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8화 〉 무안들외전 165. 셋 센다.
* * *
"네 연약한 힘으로는 무리란다, 애쓰지말고 그만 포기하렴."
울트라우먼은 조롱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휘감은 상대가 파멸에 이르기 전까지
결코 풀리지 않는 파멸의 올가미.
홀랜더나 저지먼트정도되는 완력가 아니라면 도저히 끊어낼 수 없었다.
"흐으윽...으으읏...으으읏!"
하지만 그녀의 조롱에도
독고령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밧줄을 풀어내기 위해
발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머리 좀 식히면 말귀를 좀 알아들으려나?"
꽈아아악
곧이어 울트라우먼은 양손으로 밧줄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부우우우우웅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대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촤아아아아아악
그러자 허공에 떠있던 독고령의 신형이 그대로 호수에 곤두박질을 쳐버렸다.
"한번으로는 부족하지, 안그래?"
울트라우먼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그리고 밧줄을 휘둘러 독고령을 쉴새없이 수면 위로 떨구고 또 떨구었다.
"흐으으윽.....쿨럭...쿨럭...으으윽!"
독고령은 괴로운듯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물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몸에 닿는 강맹한 수면의 저항과 입으로 파고드는 물의 압박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수면위로 패대기쳤을까
추우우욱
이내 독고령의 몸이 추욱 늘어진 채 수면위로 떠올랐다.
아무래도 끊임없는 물고문에 기절한듯 보였다.
"..고작 이정도밖에 안되는 년이었나?"
그 모습을 본 울트라우먼은 경멸 어린 표정을 지었다.
건방진 태도에 비해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약자주제에 강자 행세를 한 것이다.
어찌 경멸이 치솟지 않을 수 있으랴
휘이이이익
이내 울트라우먼은 밧줄을 그대로 휘둘러 선박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추욱 늘어진 독고령의 신형이 허공에 부웅 뜨며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독고령의 신형이 코앞까지 다가온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번쩍
퍼어어어억
기절한 줄 알았던 독고령이 눈을 번쩍 뜨더니 그대로 발을 휘둘러 울트라우먼의 안면을 가격한 것이다.
"아아아아악!!"
갑작스러운 기습에 울트라우먼은 밧줄을 놓쳤고 독고령은 전신을 옥죄던 압박 속에서 자연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휘이익
그리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
마음같아선 빈틈이 포착된 김에 제대로 확인사살을 하고 싶었지만 지체할 수가 없었다.
선박 위에는 하나하나 방심할 수 없는 수준의 존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그렇게 한창 도망을 치려던 찰나
쿠우우우우웅
누군가 정면을 가로막았다.
족히 1장은 넘어보이는 위압스러운 분위기의 거한.
힘의 신 프롬페시아의 화신
저지먼트
"여긴 못지나간다."
"그걸 정하는 건 나야!"
독고령은 곧바로 강기가 넘실거리는 주먹을 내질렀다.
단숨에 심장을 꿰뚫어버릴 요량이었다.
콰아아앙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계획은 이뤄지는 일은 없었다.
강기가 넘실거리는 주먹을 맨몸으로 받아낸 까닭이었다
"파워를 보면 S급 정도는 되겠군."
저지먼트는 너무나 태연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평가하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날 평가하지마! 역겨운 거인새끼야!"
콰아앙 콰아앙 콰아앙 콰아앙
독고령은 연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아무리 주먹을 내지르고 또 내질러도
저지먼트는 너무나 태연스레 받아낼 뿐이었으니
"하아...하아..하아..하아."
이내 독고령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끊임없는 연격에 상당수 내력이 고갈돤 여파였다.
체력까지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S급 정도 힘으로는 날 어찌할 수 없다, 계집."
저지먼트는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입가에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띄운 채로 말이다.
".....그거야..모를 일이지."
"그리 주먹을 내질러도 모르겠다는 것이냐? 크흐흐흐, 실로 멍청하군, 너무 멍청해."
저지먼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똑똑해보이는 외관과 달리 학습능력이 전혀 없는 계집인듯 싶었다.
이렇게 제 주제파악도 못한 채 끝까지 덤벼드는 걸 보면 말이다.
"멍청한 건....너다!"
퍼어어억
그때 기회를 포착한 독고령이 전력으로 발을 차올려 저지먼트의 아랫도리를 가격을 하였다.
"꾸워어어어어억!!!!!!!"
그러자 저지먼트의 입에서 고통 어린 괴성이 내질러지기 시작하였다.
근육과 지방으로 둘러쌓인 다른 신체부위들과 달리 고작 살가죽만으로 보호되고 있는 너무나 연약한 두개의 알이 직격당한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웅
이내 저지먼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메라카 최강의 히어로 홀랜더 외에 존재에게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이다.
휘이이이익
독고령은 그런 저지먼트의 무릎을 디딤돌삼아 허공에 몸을 날렸다.
일단 육지로 나가 경공을 살려 도망칠 요량이었다.
"안되지! 안돼!"
"보낼 수 없다."
하지만 또다시 장애물들이 그녀를 막아섰다.
전신을 불길로 휘감고 있는 지옥의 심판자, 헬 레이디와
미사일이 내장되어있는 커다란 검은 날개를 펼친 블랙맨이 허공에서 그녀를 막아선 것이다
"저리 꺼져!"
재빨리 주먹을 휘둘러 연격을 쏟아내었다.
그러자 수많은 풍압이 일어 그대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권풍세레가 그들을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불이여, 내게 오라!"
헬 레이디는 불길을 뿜어내 권풍을 무효화시켰다.
"흐응!"
펄럭 펄럭 펄럭
블랙맨은 콧바람을 치고는 커다란 날개로 맞바람을 일으켜 권풍을 소멸시켜버렸다.
너무나 여유로이 공격을 무산시켜버린 것이다.
"제기랄."
독고령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한놈 한놈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 놈들이
떼거지로 달려드니 도저히 답이 없었다.
욕지거리가 절로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면돌파는 무리다....'
아무래도 사술이나 환술을 이용해 현혹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듯 싶었다.
무력적으로는 도저히 저들을 뛰어넘을 수 없으니
그렇게 공략 방향을 결정한 그때였다.
콰아아앙
무언가 그녀의 머리를 쾌속하게 강타하였다.
쇄애애애애액
쿠우우웅
곧이어 허공에 떠있던 독고령의 신형이 그대로 추락해 바닥에 처박혀버렸다.
"대..대체?"
바닥에 처박힌 독고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럽게 바닥에 곤두박질치게 된 영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생각이 너무 길어, 행동부터 빠릿빠릿하게 해야지."
그때 귓가로 익살스러운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가슴팍에 커다란 번개 모양을 새긴 갑옷을 입고 있는 얄밉게 생긴 히어로, 퀵볼트를
"네..놈이...한 짓이더냐?"
"아아, 내가 했어, 어때? 정신이 번쩍 들지?"
"....어떻게 한거지?"
"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거든. 날 잡을 수 있는 건 세상에 존재치 않아."
퀵 볼트는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띄운 채 입을 떼었다.
"......미치겠군."
독고령의 안면이 와락 구겨지기 시작하였다.
파도를 일으키는 놈
요상한 밧줄로 몸을 옥죄는 년
불꽃을 일으키는 기괴한 년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는 이상한 놈.
타격따윈 전부 씹어버리는 단단한 놈.
너무 빨라 그 존재조차 알아챌 수 없는 놈.
주먹질 한방에 호신강기를 부숴버리는 미친놈까지
하나같이 경악스러울 정도로 강한 놈들 투성이었다.
뭐 이딴 놈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온다는 말인가
'해신....이 개같은 년.'
독고령은 자신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해신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생각해보면 전부 그 여자탓이었다.
실험이라는 명목하에 치졸한 복수를 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험한꼴을 당할 일은 없었을테니
'......나중에...나중에..주인님한테...다..이를 거야.'
나름대로 차원이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일등급 노예로 신분상승을 한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의 눈물섞인 애원이라면 해신이라고 해도 분노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노예의 화합을 중요시하는 존재였으니
그렇게 굳은 다짐끝에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였다.
쿠우우우우웅
"아아아악!"
반쯤 일으켜세웠던 독고령의 육신이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알 수 없는 거대한 중압감이 그녀의 육신을 그대로 짓눌러버린 까닭이었다.
"끄으으윽...으으윽..대..대체..이게.."
독고령은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러운 이변을 이해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장난은 그쯤하도록 하지."
그때 멋들어진 수염을 기른 반백의 중년인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하였다.
마법의 정점에 다다른 세계 최강의 마법사
차세대 슈퍼 히어로들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SS급 히어로들 중 가장 SSS급에 근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진 최고의 아크메이지.
닥터 에일리언.
그가 직접 나서 그녀를 제지한 것이다.
"으으으윽...크으윽..으으윽!"
독고령은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여 육체를 더욱더 활성화시켰다.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발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아무리 힘을 줘도 짓눌려진 육신은 꿈쩍조차 하지 않았다.
완전히 땅바닥에 고정되어버린 것이다.
"호오, 극한으로 단련되어있는 육체로군, 설마 20G의 중력을 버텨낼 줄이야."
그 모습을 본 닥터 에일리언은 감탄했다는듯 입을 떼었다.
보통 사람은 5~6G만 돼도 블랙아웃을 느끼며 훈련받은 조종사조차 9G정도가 되면 1분 이상 버텨낼 수가 없었다.
중력을 견딜 수 있는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설마 20배의 중력을 이렇게 멀쩡히 버텨내다니
극한으로 단련되어있는 육신이라는 말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놔아아!...놔아아! 이거 놓으라고!!!"
독고령은 피가 쏠려 잔뜩 충혈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시끄럽군."
따악
닥터 에일리언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손가락을 가벼이 튕겼다.
"...........!!!?!?!!!"
그 순간 독고령의 고함이 음소거가 되었다.
입만 뻐끔거릴 뿐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제야 조용하군."
닥터 에일리언은 마음에 든다는듯 입을 떼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홀랜더에게 시선을 주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러자 홀랜더가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뚝
이내 바닥에 처박혀있는 독고령의 코앞에 그의 걸음이 멈춰섰다.
"이거 어쩌나? 잡혀버렸네?"
홀랜더는 조롱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부릅
독고령은 눈을 부릅뜬 채 그런 홀랜더는 표독스럽게 노려볼 뿐이었다.
은은하게 살기를 흘리면서 말이다.
"여전히 앙칼지군."
홀랜더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꼼짝없이 붙잡힌 상황에서조차
저리 앙칼지다니
이제 웃음조차 나올 지경이었다.
대체 뇌구조가 어떻게 되어있길래
저리 대쪽같다는 말인가
"물론 싫지는 않다, 앙칼지면 앙칼질 수록 꺾는 맛이 있으니."
오히려 환영이었다.
구차하게 목숨 구걸하는 년보단 이렇게 암표범처럼 앙칼지게 구는 년이 꺾는 맛이 있는 법이니
"일단 눈부터 똑바로 뜨게 해야겠군."
홀랜더는 발을 들어올렸다.
퍼어어억
그리고 독고령의 표독스러운 눈깔을 내려찍었다.
그다음 천천히 발을 떼어내었다.
그러자 피멍과 함께 퉁퉁 부어오른 눈두덩이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눈빛은 표독스럽기 그지 없었다.
폭력따위에 굴복치 않은 것이다.
"그래, 고작 한방에 기가 죽으면 그것도 맥이 빠지지."
홀랜더는 악의로 가득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최대한 오래 버텨다오."
그리고 다시금 발을 들어올렸다.
퍼어어어억 퍼어어억 퍼어억 퍼어억
곧이어 일방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이 시작되었다.
********
"헤이, 닥터, 이거 죽은 건 아니겠지?"
홀랜더는 만신창이가 된 독고령을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전신이 피로 칠갑되었고
숨결은 당장에라도 끊어질 것처럼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당장 죽는다해도 이상하지 않을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죽지는 않을 걸세, 그녀는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존재니."
20배의 중력조차 버텨낼 정도로 극한으로 단련된 육신을 가진 여자였다.
고작 1시간 정도 폭행했다고 죽을 리 없었다.
"다행이군, 구녕에 쑤시기 전에 죽으면 어쩌나 했는데 말이야."
홀랜더는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덥석
그리고 손을 뻗어 머리채를 움켜쥐고 서서히 들어올렸다.
그러자 만신창이가 된 독고령의 얼굴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눈두덩이는 부어있었고
백옥처럼 새하얗던 피부는 피멍으로 물들어있었고
얼굴 곳곳이 핏물이 잔뜩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만신창이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몰골이었다.
"그 아름답던 얼굴이 많이 망가졌구나, 독고령."
"............"
"그러니 그 표독스러운 눈깔을 진즉 내리깔지 그랬느냐? 그럼 이리 혹사당할 일없이 극상의 쾌락을 경험했을 텐데 말이야."
결국 그녀를 이리 만든 건 고집이었다.
고집을 꺾고 자신에게 굴복했다면 이런 험한 꼴을 당하지 않았을테니
"하지만 너무 걱정마라, 아직은 되돌릴 여력이 있으니."
홀랜더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특별히 힘을 조절해 짓밟았다, 만약 여기서 그만둔다면 충분히 자력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게 굴복해라, 독고령, 그리고 인정해라, 오직 나만이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수컷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우월한 수컷임을 부정당했던 사실이 내심 신경쓰이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의 입에서 그 말을 번복시키게 만들고 싶었다.
자신이 우월한 수컷임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만약 내게 굴복한다면 특별히 널 74 째 애인으로 삼아주도록 하겠다, 조임이 좋다면 5번쨰 부인으로 승격시켜주도록 하지, 어때? 구미가 당기지 않나?"
암컷에게 있어선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는 제안일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돈많고 섹시하고 강한 사나이의 애인이 될 기회였으니
"..............."
"아차차, 사일런스를 안풀었군."
그녀가 말이 없자 홀랜더는 생각났다는듯 입을 떼었다.
그리고 닥터 에일리언쪽을 바라보았다.
따아악
그러자 에일리언이 가벼이 손을 튕겼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그러자 음소거 되어있던 독고령이 숨소리를 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자아, 선택해라, 독고령, 내게 굴복하겠는가? 아니면 그 치명적인 외모를 다시는 되찾을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짓밟혀지겠나?"
홀랜더는 자신있었다.
여인에게 아름다운 외모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최고의 가치였다.
그런 외모를 포기하면서까지 신념을 운운할 리 없었다.
결과적으로 굴복하여 자신의 좆집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아..어서..어서..어서!"
시뻘개진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끝없이 종용하였다.
어서 선택하라고
어서 굴복하라고
어서 자신을 우월한 수컷이라는 걸 인정하라고
".....넌.."
곧이어 독고령이 천천히 입을 떼기 시작하였다.
홀랜더는 잔뜩 흥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귀를 쫑긋세우며 기다렸다
그녀가 의도한 말을 내뱉기를
"좆도.....볼것 없는....실좆에........하등하고 열등한 도태수컷이다....내가..백만번..다시 태어난다해도..너같은..열등종자를..자궁에 품는 일따위는 존재치 않을 것이다....병신새끼야..."
하지만 그녀가 내뱉은 말은 의도와는 달랐다.
굴복할거라는 예상과 달리 끝까지 모욕적인 말로 일관하는 것이다.
홀랜더의 안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드드득
더불어 어금니가 뭉개질 기세로 이빨을 짓눌렀다.
활화산과도 같은 거대한 분노가 그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더러운 창녀같은 년이이!!"
홀랜더는 고함을 내지르며 발을 들어올렸다.
개처럼 따먹을 계획조차 잊은 채 건방진 그녀의 머리통을 완전히 분쇄시켜버릴 요량이었다.
질끈
독고령은 눈을 질끈 감았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느낀 것이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호수 중앙에 커다란 물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오싹
순간 홀랜더의 몸이 잘게 떨렸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오싹함이 등골을 스쳐지나간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애액
쿠우우웅
그때 물보라 속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갑판 위로 착지를 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그 충격이 어찌나 강했는지 홀랜더의 몸이 기우뚱거릴 정도였다.
이내 간신히 균형을 잡은 후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오싹함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죽음의 여신처럼 진득한 살의와 함께 초월적인 미美를 흩뿌리는 한명의 아름다운 여인을
"셋 센다."
여인은 살의로 가득찬 붉은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 더러운 발 치우고 바닥에 대가리 박아."
그리고 오만하기 그지없는 태도로 명을 내렸다.
"네년은 누구지?"
홀랜더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다짜고짜 명령질이라니
"하나."
"설마 이년의 동료인 것인가? 하긴 그렇겠군, 그러니 이년과 똑같이 물보라 속에서 튀어나온 거겠지. "
"둘."
"흐흐흐, 네년도 이년 못지 않게 아름답구나..아니 오히려 더 탱탱하고 밸런스가 좋아...분위기 또한 한몫하고 말이야."
홀랜더는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독고령 못지 않았다.
아니 신비로운 분위기와 탱탱함을 따진다면 오히려 이쪽이 낫다고 볼 수 있었다.
"내 친히 우월한 씨앗을 네년의 자궁에 뿌려...."
콰아아아아아아앙
홀랜더의 말을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였다.
거대한 충격이 그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한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애애애애액
쿠웅 쿠우웅 쿠우웅 쿠우우웅
곧이어 홀랜더의 육신이 그대로 날아가 육지쪽에 있는 수많은 나무들을 무너뜨리기 시작하였다.
강맹하기 짝이 없는 일격을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날아가버린 것이다.
"미안, 너무 같잖아서 도저히 셋까지는 못 세겠네."
아메리카 최강의 사나이, 홀랜더를 저 멀리 육지까지 날려버린 장본인.
요랑이 싸늘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을 반짝이면서 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