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0 처녀상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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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은 정말 까무러칠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음부를 씻어내는데 피가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비명이 새어나오려던 것을 간신히 참아낸 그녀는, 이게 자신의 처녀혈임을 자각했다.
지혁이 음경을 넣은 걸 인지했을 때도 조금 아팠고, 지금도 아래가 약간 짜릿짜릿한 것을 보면 분명했다.
“아...!”
언제고 지혁에게 바칠 거란 생각은 했었기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교법에 금지된 일을 행한 것도 아니라 걸리는 부분도 없다.
하지만 처녀를 잃었다는 그 자체에 대한 상실감이 무척이나 컸다.
머리가 어지럽다. 지혁은 이 사실을 알까?
아마 알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배려해서 말하지 않았음이 틀림없었다.
화가 났다. 보듬어주는 걸 원했는데 모른 척이라니... 바보! 지혁은 바보다!
씩씩대며 속으로 지혁을 욕한 아델은, 그의 음경이 자신의 안에 들어와 위아래로 운동했을 때를 상기했다.
단단하고 길쭉한 것이 들어왔을 때, 저릿한 느낌도 들었지만 쾌감도 받았다.
전신에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기분이었다.
지혁의 물건 자체도 좋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 만족감이 더 컸던 것 같았다.
마지막엔 조금 아파서 어깨를 깨물어버렸는데, 그게 못내 아쉬웠다.
더 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후아...!”
한 차례 한숨을 내뱉은 아델은 몸을 청결하게 씻어내고, 새 가운을 입은 뒤 화장실을 나왔다.
긴장이 풀리니 다리가 너무나도 후들거렸다.
거의 절뚝거리다시피 하여 거실로 나온 아델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던 지혁을 발견하고 물었다.
“어떻게 씻으셨지요? 여기 화장실은 하나뿐인데...”
“헬스장 샤워실에 갔다 왔습니다. 속옷도 사놓았어요.”
이럴 때의 지혁은 역시 섬세했다.
아델은 뿔났던 마음이 녹아내리려고 하자 정신을 바짝 차렸다.
“.... 네.”
냉랭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아델.
그런 아델의 모습을 보던 지혁이 당황해했다.
“왜 그러시죠...?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지혁 씨는 제게 피가 나온 것을 알고 있었지요?”
“아... 그게...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허리춤에 손을 올린 아델이 지혁을 쏘아붙였다.
“그런데도 무시하고 제 생식기... 가 아니라, 몸에 무리를 주었군요?”
“예...”
“징계를 내리겠어요! 한 달간 한 평짜리 방 안에서, 빵과 물 한 모금만 드시며 성경을 달달 외우도록 하세요!”
“.....”
벙 찐 표정을 지은 지혁이 아델을 잠깐 쳐다보다가,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은 황당해서 헛웃음을 켰다.
당장 자신을 안아주면서 죄송하다고 말하면 취소해주려고 했는데... 여전히 눈치가 없는 남자다!
“정말 원하시나요!?”
“아뇨. 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델은 절 위해서, 걱정해서 징계를 내리시는 것이잖습니까. 제 잘못된 행실을 교정하기 위해서요. 그러니 기쁘고 경건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반성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죄, 죄를 뉘우치는 모습이 보이니, 징계 수위를 낮추겠어요.”
“정말이십니까?”
기뻐하는 지혁을 보며 속으로 안도한 아델이 대답했다.
“네. 이번 징계는 집에서 고민해볼 테니, 언제든 받을 준비를 하셔야 해요. 아시겠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델을 무시하려고 한 게 아니라,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어서 일부러 말을 꺼내지 않았던 겁니다. 괜한 말을 했다가 아델의 기분이 심란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해서...”
“궤변! 궤변이에요! 속내를 털어놓아야 서로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져가는 거예요!”
“옳은 말씀입니다.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얌전히 사과한 지혁이 아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녀를 부서져라 안았다.
“아델이 지금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저는 감히 예상조차 못합니다. 하지만 20년간 지켜오던 것이 사라져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만은 알아요. 부디 제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려운 부분을 완전히 긁어주는 지혁.
그로 인해 화가 사르르 풀린 아델이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30분간 이대로 있으면 용서해드릴지도 몰라요. 움직이면 10분씩 추가와 더불어 징계 수위가 높아질 테니 조심하셔요...”
“저번에도 비슷한 명령을 내리시더니... 또요?”
“불만이라도 있으신가보지요?”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있을게요.”
“더 할 말씀은 없나요?”
“사랑해요.”
바라던 대답이 들려왔다.
눈치가 조금 생겼구나! 다행이다!
속으로 시시덕거린 아델이 지혁의 널따란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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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어. 연락 좀 해주면 어디 덧나니?”
지혁과의 진한 사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델은, TV를 보고 있던 실비아가 자신을 나무라자 배시시 웃었다.
“죄송해요, 언니. 지혁 씨와 좋은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좋은 시간? 혹시 그... 저번처럼 지혁이와...”
“맞아요. 언니는 어때요? 조금 괜찮아지셨나요?”
“응. 난 괜찮아. 푹 쉬고 나니 나아졌어.”
아델은 면밀히 실비아의 표정을 살폈다.
어제보다 확실히 좋아진 안색.
싱숭생숭했던 마음이 많이 가셨나보다.
괜찮아진 실비아를 보고 덩달아 기뻐한 아델이 말했다.
“다행이에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디바이스는 다 충전됐어?”
“네! 백 퍼센트여요!”
“그렇구나...”
말끝을 흐린 실비아가 아델의 눈치를 보았다.
아델은 자신이 무척 사랑하는 언니가 충전 과정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야 할까? 아니, 그러면 안 된다.
이런 야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다짐했잖은가.
저번처럼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건 싫으니, 조용히 하고 있는 게 맞았다.
실비아에게 남자친구가 생길 경우, 그녀가 원한다면 조언만 해주자.
그리 생각한 아델이 물었다.
“저 이만 들어가 봐도 될까요?”
“응? 아, 그래... 그렇게 해.”
무안한 듯 뒷머리를 긁는 실비아.
아델 또한 방글방글 웃으며 실비아와 같은 행동을 했다.
그러다가 흠칫하며 고개를 들었다.
오늘 지혁이 자신의 뒷목에 진득한 키스를 했던 일이 생각난 것이다.
“왜 그래? 뭐 잊어버린 거라도 있어?”
의아한 표정으로 저리 물어오는 실비아에게, 아델이 재빨리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 손 씻으러 갈게요.”
“응.”
화장실로 들어간 아델은 수돗물을 틀어놓고 생각에 잠겼다.
실비아는 어제 뒷목을 자주 만졌다.
안 하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그것도 자주 할 정도라면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뜻인데...
게다가 뒷목을 몰래 확인하려 하니 정색을 하며 무시무시한 눈빛을 보냈었다.
‘설마...’
설마 지혁과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던 걸까?
자신처럼 키스마크가 생겨서, 들키기 싫어 가린 걸까?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자신이 아는 실비아와 지혁은 그런 짓을 벌일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냥... 당초 예상했던 대로 그랜드캐니언에서의 일이 고달파서 그런 거다.
자신은 실비아의 피로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잖은가. 이번에 처음 보게 돼서 낯선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제 의심은 접어두자.
‘죄송해요, 언니...’
의심한 것에 대해 속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한 아델이 손을 씻고는 방 안에 틀어박혔다.
지금은 지혁에게 내릴 징계를 고민해봐야 할 때다.
어떤 징계를 내려야 달달한 관계를 지속해나갈 수 있을까?
지금 받고 있는 징계의 기간을 연장할까? 아니, 이건 기간이 다 됐을 시점에 아무 이유를 갖다 붙여 늘리면 된다.
매일 사랑한다고 백 번씩 말하게 하기, 아침마다 초콜릿 토핑 요거트를 사오게 하기, 일주일에 세 번씩 놀이공원에 가기...
아델은 그렇게 온갖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오늘 엄청난 심력을 소모해서 정신적으로 무척 피로했다.
그래서 실비아가 몰래 방으로 들어와 자신의 몸을 살피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로, 작게 코까지 골면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잠이 덜 깬 상태로 연구실에 도착한 나는, 실비아가 날 기다리고 있자 힘없이 손을 들었다.
“벌써 오셨네요. 좋은 아침입니다.”
“일찍 온다고 했잖아. 당장 치료부터 하자.”
다짜고짜 용건을 꺼내는 그녀.
헛웃음을 켠 내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인사도 안 해주십니까?”
“좋은 아침이야. 됐냐?”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삐딱하실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의료실로 가고 있는데, 실비아가 내 엉덩이를 찼다.
퍼억!
아프지는 않았다. 그저 터프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으레 하는, 장난과 애정이 담긴 발차기였다.
“아! 뭐에요!”
과한 몸짓으로 할리우드 액션을 하는 내게, 실비아가 말한다.
“오버는... 너 재미있는 짓 했더라?”
“그건 또 뭔 소리에요.”
“치료하고 알려줄 테니까, 빨리 의료기기 작동이나 시켜.”
“사람이 왜 이렇게 폭력적이야...”
꿍얼거린 나는 의료실에 들어가 의료기기를 켰다.
보여주기 식으로 기기를 검토해본 나는, 실비아에게 누우라고 대충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실비아가 날 한 차례 쏘아보더니, 기기의 베드에 다소곳이 누웠다.
“목 뒤만 치료해드리면 되죠?”
“응.”
“다른 불편한 곳은 없나요?”
“없어.”
“알겠습니다. 이제 입 다물고 계세요. 움직이지도 말고요.”
“이게 진짜 죽을라고... 맞을래?”
실비아의 성난 협박을 깔끔하게 씹어 드신 나는 그녀의 목 뒤를 면밀히 체크했다.
키스마크는 아주 흐릿했다. 하루만 더 지나면 사라질 정도로.
하지만 뭐... 불안해하니까 지워줘야지.
간단한 버튼조작으로 실비아의 목에 있는 흉터를 치료한 내가 말했다.
“끝났어요.”
“확인해봐. 잘 지워졌는지.”
기기에서 나온 실비아는 몸을 돌려 날 등졌고, 자신의 뒷머리를 위로 치켜 올렸다.
무방비한 뒷모습을 보니 박고 싶어지는군.
장난기가 든 나는 뒷목을 빤히 쳐다보다가, 흉터가 있었던 자리에 입바람을 후 불면서 새끼손가락으로 그 부위를 비볐다.
“.... 너 지금 뭐하냐?”
“확인이요.”
“눈으로만 봐야지...”
“그런 말 없었잖아요.”
실비아는 고개만 살짝 돌려 날 흘겨보았다.
눈빛 봐라? 저러다 사람 죽이겠네, 사람 죽이겠어.
세상이 어느 땐데... 쯔쯔...
태연하게 실비아의 목을 살펴본 내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잘 지워졌네요.”
“.... 그래.”
“근데 재미있는 짓은 뭔 소리에요?”
“아, 그거... 잠깐 따라와.”
정색한 실비아가 날 데리고 휴게실로 들어갔다.
이후 팔짱을 끼고는 묻는다.
“너 아델 뒷목에 키스마크 만들었지? 일부러 나 골리려고?”
역시 눈치가 빠르다니까.
난 양손을 뒤집고 가슴께까지 들어 올려 억울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무슨... 피해망상이라도 있으세요? 내가 왜 실비아 씨를 골려요?”
“그럼 왜 아델에게 흉터가 있는데? 그것도 나랑 정확히 똑같은 부위에.”
“원래 그쪽에 애정표현을 하는 걸 좋아해요. 제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실비아가 움찔했다.
눈에 띄게 당황해하던 그녀가 말을 더듬었다.
“무, 뭐...? 네 거라는 느낌...?”
“예.”
“미친놈 아니야...? 그럼 나도 네 거라는 뜻이냐?”
“에이... 실비아 씨의 경우는 다르죠. 권유에 못 이겨서 어쩔 수 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해달래서 그렇게 한 겁니다.”
“평소 하던 대로라고? 거짓말하지 마! 아델이 제주도에서 있었던... 야한 일을 처음 말해줬을 땐, 뒷목 이야기는 전혀 없었어!”
버럭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새어나오려고 한다.
참자... 참아. 난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땐 첫 애정표현이었으니까, 살살 한 거죠.”
“자꾸 개소리 할래?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에 재미 붙였지? 진짜 죽는...”
“실비아 씨, 근데 아델의 뒷목에 키스마크가 있는 건 어떻게 아셨나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실비아의 말을 끊은 나.
그녀가 달라진 내 분위기에 놀라 입을 앙다물었다.
미간을 좁힌 채 실비아의 앞으로 성큼 다가간 나는, 무릎을 굽히고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설마 또 저번처럼 어제 일을 캐물어보신 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정말 실망할 겁니다.”
“아, 아니야...! 우연히 봤어...”
“우연히 어떻게?”
다시 한 걸음 다가가자, 실비아가 내 보폭만큼 뒤로 물러났다.
“아, 아델은 집에서 항상 머리를 묶고 다니잖아...”
“그랬죠.”
“그래서 알게 된 것뿐이야...”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린 나는, 말없이 손을 뻗어 실비아의 기다란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이런 내 행동에 온몸을 부르르 떤 그녀가 묻는다.
“뭐하는 거야...?”
“보풀 묻어서요. 그리고 실비아 씨를 놀리려는 생각 따윈 없었습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론짓지 마세요. 그거 병이에요. 망상증.”
“망상증은 무슨... 이제 까불지 말고 그 면상 좀 치워주지...?”
“말 진짜 서운하게 하시네. 면상이라뇨... 얼굴이라고 해요.”
“면상 치워.”
“얼굴.”
“면상.”
절대 지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는 실비아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유리아보다 훨씬 기센 년을 어떻게 조교하지? 방법이야 무궁무진한데...
초반엔 장단에 맞춰줘야겠다.
코가 맞닿을 정도까지 얼굴을 들이댄 내가 말했다.
“얼굴이라고 할 때까지 이렇게 있을 겁니다. 예쁜 말 써요.”
“너한텐 예쁜 말이 나오지가 않아.”
“그래도 써 봐요.”
“면상 치우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거야.”
“싫은데?”
능글맞은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좌우로 왔다갔다 거리자, 그녀가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내 가슴에 손을 대고 밀어냈다.
“나 이제 갈 거야. 운동해야 돼.”
“오버 트레이닝은 하지 마세요.”
“내가 알아서 해. 신경 꺼.”
“걱정돼서 그러지.”
실비아가 듣기에 달콤한 말을 지나가듯 툭 내뱉은 나는, 그녀의 검은색 트레이닝 복의 어깨부근에 묻은 흰 보풀을 털어주었다.
“검은색 옷이랑 흰색 수건이랑 같이 빨면 안 돼요. 그러니까 이렇게 되죠.”
“.... 어차피 운동할 때만 쓰는 건데...”
“겉모습이 깨끗해야 보기도 좋잖아요. 귀찮더라도 따로 빨아요. 여벌도 많이 사놓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알았어...”
“건조시킨 후에 잘 털기만이라도 하든가...”
일상적인 조언을 해주는 날 슬쩍 올려다본 실비아가 낮아진 목소리로 툴툴댄다.
“알았다니까...”
“조만간 여행갈 건데, 잊지 않으셨죠?”
“알고 있어... 너나 까먹지 마.”
“예.”
난 실비아의 등 뒤도 팍팍 털어주면서, 은근슬쩍 그녀의 엉덩이 윗부분에 손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럼에도 실비아는 몸을 아주 미세하게 떨기만 했을 뿐, 내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랜드캐니언에서의 일이 일어나기 전이었다면 몇 대 맞았겠지.
뒤판의 보풀을 대부분 털어낸 내가 그녀의 등을 툭툭 두드렸다.
“다 됐습니다. 운동 열심히 해요.”
“응... 고마워. 수고해.”
인사를 하고는 날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연구실을 나가는 그녀.
자신의 귀가 빨개져있는 건 알려나 모르겠다.
실비아는 이렇게 챙겨주는 척하면서 휘두르는 재미가 있다.
여행가면 혼을 더 빼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