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80 성녀에게 뻗치는 마수 #3
아직 달빛이 중천에 떠있는 시각.
“허어억!”
박사가 기겁을 하며 깨어났다.
얕은 잠에 들었던 나는 깜짝 놀라 상체를 벌떡 일으켰고, 그녀를 살폈다.
“뭐야? 왜 그래?”
박사의 안색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어둠속에서도 그것이 보일 정도.
그녀는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이내 자신의 무릎을 모아 그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난 몸을 말아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얼마간 그러고 있자, 박사가 진정이 됐는지 고개를 들었다.
살짝 열린 커튼 사이로 파고드는 달빛이 박사의 얼굴을 비췄다.
꺾이기 직전의 한 떨기 꽃처럼 위태로운 모습이 너무나도 고혹적이다.
떨리는 동공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의 붉은 입술이 열린다.
“이상한 꿈을 꿨어...”
“꿈? 악몽이야?”
“아, 악몽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는데 잘 모르겠다?
대체 무슨 꿈을 꾼 건지 궁금하네.
“물 가져올게. 잠깐만 기다려.”
“응...”
나는 재빨리 거실로 달려가 컵에 물을 따르고 침실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을 박사에게 내밀었다.
말없이 컵을 받아들고 벌컥벌컥 들이켜는 그녀.
급하게 마셔서 물이 넘쳤고, 얄상한 턱선을 따라 끝에 맺혔다.
박사의 가슴께로 떨어지려 하는 물방울을 손으로 닦아준 나는, 그녀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자 물었다.
“얘기해봐. 무슨 꿈을 꿨길래 놀란 거야?”
“.... 너와 내가 몸을 섞는 꿈이야...”
그런 꿈만 꿨다면 기겁하진 않았겠지.
난 잠자코 박사의 뒷말을 기다려주었다.
한 차례 침을 꼴깍 삼킨 그녀가 말을 잇는다.
“난 네 위에서 천박하게 몸을 흔들고 있었어... 근데... 내 전신이 피로 덧칠된 상태였고, 주변으론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죽어있었어...”
그거 꼴리는 시츄에이션이군.
나는 박사가 내 옆으로 엉덩이를 들이밀자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겁먹었구나.”
“조금...”
“악몽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건 무슨 소리야?”
“그게... 기분이 너무 좋았어.”
“응?”
“그 상태로 너와 하는 게 엄청... 기분 좋았어. 솔직히... 지금도 상상하니까 흥분돼...”
“그저께 꾼 꿈처럼?”
“맞아... 나 지금 미친 것 같지? 약 먹을까?”
“아냐. 먹지 말고 다시 누워.”
박사는 순순히 내 말에 따랐다.
누운 박사의 목까지 이불을 덮어준 나는, 그녀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배를 만져주었다.
이런 내 행동에 포근한 기분을 느꼈을까? 박사가 나른한 콧바람을 내뱉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그저께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박사의 마음이 사악하게 변하고 있어서, 변화한 가치관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불길한 꿈을 꾸는 모양이었다.
내 입장에선 축배를 들어도 모자랄 좋은 일이지만, 박사 앞에서 티를 내서는 안 되겠지.
그나저나 기분이 좋았다니... 성벽이 많이 왜곡됐구나. 보람이 느껴진다.
얼마간 박사를 달래주던 나는 정자세로 누웠다.
그러자 박사가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 꾸물거리더니, 내가 입은 티셔츠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내 몸 위에 올라타기까지 한 그녀는, 곧 입으로 내 상체를 애무해주기 시작했다.
혀끝을 내밀어 쇄골을 툭툭 건드리며 내려가다가, 젖꼭지 부근에서 잠시 멈춰 혀를 빠르게 놀리는 그녀.
입술을 모아 쪽 빨아대기도 하고, 요즘 관리하고 있는 손톱으로 반대쪽 젖꼭지를 살살 긁어대기까지 하자 내 전신에 간질간질한 기분이 퍼진다.
“쮸읍... 츕...”
야릇한 소리까지 들으니 순식간에 발기가 됐다.
팬티 안에서 우람해진 자지가 박사의 윗배에 살짝 닿는다.
“후으...”
박사는 내 반응이 만족스러웠는지 입으로 젖꼭지를 빨던 상태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머리를 더 내리고는 갈비뼈를 핥아댔다.
촉촉한 느낌이 일 때마다 간지러움과 쾌감이 동시에 올라왔다.
절로 새우처럼 구부려지는 내 허리. 좌우로 몸을 비트니 박사의 애무가 더 빠르고 격해진다.
눈을 감고 야릇한 촉감을 느끼던 나는 다리를 벌렸다.
그러자 티셔츠 안에서 머리를 뺀 박사가 다리 사이로 들어오더니, 이불을 확 걷었다.
조심스런 손길로 내 반바지를 내린 그녀는, 위로 우뚝 솟은 자지를 콧바람으로 달구고, 입술을 오므리며 귀두에 키스를 했다.
쪽! 소리와 함께 흔들리는 자지.
그걸 탐욕스럽게 바라보던 그녀가 고양이 자세를 하고는, 자지 위로 얼굴을 가져다댄 다음 날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고개를 끄덕여 허락을 해주자, 입을 앙 벌리더니 귀두를 삼켰다.
“하웁...!”
머리를 움직이며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하는 박사.
눅진하고 따스한 느낌을 받은 내가 저도 모르게 나른한 숨을 내뱉었다.
오늘 박사의 펠라는 완벽했다.
윗니로 귀두를 긁지도 않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압력까지 강했다.
“쮸읍... 쪼옵...!”
사운드까지 좋았다.
목 깊숙한 곳까지 자지를 삼킬 땐 꺽꺽소리를 내면서 내 귀를 만족시켜주었다.
“푸헤...”
얼마간 열심히 펠라를 해주던 박사가 자지를 완전히 삼켰다가 빼냈다.
이후 손으로 자지를 잡고 흔들면서 묻는다.
“넣어도 돼...?”
“아니, 피곤해.”
단호한 거절에 박사가 애처로운 눈빛을 한다.
“넌 가만히 있어... 내가 위에서 다 할게...”
“위에서 하겠다고? 꿈에서도 그랬다면서? 무섭지 않아?”
“기분 좋았다니까... 다시 느끼고 싶어요...”
“그럼 해봐.”
얼굴이 환해진 박사가 내 위로 올라탔다.
내 허리 양옆으로 다리를 쫙 벌린 그녀는, 벌써부터 질척거리는 자신의 보지에 내 자지를 맞췄다.
그리고 엉덩이를 내려 자지를 확 삼키려고 했다.
찌꼭-!
“흐앗...?”
간드러지는 교성을 내뱉으려던 박사가 의아해했다.
잽싸게 손을 뻗은 내가 그녀의 허벅지를 받쳤기 때문.
그로 인해 박사의 보지는 귀두 부분만 집어삼켜진 상태가 됐다.
“지혁아... 왜애...”
낑낑거리며 엉덩이를 내리려 하는 박사.
이에 그치지 않고 내 손목을 잡아 팔을 치우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음탕했다.
그녀를 비웃듯 바라본 내가 상체를 일으키고는 말했다.
“누나.”
“네에...”
“넣게 해줄까?”
“응... 넣게 해줘...”
“이렇게?”
팔에 힘을 살짝 풀자, 박사의 허리가 내려오더니 자지를 조금 더 삼켰다.
찌끄윽...
“후아아...♡”
늘어지는 소리를 낸 그녀는, 이내 간절한 눈으로 내게 쾌락을 갈구했다.
“왜 이러는 건데에... 다 넣게 해줘요...”
“누나 몸은 누구 거야?”
“지혁이 거...”
“마음도?”
“으응... 마음도 지혁이 거야...”
찌끅...
박사의 몸을 더 내려오도록 만들자, 그녀가 안간힘을 쓰며 허리를 마구 흔들어댔다.
내 팔에 무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힘이 빠지게끔 하려는 것이다.
간식을 먹지 못해 난동을 피우는 강아지를 보는 것 같다.
내가 짧게 말했다.
“그만.”
박사의 움직임이 우뚝 멈췄다.
“누나는 날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응... 뭐든 할 수 있어요...”
“누나가 싫어하는 일이라도?”
“네에...”
“왜?”
“그야... 난 너한테... 전부를 다 바쳤으니까...”
말로 날 자극하는 것도 이젠 곧잘 하네.
포근한 미소를 지은 나는 장난을 이어나갔다.
“내 자지가 그렇게 좋아?”
“좋아... 조아요...”
“어느 부분이?”
“후응...♡ 우람한 자지가... 찔려올 때 질벽을 밀어 올리면서... 자궁구 찌르는 거 너무 좋아... 돌기로 점막을 긁어내면서 빠지는 것도 좋아... 다 좋아요...”
찌꼭...
또 다시 팔을 내렸다.
이젠 보지에 반쯤 먹힌 자지.
박사가 흥읏... 하는 추임새를 넣더니 말을 잇는다.
“당신의 정자로 제 자궁을 가득 채워주세요... 오늘 위험한 날이에요... 임신할 수 있어...! 당신의 우수한 아이, 키우고 싶어요...!”
전남편의 자지를 내 자지와 비교하면서 매도하지 않는 건 아쉽지만, 이제 그놈은 다 잊었으니까 넘어가주자.
간절한 말투로 읍소하는 박사를 보며, 난 팔에 힘을 풀었다.
찌걱!
기세 좋게 뿌리까지 들어간 자지. 박사가 팔을 딱 붙인 채로 고개를 치켜세운다.
“흥아앗...♡”
잠깐 몸을 바르르 떨던 그녀는, 이내 자신이 꿈에서 했던 천박한 움직임을 구현이라도 하듯 허리를 튕겼다.
**
다음 날, 박사는 초죽음상태가 되어 연구실에 못 가겠다고 앙탈을 부렸다.
그럴 만도 했다. 어제 너무나 많은 힘과 감정을 소모했으니까.
나도 박사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섹스였다.
아침샤워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던 나는, 날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박사를 향해 히죽 웃어주었다.
“정말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응... 난 괜찮아. 아침도 못 만들어줘서 미안해요.”
“괜찮아. 문제 생기면 바로 연락해. 나가볼게.”
“네에...”
순둥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박사의 이마에 진한 키스를 해준 나는 연구실로 향했고,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용접기를 들었다.
그때, 휴대폰이 울리더니 아델의 톡이 왔다.
[지혁 씨! 뭐하세요? (๑❛ᴗ❛) 바빠요?]
[디바이스 만들려고 했었어요. 일어나셨나보네요?]
[네! 성경은 읽으셨어요?]
[어제 많이 읽었습니다.]
[어디까지요?]
[로사리오 님께서 르콘 행성을 구원한 부분이요.]
[(๑°ㅁ°๑) 벌써 거기까지 읽었어요? 대충 휙휙 넘기신 건 아니겠죠!? 오늘 테스트 볼 거에요!]
오늘? 오늘 누가 만나준다던?
코웃음을 친 내가 답장을 보냈다.
[테스트는 자신 있지만 오늘은 안 돼요.]
[왜요? 바빠요? 전 밤늦게도 돼요!]
[중요하게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요.]
[저는 새벽도 괜찮은데...]
나는 잠도 자지 말라는 소리냐? 이 이기적인 년!
[저도 잠은 자야지요. 내일 봐요.]
[맨날 배워야 되는데... 그래야 안 까먹는데...]
[미안해요. 정말 중요한 일이라서.]
[그게 뭔데요?]
사실 중요한 일 따윈 없었다.
그냥 아델이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겸 밀당을 하고 있는 거다.
그녀는 지금 내게 교리를 가르쳐주는 데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어제 산책을 하다 격려까지 한 것으로 호감점수도 높아졌겠지.
[회사와 관련된 일요.]
[아쉽다... ( •᷄ ɞ•᷅)]
[저도 아쉽긴 하네요. 그냥 오늘 짧게라도 만날까요? 분명 새벽도 괜찮다고 했죠?]
[네! 당연하죠!]
[알겠습니다. 일 끝나면 연락드릴게요.]
[넵! 오늘 하루도 파이팅! ٩(๑>ꇴ< ๑)و]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보고 피식한 나는, 휴대폰을 던져놓고 다시 디바이스 제작에 착수했다.
오늘은 박사도 없으니까... 아델을 연구실로 데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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