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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415화 (1,416/1,419)

〈 1415화 〉 무안들외전 172. 이게 네 전력인가?

* * *

천궁 내 접객실.

"긴장되십니까?"

금사자, 레오나는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티가 많이 나는가보군."

"이마에 식은 땀이 그리 줄줄 흐르는데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허허허, 민망하구만 그래.

오스틴 장관은 멋쩍게 웃으며 이마를 닦아내었다.

나름대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속내가 들통나버릴 줄이야.

"민망해하실 것 없습니다, 저 또한 장관님과 같으니까요."

레오나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자네가 긴장도 하는가? 신기한 일이로구만."

"상대는 대재앙급 괴수마저 단독으로 토벌한 존재입니다....긴장이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재앙급 괴수의 단독토벌

자신조차 이룩하지 못한 커다란 업적이었다.

기적적인 업적을 달성할 존재를 만나는데

어찌 긴장치 않을 수 있으랴

"허허허 자네도 사람이었구만."

오스틴은 가벼이 웃음 지으며 입을 떼었다.

긴장하는 걸 보니 왠지 모를 인간미가 느껴졌다.

"그동안은 사람처럼 느끼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서운합니다."

레오나는 짐짓 토라진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런 뜻이 아닐세, 진정하게, 레오나."

오스틴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인간적인 면모보단 영웅적인 면모가 강조되었다는 말이지. 인간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소리가 아닐세!"

그리고 언성을 높이며 항변을 하였다.

"흐음...알겠습니다..믿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허어..고맙구만 그래."

오스틴은 가벼이 헛웃음을 내뱉으며 입을 떼었다.

"그나저나 통역이 없어도 되려나 모르겠군."

그리고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아마 괜찮을 겁니다, 이계인이 통역에 관한 마법을 시전할 수 있어, 소통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였으니까요."

레오나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흐음...중국놈이 하는 말이라....그런지..영 믿음이 안가서 말이야."

중국인이라는 존재는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 족속이었다.

그에게 중국인이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죄책감따윈 없는 쓰레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중대사에 거짓을 지껄였을 리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장관."

"하긴 확실히 이런 것까지 장난질 하진 않았겠지."

오스틴은 수긍한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보다 장관, 정말 정수원의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이십니까?"

이내 레오나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중국의 보전 말인가?"

"예에, 개인적으로 차라리 이계인을 도와 해체시키는 편이 낫지 않을까..판단이 됩니다만.."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뭣하러 이계인과 척을 질지도 모를 중국 보전을 약속했다는 말인가

"중국이 보전되는 게 오히려 이득이 되기 때문일세."

오스틴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대로 강제로 해체시킨다면 중국내 중앙 정부의 힘이 급격히 약화될 게 뻔하네, 그럼 자연히 대륙 곳곳에 힘을 기른 군벌들이 너도나도 들고 일어나 독립을 외칠 걸세,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겠지."

"그럼 오히려 본국입장에선 좋은 일이 아닙니까?"

"좋은 일이지, 만약 항적과 동방육룡들이 살아있는 상황이었다면 말이야."

"그들이 죽은 이상,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소리신가요?"

"정확하네, 이미 중국은 국가전력 대다수가 손실된 상황일세, 보전을 하든, 갈갈리 찢겨나가든, 어차피 본국에 위협이 안되는 건 매한가지라는 소리지, 그러니 득실을 따져봐야한다. 과연 어떤 형태의 중국이 미국에게 이득이 될까하고 말이야."

"그게 보전된 형태라는 말씀이시군요."

"맞네, 중국은 보전되어야하네, 그 편이 오히려 효율적으로 다루기쉽거든...게다가 이번 일을 빌미로 미국에 완전히 복속시켜버린다면...대륙 전체에 좌지우지하는 것도 꿈은 아니지."

오스틴은 야망 가득한 눈동자를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대륙은 가능성이 넘치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풍부한 자원과 넘치는 인력

그리고 드넓은 대지까지

복속시켰을 시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요소가 차고넘치는 것이다.

그러니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이계인과 척을 지는 선택을 한다고해도 말이다.

"하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계인의 전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되지 않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이계인이 얼마나 강할지

어느정도 전력을 갖고 있는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무엇 하나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척을 질지도 모를 선택을 한다는 건 무척이나 섣부른 판단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미국 전체에 재앙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해볼만한 도박이었다고 생각하네, 이계인이 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자네와 홀랜더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는 않으니."

아메리카 최강의 사나이 홀랜더

핵무기외엔 결코 죽일 수 없는 독보적인 신체능력

음속마저 돌파하는 빠르게 비행능력.

눈에서 나오는 초고열의 레이저 광선, 히트비전

그 어떤 두꺼운 벽도 투시할 수 있는 투시능력

인간의 한계를 옛적에 초월한 오감까지

같은 SSS급조차 상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무적의 사나이였다.

아무리 이계인이 강대하다고 해도

도저히 그를 감당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거기에 레오나의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레오나는 본인뿐 아니라 아군마저 강하게 만들어주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힘이 더해진다면 홀랜더는 그야말로 우주제일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걱정말게, 전부 잘 될테니, 수석비서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계인이 나쁜 존재는 아닌듯하더군, 충분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걸세, 최악의 경우, 자네와 홀랜더가 나서면 될테고 말이야."

오스틴 장관은 태연스레 말을 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과할 정도의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후우....알겠습니다."

결국 레오나는 얌전히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섣부른 판단이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의도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으니

쿵 쿵 쿵

그때 누군가 접객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존재가 도착하였음을

"들어오게!"

오스틴 장관은 곧바로 언성을 높였다.

끼이이익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였다.

"응?"

"에?"

그리고 문이 열린순간

오스틴과 레오나는 동시에 의문을 표하였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까닭이었다.

"반갑습니다."

금발벽안의 아름다운 여인이 아닌 검은머리의 동양인

"장선우라 합니다."

스스로 장선우라고 소개한 남자가 말이다.

두 사람의 눈빛에는 혼란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

"자네는 누구지? 우린 천인이라는 존재를 만나러 왔네만."

오스틴 장관은 점잖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눈앞에 동양인따위를 만나러온 게 아니였다.

저 멀리 다른 차원을 넘어온 존재.

대재앙급 괴수마저 홀로 토벌하는 막강한 존재.

세실리아 디올 슈페리얼을 만나기 위해 몸소 나선 것이다.

그런데 대체 눈앞에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천인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우린 대변인따위를 만나러온 게 아닐세,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천인, 세실리아 디올 슈페리얼을 만나러왔다는 말일세! 당장 그녀를 불러주게."

"애석하게도 그리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것인가?"

"전해들어 알고 있습니다. 미 국방장관이신 레이지 오스틴 아니십니까?"

"그걸 아는 작자가...내 말을 무시하겠다는 말인가?"

"권위에 굴복하면 사내가 아니지요."

선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사내라면 무릇 소신이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주제도 모르고 나서는 건 소신이 아니라 고집일세."

"고집은 장관님께서 부리고 계신것 같은데요? 분명 말했을텐데요, 천인을 불러드릴 수 없다고 말입니다. 왜 같은 말을 반복케하는 지 도통 모르겠군요."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난....오직 천인을 만나기 위해..무려 7천마일을 넘는 거리를 넘어왔네....그런데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하고 자네와 면담을 하라는 말인가?"

"바로 봤습니다."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수긍하였다.

그 모양새가 실로 얄밉기 그지 없었다.

"자네가 무슨 권리로!"

"대변인이니까요."

"그러니까 대체 무슨 관계길래 대변인을 자처한다는 말인가!"

"그녀가 절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제 결정에 따르겠다는 약조를 했거든요."

"납득할 수 없네!"

"납득따윈 바라지 않습니다."

"난 강제로라도 천인을 만나야겠네!"

오스틴 장관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제가 그걸 두고볼 것 같습니까?"

"두고보지 않는다면 어찌할 텐가? 우리 앞을 막아서기라도 할텐가!!"

무려 SSS급 히어로인 레오나가 함께였다.

그런 자신들이 강제하겠다는데

제놈이 대체 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못할 것도 없죠."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입을 떼었다.

"뭐..뭣이!?"

순간 오스틴 장관의 눈에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당혹스러움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못할 것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장관, 만약 무력으로 강행하겠다면 이쪽도 똑같이 무력으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허..허허허허허..하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오스틴 장관은 너털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나오지 않은 까닭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에 선우 또한 웃음으로 화답하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쾌활하고 해맑은 웃음소리로

그렇게 얼마나 웃어댔을까

"웃지마!"

곧이어 오스틴 장관은 정색하고 고함을 내질렀다.

어이없음에 웃음을 터트린 자신과 저놈의 웃음소리는 조롱기가 다분한 웃음소리였다.

조롱당했다는 마음에 기분이 절로 나빠지는 것이다.

"뻘쭘하실까봐, 나름의 배려를 해드린건데.....아무래도 필요없으셨나봅니다. 장관"

"그딴 배려따윈 필요없다! 말장난하지말고 당장 천인을 대령시켜라!! 만약 끝까지 거부하겠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천인과 대면하겠다!"

오스틴 장관은 분노로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

"어디 할 수 있으면 해보십시오, 저 또한 무력으로 막아설테니."

"네놈이 정녕 SSS급 히어로인 레오나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비록 홀랜더에 비하면 살짝 밀리긴 하지만 레오나 또한 세상에 적수를 찾을 수 없다는 SSS급 히어로 중 하나였다.

아메리카 최고의 국가전력 중 하나이자 인간병기라는 말이 절로 내뱉어지는 압도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름조차 없는 인간따위가 감당해낼 수 있을 리 만무하였다.

"예에,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건방진 놈! 레오나! 당장 널 우습게 보는 저놈을 제압해라! 힘의 격차를 느끼게해주란 말이다!"

그 태도에 분노한 오스틴 장관을 삿대짓을 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장관."

그 명령에 레오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저벅 저벅 저벅

그리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검은머리의 남자를 향해

"네게 악감정은 없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레오나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마찬가지야."

선우 또한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스으으윽

곧이어 레오나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일단 어깨를 잡아 강제로 꿇릴 요량이었다.

덥석

그러자 맞은 편에 있던 선우 또한 손을 뻗어 그녀와 단단히 깍지를 껴버렸다.

"잡았네?"

그리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끝까지 무슨 장난인지 모르겠군."

레오나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진지함따위는 없는 남자의 태도에 무척이나 한심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 장난기를 완전히 없애주지.'

꽈아아악

곧이어 레오나가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힘으로 제압해 완전히 기를 죽여놓을 요량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강해.'

레오나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반절이상의 힘을 썼건만 도저히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따.

어떠한 미동조차 없이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 밖에 안되는 거야? SSS급 히어로라는 여자가?"

그때 귓가로 조롱기 어린 그의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와락

그 말에 레오나는 안면이 구겨졌다.

SSS급 히어로서 쌓아올린 자존심이 사정없이 무너져내린 까닭이었다.

'어디 이것도 버텨봐라!'

꽈아아아악 꽈아아악 꽈아악

분노한 레오나는 깍지를 낀 손에 최선을 다해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이이익...이이익...이익.."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깍지 껴져있는 그의 손은 어떠한 움직임조차 내보이지 않았으니

"이게 네 전력인가?"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실망인데?"

우두두두둑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접견실 내부에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깍지를 낀 선우의 손이 그녀의 손을 사정없이 꺾어버린 까닭이었다.

"이정도는 되야지? 안그래?'

우드득 우드득 우드드득

손의 각도가 점점 기이하게 꺾여졌다.

"아아악..아아악..아아아아악!!!!!!"

더불어 그녀의 비명이 한층 더 심화되기 시작하였따.

쿠우우우웅

그리고 이내 레오나의 무릎이 땅에 꿇려졌다.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게된 것이다.

"이봐, 장관."

그녀가 무릎을 꿇자 선우는 뒤편에 있는 오스틴 장관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직도 의심스럽나?"

선우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그 미소를 마주한 오스틴 장관의 동공은 더할나위없이 확장되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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