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56 침식 #2
심장이 빠르게 뛴다.
잘 풀릴 가능성이 무척 높은데도, 마음 한켠에선 만약 걸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하지만 아이테르는 이미 침식당해 되돌릴 수 없어졌다.
되돌릴 생각도 당연히 없었고.
푸쉬익-!
연구실 문은 왜 이렇게 힘차게 열리는지.
나중에 시간을 내서 조용히 열리도록 조정해야겠다.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조용한 홀을 지나 박사의 휴게실 문고리를 잡은 나는, 한 차례 심호흡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끼익...
홀의 전등으로 인해 시꺼먼 방 안의 전경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아델은... 잘 자고 있구나.
숨소리마저도 규칙적이다. 희미하게 코까지 골고 있다.
깊게 잠들었다는 증거다.
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우뚝 섰다.
아델이 디바이스의 마기를 감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해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10여분이 지났음에도, 아델은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예상이 맞아떨어져서.
‘고비는 넘겼다.’
허나 아무리 고비를 넘겼다고는 해도, 아이테르에 들어간 악의의 양은 쥐꼬리보다 못하다.
그러니 대놓고 활개를 치다간 분명히 들킬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뭘 해야 할까?
바로 실험이었다.
악의를 단계적으로 넣은 인간들을 아델의 주변으로 보내,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한다.
그 뒤 아델이 수상한 기운을 감지하지 못하는 인간이 있다면, 내 몸도 그 인간처럼 바꾸면 된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주입하는 거다.
아델의 청렴한 몸속에, 아주 사악한 악의를.
원래라면 이렇게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설치해놓아야 한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었다.
바로 아이테르에 들어간 악의만큼의 마기는, 아델이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내 몸이 그랬다.
그 정도의 마기를 품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아델은 무방비하게 자고 있다.
안심단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자느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디바이스를 채운 다음 깨워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방광이 쪼그라들 것 같은 기분으로 한참동안 가만히 있던 나는, 아까보다 더욱 빨리 뛰고 있는 가슴을 가라앉히고는 쪼그려 앉았다.
이후 아델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아 내 쪽으로 당긴 뒤, 디바이스를 채워주었다.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감기는 스트랩의 촉감을 느껴서였을까? 아델이 부스스하게 눈을 떴다.
“.... 지혁 씨...?”
의아한 투로 날 부르는 그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내가 대답했다.
“네, 아델.”
“용량... 그거는 다 끝났나요...?”
“끝났습니다. 깨워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얼른 제 옆에 누우셔요...”
잠깐 침묵하던 나는 안심했다.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정복감이 밀려든다!
드디어... 드디어 아델에게 악의를 넣는데 성공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의 몸이 아니라 아이테르에게 넣은 것뿐이었지만,
순수하고 깨끗한 성녀의 곁에 악의가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중요했다.
좋게좋게 생각하자. 악의는 오늘부터 주입되기 시작할 거니까.
내가 아델의 옆에 눕자, 그녀가 몸을 새우처럼 말더니 내 품 안으로 쏙 들어왔다.
그 상태로 가슴팍에 머리를 기댄 아델이 돌연 이런 말을 했다.
“심장이 엄청 빨리 뛰어요...”
당연히 쫄렸으니까 그렇지. 너도 내 입장이 돼봐라.
“자고 있던 아델을 잠깐 지켜봤는데, 너무 예뻐서 심장이 두근거리더라고요.”
“.....”
부끄럼을 탔는지 내게 더 밀착하는 아델.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던 내가 물었다.
“아델은 어때요?”
“뭐가요...?”
“용량 증축이 끝나면 보통 이질감을 느끼더라고요. 세화나 유리아 씨도 그랬죠. 혹시 몸에 이상이 느껴지십니까?”
“으음... 저는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요...? 아, 생각해보니까 있긴 한 것 같아요.”
“그게 뭔가요?”
“디바이스가 없어졌을 땐 뭔가 공허한 기분이었는데... 다시 채워지니까 든든해요.”
아델의 대답을 들은 내 심장이 차갑게 식어갔다.
이제야 완전히 진정된다.
“하아...”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아델이 내 가슴에서 얼굴을 떼어내며 묻는다.
“왜 그러셔요?”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서요.”
“정 불안하시면... 변신해볼까요?”
“아뇨. 아이테르는 쉬어야합니다. 용량을 늘리느라 무리를 조금 준 상태라서요. 변신은 나중에 해봐요. 아셨죠?”
“네에...”
말을 길게 늘어뜨리고는 다시금 얼굴을 묻는 아델.
나는 아델의 잠옷 속으로 은근슬쩍 손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아델의 얇은 허릿살을 약한 힘으로 주물럭거리고 있던 나는, 그녀가 날 나무라자 씨익 웃었다.
“아이 참... 지혁 씨...! 갑자기 이러시면 못써요...!”
“손 씻고 왔어요.”
“그게 문제가 아닌데에...”
“뭐가 문제죠? 졸려요?”
“.... 그건 아니구요... 아, 아이테르에게 무리를 줬다면서요... 지혁 씨가 이러한 행위를 하면 디바이스가 충전이 될 텐데, 그러면 더욱 무리가 갈 텐데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튕기려고 하다니.
이 마왕님은 화가 나려고 해요.
어서 내 은총을 받으세요, 성녀님.
그렇지 않는다면 죄 없는 인간들을 보내 자폭을 시켜버릴 거랍니다.
아델이 지구에 처음 왔을 때, 그랜드캐니언에서 본 것처럼요.
“아니죠. 아이테르는 이러한 행위로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그 말인 즉, 무리가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을 얻는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저희가 도와줘야하지 않을까요?”
“.....”
“제 말이 맞죠?”
“몰라요... 허리 그만 만져요... 저 살쪘어요...”
“하나도 안 쪘는데요?”
“쪘다니까요...”
묵묵히 고개를 주억거린 나는, 아델의 잠옷바지 안으로 손을 넣었다.
이후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손바닥으로 덮고 힘을 주었다 뺐다 했다.
이런 내 행동에 움찔거리기 시작한 아델이 고개를 들었다.
홍조 띤 얼굴로 긴 콧바람을 내뱉은 그녀가 말한다.
“뭐하시는 거예요...”
“허리 만지지 말라면서요.”
“이 바보야... 멍청이...”
“아는 욕이 그것밖엔 없나요? 타격이 하나도 없는데요?”
그 말에 아델이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더니, 눈을 질끈 감고 언성을 높였다.
“지, 지혁 씨는 헬릭스 같은 사람이에요...!”
헬릭스? 헬릭스라면...
로사리오가 빛의 검으로 죽였다던, 초대 성녀인 프리시아를 변절시킨 그 순수 악 아닌가?
어허, 아델. 칭찬은 고맙지만, 이 마왕님은 고작 한 명만 꼬신 그런 하찮은 놈과는 달라요.
그보다 더 나쁜 놈이랍니다.
“뭐라고요? 헬릭스?”
눈을 부릅뜬 내가 약간 화를 내자, 아델이 찔끔하더니 사과했다.
“취소에요... 제가 말이 너무 심했... 흐응...♡”
그러다가 돌연 신음을 터뜨렸다.
내 손이 그녀의 팬티를 젖혀 은밀한 부위를 만졌기 때문이었다.
자다 일어난 직후라 그런지 아델의 온몸은 무척 따뜻했고, 풀어져있었다.
모든 부위가 말랑말랑, 야들야들했다.
방금 만졌던 허리도, 지금 만지고 있는 보지도.
“지혁 씨이... 잠깐마안...”
“따뜻해요.”
“무, 뭐가요...?”
“여기가요.”
스으윽...!
보짓살을 좌우로 밀어내며 중지를 소음순까지 밀어 넣자, 아델이 헉! 하더니 다리를 오므렸다.
그 덕분에 손바닥 전체가 눌리며 중지가 질구 안에 살짝 넣어질 정도로 깊게 들어갔다.
다른 손가락엔 살짝 갈라진 아델의 내전근 촉감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꼴린다. 진짜 꼴려서 미쳐버릴 것 같다.
나는 질구의 표피를 살살 건드리다가 중지를 빼냈다.
이어서 대음순 윗부분을 스리슬쩍 터치하며 지나가다가, 중지의 바깥부분을 음핵에 대고 그곳을 꾸욱 꾹 눌렀다.
“흐아앙...♡”
아델의 입에서부터 귀엽고 높은 톤의 신음이 터져나온다.
내 허리에 두른 그녀의 팔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잠시 클리토리스를 애무하고 다시 질구로 손가락을 가져가자, 아델이 간절한 투로 호소한다.
“지, 지혁 씨이이... 안에 손가락 넣지 마아...”
아직 혀가 덜 풀렸구나. 멀었다는 증거다.
나는 옆으로 누워있느라 깔려 있던 한쪽 팔을 빼내 아델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그리고는 위아래를 동시에 애무하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후응...♡ 흐으응...!”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로 날 애틋하게 바라보는 그녀.
보지에서 따스한 애액이 새어나와 중지를 적셔가는 게 느껴진다.
아무 말 없이 가슴과 보지를 만지면서 아델을 달궈놓길 한참, 연신 신음을 터뜨리던 그녀의 입이 열린다.
“이, 이제... 해주세요...”
“뭘요?”
“.....”
“마사지?”
“아니요오...♡”
“그럼?”
“다 아시자나요... 이 멍청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시큰둥하게 아델의 말을 넘긴 내가 질구 안으로 중지를 쑤욱 집어넣으려고 할 때,
아델이 양손으로 내 손목을 잡았다.
그러더니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한다.
“지혁 씨 꺼어... 너어주세여...”
“어느 거?”
“.... 씨이이...”
씨? 이야... 우리 아델, 많이 발전했구나.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실소를 터뜨린 나는 아델을 그만 놀려먹기로 했다.
보지를 만지던 손을 뺀 나는 바지를 벗고 자지를 꺼냈다.
그리곤 아델의 바깥쪽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려 오금에 팔을 끼운 다음, 몸을 조금 내려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저한테 할 말 있지 않아요?”
이에 헉헉대던 아델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이써요... 사랑해요...♡”
“얼마나?”
“세, 세상에서 제이일... 사랑해애...”
로사리오보다 더 사랑하냐고 묻고 싶다.
하지만 아직 아니다. 이 질문은 아껴놓아야 한다.
아델이 심연으로 가는 키워드니까.
그녀의 보지에 자지기둥을 대고 천천히 비비적대던 내가 다시 물었다.
“실비아 씨는요? 사랑해요?”
“어, 언니는... 사랑하는데에... 지금은 시러요...”
“왜요?”
“지혁 씨느은... 제 껀데... 빼앗으려고 하니까아... 미워요... 진짜 시러...”
“증오해요?”
“그거언... 아니야아... 짓궂은 질문은 하지 마세요...! 이제 넣어쥬세요...♡”
“직접 넣어볼래요?”
“.... 흥읏...!”
마치 투정을 하듯 콧소리를 내뿜은 아델은, 한손을 쭈욱 내려 자지를 잡았다.
그리고는 장난감을 다루듯 자지를 움직여 질구에 정확히 가져다댔다.
귀두에서 촉촉한 감촉이 느껴진다.
아래로 늘어진 고환에 눅진한 애액이 뚝뚝 떨어지기까지 한다.
이러면 그대로 넣어도 쑥 들어갈 듯싶다.
“이제 대써... 빨리... 지혁 씨... 잘생겨써요...”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 횡설수설하는 아델.
나는 아델의 입술에 키스를 해주며 안심시켜줌과 동시에, 하반신에 힘을 주어 자지를 밀어 넣었다.
찌꼬옥...!
예상대로, 완전히 풀어지고 질척해져있던 아델의 보지는 내 거근을 부드럽게 삼켰다.
“흐으으으읍♡”
처음부터 자궁구에 닿을 정도로 강하게 찌른지라 아델이 비명을 터뜨렸다.
내 입 안으로 그녀의 숨결과 타액, 그리고 혀가 넘어온다.
나는 아델의 혀 밑 핏줄을 내 혀끝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천천히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안에 싸면 저번처럼 죽을 듯이 아플까?
신성력과 악의가 동화된 상태인데,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
그때 진짜 무지막지하게 아팠다. 눈물이 줄줄 나올 정도로.
겁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악의 주입은 정액이 직빵이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악의를 넣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