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4 첫 절정
“후에... 흡...!”
고개를 들고 있어서 그런지 숨소리가 평소보다 거친 아델.
지친 한숨과 신음소리가 섞인 모습이 까무러칠 정도로 귀엽다.
아델은 내 양 팔뚝에 손을 얹고 꽉 누르는 중이었다.
힘들어서 그만하라고 항의를 하는 게 아니라, 내게 얼굴을 떼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후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그녀의 바람을 깨뜨렸다.
이런 내 행동에 몽롱한 표정을 지은 아델은, 내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잔뜩 주면서 말없이 항의를 했다.
어서 빨리 다시 키스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팔을 긁어버리겠다고 말이다.
그런 아델의 입가를 손가락으로 닦아내준 내가 씨익 웃으면서 혀를 빼꼼 내밀었다.
그 상태로 아델의 얼굴을 향해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가 손을 뻗어 내 뒷목을 잡더니 입술을 오므린 채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내민 혀를 쪽 빨려고 하는 것 같은 행동.
나는 목에 힘을 주고 아델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것으로 그녀를 막아냈다.
“흐응...!”
콧소리가 섞인 앙탈을 내뱉는 그녀.
이런 흐트러진 모습을 보고 누가 널 성녀라고 생각하겠니...
늦게 배운 도둑질에 중독이 되어버렸구나.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달랬다.
“상체를 숙이고 있기가 힘들어서 그래요.”
“그, 그러면 이쪽으로 오셔요... 소파에... 제 옆에 앉아요... 얼른요...”
자신의 옆을 두드리며 안달이 난 아델을 보니 심장에 쿵하고 충격이 온다.
도발적인 말도 할 줄 알게 되다니... 이 마왕님은 뿌듯하단다.
하지만 난 소파보다 침대가 더 좋은데.
말없이 소파로 가 앉은 나는, 아델이 몸을 배배 꼬면서 머뭇거리고 있자 킥킥 웃었다.
내게 들이댈 용기가 없는 모습. 여기선 간단한 트리거 하나만 당겨주면 된다.
그건 바로 양팔을 벌리는 것.
예상대로 아델은 내 품 안으로 돌진하듯 쏘옥 파고들어왔다.
그리고는 가슴팍에서 얼굴을 들어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난 그윽한 눈빛으로 아델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
빠르게 세 번, 쪽 하는 사운드까지 내면서 그녀가 만족할 수 있게끔.
이런 내 행동에 양 뺨이 새빨개진 아델은 발을 마구 구르며 카펫을 때려댔다.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도 정말 좋다. 그녀를 향한 마음이 크기를 빠르게 불려간다.
나의 아델... 넌 내 거다.
“사랑해요, 아델.”
진심으로 우러나온 고백에, 아델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떨렸다.
애가 타던 몸은 완전히 굳어버린 상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그녀는, 주변이 환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짓더니 고백을 받아쳤다.
“저도 사랑해요... 지혁... 읍!”
끝내 말을 마치지 못하고 내게 입술을 먹혀버린 아델.
잠깐 버둥거리던 그녀는 잔뜩 흥분한 내 콧바람을 얼굴 정면으로 맞고는 몸에 힘을 쭉 뺐다.
그러나 내 손이 자신의 티셔츠 안으로 파고들어 허리를 만지기 시작하자 깜짝 놀라 다시 빳빳해졌다.
“지혀 히... 자하아오... 흐마해...”
내 입술 움직임에 맞추다가 무어라고 웅얼거리는 그녀.
‘지혁 씨, 잠깐만요, 그만해.’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너 이거 좋아하잖아. 디바이스가 엄청 큰 소리를 내고 있는데 왜 여우 짓이냐?
키스를 그만둔 나는 머리끝까지 치솟은 흥분을 강제로 억눌렀다.
최대한 인자한 표정을 지은 내가 아델에게 물었다.
“그만둘까요?”
“후으... 후...”
아델은 간헐적이고 거친 숨소리만 뱉어낼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 가슴팍으로 끌어온 내가 재차 물었다.
“저는 아델이 싫어하는 일은 죽어도 하기 싫습니다. 그만할까요?”
“.....”
“혹시 로사리오교의 규율에 위배되는 건가요?”
“그, 그건 아니에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 무서워서... 무서워서 그래요...”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시다면 저는 방으로...”
“싫어요! 혼자 있기 싫어! 무섭다고 했잖아요!”
내게 안긴 채로 소리를 지르는 아델.
가슴팍을 꽉 깨물기까지 한다.
말귀도 맞지 않는 아델의 앙탈에 속으로 만세를 부른 난, 포옹을 풀고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이후 침대로 가 그녀를 조심스레 눕힌 다음, 새어나온 땀으로 인해 이마에 붙어버린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떼어주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신나게 짖어댔던 디바이스는 조용해진 상황.
자신의 손목을 흘긋거린 아델이 침대 아래에 쪼그려 앉아있는 내게 말한다.
“손 잡아주세요...”
“머리 정리부터 하고요.”
“한손으로 해도 되잖아요. 스승으로서의 명령이에요. 당장 제 손을 잡으셔요.”
귀여운 협박. 나는 아델이 원하는 대로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침대로 올라오셔서 저를 마주보고 누우세요.”
또 또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른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네 명령에 따르는 건 절대 아니야. 도발적인 멘트가 마음에 들어서 특별히 들어주는 것뿐이니까 알아둬라.
내가 순순히 침대로 올라와 아델을 마주보자, 그녀가 배시시 웃더니 날 부른다.
“지혁 씨...”
“예.”
“머리 정리해주셔야지요.”
“아... 그렇죠.”
마왕 체면이 구겨진다, 구겨져...
나는 아델의 이마를 정리해주다가, 그녀가 손을 뻗어 내 턱을 만지자 움찔했다.
이 모습에 아델이 작은 웃음을 터뜨리며 내 턱선을 따라 손을 움직였다.
“뭐하시는 겁니까?”
“지혁 씨를 만지고 있어요.”
“왜요?”
“좋아서... 사랑해서요...”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아델의 위로 올라타 그녀를 덮었다.
그녀의 양손을 내 손으로 묶어둔 채 목에 여러 번 키스를 하니, 아델의 숨이 다시 거칠어졌다.
“후아... 지혁 씨...”
“그만해요?”
“오늘 너무 무서워요...”
“그만하냐니까요.”
“아니요...”
저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
왜냐? 아델의 손은 내게 잡힌 채 미동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들이대는 걸 원한 듯 힘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날 들었다 놨다 하려는 중이었다.
감히 날 역조교하려 드는 것이다. 의도적이었든, 의도적이지 않았든 요망한 계집이 따로 없다.
힘이 가득 들어간 아델의 목과 쇄골에 키스를 하던 나는, 그녀의 티셔츠 안으로 다시 한손을 집어넣었다.
내 손이 굴곡진 허리라인을 따라 갈비뼈 근처에 도착했을 때, 아델이 황급히 날 불렀다.
“지, 지혁 씨...!”
“왜요.”
“위는 안 돼요...”
“그렇게 말하면 몰라요.”
“아, 아시잖아요...!”
“모릅니다.”
아랑곳 않고 들어가는 내 손.
아델이 찬 브라 밴드의 사글사글한 감촉이 느껴질 쯤, 그녀가 버럭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거기는 안... 흡!”
하지만 내가 타이밍에 맞춰 키스를 하고 혀를 집어넣자 말을 잇지 못했다.
“흐마해혀... 아해...”
그만해요, 안 돼... 라고 호소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내 혀를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자신의 혀도 뻣뻣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흥분하긴 흥분한 모양이었다.
디바이스도 다시 울리기 시작했는데... 말과 행동이 따로 노네 아주.
나는 브라 밴드 밑으로 중지의 반 마디를 넣은 상태에서 손을 멈췄다.
아델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끔 시간을 주려는 것이다.
한참동안 그 자세로 아델과 타액을 교환하던 나는, 그녀의 질끈 감은 눈가에 생긴 자그마한 주름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긴장이 풀렸다는 방증.
나는 아주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아델의 부드러운 살결을 거슬러 올라갔고, 그녀의 밑가슴을 건드렸다.
“훙읏...!”
아델의 콧소리가 들린 순간, 나는 심장이 정말 빠르게 박동하는 것을 느꼈다.
압도적인 정복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아직 제대로 만지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
성녀의 고귀한 몸을 만지는 쾌감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우웅...
허나 디바이스의 소리는 잦아들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각 때문에 아델의 흥분이 조금 날아간 모양.
나는 혀를 굴리는 걸 멈추지 않으면서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아래에서부터 움켜쥐었다.
말캉한 감촉. 크기도 적당하게 커서 너무 좋다.
검지를 이용해 아델의 유두를 스쳐지나가듯 툭툭 건드리니, 서서히 빳빳해져오는 것이 실시간으로 전해져왔다.
동시에 디바이스의 소리도 강해졌다.
다시 흥분해가고 있다는 증거.
아델은 다리를 가만 놔두지 못하고 있었다.
아래가 서서히 젖어와 창피한 것일 수도 있고, 발가벗겨진 느낌에 어떻게든 가리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아델의 다리 사이에 내 다리 한 짝을 비집어 들여보냈다.
이러면 안심이 될 것 같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후으...”
아델이 나른한 콧소리를 내더니 자신의 다리로 내 다리를 꽉 붙들었다.
눈가엔 희미한 호선마저 그렸다. 예상이 맞아떨어졌다는 뜻이다.
이젠 조금 더 과감해져도 되겠지.
그리 생각한 나는 양손과 다리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아델을 애무했다.
가슴을 마사지해주면서 갈빗대를 지그시 누르고, 끼워둔 다리를 위로 올려 아래쪽 허벅지로 그녀의 가랑이 전반을 살살 문질렀다.
“응읏!”
격한 신음과 함께 내 뒤통수의 머리카락을 잡아채고 위로 잡아당기는 아델.
흥분감이 거세졌는지 이빨을 콱 닫으려던 그녀는, 자신의 입 안에 내 혀가 들어가 있는 것을 자각하고는 멈추었다.
다행이었다. 지금처럼 흥분한 상태의 아델이 이빨을 닫아버렸다면 혀가 잘렸을 테니까.
나는 실눈을 뜨고 흐트러진 아델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머리집게가 풀려 침대 이곳저곳에 늘어뜨려진 머리카락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눈꺼풀, 그리고 홍시가 따로 없는 얼굴.
아름답다. 빨리 더럽히고 싶다.
그런 충동을 느낀 난, 아델의 입술에서 얼굴을 떼어냄과 동시에 그녀의 티셔츠를 위로 확 젖혔다.
“흐약!”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뜬 아델을 신경 쓰지도 않고, 입으로 그녀의 목, 쇄골, 그리고 윗가슴을 강하게 빨아들였다.
그럴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 떠는 그녀.
나는 얼굴을 더 내려 명치, 윗배, 그리고 아랫배에 키스를 했다.
“흐우으... 지혁 씨이...”
깊게 잠긴 목소리로 날 애처롭게 부르는 아델.
그녀가 입은 청바지의 단추를 풀려고 하던 내가 고개를 들었다.
“네.”
“기분이 이상해요... 저... 제가 아닌 것 같아...”
“나쁜 쪽으로 이상해요? 아니면 좋은 쪽으로 이상해요?”
“모, 몰라요... 이러지 마세요... 저는 한 번도...”
오들오들 떨리는 말투.
나는 아델의 옆으로 올라와 그녀의 뒷목과 베개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팔베개를 해주었다.
이후 그녀의 뽀얀 아랫배에 손을 올려 아이를 달래듯 쓰다듬었다.
“후아...”
그러자 나른한 한숨을 내뱉은 아델이 몸을 돌려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안쪽으로 배가 가려져 만지기 힘들게 되자, 나는 차선책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다.
부끄러워할만한 부위인데도 아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인드가 상당히 오픈되었다는 증거. 그럼에도 아래쪽을 건드리는 것만큼은 부담이 심한가보다.
이해한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겠지.
그러니까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하자.
아직 내 목표는 달성하지도 못했다. 그만 둘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아델의 어깨를 감싼 나는, 내 몸과 그녀의 몸을 완전히 밀착시킨 채로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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