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136화 (136/471)

EP.136 마수 #2

애쉬브라운 색에 S자 컬이 잔뜩 들어간 러블리 펌, 6:4 정도로 탄 가르마.

잘 다듬어져 곧게 뻗은 눈썹과 기다란 속눈썹, 그리고 쌍꺼풀을 가진 큰 눈.

틴트 때문에 붉은빛 광택이 감도는 분홍색 입술이 조화를 이뤄 완벽한 미모를 만들어낸다.

얕은 화장기 덕분인지 너무나도 청순해 보인다.

왜 국민여동생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영상,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천 배는 더 예쁘다.

패션은 또 어떠한가?

크림색 체크무늬와 하늘하늘한 치맛단이 돋보이는, 직물로 만든 미니드레스.

그리고 위에 걸친 같은 디자인의, 소매와 기장이 짧은 재킷.

얼굴과 조화를 이뤄 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다.

코디네이터의 패션센스가 돋보이네. 고생 좀 했을 것 같다.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나? 그 새하얀 옷에 시뻘건 피가 묻었는데.

“흐읍...! 흐으읍...”

현재 채보영은 내게 입을 막힌 채,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물류창고 사무실 바닥에서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원래는 지혜처럼 피만 먹이고 떨어뜨리려 했다.

과정도 지혜와 비슷했다. 의상 협찬 건으로 부르고, 강제로 입 안에 팔을 들이밀고, 보영이 살기 위해서 그 팔을 깨물고... 그러다가 본의 아니게 피를 먹고.

하지만 보영은 지혜보다 더 많은 양의 악의를 주입 당했음에도 떨어지지 않았다.

비스트 슬레이어가 아닌 인간이 악의를 한 차례 버텨낼 줄은 몰랐다.

어렸을 때부터 홀어머니와 함께 고생하며 커왔다고 했는데, 그로 인해 정신력이 강한 모양.

허나 이미 주입된 악의는 그녀의 속을 빠르게 바꿀 것이다.

보영이 내 수하가 되는 건 변하지 않는다.

찌꺽! 찌걱!

그녀의 신선한 보지를 찌를 때마다, 꽉 막힌 비명소리에 콧소리가 섞이기 시작한다.

악의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인인 내 자지에 쾌락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녀였음에도, 그리고 무서운 일을 당했음에도 공포심이 옅어져가는 모습을 보니, 내 능력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새삼 다시 든다.

“흐읍...♡”

점점 고조되어가는 보영의 신음.

난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떼어냈다.

“하앙...♡ 잠깐마안여...!”

저 쾌락이 담긴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한 번만 더 악의를 주입한다면 완전히 떨어질 거라는 확신이 선다.

찌걱찌걱찌걱!

“아앙...! 이거어... 안대앳...!”

왕복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자, 바닥에 있던 보영의 새하얀 손이 내 등 뒤로 옮겨졌다.

그녀의 허리 옆엔 휴대폰이 떨어져있었다.

처음 그녀를 넘어뜨린 이후 강제로 처녀를 땄을 때만 해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며 신고를 하기 위해 발광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고 따윈 생각지도 못하고 있을 거다.

그저 박히면서 고조되어가는 오르가즘을 오롯이 느끼려고만 할뿐이겠지.

지금 내 등에 손가락을 세워 누르고 있는, 암캐 같은 모습만 봐도 답이 나온다.

“좋아?”

“흐응...♡ 아니이... 좋지, 않아앗...!”

말은 저렇게 하고 있어도 날 보는 눈빛엔 애정이 가득했다.

피에 담긴 악의에 의해 서서히 심리가 변화하면서, 증오와 공포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뀐 거다.

여기서 한 번만 더 주입하면 완전히 떨어져 날 경외할 터였다.

슬슬 싸고 싶어진 나는 보영의 보지에 자지를 뿌리까지 깊숙이 박아 넣었다.

찌꺼억!

“꺄앗...!”

난 격하게 몸을 떨며 간드러지는 교성을 내뱉은 그녀의 허리를 부여잡고 사정을 시작했다.

꿀럭-!

요도구서부터 튀어나온 정액이 보영의 안을 헤집어놓는 그 순간,

스으으...

그녀의 몸에서 거뭇한 기운이 피어올랐다.

지혜 때와는 다르게 사무실 전체를 감쌀 정도로 짙은 마기.

전투원으로 활용할 재능이 있구나. 하지만 그럴 마음은 없다.

왜? 보영은 내 안전가옥이었으니까.

난 보영이 완전히 떨어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자지를 빼냈고, 그녀의 옷에도 정액을 뿌렸다.

내 피로 얼룩진 직물에 허여멀건하고 찐덕한 정액이 달라붙는다.

시각적인 느낌이 꽤나 괜찮다.

“흐읏... 으우아... 후에...”

어느새 울음을 그친 보영은 바닥에 그대로 누워 가쁜 숨을 내쉬었다.

보지가 아려오는지 자신의 손으로 아랫배를 꾹 누르고 있었는데, 훌쩍거리는 모습과 시너지를 이뤄 마치 날개가 꺾인 가련한 천사 같았다.

난 보영의 드레스 치맛단으로 자지에 묻은 처녀혈을 닦아냈다.

이후 바닥에 흥건하게 쏟은 내 핏자국 위에 수건을 대충 던져놓고는 말했다.

“일어나.”

그러자 보영이 낑낑거리며 일어났다.

젊은 남자들에게 선망을 받는 채보영이 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날 바라보고 있다.

후들후들 떠는 모습도, 내 손에 의해 입가에 번진 희미한 틴트자국도, 구겨진 미니드레스 곳곳에 묻은 핏자국과 정액이 볼만하다.

“매니저는?”

보영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답한다.

“밖에... 있어요...”

“오늘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지?”

“의상... 협찬과... 뮤직비디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어요... 그 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구요...”

“맞아. 창고 구석에 샤워실 있으니까 샤워하고, 아무 옷이나 꺼내서 갈아입은 다음 돌아가.”

“네에...”

“머리 잘 말리고. 알지?”

“알고 있어요...”

순순히 내 명령을 따른 보영이 사무실에서 나가려고 했다.

휘청거리며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니 아래가 쿡쿡 쑤시는 모양이다.

그녀가 사무실을 나가자, 나 또한 팔을 지혈해놓고는 바닥을 정리했다.

나중에 쓸데가 또 있을지도 모르니까 물류창고는 그대로 놔둬야지.

채보영은 스텔라를 부르기에 알맞은 미끼였다.

현재의 스텔라는 한국의 아이돌 판에 큰 흥미를 보이는 중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어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나중에 가면 쳐다보지도 않게 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랬다.

나중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열어 심사위원으로 보내고, 잠재성을 봤다느니 뭐니 하는 사탕발린 말로 소속사에 묶어둬야겠다.

이제 대피소 준비는 끝. 박사에게 집중할 때다.

**

이틀 뒤, 난 연구실 입구에 도착해 위를 올려다보았다.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도 않는 센서가 내 홍채를 감지하고,

푸쉬익!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좌우로 열렸다.

장비를 개발하고 있던 박사가 날 돌아보더니 깜짝 놀란다.

“지혁아. 일 한다더니?”

공원에서의 일 이후, 박사는 날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큰 발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점점 내게 마음을 주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 마음이 사랑이라는 감정은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끝났어요.”

“벌써 끝났어? 나흘 만에?”

“일부러 빨리 끝냈어요. 폴리머스도 구해놨고요.”

“폴리머스도...? 왜 상의도 없이...”

“상의하면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할 게 뻔하니까요. 다만... 충분한 양은 아니에요. 구하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말을 마친 내가 자리에 앉자, 박사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할 생각 따윈 전혀 없었어. 괜한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해. 얼마나 구했어?”

“슈트 하나, 무기 하나 분량이요.”

그 말에 박사가 경악했다.

“그, 그럼 엄청난 양인데...?”

“네. 구하느라 힘들었어요.”

“야... 너 그거 웃돈 주고 샀지?”

“네, 어떻게 아셨어요?”

“아무리 돈이 많다고는 해도 일반인 신분인 네가 극도로 희귀한 폴리머스를 쉽게 구할 수는 없잖아. 당연히 음지의 루트를 찾았겠지.”

한숨을 푹 내쉰 박사가 내 팔을 애정 어린 힘으로 툭 치고는 말을 잇는다.

“이 멍청아. 나랑 상의했으면 싸게 구할 수 있었는데...”

물론 알고 있다.

박사의 위장신분인 저명한 학자의 이름을 사용한다면 값싸고 수월하게 구매할 수 있었겠지.

근데 그거 아냐? 너보다 내가 더 쉽게 구한 거.

마음만 먹으면 슈트랑 무기 세 개 정도는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얻을 수 있었다.

박사가 나와 함께 발품을 팔도록 하기 위해 이 정도만 구한 거다.

어깨를 으쓱인 나는 일단 모르쇠하기로 했다.

“박사님이 폴리머스를 어떻게 구해요?”

“이사벨 파슨스라는 이름을 쓰면 돼.”

잊고 있었던 기억을 상기한 척한 내가 머리를 긁었다.

“아... 맞다. 유명하셨지.”

“아, 맞다?”

기가 찬 듯 내 말을 되풀이하는 박사였다.

“까먹고 있었어요. 근데 어떡합니까. 이미 끝난 일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아깝잖아... 못해도 두 배는 더 주고 샀을 텐데, 기업 운영이 힘들어지는 거 아니니?”

“타격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이럴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하아...”

박사는 날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지간히 미안한 모양.

나는 낙천적인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요.”

“그래... 고마워, 지혁아.”

“나머지 분량은 박사님께 맡길게요. 슈트, 무기 각각 두 개 분량이면 돈이 얼마나 필요하세요? 넉넉하게 잡아서요.”

박사가 천장을 보고 무언가를 생각했다.

잠시 그러고 있던 그녀가 말한다.

“돈이야 네가 이번에 쓴 금액 정도면 돼. 마침 타이밍이 괜찮긴 한데... 혹시 너 나랑 세미나 안 갈래?”

미끼를 물었구나.

그런데 폴리머스를 구할 수 있는 장소가 세미나인가?

전화 한 통이면 되는 거 아니었나?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세미나?”

“미래과학 학자들이 주기적인 모임을 가져. 거기 세미나 투자자들 중에서 폴리머스를 유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

“그런 데가 있어요? 초대장이 없으면 못 가는 거 아닌가?”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사벨 파슨스라는 이름으로 항상 초대장이 와.”

“하긴... 박사님의 또 다른 이름은 많이 유명하니까 올만하겠네요. 참여한 적은 있고요?”

“한 번.”

“그래요...?”

나는 그 세미나라는 단어에 굉장한 흥미를 보였다.

물론 연기였다. 기계광에 걸맞은 모습을 박사에게 보여주려고.

박사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는 날 바라보고는 픽 웃었다.

“흥미가 있나보네?”

“네. 엄청요... 제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장소에, 폴리머스를 구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네요. 언제 열려요?”

“이틀 뒤에 열려서 사흘 간 계속돼. 어쩔래?”

사흘 간 계속된다고? 이거 잘하면 박사와 진도를 많이 뺄 수 있겠는데...

“가고 싶습니다.”

냅다 대답한 나.

박사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디바이스는 폴리머스를 구한 후에 만들까?”

“그래야죠. 준비부터 다 해놓고 만드는 게 낫잖아요.”

“그래. 텍사스로 가야돼. 연구실에 있는 비행선으로 가면 귀찮아지니까, 그냥 일반 비행기로 가자. 괜찮지?”

“제 전용기는 뒀다 뭐에 쓰게요.”

내 말에 박사의 온 얼굴이 황당함으로 칠해졌다.

“야... 네가 아무리 부자라지만 돈은 아껴야지... 전용기 한 번 뜨려면 가격이...”

계속 수전노처럼 행동하지 마. 확 그냥 때려서 교육시키기 전에.

“전 일반 비행기는 못 타요. 열다섯 시간 이상 비행하기엔 너무 지루하거든요. 몇 시간 만에 날아가서 쉬는 게 낫죠.”

“.....”

“전용기 타고 가요. 아셨죠?”

“그래... 그러자.”

“드레스코드 같은 건 있어요?”

“남자는 정장차림이면 돼.”

정장이라... 저번에 술에 취한 박사를 집으로 데리고 갔던 다음 날, 그녀가 정장을 입은 날 보고 제법 흥미를 보였었다.

이번에도 그러는지 한 번 보자고.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오후 다섯 시까지 여기서 뵙는 걸로 해요.”

“알았어. 이만 돌아가려고?”

“이제 왔는데 어딜 가요. 방금 뭘 개발하고 계셨어요? 도와드릴게요.”

그 말에 박사의 얼굴이 조금 환해졌다.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외로움을 타고 있다는 증거였다.

좋은 변화다.

“무인 정찰기를 개량하고 있었는데, 내장될 전파 교란기의 범위를 늘리고 있었어. 가동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야. 여기 봐봐.”

박사가 자신의 앞에 놓인 현미경을 내 쪽으로 밀었다.

나는 현미경 렌즈에 눈을 가져다 대고 재물대 위에 놓인 나노칩을 자세히 살폈다.

“음... 직렬연결 스텝을 줄이면 될 것 같은데요. 클럭을 높여보죠. 장비 좀 주세요.”

렌즈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옆으로 손을 내밀자, 박사가 내 손에 핀과 여러 부품들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우린 오랜 시간동안, 조만간 존재가 없어질 비스트 슬레이어를 위한 장비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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