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0 이블 발키리 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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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형태로 변한 보라색 기운은 이내 반투명해졌다.
그 안에서, 유리아는 재탄생을 시작했다.
피부가 하얘지면서 연두색 머리카락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속눈썹이 길어지고 눈매가 살짝 치켜 올라갔다.
손톱도 뾰족하게 솟아났으며 가슴이 살짝 부풀었다.
안 그래도 잘록했던 허리는 더욱 얇아졌고, 골반이 늘어남과 동시에 엉덩뼈가 선명하게 툭 튀어나와 보는 지혁으로 하여큼 엄청난 섹스어필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유리아의 권속화는 전체적으로 세화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머리카락이 검은색인 것만 빼면.
권속화가 끝나자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아의 몸을 둘러싼 반투명한 기운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마치 새 생명을 부화시키는 것 같은 모습.
기운이 완전히 바스러지자, 유리아의 몸이 꼿꼿이 서더니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녀의 속눈썹이 위로 천천히 들렸다.
눈을 뜬 유리아의 모습은 지혁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새어나오도록 만들었다.
보라색으로 빛나는 홍채, 그리고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
새하얘진 피부와 더없이 어울리는 시뻘건 입술.
“아...”
한 차례 감탄사를 내뱉은 유리아가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발꿈치를 세워 다리라인을 보거나, 고개를 돌려 둔부를 확인해보거나 하며 전신을 확인해보던 그녀는 이내 하복부에서 시선을 멈췄다.
빨간색으로 빛나는 음문을 한없이 바라보던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유리아는 새로 받은 몸이 무척 친숙하다고 느꼈다.
마치 예전부터 이렇게 살아왔다고 생각될 정도로 낯익었다.
유리아가 고개를 돌려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주... 인님...”
관능적인 목소리. 주인이 씨익 웃는다.
“환영한다, 유리아.”
“아아...♡”
유리아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주인의 목소리가 무척 감미롭게 들려왔기 때문.
홍조 띤 얼굴로 가쁜 숨을 내뱉던 그녀가 묻는다.
“이게... 새로운 저에요...?”
“그렇다. 마음에 드나?”
“너무... 마음에 들어요... 힘이... 넘쳐나는 것 같아...”
“이제 넌 예전의 유리아 엘레나르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 네 의지로 영원히 내 권속이 되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유리아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매혹적인 웃음을 지었다.
돌아갈 생각? 전혀 없었다.
예전의 모습은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 때의 한심한 유리아 엘레나르.
지금의 모습이 바로 진정한 자신이었다.
영혼까지 주인의 악의로 물든 권속,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
옥좌 앞으로 천천히 걸어간 유리아가 말문을 열었다.
“그런 한심한 인간의 모습으론 돌아갈 생각도 없어요... 지금 이게 진정한 제 모습이에요. 주인님의 권속이자 종...”
“정확하다. 자, 다시 맹세를 받을까?”
“네에...♡”
야릇한 미소를 지은 유리아가 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저 유리아는 주인님의 충실한 권속이자 암캐. 주인님의 패업을 위해 모든 힘을 다 바칠 것입니다. 흥읏...!”
그저 말만 했을 뿐인데 아래가 쑤셔왔다.
참아야 한다. 재탄생한 지금 주인께 추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그렇다, 넌 이제부터 침식된 아이테르의 힘과 내 마력을 사용해 날 모신다. 비스트 슬레이어가 아닌 이블 발키리로서.”
주인의 마력을 사용하는 이블 발키리, 주인만의 전사.
심장이 크게 뛰면서 기분 좋은 떨림이 찾아온다.
“아아...♡ 감사합니다, 주인니임...!”
“일어나서 가까이 오너라.”
“네엣...!”
얼른 일어난 유리아가 주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주인이 자신의 팔을 잡아끌어 무릎에 앉혔고, 허리를 감싸 가슴과 아랫배를 살살 만지작거렸다.
“흐응...♡”
손길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은 기분.
한참 자신의 몸을 애무하던 주인이 허공에 대고 말한다.
“나와라, 마가렛.”
그러자 포탈이 열리면서 마가렛이 튀어나왔다.
유리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 나오는 마가렛을 보며 그녀를 비웃었다.
예전엔 넘볼 수 없는 힘을 가진, 존경스러운 어머니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하찮다.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머리를 터뜨릴 수 있을 것 같다.
마가렛 또한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너무나도 고귀하고 육감적인 얼굴과 몸매를 가지게 된 딸은, 자신이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한 존재가 되었음을.
기가 팍 죽어버린 마가렛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마, 마왕님... 부르셨어요...?”
“유리아에게 할 말이 있지 않느냐?”
“아, 그...”
마가렛이 우물쭈물해하며 유리아를 슬쩍 곁눈질했다.
자연스럽게 지배자 특유의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딸.
위엄이 느껴진 마가렛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손까지 머리맡에 놓고 완전한 복종을 표시한 마가렛이 말한다.
“유리아 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아...”
유리아는 어머니의 도게자를 보고 코웃음을 쳤다.
지금까지 자신을 핍박한 것을 복수해주고 싶지만, 주인이 마가렛과 자신의 봉사를 원하는 것 같으니 참아주기로 했다.
나중에 매질로 다스리면 되겠지.
그리 생각한 유리아가 손을 휘저어 옥좌 옆에 포탈을 만들었다.
쩌어어억!
무지막지하게 큰 괴물의 아가리가 튀어나오고, 만족스런 얼굴로 그 포탈을 바라보던 유리아가 마가렛에게 명령했다.
“들어가서 준비하세요, 엄마.”
“아, 넷...!”
헐레벌떡 일어난 마가렛이 시종처럼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는 포탈로 들어갔다.
포탈을 닫은 유리아가 주인을 바라보았다.
“지금 바로 가실 건가요?”
“조금만 더 여운을 음미하다가 가도록 하지.”
여운이라?
재탄생하는 자신의 모습을 감명 깊게 본 모양이었다.
유리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네에...♡”
주인의 손길에 몸을 맡기던 그녀는 문득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도 어머니처럼 주인의 아이를 잉태하고 싶은데, 주인이 바라지 않은 것 같아서 침울해졌다.
한 번 용기를 내어볼까? 주인께선 말하면 들어주실 지도 모른다.
유리아가 고개를 돌려 입을 오물거렸다.
“주인님...”
“바라는 게 있나보구나.”
“네...”
“말해보아라.”
“저도... 저도 엄마처럼 주인님의 아기씨를 받고 싶어요... 저보다 엄마가 먼저 임신하니까 너무 서운해요...”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데, 천박한 음마 따위가 임신이라는 축복을 받으니 너무 섭섭했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이런 자신의 고백에 주인이 실소를 터뜨린다.
“마가렛은 곧 사라진다. 그녀도 임신도 허상일 뿐이지.”
“네...? 사라져요...? 허상?”
“말해주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군. 여긴 네 꿈속이다.”
“꿈... 이요...?”
유리아가 입을 살짝 벌렸다.
꿈속이라니? 그것도 자신의 꿈이라니?
주인과 함께 과거로 돌아온 것이 아니란 말인가?
“넌 지금 나와 함께 자각몽을 꾸고 있다. 여기서 네가 보고 느끼는 모든 건 내가 만들어낸 것들이지.”
“전... 이해가 안 가요... 그럼 제가 겪은 모든 일들이 현실이 아니었다는 건가요? 주인님께서 현실이라고 하셨잖아요...”
“둘 다 맞다고 생각해라. 꿈이자 현실. 그거면 된다.”
“아, 네...”
주인의 말은 무조건 믿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가 정말 꿈이라는 건데... 걱정이 앞섰다.
꿈에서 깨면 이 기분을 느끼지 못할까봐, 한심한 예전의 유리아로 살아가야 할까봐.
다행히 주인은 이런 자신의 걱정을 알아차릴 만큼 통찰력이 깊은 존재였다.
이어지는 그의 말에 걱정거리가 가신다.
“꿈에서 깨어나면 이 고성부터 왕국은 물론 마물, 인간들까지 모든 것들이 사라지겠지만, 네가 겪은 일들은 생생하게 기억날 것이다. 네가 나의 권속이라는 건 진실이고, 영원불멸하다는 소리지.”
가슴이 뛰었다.
주인께서 명확한 답을 내려주셨다.
자신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권속으로서 영겁의 시간동안 주인과 함께 있을 수 있다.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
“그러면... 안심이에요... 그럼 저는 언제 깨어나는 건가요?”
“내일이다. 한 14시간 정도 남았구나. 현실에서도 잘 부탁하마.”
“네, 주인님...! 아... 그...”
유리아가 수줍은 듯 몸을 배배 꼬았다.
“뭐지?”
“꿈속에서의 엄마가 임신한 것은 사실이죠...?”
“그렇다.”
“그럼 저도... 저도 임신하고 싶어요... 여기에서만이라도 주인님의 아이를 수정했다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해주시면 안 돼요...?”
그 말에 주인이 대소를 터뜨렸다.
한참 크게 웃던 그가 기꺼운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착한 녀석이구나. 좋다. 내일까지 네가 원하는 건 모두 해주지.”
역시 자신의 주인은 자비롭다.
유리아가 뛸 듯이 기뻐하며 주인에게 사랑을 고했다.
“아아...♡ 감사해요 주인님...! 사랑해요...!”
“다만... 거슬리는 부분이 하나 있구나.”
“그게 뭔가요?”
“메릴이 문제다. 넌 그 아이에게 예상보다 큰 정을 쏟았고, 내일이면 그녀는 이곳에서 사라지게 되어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지. 네가 슬퍼할까봐 걱정이다.”
유리아의 눈이 흔들렸다.
“네...? 안 돼요...!”
원래라면 한낱 허접한 마물 따윈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정을 떼어내야 정상이지만...
메릴은 특별한 존재였다.
귀여운 그 아이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떼를 한 번 써보자.
“주인님... 흐윽...! 저 여기 있고 싶어요...!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요... 주인님이랑 영원히 여기 있을래요...!”
“안타깝지만 아니 된다. 허나 걱정하지는 말거라. 메릴은 영원히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
“무슨... 말씀이세요?”
“다행스럽게도 메릴은 가상의 마물이 아니다. 난 이곳을 창조할 때, 몇몇 마물들을 실존하는 녀석들로 채워놓았다. 그 안엔 메릴도 포함되어있지.”
“그, 그럼...”
“메릴은 현실의 마계에서 지금과 완전히 똑같은 성격으로 산속을 발랄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지구에서의 일이 모두 끝난다면 만나게 해주마. 아니면 지구로 직접 소환해도 되겠지. 그 아이에겐 부모가 없으니, 네가 수양딸로 삼으면 될 것이다.”
“아아...!”
바라마지 않던 말이었다.
그만큼 기분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주인의 자비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이제 기쁜 마음으로 주인과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
“감사해요 주인님... 정말 감사합니다아...”
“내가 널 위해 뭔들 못할까. 이제 슬슬 마가렛의 준비가 다 끝났을 테니 가보자꾸나.”
“네!”
힘차게 고개를 주억거리자, 주인이 피식하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행복하다. 너무 좋다. 주인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모든 힘을 바칠 것이다.
그리 다짐한 유리아가 포탈을 열었다.
**
드디어 끝났다. 유리아를 완전히 타락시키는데 성공했다.
솔직히 조마조마했다. 시간 안으로 떨어뜨리지 못할 까봐.
남의 꿈을 조작하고 세계를 창조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유리아가 중간에 몇 번이나 꿈에서 깨어나려고 해서 쫄았었다.
하지만 이젠 됐다. 유리아를 완벽하게 내 권속으로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널따란 방 안에서 봉사하고 있는 모녀를 보니 자지가 불끈불끈 선다.
“쬬옵... 헤우움...”
“쮸으읍... 쮸릅...!”
검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긴 채, 누워있는 나의 입술에 혀를 밀어 넣고 길어진 손톱으로 내 젖꼭지를 툭툭 건드리며 애무하는 유리아,
그리고 아래에서 열심히 자지를 빨고 있는 마가렛.
날 향한 증오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뀐 모녀, 그녀들이 내게 봉사하는 기분은 그야말로 끝내줬다.
특히 유리아.
그녀는 날 원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수하들을 시켜 그녀의 부모님을 살해하고, 왕국을 완전한 멸망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그런 그녀를 천천히 내 색으로 물들이고, 권속으로 만들어 충성을 다짐하도록 했다.
몸이 떨릴 정도의 정복감과 쾌감. 가슴이 뛸 정도로 성취감이 상당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유리아가 자신이 정을 주었던 왕국을 모두 박살내는 광경을 지켜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천추의 한이었다.
내일이면 자각몽이 끝나버리기 때문.
모녀와 함께 시간을 더 보내지 못하는 것도 아쉬웠다.
물론 지금 유리아에게 왕국을 무너뜨리라 명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밖에 할 수 없는 모녀덮밥을 맛보는 게 더 중요하지.
마가렛은 현실엔 없는 존재니까.
생각을 마친 나는 내게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있는 유리아의 등에 손을 올려 툭툭 쳤다.
그러자 유리아가 얼굴을 떼어냈다.
“후에...♡ 왜여어...?”
“올라타라.”
그 말에 유리아의 얼굴이 환희의 감정으로 가득 찬다.
그녀가 황급히 밑으로 내려와 열심히 자지를 빨고 있는 마가렛을 밀어냈다.
모녀의 타락보지를 맛볼 시간이구나.
일단 재탄생한 유리아의 보지로 스타트를 끊고, 신나게 박아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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