앗...!”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었는지, 깜짝 놀란 아델이 혀를 놓아주었다.

자신의 돌발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탐욕이 물들어있는 눈빛을 하고 있다.

시선은 혀끝에 맺힌 핏방울로 가있는 상태.

저번에 피를 마셨던 일이 생각나 금단증세라도 온 모양이었다.

내가 혀를 날름거리며 입 안으로 집어넣자, 아델의 표정에 아쉬움이 스친다.

히죽 웃은 내가 물었다.

“목말라요?”

그에 아델이 짧은 고민을 하더니 허겁지겁 고개를 주억거린다.

“응...! 목말라요...”

“물 줄까요?”

“물 말고...! 그거어...!”

“어떤 거? 제대로 말해야죠.”

“이익...!”

이를 악 문 아델이 내 팔 한쪽을 가져오더니, 팔목을 덥석 물고 이빨에 힘을 잔뜩 준다.

살갗을 뚫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 팔에서 시큰한 느낌이 일더니 혈액이 역류했다.

그리고 아델은, 몽롱해진 얼굴로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피를 벌컥벌컥 마셔댔다.

“후으음...! 쯉...♡”

아주 맛있게 먹는구나.

세화도 내 목덜미를 물고 흡혈귀마냥 피를 빨아먹었었는데, 옛날 일이 생각난다.

불편한 자세로 아델에게 피를 먹여주면서 삽입을 반복하길 한참, 그녀가 내 팔을 떼어내고 만족스런 미소를 흘렸다.

갈증이 완전히 해소된 모습이다.

“맛있다아...”

입가에 피를 묻힌 채로 헤실거리는 그녀.

성녀가 아니라 완전히 타락한 몽마 같다.

그녀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주던 내가 물었다.

“좋았어요?”

“네에...♡”

“교주의 성체를 훼손하고 성혈을 빨아먹은 대가는 뭘로 치르실래요?”

“저는 지혁 씨의 성녀에요... 조언자이고, 동반자에요... 그러니 상관없써요...”

“그 말씀은, 저만의 성녀라는 뜻입니까?”

“아직이에요...! 성액이 안 나와써요...”

저리 말하니 또 다시 욕구가 샘솟는다.

두통과 함께 사정감이 찾아온 나는, 아델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대놓고 속도를 높였다.

지진이라도 난 듯 들썩거리기 시작하는 아델의 몸.

그녀의 어여쁜 모습을 감상하며 피스톤질을 하던 나는, 발끝에서부터 짜릿한 감각이 타고 올라와 하반신에서 멈추자 삽입을 그만두었다.

이후 현 상황에서 끌어 모을 수 있는 악의는 죄다 모은 뒤, 예고도 없이 정액을 분출했다.

꿀럭-! 하는 감각과 함께 몸에 힘이 쭈욱 빠지며, 성액이 아델의 자궁을 가득 채워간다.

“햐아아악♡”

살쾡이 같은 소리를 낸 아델이 턱을 치켜세우고,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 힘을 잔뜩 준다.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부터 마기가 피어나는 것이 보인다.

푸화악-!

예전까진 은은하게 피어나던 마기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폭발적으로 튀어나온 그 시꺼먼 심연은, 거실을 순식간에 뒤덮으며 검은 안개를 형성했다.

그러다가 내 정액이 전부 빠져나오자마자 다시 아델의 몸으로 쏘옥 들어갔다.

이젠 타락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헐떡대고 있는 아델의 몸을 끌어당긴 나는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가만히 있었다.

한계를 두지 않고 분출한 악의가 아델의 몸에 잘 섞여 들어가도록, 신성력을 밀어내고 자리를 잡도록.

**

“이상하다... 왜 이러지이...?”

내게 찰싹 달라붙어있던 아델이 연신 고개를 갸웃했다.

아델이 문 팔의 상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피를 줄줄 흘리던 팔은, 이젠 이빨자국만 보일 정도로 아물어져있었다.

마력을 사용해 피부를 일부 재생시킨 결과였다.

“아델의 신성력이 절 치료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한데에... 저는 치료 같은 건 못하는데요...”

“능력이 변화, 혹은 진화했나보죠.”

“으음... 아닌데... 이런 재생력은 듣도 보도 못했어요... 마치 지혁 씨의 몸이 성스러워진 것처럼...”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야? 기특하구나.

방긋 웃은 내가 그녀를 달랬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을까요? 저는 한낱 인간인데.”

“아니에요... 이건 지혁 씨가 교주로서의 자격을 갖춰가고 있다는 뜻 같아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어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네? 예뻐 죽겠다.

“그런가요?”

“지금 마음이 어떠시지요? 지구를 구원하고 싶은 강렬한 소망이 있으신가요?”

“아델만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말에 아델이 수줍은 듯 몸을 배배 꼬았다.

“아이 참... 저는 지금 진지하다구요...”

“저도 진지해요. 이제 아델은 저만의 성녀인데, 둘이서 도망이라도 갈까요? 지구 같은 건 그냥 버리고?”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저는 아직 지혁 씨만의 성녀가 아니에요. 성액이 모자랐거든요... 엄청 모자라요... 한참 남았... 히익...!”

말을 하다 말고 몸을 움츠리는 아델.

자신의 보지 안으로 살짝 들어간 손가락을 빼낸 그녀가 날 나무란다.

“지혁 씨...! 자꾸 이러실 건가요...! 지금은 미뤄두었던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라구요... 심통이 나신 건 이해하지만... 잠깐 멈춰요... 후아아앗...♡ 톡톡 건드리지 마셔요...!”

내 음흉한 손을 꼬집은 아델이 몸을 돌렸다.

내게 물을 뿌린 그녀가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까 그거... 할 때... 지혁 씨가 그랬잖아요... 신탁의 대상이 헬릭스일 가능성도 있다구요...”

“그랬죠.”

“지혁 씨의 말씀이 사실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 비스트 슬레이어 다섯 명이서 헬릭스를 막는 것이 로사리오 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습니까?”

“네. 지혁 씨의 몸이 변하는 것도... 신의 축복을 받아서일 거예요... 아마도요.”

난 회의적인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지요?”

“제 상처가 재생된 건 아델의 능력 덕분입니다. 신의 축복 같은 게 아니라요.”

“하지만 지혁 씨가 방금 그랬잖아요. 제 신성력이 치료를 해준 것 같다구요. 이 신성력은...”

“신성력은 로사리오의... 아니, 로사리오 님의 능력이죠.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저는 여태껏 아델의 신성력을 계속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재생 같은 건 한 적이 없죠.”

귀여운 표정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아델.

내가 말했다.

“아델이 저희 교에 진심이어서, 저 또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둘 모두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거죠. 아델의 생각은 어떠세요?”

“으으음... 저는 잘 모르겠는데에...”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냥 되는대로,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지껄이는 거거든.

그럼 네가 알아서 잘 생각하고, 결론을 내릴 거잖아.

그녀의 이마에 진득한 키스를 한 나는 씨익 웃었다.

“언젠가 아델 스스로 깨달을 날이 오겠죠.”

“으응... 알겠어요... 뽀뽀... 다시 해주셔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애정을 갈구하는 아델의 모습을 보니, 다시금 욕구가 피어난다.

타락이 초읽기에 들어서니까, 지금껏 절제해왔던 욕망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건가?

욕구불만이라도 온 거야? 미치겠다.

일단 적당한 사람을 골라 해결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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