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0화 〉 무안들외전 167. 다음은 누가 올거지?
* * *
서호 중앙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전과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거대한 물보라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흔들 흔들 흔들 흔들
자연히 그 여파는 호수 여객선까지 닿아 선박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이..이게 무슨?!"
"대체 이게 무슨 일인데!?"
"다들 중심을 잡아라! 잘못하면 호수에 빠진다!"
세븐 스타즈는 갑작스러운 풍랑에 미쳐 혼란에 빠졌다.
전조조차 없던 이변에 모두가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물보라가 뿜어졌을까
촤아아아아아아아악
그때 하늘 끝까지 솟구쳤던 커다란 물보라가 일순간 걷혀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걷혀진 물보라 속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단아한 느낌이 나는 곱게 땋은 머리와 여유로움 눈매와 자애로움이 묻어나는 입매 그리고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순백색의 무복을 입고 있는 고풍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우아한 미인.
뒤로 묶어 우아하게 늘어진 말총머리와 도도하면서도 이지적인 분위기,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목구비, 달라붙는 녹의로 스스로 매력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절세미인
유부녀임을 암시하는 단아하고 머리스타일과 폭발적이고 육감적인 몸매로 자연히 주위의 시선을 강탈하는 고귀하면서도 매혹적인 매력을 풍기는 팜므파탈의 여인과 그 품에 안겨있는 너무나 똑 닮은 두명의 사랑스러운 아기천사들
푸른 바다를 닮은듯한 푸른 머릿결과 무언가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황금비율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초월의 미美를 내보이고 있는 여인.
타는듯한 붉은 머릿결과 고대 여신을 연상케하는 압도적인 미모로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고급진 적의를 입은 여인과 그 품에 안긴 너무나 사랑스러운 옥동??
호승심 가득하는 눈빛, 날선 오똑한 콧날, 고집있는 입매를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외견 그리고 암컷으로서 우월하기 그지없는 육감적인 몸매, 성난 맹수를 연상케하는 패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암표범같은 여인.
흑단처럼 광택이 맴도는 묵빛의 머릿결과 깊고 깊은 호수를 연상케하는 고요하면서도 현묘한 눈동자, 장인이 만들어낸 명검을 연상케하는 오똑한 콧대, 무르익은 홍시처럼 붉은 입술 그 모든 걸 담고 있는 새하얀 피부결을 지니고 있는 현묘한 분위기의 도복을 입은 절세가인.
".....아아.."
"..어..어어."
"허어...어어."
그녀들을 마주하게 된 세븐 스타즈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녀들이 내뿜고 있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짓눌려 완전히 주눅이 들어버린 것이다.
아메리카 최고의 히어로
홀랜더의 뒤를 잇는 유망주로서 미국 전역을 넘어 전세계에서 추앙받고 존경받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눈앞에 드러난 여인들이 지닌 존재감에 비한다면 태양 앞에 반딧불처럼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한명 한명이
세븐스타즈 일곱 명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초라함이 부각되는 것 같았으니
그렇게 한창 침묵이 유지되던 그때였다.
타타타타탁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고 있던 이들이 일제히 갑판 위에 착지를 하였다.
"......당신들은 누구지?"
순간 정신이 번쩍 든 닥터 에일리언이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들의 정체를 도저히 유추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싸늘한 시선으로 그들을 응시할 뿐
그렇게 얼마나 침묵이 지속되었을까
"이게 어떻게 된건지 알 수 있을까요? 독고 소저."
현숙하고 자애로운 분위기의 고풍스러운 여인, 옥령은 지척에 자리잡고 있는 독고령에게 시선을 주며 물었다.
"....적들이에요...절 겁박하고 강제로 범하려고 했어요."
그 물음에 독고령은 당장에라도 눈물을 흘릴것처럼 설움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러자 여인들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지며 냉기를 풀풀 풍기기 시작하였다.
강간
여인으로서 응당 분노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범죄
그것도 너무나 소중한 낭군과 정을 통한 여인을 범하려고 했다니
자연히 북풍한설처럼 차갑기 그지없는 분노가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저 말, 사실인가요?"
옥령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리더격인 닥터 에일리언을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움찔
그 눈빛을 마주한 닥터 에일리언은 절로 몸을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눈빛 안에 담긴 농후한 살의가 그대로 전해져온 까닭이었다.
'만약 여기서...사실이라고 말한다면...분명...되돌이킬 수 없게 되겠지.'
분명 괴물같은 년들이 총공을 가할 게 분명하였다.
정면으로 격돌하게 되는 것이다.
"맞네."
하지만 그런 위험부담에도 긍정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부정한다면 세븐 스타즈 전체가 겁을 집어먹었다는 걸 모양새였으니
'홀랜더의 의지를 잇는 세븐 스타즈는 그래선 안된다!'
홀랜더처럼 당당해야하고
홀랜더처럼 자신만만해야하며
홀랜더처럼 강인해야한다.
겁을 집어먹은 모양새를 내보일 수 없는 것이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순간 상대쪽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신이 긍정하는 순간
사방에 흩뿌리고 있던 살의들이 집약되어 세븐 스타즈를 향해 일제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자연히 세븐 스타즈의 멤버들의 이마에는 식은땀을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겪어본적 없는 진득한 살의에 모두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다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이익!! 개같은 년들이! 어디서 무게 잡고 지랄이야아!!!"
그때 식은 땀을 줄줄 흘리던 지옥의 숙녀, 헬 레이디가 고함을 내지르며 분노를 토해내었다.
그리고 전신에서 지옥의 불길을 발화시켰다.
이내 거센 불길이 여인들을 향해 일제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다 죽어버려어어어!!!"
불길을 쏘아보낸 헬레이디는 환호를 내질렀다.
이정도 근접거리라면 도저히 피해낼 수 없다 느낀 까닭이었다.
절대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길이 저들을 작열의 고통 끝에 죽음에 이르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예상을 하였다.
화르르르르륵
하지만 그녀의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고작 이정도 화력으로 우릴 어찌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더냐?"
타는듯한 붉은 머릿결을 지닌 고귀한 여인, 경화군주 주현영이 앞으로 걸어나오며 입을 떼었다.
한손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와
다른 한손에는 일제히 쏟아졌던 지옥의 불길들이 집약시켜 만들어낸 거대한 구를 띄운 채로 말이다.
"뭐..뭐야!?"
헬 레이디는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기 시작하였다.
눈앞에 일어난 경악스러운 광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은 까닭이었다.
지옥의 불길들을 모조리 집약시켜버리다니!?
저게 무슨 신기란 말인가
"오만하도다, 하지만 그 실력은 오만한 태도에 비하면 미천하기 짝이 없구나, 붉은 계집."
주현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웃...웃기지마아!!!"
화르르르르르륵
그 말에 발끈한 헬레이디는 전신을 더욱더 맹렬한 기세로 불태우기 시작하였다.
"내 화력이 부족할 리 없어어!!! 지옥의 불길은 세계 최강이라구우우!!"
곧이어 더욱더 그전과는 비교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불덩어리가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화르르르르륵
화르르르르륵
주현영은 날아드는 불길을 향해 가벼이 소매를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나비가 날개짓을 하듯이 무척이나 가볍고 부드럽게
그러자 커다란 불덩어리가 서서히 깎여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깎여져나간 불길들이 허공에 띄워져있는 거대한 염구에 모여들었다.
쏟아졌던 지옥의 불길들이 염구의 덩치를 키우는 자양분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말..말도 안돼...어떻게..어떻게....이런 게...지옥의 불길은..최..강인데.....절대..지지 않는데.."
헬레이디는 그저 입을 턱하고 벌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단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경악스러운 상황에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옥을 자처하기엔 너무나 연약한 불길이도다."
주현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손에 모여든 거대한 염구??에 극양의 의지를 담기 시작하였다.
화르르륵 화르르륵 화르르륵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염구가 검게 물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흑염??
대상을 전부 태워버릴 때까지
절대 꺼지지 않는 최흉이자 최악의 불꽃.
그 진정한 지옥의 불꽃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독고령은 나의 반쪽과 정을 나눈 소중한 여인이다, 그런 그녀를 겁박하고 강제로 범하려들다니, 상응한 각오는 되어있는 거겠지? 물론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 책임을 직접 물을 요량이니."
주현영은 열화와 같은 뜨거운 눈빛으로 세븐 스타즈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목숨을 갚도록 하라."
까딱
주현영은 검지 손가락을 가벼이 까딱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흑염으로 물든 거대한 염구가 세븐 스타즈를 향해 일제히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으..흐으으...으으..."
그러자 헬 레이디가 전신을 덜덜 떨기 시작하였다.
흑염을 마주한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흉포한 힘이 담겨져있다는 사실을
'죽을거야..저건..죽을거야.'
두려웠다.
너무 두려워
눈물이 줄줄 샐 것만 같았고
오줌이 질질 새어나올 것만 같았다.
"젠장할! 명령이다! 모두들 당장! 피해!"
그때 닥터 에일리언이 퇴각 명령을 내렸다
그 또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인지할 수 있던 까닭이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퀵 볼트 나를 도와라!"
"알겠다! 저지먼트!"
곧이어 세븐 스타즈가 뿔뿔히 흘어지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였다.
피하는 것외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곧이어 닥터 에일리언, 울트라우먼, 저스트먼트, 블랙맨, 워터맨, 퀵 볼트는 여객선을 절묘하게 벗어나 육지에 당도할 수 있었다.
베테랑 히어로다운 반응 속도가 그들을 살린 것이다.
"잠깐! 헬레이디는!?"
그때 헬레이디의 부재를 확인한 닥터 에일리언이 당황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두리번 거렸다.
어디에도 헬레이드이 모습이 보이지 않은 까닭이었다.
"저..저기!"
그때 울트라우먼이 서호 한가운데 있는 여객선을 가리켰다.
헬레이디는 아직도 여객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헬레이디!! 도망쳐라아아!! 도망치란 말이다!"
그 모습을 본 닥터 에일리언은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어서 도망치라고
감당할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 외침에도 불구하고 헬레이디는 도망칠 수 없었다.
이미 전신이 뻣뻣하게 굳어버려
작은 미동조차 할 수 없었으니
그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점점 커지는 거대한 흑염의 덩어리를
주르르륵
곧이어 헬레이디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와 동시에 거대한 굉음성이 천지를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헬레이디이이!!!!!!!!!!!!"
"안돼에에에에!!!!!!!!!"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세븐 스타즈의 히어로들은 처절한 비명성을 내질렀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동료의 죽음에 모두가 절규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파아아앗
곧이어 여객선 위에 검은 불길이 일제히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헬 레이디는 흔적조차 없이 완전히 소멸해버렸다.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갑판 위에는 동료를 죽인 끔찍스러운 계집들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크아아아아!! 가만두지 않겠다아아아!!!"
내심 헬레이디를 연모하고 있던 퀵 볼트는 극한의 분노를 토해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충격에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죽인다아아!!"
콰콰콰콰콰콰콰쾅
곧이어 거대한 폭음과 함께 퀵 볼트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소닉붐.
음속을 돌파한 초음속 비행기만 낼 수 있다는 거대한 충격음을 인간으로 몸으로 재현한 것이다.
"네년의 아기까지 전부 짓이겨주겠다아아!!"
음속을 돌파한 퀵 볼트가 단단하기 짝이 없는 주먹을 내질렀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고통을 그녀에게 똑같이 느끼게 해줄 요량이었다.
그렇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느리게 체감되고 홀로 멀쩡한 속도를 달려가던 그때였다.
파아앗
반응조차 할 수 없이 빠른 무언가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우아하고 기품 넘치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여인.
옥령이 그를 막아선 것이다.
".......?"
퀵 볼트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현재 자신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느리게 체감되고 있었다.
오직 자신만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코앞에 도달하다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선영이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딸이야, 그 아이를 해하려한다면 결코 용서치 않아."
옥령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스르르릉
그리고 허리춤에서 날카롭기 그지없는 검을 뽑아들었다.
'안돼..안돼!..안돼!'
그 모습에 퀵 볼트는 재빨리 몸을 돌려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생명의 위협에 대한 본능적인 판단이었다.
서걱
하지만 그 본능적인 판단도
초월적인 속도 앞에선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느새 등뒤를 따라잡은 옥령이 그의 목을 쳐버린 것이다.
'.....난...세상에서..가장 빨랐던 게...아니였...던.가.'
퓨수우우우우우우욱
머리가 잘려나가 허공에 치솟은 퀵 볼트는 피분수를 뿜어내고 있는 육신을 바라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스스로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였는지를
'빌어먹을.'
뚝
그렇게 퀵 볼트의 의식은 영원히 끊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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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
이내 목을 잃은 퀵 볼트의 육신이 호수 안에 그대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히어로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속도로 밀리는 건 물론이고 저항다운 저항조차 제대로 못한 채 목이 잘려 차가운 호수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것이다.
기존의 상식이 송두리째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어찌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있으랴
"다음은 누가 올거지?"
퀵 볼트의 목을 자르고 육지로 복귀한 장본인
옥령이 검을 늘어뜨리며 입을 떼었다.
그녀를 마주한 세븐 스타즈의 동공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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