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44 뭔가 잘못됐다
아델은 로사리오에게 간택됐으며, 자신의 행성에서 떠받들어 모셔지고 있는 성녀다.
그런 고결한 사람이 내 밑에서 헐떡대고 있다.
식은땀을 흘리며, 쾌락에 완전히 젖어버린 얼굴로 말이다.
“아앙♡ 흐앙♡”
슬슬 갈 것 같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으로, 입을 벌리고 귀여운 신음소리를 내는 건 덤이다.
격한 운동 중임에도 웃음이 터진 내가 큭큭거리자, 아델이 자신의 자그마한 주먹으로 내 팔을 두드렸다.
“웃지... 하앙...♡ 마세요...!”
“웃긴데 어떡해요...”
“웃지 말라고 했짜나요! 창피해...! 창피해요...♡”
교성이 새어나오면서도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내는 모습이 예쁘다.
아델의 흐트러진 표정을 보며 왕복운동을 지속하고 있던 나는, 사정감이 찾아와 미간을 좁혔다.
발끝에서부터 올라온 쾌감이 머리끝까지 갔다가 하반신으로 모인다.
나는 일부러 속도를 줄여 사정감을 늦추었다.
그러면서 자지를 아주 깊숙이, 뿌리까지 집어넣었다.
“햐아악...♡”
자지가 완전히 들어감과 동시에 갈라지는 소리를 낸 아델의 허리가 한 차례 팔딱 튕겼다.
숨을 가득 들이켠 그녀의 목이 빳빳하게 솟구치고, 한손으로는 자신의 입을 가리면서 그 위에 다른 손을 포개 꽉 누른다.
오르가즘의 끝에 도달한 것이 분명했다.
조수는 뿜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과 몸만 봐도 알겠다.
아델은 지금 ‘나 갔어요!’라고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이때부터 속도를 확 높였다.
저 흥분상태를 내려가지 않게끔 유지시켜주는 게 중요했다.
걸리는 건 없었다. 아델의 다리는 힘이 쫙 풀려선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에 따라 질압도 상당히 풀어진 상태.
또한 보지 속은 왕복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끔 완전히 젖어있었다.
“으읍...! 읍...! 흡...♡”
내 움직임에 맞춰 널뛰기 시작하는 아델의 몸.
상체를 숙여 그녀를 꼭 껴안은 나는, 이를 악 물며 다시 올라오려는 사정감을 참아내고, 또 참아내며 피스톤질을 계속했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정액이 거의 요도의 끝까지 올라온 걸 느낀 내가 물었다.
“아델... 허억... 안에 싸도 돼요...?”
“.....”
대답하지 않는 그녀.
아니, 대답할 여력이 없다고 해야 정확했다.
내 목소리가 들리기나 할까 모르겠다.
안에 싸도 될까? 영원히 책임진다고 말해놓긴 했지만, 질내사정은 또 다른 문제다.
결국 그녀가 심란해할까 우려한 나는 밖에다 싸려고 했다.
내가 아델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려는 그때였다.
아델이 내 허리에 자신의 다리를 둘렀다.
오들오들 떨면서도 이런 행동을 한다는 건... 안에 싸도 된다는 뜻이었다.
씨를 받고 싶다는 본능인가? 아니면 같이 가고 싶어서?
우리 관계에서 첫 사정인데 두렵지도 않나? 아니면 날 완전히 믿고 있기에 이러는 건가?
이유를 전혀 모르겠지만 내게는 좋은 일이었다.
속으로 환호성을 내지른 나는, 아델을 부서져라 안으면서 자지를 다시 쑥 집어넣었다.
“우읍...♡”
이후 절제된 아델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사정을 시작했다.
꿈틀하고 올라온 정액이 요도구에서부터 폭발하듯 분출되었다.
가뜩이나 후끈한 그녀의 속 안이 갓 만들어진 정액으로 가득 차면서 온도를 더욱 높여간다.
팔팔 끓는 물에 삶은 수건으로 자지를 두른 기분.
나는 아델의 몸에 엎어져선 모든 정액을 쥐어짜냈다.
“흣...! 읏흡...♡”
아델은 내 정액을 전부 받아내면서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떨림이 내게까지 전해지는 수준.
두려웠을 텐데도 제대로 받아준 아델이 너무나도 기특했던 나는,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지를 천천히 빼냈다.
찔걱...
자지가 전부 빠져나가자, 여태 입을 콱 막고 있던 아델이 늘어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그녀는 자신의 아래에서 넘쳐흐르는 정액이 낯선 듯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입가엔 희미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어둠속이지만 잘 보였다. 아델은 지금 행복해하고 있었다.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델의 옆에 털썩 누웠다.
이만큼 진이 빠진 것도 오랜만이어서였다.
잠깐 호흡을 고른 나는 아델의 온 얼굴은 물론, 목, 쇄골, 가슴, 배까지 쪽쪽거리며 키스를 해주었다.
이후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어 마사지하듯 천천히 주물렀다.
그에 다시금 자극을 받았는지, 아델이 ‘흐아아...’하며 얕은 신음을 터뜨렸다.
손을 잡아달라는 듯 내 팔을 더듬거리기까지 한다.
나는 그런 아델의 손등을 내 입으로 가져가, 마치 도장을 찍듯 입술로 꾸욱 눌렀다.
그렇게 슬슬 일어나 아델의 몸 밖으로 빠져나간 정액을 처리해주려고 할 때였다.
찌릿-!
갑자기 하반신... 아니, 자지에서 무지막지한 고통이 느껴졌다.
마치... 멘솔 원액을 요도 깊숙한 곳에 집어넣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절로 다리가 오므려질 정도로 따끔했고, 이상한 청량감이 들었다.
‘큭...!’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델이 무서워할까봐 그러지도 못하겠다.
괄약근에 힘을 빡 준 나는 베개에 대가리를 박았다.
그러자 아델이 걱정스런 투로 묻는다.
“지혁 씨... 괜찮아요...? 어디 아파요...?”
고개를 든 내가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아델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절로 웃음이 나와요.”
“.....”
이런 낯간지러운 말이 부끄러웠는지 몸을 배배 꼬는 그녀.
그 틈을 탄 내가 말을 이었다.
“여운을 느끼고 싶은데, 우리 잠깐만 조용히 있을까요?”
“네... 좋아요...”
아델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이번엔 침대보에 얼굴을 처박았다.
그 상태로 이빨을 악 물고 가만히 있었다. 고통이 잦아들 때까지.
**
“아직도 아려요?”
“네에...”
“이상하네... 왜 그럴까...”
“지, 지혁 씨가 너무 깊게...”
“깊게 뭐요?”
“.... 해서 그런 거잖아요...!”
‘박아서’라는 말을 하기가 쑥스러웠는지 단어를 순화시킨 아델.
나는 말없이 그녀의 배에 손을 올린 채로 원을 그리며 쓰다듬었다.
그러자 아델이 건수를 잡았다는 듯 말한다.
“마, 말도 없이 안에 그... 우유를 넣으시다니요... 저는 정말 실망했어요...”
우유라니... 아까부터 자꾸 단어를 바꿔 말하는 게 무척 웃겼다.
그러면 더욱 의식하게 되는 건 알려나 모르겠다.
“저는 밖에다 뿌리려고 했는데, 아델이 다리로 제 허리를 감았잖습니까. 힘까지 잔뜩 주면서 빼지 못하게 했잖아요.”
“그, 그건... 저도 모르게 그만...”
“그러니까 따지는 건 옳지 않다는 말입니다.”
아델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내 설명이 타당해서 할 말이 없어진 게 분명했다.
인자한 미소를 지은 나는, 드라이기를 꺼내 아델의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물었다.
“안은 다 긁어냈어요?”
정액을 말함임을 알아차린 아델이 황급히 소리쳤다.
“그, 그런 걸 물어보는 건 실례에요! 이 멍청이! 지혁 씨는 멍청이에요!”
아까는 바보라고 하더니 지금은 멍청이라... 욕이 너무 귀엽잖아.
아니지, 아델이 해서 귀여운 거지. 암, 그렇고말고.
“죄송합니다. 머리 말리게 가만히 있어주실래요? 자꾸 고개 돌리지 마세요.”
“.... 네에...”
나는 아델의 머리를 정성스레 정리해주며 아까 느낀 고통을 생각했다.
정말이지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아팠다.
정액을 너무 많이 뿜어내서 요도에 무리라도 갔나 싶지만, 아델이 샤워를 하러 간 사이 의료기기에서 자가 검사를 해보았는데 딱히 이상은 없었다.
그렇다면 뭔가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 건가?
발기는 잘 되는데...
‘한 번만 더 해볼까...’
그리 마음먹은 나는, 아델의 어깨너머로 한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찰싹!
아델이 재빨리 내 손등을 때려서 허사로 돌아갔다.
“오늘은 그만해요...!”
입맛을 다신 내가 중얼거렸다.
“아쉬운데...”
“지혁 씨! 스스로의 욕구를 조절할 줄도 알아야 돼요! 저도 생각해주셔야지요! 제가 아리다고 말했지요!?”
“예...”
깨갱한 나는 얌전히 아델의 머리를 말렸다.
너 말고 다른 대상한테 실험해보면 되지.
“다, 다음에... 다음에 많이 해요... 이제 만날 시간도 많잖아요...”
드라이기의 소음을 뚫고 아델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날 시간은 많지. 근데 나한테 시간이 없어서 문제지.
포근한 미소를 지은 내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다음엔 꼭 같이 밤새요. 오늘은 집으로 데려다드릴게요.”
“네...”
**
그날 새벽, 청담동의 어느 호텔.
“벌써 가게...?”
연수와의 거사를 마치고 침대에서 나온 나는, 힘겨운 숨을 내쉬고 있던 그녀가 저리 말해오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금만 더 있다가 가려고.”
“알았어. 근데 진짜 고팠나보다. 세 번이나 할 정도면...”
전혀 고프지 않았어. 실험 한 번 해본 거야.
라고 생각한 내가 말을 돌렸다.
“뮤직비디오 잘 봤어. 예쁘게 나왔더라. 인터넷 반응도 좋던데?”
“진짜 큰 기회였으니까, 죽기 살기로 했지... 덕분에 케이블 드라마에 조연으로 발탁됐어.”
“잘됐네. 태형이랑은 어때?”
“그냥 그렇지 뭐... 저번에 화해하고 괜찮아졌어. 근데 잘 만나지는 못해. 난 이사했고... 태형이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도봉구에서 이사했어?”
연수의 안색이 매우 밝아졌다.
그녀가 살았던 동네를 바로 언급하니 기쁜 모양이었다.
“응. 성동구에서 자취해.”
“WW엔터랑 먼데서 사네? 거기서 너 밀어준다고 했잖아. 집도 안 구해줬어?”
“그냥 뭐... 회사도 요즘 어수선하고, 아직 난 거의 무명이니까... 대표님이 바쁜 일만 처리하면 근처로 옮겨주겠대.”
WW엔터가 어수선한 건 보영 때문임이 분명하다.
소속사를 나가겠다고 하니 난리가 났겠지.
룸에 구비된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캔 꺼낸 내가 물었다.
“아람이 알지?”
“알아. 네 비서 아니야? 소속사에 들렀을 때 가끔 뵀어.”
“걔한테 소속사 근처로 집 구해놓으라고 말해둘 테니까, 거기로 이사해.”
연수가 입을 꾹 다물고 침묵했다.
놀라기도 했지만 기뻐하는 게, 그리고 표정관리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능청스레 웃은 나는 연수를 재촉했다.
“대답.”
“아, 알았어... 문자로 비밀번호 보내놓을게...”
비밀번호까진 바라지 않았는데... 뭐, 좋다.
오늘처럼 무언가 실험해보고 싶을 때, 혹은 심심하면 가야지.
“이제 일어나자. 나 또 일하러 가봐야 돼.”
“알았어. 먼저 씻을 거야?”
“같이하게 들어와.”
“아, 응...”
연수를 만난 직후부터, 그녀의 질 안팎, 그리고 입에 한 번 쏟아냈는데도 자지는 아프지 않았다.
샤워를 하면서 두 번 정도 더 했지만 똑같았다.
분출에 무리가 전혀 없었고, 성욕도 그대로.
이게 뜻하는 바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그냥 우연,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로사리오의 힘... 즉, 신성력.
전자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후자일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신성력이 나한테 또 좆같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아델을 데려다준 후, 곧장 마기를 발현시켜보았는데 그대로였다.
나와 마력을 공유하는 세화와 유리아, 그리고 박사와 마르셀라에게도 연락을 해보았지만, 그녀들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모든 비스트 슬레이어를 타락시키고 로사리오를 고꾸라뜨리겠다는 마음도 여전히 굳건하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전한 정상이었다.
그러니 정화 같은 건 아니라고 본다.
일단은 아델과 다시 한 번 해봐야 확실해질 것 같은데...
그때까지 조심하고 있자. 아델과 관련된 일은 모조리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