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물 야겜 속 최종보스가 되었다-77화 (77/471)

EP.77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2

“후응... 후우아...♡”

유리아의 입은 완전히 벌어져있는 상태였다.

덕분에 난 그녀의 입 안을 제 멋대로 휘저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혀 밑바닥.

유리아는 거길 혀끝으로 툭툭 건드려주는 걸 좋아한다.

다소 특이한 성감대. 내 입장에선 좋은 일이었다.

유리아는 처녀에다 보수적인 왕국에서 살아왔다.

원래라면 제 몸을 건드리는데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터.

하지만 이 현대시대를 살아오면서 오픈마인드인 사람들을 많이 봤을 테고, 성감대를 만져주면 야릇한 기분을 느끼고 절로 힘을 뺄 것이다.

“츄읍... 흥앗!?”

한참 달콤한 키스를 하다 깜짝 놀라 몸을 움찔하는 그녀.

그녀의 팔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씨발, 인간의 몸으론 붙잡아두기 힘들다.

팔목을 잡은 손을 푼 난, 자세를 바꾸는 척하면서 유리아의 허리를 잡아 옆구리를 강하게 눌렀다.

여긴 그녀의 강한 성감대 중 하나였다.

“흡!”

곧바로 나오는 반응.

힘이 다시 쭉 빠지며 내 손길에 몸을 맡긴다.

존나게 쫄깃하네. 하지만 이젠 됐다.

이미 이 맛을 알아버린 그녀는 흥분에 몸을 맡길 테고, 끝날 때까진 가만히 있을 것이다.

난 유리아가 내게 몸을 밀착하도록 그녀의 뒷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당겼다.

내 가슴에서 느껴지는 유리아의 봉긋한 가슴 감촉.

난 옆구리를 누르던 손을 그녀의 가슴 옆... 겨드랑이 바로 밑으로 가져갔다.

거길 또 누르니 유리아가 격하게 몸을 떤다.

미치겠지? 네가 좋아하는 부분만 찾아서 눌러주니까.

우웅!

디바이스가 큰 공명음을 낸다.

한 5퍼센트는 더 찼을까 싶다.

“으응...! 헤응...!”

혀를 얽으면서 연신 콧소리를 내뱉던 유리아가 내 가슴에 양손을 올린다.

밀어내려는 건가? 아니, 힘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냥 생색내기다.

난 그녀의 한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

널 믿을게. 그러니까 힘 주지 마라.

내 뼈를 부러뜨리지 말라고.

다행히도 유리아는 그럴 생각이 아예 없어 보였다.

내게 마주 손깍지를 껴온 그녀는 점점 몸이 달아오르는 듯 엉덩이를 달싹였다.

처음 맛보는 성적 흥분에, 내게 본능적으로 안기고 싶을 테지.

난 과감하게 나가기로 했다.

뒷목을 잡은 손을 유리아의 가슴으로 가져가서 부드럽게 쥐었다.

그러자 유리아가 눈을 떴다.

내 입과 겹친 그녀의 입이 달싹였다.

“응...! 지혀... 그마아...”

그만해달라고? 내가 미쳤냐.

이 기회를 놓치게.

난 유리아의 가슴을 조금 만지다가 그 밑 깊숙한 곳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여기도 성감대. 옆구리만큼 강한 부위다.

“으읍!!”

몸을 팔짝 튕기며 내 입 안으로 혀를 밀어 넣는 그녀.

가슴께에 대놓은 손을 내 겨드랑이 밑으로 넣어 날 안는다.

심지어는 손가락을 세워 내 갈비뼈를 꾹 누르기까지 한다.

다만 초인적인 힘으로 누르는 건 아니었다.

그저 기분이 좋아서, 흥분상태라 저도 모르게 그러는 것이다.

오랜 시간 유리아와 키스를 하며 그녀의 성감대를 눌러주던 나는 입을 떼어냈다.

“흐에...”

풀린 눈으로 쭉 늘어지는 침을 바라보는 그녀.

그 실이 끊겼을 때, 유리아의 동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핫!”

날 밀쳐내고 벤치 구석으로 간 그녀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리고는 연신 사과를 한다.

“죄송...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다리 위에 올려놓았던 정장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

그것을 주워 대충 옆에 던져놓은 나는 유리아의 옆으로 다가갔다.

“유리아 씨.”

“.... 죄송해요...”

“절 보세요.”

“못해요... 못해요...!”

“보라고요.”

강압적인 내 말투에, 유리아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든다.

난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다음에 또 둘이서 만날래요?”

‘제가 먼저 한 겁니다. 그러니 죄책감 같은 건 갖지 마세요.’ 라는 말 따윈 하지 않았다.

왜? 배덕감을 증폭시키려고. 그리고 그 맛에서 헤어날 수 없도록 하려고.

세화라는 동료가 있는데도 그녀의 남자친구와 키스를 했고, 아론의 환생을 두고 눈앞의 유혹에 넘어가 몸까지 내줬다.

심지어는 아버지에게까지 만져져 흥분했다.

보통의 배덕감이 아닐 거다.

“지혁 씨...”

만난다고 해.

그 배덕감의 맛에 절여지란 말이야.

“오늘 일은... 그냥 실수로...”

실수는 방귀를 끼려다 똥을 싸는 게 실수고.

“저는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원했다고 확신해요.”

“.....”

인정하기는 싫지만 맞는 말이겠지?

여린 감성을 가졌던 세화였다면 여기서 펑펑 울었을 텐데,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저 모습이 매력 넘친다.

첨언을 더 해야겠다.

“유리아 씨의 성숙한 모습이 좋아요. 비극을 겪고 여기까지 오신 데에 존경심마저 들고요. 어제부터 그 마음이 강해졌죠.”

“하, 하지만 지혁 씨에겐 세화가...”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하나도 안 아파. 세화한테 바가지 긁히는 것만 무섭고.

“죄, 죄송해요...”

고작 키스와 성감대를 만져주는 것만으로는 꺾이지 않았나?

디바이스는 50퍼센트 이상 채워졌을 텐데.

좋아, 방법을 바꿔보자.

“부담스러우셨다면 다시는 유리아 씨에게 접근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동료인 관계로만 지내요. 저야말로 죄송했습니다.”

첫 발걸음을 떼기 전이었다면 어떻게든 들이댔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리아는 지금 나에 대한 미련이 크다.

내게서 아론을 투영했고, 내 손길로 흥분했다.

떠나려고 하면 어떻게든 붙잡으려 할 테지.

정장 외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유리아가 황급히 날 부른다.

“지혁 씨!”

“말씀하세요.”

유리아의 입이 여러 번 달싹이다 말았다 했다.

세화와 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군.

얼마 지나지 않아 유리아가 고개를 푹 숙인다.

“다음에... 만나요...”

“둘이서?”

“.... 네, 둘이서요...”

난 말없이 유리아의 앞에 쪼그려 앉아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론 특유의 미소를 지어주었다.

“흐응...!”

콧소리를 내는 그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것이 귀엽다.

“집에 데려다줄까요?”

“아뇨... 저 혼자... 갈게요...”

“알겠어요. 도착하면 연락해요.”

“.....”

“그럴 거죠?”

“네에... 연락할게요...”

만족스레 고개를 주억거린 난, 유리아의 손등을 부드럽게 만져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유리아보다 한 발 빨리 집으로 돌아온 난 샤워를 마치고 방에서 자는 척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어락 특유의 기계음이 들려오며 유리아가 돌아왔다.

내 방문에 아주 작게 노크를 한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제 방으로 돌아갔다.

우웅-!

이런 씨발, 무음으로 해뒀어야 했는데.

물론 유리아가 들을 리는 없겠지만 내가 깜짝 놀라잖아.

난 베개 밑에서 송지혁의 휴대폰을 꺼내 소리설정을 바꾸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지혁 씨.]

간단한 문자네. 맥이 빠질 만큼.

[잘 들어갔어요?]

[네. 오늘 일은 세화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그럴 순 없지. 아무 말 않고 있으면 세화가 나 몰래 널 죽일지도 몰라.

솔직하게 말해서 화를 풀어줘야 네가 사는 거야.

[당연히 그래야죠. 앞으로도 비밀로 해요.]

[네... 문자는 꼭 삭제해주세요.]

난 비밀번호를 걸 수 있는 비밀 톡방을 하나 팠다.

그 후 유리아를 초대하고 이렇게 보냈다.

[이건 비밀번호가 없으면 함부로 볼 수 없는 톡방이에요. 앞으로 여기서 대화해요. 비밀번호 걸라고 안내창이 뜨지 않았나요?]

[걸었어요. 전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네요. 세화한텐 절대... 절대 알려주지 마세요.]

[알겠다니까요. 이만 잘게요. 유리아 씨 연락 기다리느라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네... 지혁 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꿈 꿔요.]

아무렴. 좋다마다.

난 귀여운 이모티콘을 하나 보내놓고 휴대폰을 베개 밑에 놓았다.

자... 이제 뭐할까?

유리아의 방에 들어가 부녀간의 진지한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해봐?

아니면 그냥 잘까?

‘나가보자.’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아저씨들이나 입을 법한 잠옷차림으로 문을 나섰다.

유리아는 샤워를 하고 있었다.

톡을 끝내놓고 곧바로 화장실에 들어간 모양.

거실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며 TV를 보고 있는데, 샤워를 끝낸 유리아가 머리를 말리며 나왔다.

검은색 무지 반팔 티와 같은 색의 반바지.

뽀얗고 훤칠한 맨다리를 보자니 욕정이 솟아오른다.

샤워를 끝낼 타이밍에 맞춰 나올 걸. 그랬다면 속옷차림으로 당황해하는 유리아를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안 주무시고 계셨어요?”

“네가 노크했을 때 깼다.”

“죄송해요.”

“아니다. 맥주 좀 마시련?”

“양치질해서요. 그냥 같이 TV나 봐요.”

내 옆에 앉은 유리아는 소파에 두 다리를 올려 양손으로 감쌌다.

이거 세화가 하던 행동인데. 여자들은 고민이 깊어지면 다 그러나?

난 태연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일상 뉴스를 보았다.

“아빠.”

아직 입에 붙지 않았을 텐데도 아빠라고 부른다.

이거 기분 좋네. 진짜 아빠가 된 기분이야.

“응?”

“어제하고 오늘 다른 사람에게서 아론의 느낌을 받았어요. 저번에 아빠가 알려준 사람은 아니에요.”

“아론의 느낌을 받았다고? 네가?”

“네. 저도 아빠처럼 그 힘이 생겼나 봐요.”

“어떤 식으로 받았느냐?”

“그냥... 그 사람의 행동을 보니 아론이 떠올라요.”

“그렇다면 나와 같은 힘이 생긴 건 아니다. 그저 착각을 한 것일 뿐이지. 내가 느끼는 느낌은 뭐랄까... 조금 신비스러운 면이 있단다. 환생 대상자의 몸에서 향기가 난다고 해야 하나...”

유리아는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복잡하겠지. 그것도 아주.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켠 나는 고급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에 캉! 소리가 나도록 캔을 내려놓았다.

“네 직감을 믿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단다. 다만 내 의견을 묵살하지는 말거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사람에게서 아론의 향기가 더욱 짙어진다.”

유리아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본다.

“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고 계시는 것 같은 말투네요?”

“아빠가 돼서 딸 마음을 몰라서야 되겠느냐. 그래서, 그 아론의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은 누구냐?”

“.... 비밀이에요.”

“허허... 알았다.”

“사업은 어떻게 됐어요?”

“잘 풀렸다고 하지 않았느냐.”

“자세히 알고 싶어요.”

송지혁에 관해 들어보고 평가를 내리고 싶은가보군.

원하는 대로 해주지.

“오늘 송지혁 씨를 만났다.”

“그래요?”

모른 척하긴... 레스토랑에서 지혁이한테 얘기 들었잖아.

시공을 넘어 환생한 아빠에게 거짓말을 해서야 쓰니.

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유리아에게 사업의 상세한 부분을 전부 알려주었다.

“…… 그렇게 오늘 20년 동안 같이 사업을 일궈나가기로 합의를 했는데, 송지혁 씨가 그러더구나. 자신이 나이가 어려 경험이 모자란 부분이 많으니, 많은 부분을 알려달라고. 그 나이에 저런 사업가가 될 정도면 능력이 상당하다는 뜻인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 마음에 든 거에요?”

“겸손하면서도 언동에 자신감이 묻어나있고, 추진력도 빠르다. 사람을 보는 눈 또한 좋지. 주변 사람들이 잘 따를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나. 마치...”

뒷말을 흐린 나.

유리아가 대신 말한다.

“아론이 생각나셨어요?”

“그래... 아론이 생각나더구나. 조만간 둘이서 낚시라도 다녀올 생각이다.”

유리아의 입이 살짝 올라갔다.

“낚시도 할 줄 아세요?”

“독신이었던 김태곤의 취미 중 하나였다. 이젠 내 취미이기도 하고. 헌데 사업 이야기는 왜 묻느냐?”

“그냥... 그냥 여쭤본 거에요.”

“그렇구나.”

“저 이만 들어갈게요. 졸려요.”

“잘 자라.”

“아빠도요.”

자리에서 일어난 유리아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운 채 방에 들어갔다.

저 얼굴을 보니 송지혁에 대한 점수가 더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나와의 스킨십으로 디바이스가 충전됐었으니, 날 좋아하고는 있다.

그 감정을 사랑으로 바꿔야 하는데, 송지혁과 김태곤이 나인 이상 이것도 시간문제.

10분가량 소파에 앉아 뉴스를 보던 나는 TV와 거실의 불을 껐다.

오늘은 잠이 잘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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