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실
난 우악스럽게 세화의 바지허리를 잡아 뜯었다.
세화의 허리가 아치형으로 휘면서,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핫팬츠의 단추 두 개가 공중으로 튀어나갔다.
“아악!”
등허리 쪽에서 고통이 일어났는지 얼굴을 찌푸리고 비명을 내지른 그녀.
하지만 이내 욕망에 휩싸인 내 표정을 보고 입을 꽉 다문다.
단추가 사라진 여닫이가 슬쩍 좌우로 갈라지며, 그 틈으로 베이지색 팬티가 보인다.
난 핫팬츠 벨트 고리에 양손을 올렸다.
그러자 세화가 바지를 내리기 편하도록 골반을 약간 들어올렸다.
각오한 건가?
여자로서의 본능인가?
아니면 그냥 내 비위를 맞춰주기 위한 아첨?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겐 좋은 일.
나는 그녀의 핫팬츠를 벗기고 아무렇게나 던졌다.
팬티의 가랑이 사이 부분이 다른 곳보다 진하다.
물고 빨고 하다가 애액이 흘러나온 모양.
흥분한 내가 세화의 티셔츠 밑단을 잡으니, 그녀가 말을 더듬었다.
“사... 상의는 안 돼...”
“팔 올려.”
“아, 안 돼...”
“올리라고. 머리 위로.”
“지혁아... 나 너무 무서워...”
세화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어둠 속을 가로지르며 내 눈에서 빛났다.
다정하던 내가 싸늘해져서 무서운 건지, 아니면 첫경험을 하게 되어 무서운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
이도저도 아닌 다른 이유일 수도 있고.
갑작스레 화가 치밀어 오른다.
넌 유승현이랑 처음 잘 때 웃었잖아.
왜 나한텐 무섭다고 눈물을 흘리는데?
세화의 상의를 잡은 내 손에 힘이 꽉 들어가자, 그녀가 몸을 푸들푸들 떤다.
여태까지 몸을 떤 것에 흥분이 섞여있었다면, 지금은 그저 공포밖에는 없다.
그 순간, 난 퍼뜩 정신을 차렸다.
스윽.
상의를 놓은 나를, 세화가 겁먹은 눈으로 바라본다.
나는 표정을 풀고 인자하게 웃었다.
“팔 뻗어봐.”
강압적인 면이 전부 사라지고 다정다감해진 말투.
여태 말을 안 듣던 세화가 날 향해 팔을 뻗어 목을 두른다.
나는 그녀의 등과 엉덩이에 팔을 대고 앞으로 안아들었다.
그러자 세화의 다리가 내 허리를 감쌌다.
침대에서 나온 난, 세화의 엉덩이를 아이 달래듯 두드려주며 호텔 방을 돌아다녔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내가 말했다.
“미안해.”
세화는 대답 없이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통해 호텔의 일회용 샴푸냄새가 전해져온다.
“땀 많이 흘렸네?”
“.... 응.”
“바지 입자. 방까지 데려다 줄게.”
세화의 팔과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갔다.
돌아가기는 싫은 모양.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속옷도 밋밋하고...”
그 말에 세화가 내 목을 문다.
세게는 아니고, 아주 약하게.
“그만했으면 좋겠어?”
“.....”
“아니면 끝까지 할까?”
세화는 고개를 뒤로 빼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잘못된 거지?”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바람을 피우고, 가랑이를 벌리기 직전까지 간 자신.
그것에 대한 물음이었다.
난 무표정한 얼굴로 솔직하게 답했다.
“맞아, 잘못된 거야.”
세화가 당황해한다.
설마 내가 이럴 줄은 몰랐던 모양.
내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어졌어.”
그러면서 그녀의 허리 보조개를 아까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꾹 누른다.
식어가는 흥분을 다시 일으키게 하기 위함.
“핫...!”
격한 반응을 보인 그녀가 허리를 앞으로 당겼다.
다시 한 번 누르니 이번엔 몸이 축 늘어져 내게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가 된다.
난 다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굳은 결심을 한 얼굴의 그녀가 물었다.
“그거... 아플까...?”
“사람마다 다르겠지. 근데 처음엔 조금... 조금 아플 거야.”
“.....”
내 부드러운 말투에 세화가 베개를 가지고 와 자신의 얼굴 위로 덮었다.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그것을 승낙의 의미로 받아들인 난, 조심스럽게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다리가 움찔 떨렸으나 그것도 잠시, 다시 진정된다.
보드라운 두 살덩이 사이에 자리한 음부, 그 위에 보슬보슬한 음모가 나있다.
많은 양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여자의 것들보다 훨씬 적다.
레오타드 밖으로 삐져나올 걱정은 없지만 나중에 제모를 시켜야겠다.
난 아래가 깔끔한 게 좋으니까.
세화의 다리를 천천히 벌리자 꽃잎이 벌어진다.
그 누구보다도 예쁜 모양을 한 그녀의 음란한 단지.
빨리 넣고 싶다.
저 탐스런 안에 내 남성기를 넣어 정복하고 싶다.
난 곧바로 하의를 싹 다 벗었다.
그러자 핏대가 선 남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승현보다 훨씬 큰 크기, 세화는 오늘 이후로 이것을 자주 맛보게 될 것이다.
난 내 귀두를 세화의 보지에 살짝 가져다 댔다.
움찔!
그러자 세화의 하체가 격동한다.
궁금한지 베개를 치우려는 몸짓을 보였지만, 이내 그만두곤 솜을 꽉 누른다.
나는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천천히 비볐다.
아아... 드디어...
드디어 이세화, 비스트 슬레이어 레오나의 안을 탐한다.
이제 세화는 나만의 것이다.
다른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것.
난 귀두 끝부분을 세화의 보지 안에 살짝 집어넣었다.
쯔윽...
미쳐버릴 것 같다.
끝부분만 넣었을진대 곧바로 오르가즘이 찾아와 내 전신을 훑는다.
“햑!”
베개 밖으로 세화의 놀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질적인,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난 그 상태에서 손으로 기둥을 잡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안으로 집어넣었다.
쯔윽...
질척하고 야릇한 소리.
애액이 상당히 나와있는 상태였기에 소리가 더욱 음란하다.
귀가 간지러운 수준.
내가 귀두를 조금 더 집어넣자, 세화의 다리가 더 크게 벌어졌다.
그녀는 아래에서 느껴지는 자지 일부의 느낌이 불편한 듯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난 그녀의 하복부에 손을 댔다.
그러자 세화가 진정이 된 듯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흐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난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고 있을 게 분명한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를 진정시켜주기로 했다.
찌익...
자지를 조금 더 넣으니, 귀두 끝부분에 무언가 걸린다.
처녀임을 상징하는 유연한 막이 세화의 소중하디소중한 장소를 보호하고 있다.
세화가 꽉 쥔 베개의 주름이 더 생겨났다.
그녀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아프면 바로 말해.”
그리 말한 난, 세화가 대답하기도 전에 허리에 힘을 줬다.
찌걱-! 툭!
“아악!”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 허리를 크게 튕긴 세화의 비명, 사시나무 떨리듯 후들거리는 그녀의 몸, 그녀의 안에 절반 이상 들어간 내 남성기.
나는 지금, 세화의 처녀를 빼앗았다.
그리고 나는 느꼈다.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실이 서로의 가슴에 생겨났다는 것을.
그건 유승현과 이어진 게 아니라, 나와 이어졌다.
**
시끌벅적한 식당 안의 구석 테이블에선 달칵거리는 식기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혼자 아침을 먹던 내가 투명하고 거대한 창문을 바라보았다.
눈부신 햇살이로구나.
기분이 좋아진 내가 희미하게 웃고는 접시로 고개를 돌려 음식을 마저 먹으려고 했다.
그 때,
“왜... 왜 먼저 갔어?”
테이블 옆에서 세화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자는 척하고 있었잖아.”
세화는 내 맞은편에 접시를 내려놓고 털썩 앉았다.
피곤함 반, 격정 반이 섞여있는 묘한 얼굴을 한 그녀.
어젯밤 일이 뇌리에 강렬히 박혀있는 것 같다.
“그래서 혼자 내려온 거야?”
“날 보기 껄끄러워하는 것 같아서 먼저 내려왔어. 밥 먹고 올라가면 네가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했고.”
어제 나는 자지를 넣은 직후 세화가 살려달라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자 그냥 빼냈다.
이후 세화의 음부와 그 근처에 묻은 처녀의 상징을 닦아주고, 그녀를 꽉 안은 채 그냥 잤다.
어차피 디바이스의 에너지는 전희로 인해 풀로 차서 여유롭다.
악토와와의 전투 후에 천천히, 느긋하게 세화의 몸을 탐해도 충분했다.
“왜 내가 널 보기 껄끄러워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야... 어제 우린...”
“잠깐, 쉿!”
세화가 다급하게 자신의 입술에 검지를 올렸다.
내 목소린 그렇게 크지도 않았는데, 귀엽기는...
어깨를 으쓱인 내가 말했다.
“난 네 질문에 대답하려고 한 것뿐이야.”
“대, 대놓고 대답하지는 마.”
“지금 우리한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어. 다 먹느라 바쁘잖아. 그렇게 얼굴 빨개진 상태로 있으면 더 의심받을 걸? 밥이나 먹어.”
“응... 박사님은?”
“먼저 드시고 올라가셨어.”
“오늘 서울로 돌아가는 건가?”
돌아가야지.
일단 악토아 먼저 잡고.
“답사 좀 하다 돌아가겠지. 내일 학교도 가야 되니까.”
“그래...”
세화는 음식을 깨작깨작 먹었다.
안 그래도 죄 없이 죽어 요리가 된 음식들을 괜히 포크로 찍어대거나, 이리저리 움직이기까지 했다.
어제 일이 마음에 걸리는 게 분명한 모습.
잠자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난, 자리에서 일어나 새 접시에 빵과 버터를 담아왔다.
“입맛 없으면 빵이라도 먹어.”
“.... 너는 다 먹었어?”
“안 올라가고 기다릴 테니까 먹기나 해. 돌아다니다 배 꺼지면 더 힘들잖아.”
“응. 근데 빵 먹으면 목 메이는데...”
마실 걸 갖다 달라는 소리였다.
그래, 어제 큰일을 겪었으니까 오늘만큼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고개를 끄덕인 내가 우유를 떠왔다.
그러자 세화가 우물쭈물 말한다.
“딸기잼도...”
어쭈? 얘 봐라?
“한꺼번에 말해. 딸기잼하고 또 뭐 필요해?”
“지금은 딸기잼만...”
지금은? 상전 납셨네.
난 묵묵히 그녀의 말에 따라주었다.
딸기잼을 가지고 오니 세화가 모닝빵 하나를 내민다.
처음엔 먹으라는 건 줄 알고 됐다고 대답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젓더니 버터와 딸기잼을 번갈아 바라본다.
내가 헛웃음을 켰다.
“참... 어지간하네.”
“빨리. 나 배고파.”
“알았어, 알았다고.”
혀를 찬 내가 빵을 낚아채 세화가 원하는 대로 버터와 잼을 발라주었다.
오늘만 봐준다, 진짜로.
**
답사 전, 방에 돌아간 난 귀를 쫑긋한 채 캐시 박사와 세화가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세화, 너 이거...
놀란 말투의 박사.
디바이스 충전량을 확인해본 것이 분명하다.
-.... 얼마나 충전됐어요?
-꽉 찼어. 어제 혹시... 아니다. 변신 후 네가 가진 신념은 사람들을 지킨다야. 그게 곧 네 정의고, 그 정의는 도덕과 다르지. 너무 죄책감 갖지 마. 넌 네 정의를 위해 옳은 일을 한 거니까. 잘했어.
눈치챘구만. 세화가 나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그... 네...
-디바이스 수면을 깨우는 방법은 숙지하고 있지?
-네. 화면을 두 번 두드리면 돼요.
-그래. 난 네가 자랑스러워. 그러니 그렇게 고개 숙이고 있지 마.
-죄송한데 그냥 다른 얘기로 넘어가면 안 될까요...?
-알았어. 미안해.
항상 이가 갈리던 캐시 박사가 나에게 저런 도움을 줄 줄이야.
그나저나 이제 슬슬 시작할 때가 됐다.
세화의 변신준비도 끝났고 마르셀라의 준비도 다 끝났으니, 지금 악토아를 내보내면 된다.
난 마지막으로 이제부터 하게 될 상황극을 점검했다.
여긴 바다가 바로 보이는 장소.
악토아가 나타나 피해를 끼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마르셀라는 악토아가 나타남과 동시에 놈의 촉수 몇 개를 조종한다.
그 촉수에서 발사된 산성액체가 호텔 창문을 뚫어버리고, 몇몇 객실 손님을 부상시키는데, 그 중엔 나도 포함되어 있다.
내 부상정도는 왼팔이 적당히 상할 정도만.
그 뒤 마르셀라가 은밀히 다시 돌아가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
‘마르셀라야, 믿겠다.’
생각을 마친 내가 신호기를 꾹 눌렀다.
그러자,
삐익-! 삐익-!
캐시 박사의 방에서 노트북이 경종을 울려댔다.
-이... 이건...! 20... 25... 30... 40... 50...
다급한 박사의 목소리.
그래, 이블리언 게이지가 점점 차오르지?
네 지금 게이지 기준으로 90%가 되면 나타날 거란다.
-박사님! 뭐에요? 지금...
-60... 게이지가 차오르고 있어. 변신할 준비해. 타이밍 한 번 끝내주네.
-네... 네! 지혁이는요?
-내가 부를 테니까 괴물이 나타나자마자 처리하러 가.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막는...
박사가 말을 마치려던 순간이었다.
촤아아아악!
바다 한가운데에서 집채만 한 악토아가 나타나더니 주변에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다.
이블리언 게이지가 60퍼센트가 된 순간, 마르셀라가 순식간에 에너지를 집중해 포탈을 열어서 일어난 일이었다.
끼이이이이익!!
악토아의 소름끼치는 괴성.
놈이 수천 개의 촉수에서 산성액을 발사한다.
장관이구만, 장관이야.
초록색의 불길한 액체가 내 방 창문으로 날아오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