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으시군요, 혹여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는 건가요?"
세실리아는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
섭군평은 그저 침묵만을 지킬 뿐
어떠한 말도 내뱉지 않았다.
그 또한 잘알고 있었다.
국가 최대전력 중 하나인 SS급 헌터.
권왕무적, 이정룡이 당한 이상
천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좀처럼 입이 떼어지지 않았다.
자존심.
으름장을 놓으며 압박을 가했던 그녀에게 아쉬운 소리하며 부탁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였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굴복한다면 그녀는 내심 자신을 우습게 볼 것이다.
결국 힘없이 입만 산 놈이라면서 말이다.
"도움이 필요없으시다면 이만 돌아가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가 공사가다망한지라."
세실리아는 곧바로 축객령을 내렸다.
애초에 아쉬운 것이 없는 그녀였다.
상대가 굽히지 않는다면 구태여 사근하게 대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도와..주시오."
그때 섭군평이 개미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잘 안들리는군요, 좀더 또박또박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주석."
물론 잘 안들릴 리 없었다.
그녀의 청각은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소리마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기민하기 그지없으니
부들 부들
그 말을 들은 섭군평은 전신을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였다.
자존심을 꺾고 굽히라는
그녀의 명확한 메세지를 알아차릴 수 있던 까닭이었다.
'건방진...'
끔찍스러울 정도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15억 인민 위에 군림하는 자신에게
중화인민공화국의 최고 권력자인 자신에게
저런 굴욕적인 자세를 요구하다니
분노가 치솟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도와주시오."
하지만 결국 섭군평은 자존심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마음같아선 네년의 도움따윈 필요 없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의 힘만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을 우습게 보지말라며
호통을 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현 상황에서 그녀의 도움을 배제한다면
중화인민공화국은 돌이킬 수 없는 막중한 피해를 입을 게 자명하였다.
현재 중국에는 권왕무적 이정룡을 뛰어넘을 수준의 강자가 존재치 않으니
그가 감당할 수 없는 괴수라면 그 누구도 감당치 못할테니
결국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드높은 자존심조차 완전히 꺾어버린 채로 말이다.
"잘 알아들었습니다. 주석."
세실리아는 태연스레 고개를 주억거렸다.
"청을 받아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로써 저와 주석간의 약조는 "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약속을 이행하는 것뿐이니."
세실리아는 고개를 살며시 내저었다.
감사를 들을 이유는 없었다.
이는 어디까지나 처음에 내건 약속을 이행하는 것뿐이었으니
으득.
섭군평은 이를 갈았다.
선긋는 그녀의 태도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이로써 중화인민공화국과 약조는 모두 이행되었습니다. 주석."
저벅 저벅 저벅
말을 마친 세실리아는 그대로 걸음을 옮겨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접견실에는 오직 섭군평 주석만이 남게 되었다.
"으...으으..으으..으으.."
섭군평은 전신을 부들 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콰지지직
우지직 우지끈
콰아앙 콰아앙
이내 그는 손에 잡히는대로 모든 걸 때려부수기 시작하였다.
분노
지도자로서의 프라이드가 산산조각나버린 거대한 분노가 그대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세실리아아!! 세실리아아아! 세실리아아아아!!!!"
처절한 괴성을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천안문 광장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쩌억 벌려진 아가리에서 거대한 불길이 내뿜어지며 닿는 모든 것들을 소멸시키기 시작하였다.
주변에 박물관은 물론이고 중앙관청,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인민영웅기념비까지
수백만명을 수용할 정도로 거대하기 그지없던 광장은 수십등분으로 갈라졌고 대지는 침식되어 그대로 가라앉아버렸다.
위용넘치는 모습은 사라져버리고 처참한 모습만이 남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끔찍스러운 광경이었다.
"흐으윽...흐윽..대체..인민 헌터들은 뭘하는 거야."
"어째서 도와주지 않는 거지?"
"흑흑...살려주세요..제발..살려주세요."
"죽기 싫어어..이대로 죽기 싫어어."
"주석님...주석님..인민들을 살려주세요!"
침식된 대지에 갇혀버린 인민들은 울부짖기 시작하였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왜 안오는 거야! 왜 왜!"
"세금을 대체 어디다 쓰는건데!!"
"죽기 싫어어!! 싫다고 살고 싶어어!"
"우릴 버렸어! 국가가 우릴 버렸다고오!"
"끔찍스러운 섭군평! 기어이 우리를 버리다니!""
"애초에 모든 건 섭군평 잘못이야! 정치를 개떡같이 하니까 용신이 노하신 거라고!!"
"빌어먹을 중앙정부새끼들! 돈을 그렇게 받아 처먹고 인민을 버려?"
"뭐가 평등이야! 뭐가 최강대국이야!!"
"중화인민공화국 따위 좆까라그래!"
"저주할 거야! 저주할 거야! 죽어서도 저주할 거야!"
절망이 분노로 바뀌는 데는 그리 긴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목숨의 위기 앞에 은연중 품고 있던 체제에 대한 분노가 심화되어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정도면 충분이 달아오른 것 같은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선우는 흡족스러운듯 미소 지었다.
저 뼛속까지 중화사상에 빠져들었던 놈들이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원수를 욕하는 지경에 다다랐다.
이정도라면 달아오를 만큼 달아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도 슬슬 준비해야겠군.'
선우는 히죽거렸다.
그리고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영상 촬영모드를 전환하였다.
이제 구국의 영웅이 등장할 차례였다.
**********
찾아라, S급 새끼!
벌레 같이 생긴 중국인~
현실과 또다른 중국!
환장의 미개한 중국~
나와라! 더블S 헌터~
이대로 멈출 수는 없어~!
청산의 희망을 싣고
짱개 척살시키자~
용자는 멋대로 개사한 노래를 속으로 중얼거리며 흥겹게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애완동물이 된 이후 억압받고 갈굼당하던 서러운 삶이었다.
그 억압에서 풀려나니
절로 흥겨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즐거운 난동이 이어졌을까
-용자야, 슬슬 온다. 준비해.
머릿속에 마스터의 목소리가 울렸다.
'.....벌써 끝이네.'
아쉬움이 앞섰다.
아무래도 난동질은 여기서 끝인듯 싶었다.
이제 마무리할 주연이 등장할 순서가 되었으니
'어쩔 수 없지, 오늘만 날도 아니고.'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곧이어 용자의 주위로 거대한 마력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파지직 파지지직 파지직 파지직
이내 거대한 마력들이 불길하리만큼 짙고 암운을 불러들였고 번개를 흩뿌리기 시작하였다.
"대체..저건.."
"무언가..시작되고 있어어.."
"죽을거야..죽을거야..우리 모두 죽을거야."
"흐으윽...흐윽...흐아아앙!"
그 위협스러운 모습에 인민들은 절망을 하기 시작하였다.
압도적이고 위협스러운 용자의 모습에 죽음의 공포을 느낀 까닭이었다.
두려웠다.
너무 두려워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크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얼마지 않아 용자가 포효하였다.
콰지지지직 콰지지지직 콰지지직
그와 동시에 흩뿌려지던 번개가 일제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온다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모두가 절망을 하던 그때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천둥과 같은 굉음성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퀘에에에에엑!!!
더불어 끔찍한 비명성이 사방 천지에 진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비명성에 인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내 그들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경악스러운 일이 눈앞에 펼쳐진 까닭이었다.
창공 위에서 위협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며 인민 최대 전력들을 참살시켰던 괴물.
황룡.
그 끔찍스러운 악룡이 추락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꿰에에에에에에에엑!!
그것도 꼴사납기 그지없는 괴성을 내지르면서 말이다.
쿠우우우우우우웅
곧이어 황룡의 거대한 몸뚱아리가 바닥에 그대로 곤두박질치며 지축이 뒤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완전히 추락해버린 것이다.
".....허어.."
"황룡이...황룡이..추락하다니.."
"어떻게...어떻게...저런 일이."
"이게 꿈이야 생시야."
인민들 모두가 눈을 의심하였다.
창공 위에서 절대자로서의 위엄을 풍기던 악룡이
암운을 불러일으켜 번개를 흩뿌리던 끔찍슬러운 재앙의 용이
이리도 꼴사납게 바닥에 곤두박질쳐버리다니
어찌 쉽사리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모두가 어안벙벙하고 있던 차
촤아아아아아아아악
암운이 걷히고 휘황찬란한 빛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휘황찬란한 빛 속에서 한명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태양처럼 찬란하기 그지없는 금발의 머릿결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명검처럼 날 서있는 날카로운 콧날.
만개한 꽃잎처럼 매혹적인 붉은 입술,
백옥처럼 맑고 새하얀 피부결.
그야말로 경국지색.
나라를 기울이게 할 정도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여인.
세실리아 디올 슈페리얼
위대한 이계 용사의 등장이었다.
[사악한 악룡이여, 어찌 무고한 이들을 핍박하는가.]
세실리아는 찬란한 성검을 들어올리며 크게 꾸짖기 시작하였다.
그 목소리는 광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크롸라라라라라라!! 크와아아아아아아!!
바닥에 곧두박질친 용자는 발악하듯 괴성을 내질렀다.
대본대로 처절하면서도 위협적인 용을 연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은 네가 있어야할 곳이 아니다!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거라!]
부우우우우웅
용자는 대답 대신 거대한 용꼬리를 세실리아를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
완곡한 거절의 표시였다.
[네놈은 실로 어리석구나.]
세실리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찬란한 성검을 가벼이 휘둘렀다.
서걱
그 순간 쾌속하게 날아들던 꼬리가 이등분나고 말았다.
가벼이 휘두른 검격에 깔끔히 잘려나가버린 것이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엑!!!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곧이어 용자는 비명을 내지르며 발광하듯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빛이 네놈을 불태울지어다!]
세실리아는 선고하듯 입을 떼었다.
그러자 찬란한 태양빛의 온세상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꾸웨에에에에에에에에엑!!!
뒤이어 끔찍하기 그지없는 비명성이 세상에 울려퍼졌다.
.
.
.
.
.
.
온세상을 뒤덮었던 찬란한 빛이 거둬졌다.
굳게 눈 감고 있던 인민들은 하나둘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그들은 볼 수 있었다.
황룡이 있던 자리 위에
홀로 고고하게 서있는 천상의 사자를
"소멸.."
"황룡이..흔적조차 없이 소멸했어.."
"...우리를 위기에서 구해준 거야."
"천사님이 우릴 위해...나서준거야아!!"
"와아아아아!! 천사님 만세에에!!"
"이계의 구원자 만세에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아!"
모두가 환호와 찬사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을 구해준 위대한 이방인를 향해서
.
.
.
.
.
삑
성루에 서있던 선우는 영상촬영을 끝마쳤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난동을 부리며 광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황룡.
체제에 불만을 품고 분노를 토해내던 인민들.
결정적인 순간 등장해 황룡을 소멸시킨 용사.
용사를 향해 환호와 찬사를 보내는 인민들의 모습까지
모조리 담아낼 수 있었다.
적당히 편집해 중국 전역에 퍼트릴 수만 있다면 필시 체제를 자체를 시발점이 될 것이다.
'아주 좋아.'
씨익
모든 건 계획대로였다.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고고..아고오오.
그때 귓가로 앓는 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고개를 돌리니 초췌한 몰골의 용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괜찮아?"
-안괜찮아요..저 망할년...살살하기로 해놓고...진심을 다해서..팼다구요.
"그정도는 해야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했나보지."
-제 편 들어줘야죠! 왜 쟤 편 들어줘요!
"니 편 내편이 어딨어? 다 같은 편끼리."
-그래도 제 편 들어주세요! 전 애완동물이라구요! 마스터로서 본분을 다하라구요!!
용자는 억울하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무릇 주인이라면 애완동물의 편을 들어줘야하는 게 인지상정이었다.
그런데 어찌 이리 직무유기를 한다는 말인가
"시끄러워."
콰아앙
-꿰에에엑!
선우는 가벼이 꿀밤을 먹였다.
데굴 데굴 데굴
용자는 머리를 움켜쥔 채 바닥을 데굴 데굴 뒹굴기 시작하였다.
"다음은 상해로 갈거니까, 준비해둬."
선우는 그런 용자를 내려보며 입을 떼었다.
"..........상해는..왜?"
용자는 고통스럽다는듯 머리를 움켜쥔 채 되물었다.
"거기서도 깽판칠 예정이거든."
"..상해에서도요!?"
"섭군평에게 빚을 지게해야할 필요성이 있거든."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깽판을 쳐 용사에게 빚을 지게 할 심산이었다.
섭군평이 두번째 청으로 내걸었던 간섭불가 조건을 철회하기 위해서 말이다.
-.....저 많이 피곤한데.
용자는 죽을상을 하며 입을 떼었다.
꼬리가 잘리는 건 물론이고
처맞고 바닥에 곤두박질치며 상당한 데미지가 쌓였다.
상해로 곧장 이동하기엔 너무나 피곤한 것이다.
"가서 회복해, 바로 깽판치는 건 아니고, 한 삼일 정도 뒤에 실행할 예정이니까."
-마스터께서 뭘 모르시나본데, 피로 회복이라는 게...그렇게 말처럼 쉬운 게...
"상해에선 이번보다 조건을 후하게 쳐줄게."
-.....후한 조건이라함은?
용자는 슬며시 기대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번보다 두배로 쳐주지, S급은 100억 SS급은 200억 SSS급은 400억이야."
-400억!!!!!!!!
용자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웬만한 부자들도 깜짝놀랄 정도의 거액에 경악을 금치 못한 것이다.
"어때? 이제 피로가 좀 회복이 될 것 같아?"
-피로 회복이요? 그게 뭐죠? 태어나서 한번도 피곤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요!?
용자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태연스레 말을 이었다.
실로 귀신같은 태세전환이 아닐 수가 없었다.
"참나."
선우는 어이없다는듯 헛웃음을 흘렸다.
뻔뻔하긴 하지만 참으로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었다.
*********
"이게...지금 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퍼졌다는 말인가?"
섭군평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그렇습니다."
수행비서, 정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동의를 표하였다.
"제기랄!! 대체 누가!"
콰아아앙
그러자 섭군평은 잔뜩 얼굴을 붉힌 채 거칠게 책상을 내리쳤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영상 속에는 무능한 비난하는 수많은 인민들의 모습과
무능한 정부 대신 나서 황룡을 단번에 퇴치하고 환호와 찬사받고 있는 세실리아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반란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내용이 담겨져있는 것이다.
'위험해.'
위험하였다.
중화사상에 찌든 이들도 이 영상을 본다면 자연히 현 정권에 반발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무능하고 연약한 국가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진다면 국가 자체가 전복될 우려마저 있었다.
"당장 천안문 사태에 관련된 모든 영상을 내리도록 조치해!"
"하지만 주석.....영상은 전세계 모든 곳에 퍼져나갔습니다....전부 내리는 건.."
"어떻게든 해! 돈을 처박든 강압을 하든 어떻게든 하란 말이다!!"
체제 붕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영상이었다.
무슨 수를 쓰든 세상에서 없애야했다.
".......알겠습니다...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력말고 결과를 내보여라! 만약 영상이 전부 삭제되지 않는다면 네놈의 사지를 뜯어버릴 것이다!"
섭군평은 흉흉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알..알겠습니다."
정수원은 땀을 삐질 흘리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살기 어린 눈빛과 흉악스러운 기세를 도저히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리고 항적을 불러라."
"항..항적 말씀입니까!?"
"그래, 그놈을 불려들여.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에는 그놈이 필요하다."
"하지만 항적은....현재 유엔군과 함께 아프리카 일대에서 합동 소탕작전을.."
"지금 아프리카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란 말이다! "
"....유엔측에서...항의를 할 것입니다."
항적을 파견하는 대가로 어마어마한 특혜가 받은 중국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나몰라라한다면 필시 항의가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버릴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상관없다!"
섭군평은 단호하게 그지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천인을 견제할 수단이었다.
미개한 흑인새끼들의 생사따위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천인을 견제할 수단이 필요하다! 항적 그놈이 아니면 안된단 말이다!"
항적
SSS급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최초의 헌터
초패왕의 환생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막강한 용력을 자랑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최강의 각성자.
재앙급마물을 홀로 잡아낸 전력이 있는 세계구급 초강자.
오직 그만이 가능하였다.
그가 아니면 안되었다
최강의 이방인과 견제하기 위해선
그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토달지말고! 곧바로 실행해! 모든 책임은 내가진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정수원은 우렁차게 대답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세실리아, 이제 네년의 오만도 거기까지다.'
홀로 남게된 섭군평은 이를 으드득 갈았다.
'최강의 인민헌터가 온다면 네년 또한 줄행랑을 칠 수밖에 없게될테니!'
이내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
판테시아 대륙.
이름 모를 언덕 위
"헤에...저곳이 라트렐 본단인가."
위험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흑발의 여인이 저 멀리 지평선 부근에 있는 휘황찬란 신전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처음 보는 라트렐 본단이 꽤나 신기하다는듯한 모습이었다.
"저 정도 규모면 당분간 재료 걱정 할 필요는 없겠네."
여인은 매혹적인 미소를 띄운 채 입을 떼었다.
그리고 거대한 대낫을 정면을 향해 내밀기 시작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그러자 균일한 발소리가 온세상을 뒤덮었다.
사악한 마법으로 되살아난 역천의 존재
언데드
그 역천의 존재들이 군단을 이뤄 없이 라트렐 본단을 향해 전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리석은 라트렐의 노예들에게 불사의 공포를 보여주려무나, 나의 아이들아."
그렇게 라트렐 교단에는 끔찍한 공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