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95 구하려는 자, 떨어뜨리려는 자 #3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실비아.
숨을 몰아쉴 때마다 봉긋한 가슴이 부풀었다 축소되는 모습이 볼만하다.
넌 대체 얼마만큼의 악의를 넣어야 음문이 피어나니?
다른 사람들을 떨어뜨릴 때처럼 디바이스부터 침식시켜야하나?
잠시 실비아를 내려다보던 나는, 검지로 그녀의 쭉 갈라진 복근을 건드렸다.
그러자 실비아가 움찔하며 시선을 내게로 돌린다.
“그만해... 힘들어...”
“알아. 그냥 만지는 거예요.”
“.....”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린 실비아가 자신의 디바이스를 조작했다.
충전량이 백 퍼센트임을 확인한 그녀의 입에서 한숨이 튀어나왔다.
디바이스 에너지를 다 써야한다는 강박이 아직도 있는 모양이었다.
티슈를 꺼낸 나는 그녀의 아래에서부터 꿀럭거리며 튀어나오고 있는 정액을 닦아냈다.
티슈가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모습, 그리고 기다란 연홍색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니 다시금 꼴리지만...
“샤워하러 갈게... 더 할 생각은 하지도 마... 알았어?”
쌍심지를 켠 실비아가 협박을 하니 마지못해 승낙해줘야겠다.
“같이 샤워할까요?”
“웃기지 마. 혼자 할 거야. 넌 박사님 방에 있는 화장실에서 해...”
어깨를 으쓱인 내가 대답했다.
“알았어요.”
“샤워하고 성당에 좀 다녀올 생각이야.”
“또 그 신기라는 걸 모아보려고요? 곧 밤인데?”
“응. 포기하면 안 되잖아. 오늘 아델은 네가 잘 지켜봐줘.”
“그래요... 근데 뭔가 아쉽다.”
“아직도 모자라...?”
“후희가 없잖아. 여기 키스해줘요.”
손가락을 내려 아직도 발기가 풀리지 않은 자지를 가리키니, 실비아가 기가 찬 듯 헛웃음을 켰다.
“미친놈 아니야...? 너 진짜 돌았냐...?”
“한 번만 해줘요. 해주면 오늘은 더 칭얼대지 않고 얌전히 있을게.”
“싫어. 뭔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해쳐지는 기분이야.”
“어차피 샤워하러 가잖아요. 아 빨리. 나도 나중에 실비아 씨가 원하는 곳에 봉사해줄게요.”
실비아가 머뭇거렸다.
나중에 해주는 봉사라는 말에 큰 기대감을 가진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상체가 내 쪽으로 수그려졌다.
입술을 모아 쪽 소리가 나도록 귀두에 키스를 하는 실비아.
내게 복종한다는 맹세를 하는 것 같아 기분이 황홀하다.
절로 후... 하는 늘어지는 소리를 내자, 실비아의 눈매가 초승달 모양으로 변했다.
“좋냐...?”
“네. 한 번 더 해요.”
“이젠 부탁이 아니라 명령조네...?”
“얼른.”
“진짜 미친놈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실비아가 다시 한 번 자지에 키스를 했다.
너 맹세했다? 내 충실한 하인이 되겠다고 했어.
이젠 내가 뭘 하든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창피한지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하는 실비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말했다.
“사랑해요.”
그에 실비아의 다리가 우뚝 멈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지만, 미세하게 떨려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기뻐하고 있구나. 역시 알기 쉽단 말이지.
실비아는 날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유리아 때와 비슷하게, 내가 타이라트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신탁을 받은 상태이니만큼 죽기 직전까지 쳐 맞겠지.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날 괴롭힌다고 생각하니 오한이 든다.
찌뿌둥해진 몸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실비아가 샤워를 하고 있는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야...! 미친놈아...!”
화들짝 놀라선 구석 벽으로 밀착하는 실비아.
칫솔을 입에 물고 웅얼거리는 모습이 뭔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의 몸매를 감상하던 내가 말했다.
“아델 지켜보러 가볼게요. 오늘은 아마 별장에서 잘 것 같은데... 집에 혼자 있을 수 있겠어요?”
그 말에 실비아가 고개를 돌리더니,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치약거품을 뱉어냈다.
곧 죽어도 추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은가보다.
“괜찮아. 어차피 성당에 들렀다가 로사리오 님을 만나려고 시도해볼 생각이었으니까.”
“안 되면 어쩌려고?”
“될 때까지 할 거야...”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타이라트가 로사리오 님인 척 연기를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어요?”
실비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럴 리가 없어. 그 신성한 힘과 기운은 그분 외엔 느낄 수 없거든. 네 반응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너도 로사리오 님을 만나보면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고 집착하는지 알 거야.”
만나기 싫어. 적어도 지금은.
“그래요?”
“응... 일단 빨리 문이나 닫아... 쪽팔리니까...”
“뒤돌아요.”
“아 진짜... 싫어...”
“안 보여주면 실비아 씨는 오늘 못 가요. 아예 연구실에 가둬버릴 거거든.”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애 같은 건데? 진짜 추한 거 알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조심스레 몸을 돌리는 실비아였다.
“돼, 됐어...?”
“벽에 손 짚고, 상체 조금만 숙여 봐요.”
“하...”
순순히 내 말대로 따르는 실비아.
힙업이 잔뜩 된 젖은 엉덩이를 보니 욕구가 솟구친다.
나중엔 후배위로 즐겨야지.
자신의 머리카락마냥 빨개진 얼굴을 한 실비아에게 잘했다고 말해준 나는 문을 닫았다.
이후 다른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기 수전을 틀고, 물을 맞으며 실비아가 받은 신탁을 상기해보았다.
‘악신이라...’
로사리오는 내가 악신이 될 자격을 갖추게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내게 솔직한 실비아의 말이니 이는 사실일 터.
그 자격이 대체 뭘까? 이게 가장 궁금하다.
생각해볼만한 건 모든 비스트 슬레이어의 타락인데...
그나저나 오만한 계집이었다. 악신 따위와 날 비교하다니.
빨리 발아래에 무릎을 꿇리고 봉사를 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실비아의 묘사를 들어보면 말도 못할 정도의 미모를 가지고 있다던데, 그런 년이 내 자지에 미쳐선 우주고 나발이고 팽개치는 모습을 상상하니 또 선다.
**
“지금은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에요.”
팔짱을 낀 채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아델.
은은한 빨간 빛만이 내리쬐고 있는 거실은 무거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조명이 무척 마음에 든다. 역시 마르셀라는 내 취향을 아주 잘 안다니까.
“알고 있습니다.”
“일을 하러 가야한다고 나가더니, 오랜 시간동안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대체 어딜 다녀오신 것이지요?”
“간호인을 섭외했었습니다. 구하라고 하셨잖습니까.”
아델의 표정이 상당히 풀렸다.
“그런가요?”
“예. 보고 싶으셨으면 연락이라도 하지 그러셨어요. 민지는 어디 갔나요?”
“김민지 신도는 제가 내려준 임무를 수행하러 나간 상태에요. 그리고 신도의 이름만을 부른다는 건 교주인 지혁 씨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이제부터 호칭을 제대로 하셔야 해요.”
종교놀이에 푹 빠져있구나.
아주 좋아. 이래서 아델을 사랑할 수밖에 없단 말이지.
“그리하겠습니다.”
“간호인은 어떤 사람들로 섭외했지요?”
“입이 무거운 여인들을 선별, 비밀서약을 하고 지하창고에 보내놓았습니다. 인원은 총 세 명이고요.”
“비밀서약이라니요?”
“저희 아델라인교의 크기가 불어날 때까지는 모든 일을 비밀리에 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씀드렸잖아요. 지구 종교들은 텃세가 심하다고. 아직 규모가 작은 저희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면 뭇매를 맞고 금방 사장당할 겁니다.”
고개를 주억거린 아델이 날 똑바로 바라보았다.
“좋아요. 그리고... 지혁 씨는 교우관계를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예...?”
“김민지 신도에게 들었어요. 김민지 신도를 제외한 동창 한 명에게 교의 가입을 권유했다가 퇴짜를 맞았다지요? 그 천민은 듣도 보도 못한 잡종들이 세운 종교로 전도할 생각은 말라면서, 정신 좀 차리라면서 지혁 씨를 핍박했구요.”
“이런... 비밀로 해 달라 했는데 그새 일러바치다니, 교주의 명을 어긴 김민지 신도에게 벌을 내려야겠습니다.”
아델이 자신의 속눈썹을 치켜뜨며 날 노려보았다.
“저는 지혁 씨의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조언자에요. 모든 일을 상의 하에 처리하겠다고 하셨으면서, 왜 이번 일을 비밀로 하셨지요?”
“사실 로사리오교, 아델라인교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현재 누구에게 쉬이 말하기 힘들잖습니까. 그래서 믿을만한 사람에게 넌지시 권유를 한답시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숨겨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델에게 혼이 날까봐...”
귀엽게 혀를 찬 아델이 내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으로 끌어왔다.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아델의 부드러운 손길.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그녀가 자애로운 투로 말한다.
“제가 왜 지혁 씨를 혼내나요? 지혁 씨의 신앙심은 성녀인 제가 인정할 정도로 깊어요. 그러니 교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셔도 되어요.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실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김민지 신도에 대한 벌은 불허하겠어요. 오히려 칭찬을 해주어야 맞아요.”
“칭찬이라니요?”
“독성죄를 저지른 죄인을 색출해냈는데 왜 벌을 내리나요? 지금 중요한 건 신성모독을 저지른 대상을 처벌하는 일이에요. 아무리 저희 교의 신도가 아니라지만 우주의 모든 신은 흠숭해야할 대상이에요. 그런데도 교의 본가와 분가를 동시에 모욕하다니... 그냥 넘어가선 아니 되어요.”
음음, 당연하지.
그런 놈은 찢어발겨야지.
팔로 아델의 허리를 두른 내가 말했다.
“잡아서 보속 대상에 집어넣겠습니다.”
“이미 김민지 신도가 잡으러 갔어요.”
“아, 내렸다는 임무가 그것이었습니까?”
“맞아요. 그 천민은 제가 직접 심판하겠어요. 이곳 지하실의 보안이 아주 철저하던데, 재판소로 사용할 준비를 끝내놓았어요. 김민지 신도에게 지하창고에 있는 보속 대상들을 옮겨놓으라 명해놓을게요. 그 뒤에 보속을 재개하지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볼 수 있겠어요?”
“겁은 나지만 감히 교를 욕본 천민의 보속을 피해서는 안 된답니다. 이제 마음을 다잡았어요.”
나는 내 몸으로 아델의 몸을 밀어 그대로 넘어뜨렸다.
이후 한손으로 아델의 츄리닝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아무렇게나 던지자, 그녀가 낮은 웃음을 흘리며 날 응시했다.
그 소리가 어찌나 음탕한지 절로 침이 꿀꺽 삼켜질 정도였다.
잠깐 그녀를 내려나보던 내가 진심을 전했다.
“아델은 제 겁니다. 오직 저만의 성녀에요. 로사리오 님한테도 주지 않습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제가 지혁 씨만의 성녀가 될 수 있도록, 성액을 잔뜩 주입해주셔야겠네요?”
아델의 도발에 호흡이 절로 거칠어진다.
실비아야... 그리고 로사리오야... 어쩌냐?
아델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것 같은데.
구하려고 용을 써봐라. 그게 되나.
눈이 너무 가렵다. 충혈이라도 된 것처럼.
아델도 나와 똑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눈을 끔벅이고 있었다.
얼마간 아델과 눈을 마주치던 나는, 그녀가 돌연 손을 뻗어 내 입술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자 그대로 달려들었다.
다리를 활짝 벌리고, 더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솟아오른 자지를 가운데에 가져다댄다.
그 상태에서 그대로 말랑하고 질척해진 속살을 꿰뚫으려 하는데, 아델이 내 가슴팍에 손을 올렸다.
“천천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안 아프게... 해주셔요...”
고혹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진 아델의 청초한 목소리가 뇌리 깊숙한 곳에 파고들면서, 날아갔던 이성이 천천히 돌아온다.
혀로 마른 입술을 적신 나는,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리며 아주 느릿하게 삽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