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260화 (260/471)

EP.260 초대 #2

찰박.

아무 말 없이 몸을 가리면서 조심스럽게 손을 놀리는 아델.

한손으로 물을 뜨고 어깨에 조신하게 뿌리는 모습이 마치 선녀 같다.

넓은 욕조 안에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내가 나직이 말했다.

“왜 가리세요.”

“.... 창피해요.”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만지기까지 했잖아요.”

그 말에 아델이 화들짝 놀라더니 욕조 구석으로 가서 웅크렸다.

“지, 지혁 씨는 정말... 감성이란 게 하나도 없으시군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엉덩이를 움직여 아델의 앞으로 갔다.

그녀가 도망갈 수 없게끔, 아주 가까이.

그 상태에서 입꼬리를 올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자, 아델이 한손을 뻗어 내 눈을 가렸다.

“보지 마셔요...!”

“이 상태로 어떻게 씻으시게요?”

“나, 나가주세요...”

“전 아직 안 씻었는데요.”

찰박!

말대꾸를 하는 내게 약이 올랐는지, 아델이 내 얼굴에 물을 뿌렸다.

눈을 가린 그녀의 손을 잡아서 천천히 내린 내가 말했다.

“왜 앙탈을 부리십니까?”

“자꾸 말대꾸를 하잖아요... 흐아앗...!?”

아델이 돌연 경기를 일으켰다.

내가 그녀의 손을 자지로 옮겨왔기 때문이었다.

놀라선 소리를 지른 아델은, 이내 침을 꼴깍 삼키더니 귀두 윗부분을 주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지가 점점 발기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중얼거렸다.

“커, 커지고 있어요... 징그러워요...”

“징그럽다고요? 아델이 핥았던 건데요? 아델의 안에도 들어갔던 건데.”

“이렇게 밝은 곳에서 보는 건 처음이란 말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말아요!”

“여기서 정액도 나왔어요. 그게 아델의 안에...”

“조용...! 조용! 시끄러워요!”

네가 더 시끄러워.

네 목소리가 화장실 전체에 메아리치고 있단 말이야.

내가 입을 꾹 다물고 가만히 있자, 아델이 욕조의 물을 반 정도 뺐다.

그러자 귀두가 물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후... 후...”

몇 차례 심호흡을 한 아델은,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인 채로 귀두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참, 슬슬 흥분감이 고조된 내 자지에 쿠퍼액이 올라와 맺혔다.

“이건... 뭐지요...?”

“만져보세요.”

“.....”

잠시 망설이던 아델은 검지로 요도구 부분을 톡 찍어보았다.

쭉 늘어나다가 끊기는 점액.

어느 샌가부터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 아델은, 자신의 엄지와 검지를 비볐다.

쿠퍼액의 미끌미끌한 감촉을 느껴보는 듯했다.

“부드러워요... 천박해...”

그녀의 얼굴은 곧 터질 듯 빨개져있었다.

여태까지 잠자코 있던 나는 아델을 잡아끌었다.

등이 내 가슴팍에 오도록 하는, 성적인 행위를 하기 전, 후에 매번 빠짐없이 취하는 자세.

부끄럼 많은 그녀가 그나마 안정될 수 있는 자세였다.

아델은 마치 놀이기구의 안전바를 잡듯, 자신의 목에 둘러진 내 팔을 꼭 붙잡았다.

“지, 지혁 씨...! 지금 넣을 건가요...?”

“아뇨. 마사지부터 하고요.”

나는 한쪽 팔을 아델의 골반에 걸쳤고, 그녀의 아랫배부터 치구까지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리길 반복했다.

그 전에 욕조의 물을 엉덩이가 잠길 정도로만 남기고 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으으...”

간단한 전희를 반복하길 한참, 아델의 숨이 거칠어졌다.

아직 제대로 애무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도 이러는 걸 보면, 삽입이 아주 많이 기대되는 모양이다.

아니면 저번에 해주었던 오르가즘 컨트롤을 기대하고 있거나.

“지혁 씨... 저 엉덩이 아파요...”

딱딱한 욕조 바닥이라 약간 아려하는 것 같다.

나는 하체를 앞으로 쭈욱 빼면서 아델을 내 아랫배에 앉혔다.

“이제 괜찮아요?”

“네...”

아델은 시선을 아래로 두고 있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툭 튀어나온 자지, 그걸 보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얼마간 아델의 말랑말랑한 부위를 약손처럼 쓰다듬어주던 내가 그녀를 불렀다.

“아델.”

“.... 왜요...?”

“고개 돌려봐요.”

“시러요...”

싫다고 하면서도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그녀.

난 아델의 연두색으로 빛나는 눈을 그윽이 바라보면서, 그녀의 입술로 천천히 입을 가져갔다.

“하웁...!”

혀가 얽히면서 튀어나오는 아델의 귀여운 신음.

오늘은 몇 번이나 악의를 주입할까?

아직 저번의 아픔이 가시질 않았을 테니까... 딱 한 번만 넣자.

한 번에 많이 넣으면 되지.

**

회사 사장실에서 열심히 슈트를 만들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실비아와 함께.

그녀는 소파에 앉아 날 뚫어지게 주시하는 중이었는데,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만 망설여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굽은 이 정도면 됐다.’

실비아가 신을 구두를 만든 나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띄워져있던 3D 화면이 내 손놀림에 맞춰 휙휙 돌아가며 구두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본 실비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다가왔다.

디자인을 본 그녀가 불만족스런 투로 말한다.

“굽이 너무 높잖아... 이러면 어떻게 뛰어다녀?”

“적응하셔야죠. 어차피 날아다닐 수도 있으시면서.”

“.... 최소한 굽이라도 좀 낮춰줘.”

“제 취향이니까 바꿔드릴 수 없어요. 실비아 씨는 치마만 아니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하...”

착잡한 한숨을 내쉬는 실비아.

그녀를 보고 킥킥 웃은 나는 간이 제작대를 옆으로 옮겨놓았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으신 것 같은데, 들어나 보죠.”

그 말에 실비아가 내 맞은편에 앉았다.

잠깐 복잡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아델이 문자 남겨놨었어. 어제 네 집에서 잤다며?”

“예. 지금은 세화랑 놀고 있을 겁니다.”

“그래... 그나저나 너... 피임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거야?”

“예?”

뭐지? 아델과 내가 당연히 섹스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물론 어제 사랑하는 아델의 안에 이 마왕님의 성액을 듬뿍 주입하긴 했지만...

어제의 행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마, 말 그대로야... 저번에 4번이나 그... 질내사정을 했다는데... 피임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잖아. 중요하니까... 그치?”

그건 또 어떻게... 아하, 아델이 말했구나.

부끄럼 많은 그녀의 성격상 절대 이런 얘기는 하지 않을 텐데...

실비아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서 눈 딱 감고 말한 것이 틀림없다.

그녀를 내게서 떼어내기 위해 말이다.

“피임요? 중요하죠. 알아서 잘 할 겁니다.”

“그래... 그렇다면 됐어.”

“근데 너무 과한 참견 아닌가 싶은데요...”

“고, 과한 참견이라니... 너흰 아직 어려. 임신할 준비가 안 됐다고... 그리고 아델은 성녀야.”

뭔가 드라마 대사 같다.

팔을 괴고 있던 나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이후 팔짱을 끼고 눈썹을 구겼다.

“아델이 성녀인 것과 임신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죠? 로사리오교의 교법엔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대목은 없는데...”

“보수적인 행성에서 온 만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다른 사람과는 다르단 얘기야...”

“확실히 그건 그렇겠네요.”

“그리고 아델은 자신의 행성에서 떠받들어 모셔졌어. 그런 아이가 세상물정을 알 것 같아? 지구에 온지도 얼마 안 됐는데, 적응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지금 제가 아델을 벗겨먹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왜 얘기가 그런 쪽으로 가...! 난 그냥 아델을 걱정해서...”

“실비아 씨는 아델의 선택을 존중해주시는 줄 알았는데요.”

“무, 물론 존중해! 하지만 아델은 이런 쪽으로는 경험이...”

말을 하다 말고 입을 꾹 다문 실비아.

자신이 아델보다 경험이 없다는 걸 자각한 듯했다.

나는 옆통수의 머리카락을 두어 차례 쓸어 넘기며 상체를 앞으로 바짝 당겼다.

그리고는 방글방글한 미소를 지었다.

“경험이 뭐요?”

“.... 됐어. 그냥 조심해줘. 이 얘기는 아델한테 비밀로 해주고.”

“실비아 씨.”

“왜...?”

“이거 해 달랬다가, 저거 해 달랬다가... 저한테 왜 이리 바라시는 게 많아요.”

“치, 친구끼리 부탁 좀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눈에 띄게 당황해하며 친구라는 단어를 들먹이는 그녀.

의자를 소리 내서 뒤로 밀어 드르륵! 소리를 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실비아에게 성큼 다가갔다.

내가 오는 것을 보고 마주 일어난 그녀는, 내가 한 발자국 걸어갈 때마다 그 보폭만큼 뒷걸음질을 쳤다.

“무, 뭐하는 거야...! 거리 안 둬!?”

“거리를 왜 둡니까. 친구 사이에.”

“야...!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어! 때린다?”

이런 반응을 보여주면 계속 놀려먹고 싶잖아.

“갑자기 때리신다고요? 너무 뜬금없잖아요.”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실비아와의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얼마 뒤,

툭!

실비아의 등이 커튼이 쳐진 사장실의 널따란 창문에 닿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네요.”

난처한 얼굴을 한 실비아가 주먹을 꽉 쥐고는 경고한다.

“이, 이 이상 오면 진짜 때릴 거야...”

협박도 위엄 없게 하는구나.

난 그러려니 하며 실비아의 지척까지 다가갔다.

얼굴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

무릎을 살짝 굽혀 그녀와 시선을 맞춘 내가 말했다.

“안 때리시네요?”

나와 얼굴이 닿지 않으려고 턱을 뒤로 쭉 뺀 실비아가 주먹으로 내 옆구리를 쳤다.

툭 소리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살짝 말이다.

고개를 갸웃한 내가 물었다.

“뭐하세요?”

“그만 놀려... 내, 내가 만만해...?”

“놀리고 싶은 반응만 보여주는데 어떻게 안 놀리고 배깁니까.”

“면상 치워...!”

“또 면상이라고 하신다. 얼굴이라고 하라니까요.”

약간 달달한, 사고를 치기 직전인 분위기.

로맨스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러다 후회할지도 몰라... 장난은 그만해...”

말로만 그러지 말고 후회할 짓 좀 해봐!

그러라고 널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거 아니야.

너 어차피 망했잖아. 아델한테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했잖아.

항상 솔직하던 너희 둘 사이엔 이미 금이 갔잖아.

그러니까 뒷일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주라.

“친구끼리 부탁도 할 수 있듯, 장난도 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식사라도 하러 가실래요? 저번에 갔던 레스토랑으로.”

“.....”

“실비아 씨?”

나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비아의 얼굴 앞에 손을 가져다댔다.

이어서 위아래로 휙휙 휘저으니, 그녀가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묘하다.

내가 그런 기분을 느낀 순간,

“읍!”

실비아가 내 셔츠 윗자락을 잡더니, 얼굴을 확 들이대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딪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겉으론 패닉에 빠진 척 멍하니 있었다.

그렇게 우린 입술만을 부딪친 채로 꽤나 오랜 시간동안 키스를 했다.

얼마 뒤 실비아가 내 얼굴을 밀어내더니,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말한다.

“후, 후회할 거라고 했잖아... 난 경고했어... 이만 가볼게...! 이것도 비밀로 해...”

선 조치 후 통보라니. 인생 참 편하게 산다.

실비아는 사장실을 뛰쳐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덩그러니 있던 내가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채자 우뚝 멈췄다.

“이거 놔...!”

비련의 여주인공이 하는 대사 같군.

나는 내 손을 뿌리치려는 그녀에게 말했다.

“밥 먹어요.”

제자리에 우뚝 멈춰선 그녀가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나보지?

“뭐...?”

“밥 먹자고요.”

“.....”

그녀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내가 밥을 먹자고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태연하게 식사를 권하는 내 태도에 용기를 얻었을까?

실비아가 몸을 돌려 지척까지 다가오더니, 내게 잡히지 않은 한손을 들었다.

“티, 틴트 묻었어...”

그리고는 내 입술에 묻은 틴트를 엄지로 닦아내주었다.

아무런 표정변화도 없이 실비아의 얇고 가는 손길을 느끼던 내가 물었다.

“다 닦았어요?”

“.... 응. 다 닦았어. 미안해...”

“사과는 됐고, 밥 먹으러 갈 거죠?”

“갈게... 간다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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