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75화 (1,376/1,419)

파파팟

곧이어 그녀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빨라.'

동체시력으로는 도저히 잡아낼 수 없는 속도였다.

쇄애애애액

선우는 재빨리 기감을 퍼트려 검의 움직임을 잡아내었고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눈으로는 그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콰아아앙

주르르륵

곧이어 검이 맞부딪쳤고 서서히 육신이 뒤편으로 밀려났다.

검력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까닭이었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콰아앙

곧이어 셀 수조차없이 많은 검영들이 선우를 향해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주르륵 주르륵 주르르륵

선우는 쉴새없이 뒤로 밀리고 또 밀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압박을 가했을까

콰아아아아아앙

이내 세실리아는 전력을 다해 검을 내리쳤다.

콰지지지직

콰지지지직

콰아아아아아

그러자 선우의 신형이 땅속으로 지체없이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강력한 힘을 견뎌지못한 땅이 그대로 분쇄되기 작한 것이다.

세실리아는 땅속으로 가라앉은 선우를 바라보더니 이내 검을 드높이 치켜들었다.

그러자 검끝에서 태양의 마력이 모여들더니 점점 그 크기를 확장시키기 시작하였다.

작은 구슬만했던 게

작은 공만한 크기로 변모하였고

작은 공만한 했던 게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팽창하기 시작하였다.

"빛이 있으라."

곧이어 태양신 라트렐이 스스로 태어난 처음 내뱉었던 창조의 언어가 내뱉어졌다.

그리고 이내 검이 휘둘러졌다.

그 순간 하늘을 뒤덮었던 거대한 태양이 선우가 처박혔던 땅으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저건 좀 많이 위험한데.'

다가오는 태양을 바라보며 선우는 생각하였다.

저건 꽤나 위험할 것 같다고

쏘아지는 태양에는 상당한 신격이 담겨져있었다.

맨몸으로 받아내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따른다.

'무엇보다 용자가 말려들거야.'

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축지를 쓰면 저 범위에 벗어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으니

하지만 문제는 근처에 널부러져있는 용자였다.

만약이 저 공격이 성립되어버린다면 손조차 쓸 새없이 휘말려 소멸하고 말 것이다.

지칠대로 지친 녀석이 신격이 담긴 공격을 감당해낼 리 없을테니

"어쩔 수 없네."

아무래도 놀아주는 건 여기까지인듯 싶었다.

흑야를 서서히 아래쪽으로 늘어뜨렸다.

그리고 검신을 의지를 휘감기 시작하였다.

소중한 이를 지키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를

태양을 베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를

그러자 이내 흑야의 검신이 서서히 찬란한 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맞물려 탄생한 심검心劍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위협을 베는 검

호검護劍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위협이 된다면 태양조차 베어버리겠다!'

이내 선우는 쏘아지는 찬란한 태양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이내 살의를 잔뜩 머금은 마음의 검을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거대한 태양과 찬란한 참격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힘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대체 저 참격은..'

그 광경을 목도한 세실리아는 믿을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신격이 담긴 태양신의 권능을 버텨내는 참격의 존재가 경악스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어찌 저런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저자도 신격을 가진 존재라는 건가?'

그렇게 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신을 상대할 수 있는 동등한 신뿐일테니

'....하지만 라트렐은 지지 않아.'

밤의 여신 녹스와 더불어 주신으로서 추앙받고 라트렐이었다.

상대가 신격을 지닌 존재라고 해도 라트렐을 뛰어넘는 건 무리였다.

그녀는 주신격을 가진 존재였으니

결국 승리하는 것은 이쪽인 것이다.

까드드득 까드드득 까드득

그때 소름끼치는 소리가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이 소리는..대체..?'

불안감이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태양을 깎아내며 점점 파고들고 있는 찬란한 참격의 모습을

'....태양이 베어지고 있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의 권능으로 만들어진 태양이 베어지다니

라트렐 그 자체의 힘을 재현시킨 태양이 베어지다니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어찌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인가

'태양신의 신격을 초월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라구!'

그 불가능한 일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다.

참격은 이미 태양의 반절이상을 가르고 있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설마...저 남자가 가진 신격이..라트렐보다..더?'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아쉽게도 그녀의 생각은 깊게 이어지지 못하였다.

태양을 완전히 베어낸 참격이 그녀에게 적중한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우웅

그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추락하고 말았다.

.

.

.

.

"쿨럭...쿨럭...쿨럭...어떻게?...으윽.."

땅으로 추락한 그녀는 연신 기침을 하며 의아함을 느꼈다.

분명 태양을 베어버린 참격에 정통으로 적중당하였다.

몸이 반절로 나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절망적인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몸은 나뉘어지지 않았다.

내장이 뒤집어지는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긴 하였지만 너무나 멀쩡히 살아있는 것이다.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호검護劍은 위협을 베어내는 검이지."

그때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태양신의 권능마저 베어낸 남자.

장선우였다.

"그런데 넌 그리 위협적이지 않더군."

"....실로 자존심, 상하는 말이군요."

세실리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위협조차 되지 않는 존재라니

그의 무력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존심을 사정없이 후벼파는 말이었다.

"사실이니까."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반박을 못한다는 게 정말 슬픈일입니다."

푸우욱

곧이어 세실리아는 땅에 검을 쑤셔박았다.

그리고 그 검을 지팡이삼아 몸을 일으켜세우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더할 생각인가?"

"...물론입니다."

"소용없다는 건 잘알고 있을텐데? 정오는 이미 지났다."

"잘알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하든 당신의 발끝도 못미친다는 것을"

태양신의 힘이 가장 강력한 정오 때조차 감당치 못한 상대였다.

그런 상대를 정오가 지난 지금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악惡에 굴복하고 싶진 않습니다. 전 용사니까요."

"악惡?

선우는 무슨 개소리하냐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저건 또 무슨 신박한 개소리란 말인가

"시치미 뗄 필요없습니다. 전부 알고 왔으니."

세실리아는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그러니까 뭐가?"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맹세컨대 악惡이라고 규정될만한 일을 한적따윈 없었다.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비가 되고싶진 않았으니

그런데 대체 저게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끝까지 모른 척을 할 심산인가요? 실로 추악스럽기 그지없군요. 당신은 제가 지구에서 만난 이들 중 가장 최악입니다. 장선우!"

세실리아는 잔뜩 열을 내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내가 뭘했는데?"

"저를 찾겠다고 죄없는 민간인들을 학살하지 않았습니까! 전부 다 알고 있습니다!"

"뭔가 착각을 한 것 같은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거든?"

기본적으로 이번에 죽은 놈들은 죄질이 불량한 놈들이었다.

반인륜적인 탄압과 학살을 밥먹듯이 자행한 쓰레기같은 놈들인 것이다.

그런데 죄없는 민간인이라니

이건 또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그래도 부끄러움을 아시는듯하군요, 이리 시치미를 떼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시치미가 아니라..진짜로."

"무슨 말을 하든 소용없습니다! 이미 당신과 베이거스가 자행했던 끔찍한 학살에 관한 영상을 충분히 시청하고 온 상태이니!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죽은 이들에게도 분명 가족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당신은 그들의 행복을 앗아가버린 것입니다! "

세실리아는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아니, 내 말좀 들어, 이년아."

"힘이라는 건 본디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한 법입니다! 힘이 있다하여 마음대로 휘두른다면 그건 그저 쓰레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장선우! 당신은 쓰레기입니다! 세상에 더할 나위없는 최악의 남자입니다!"

그녀는 쉴새없이 선우를 비난하기 시작하였다.

힘을 멋대로 휘두르며 학살을 저지른 선우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당신과 같은 거악巨惡에 굴복한다면 용사라고 불리울 자격조차 없겠지요. 당신은 강합니다! 분명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습니다! 정의를 향한 제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테니까요!"

성검, 솔라디오가 그녀의 숭고하고 정명한 마음에 반응하며 빛을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일단 넌 머리좀 식혀라."

까딱

그리고 이내 손가락을 까딱였다.

콰아아아앙

"흐에에!!"

그러자 세실리아의 안면이 부지불식간 땅에 처박혀버렸다.

알 수 없는 힘이 그녀의 몸을 멋대로 짓눌러버린 것이다.

"대..대체..이게.."

별안간 땅에 처박힌 세실리아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으으윽..으으윽!"

콰지지직 콰지지직

어떻게든 일어서기 위해 발악해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오히려 힘을 주면 줄수록 몸이 점점 땅속으로 잠식될 뿐

도저히 몸을 일으켜세울 수 없던 까닭이었다.

이내 선우는 다시금 손가락을 까딱였다.

콰콰콰콰콰콰

콰콰콰콰콰콰

"아아아악!!'

그러자 그녀의 몸이 더욱더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저 밑에 끝이 보이지 않는 지저까지

따악

이내 그녀의 신형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선우는 가벼이 손가락을 튕겼다.

콰콰콰콰콰콰콰

그러자 갈라져있던 땅이 서서히 좁혀들더니 그대로 봉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한데 있다보면 머리 좀 식혀질거야."

선우는 그녀가 파묻힌 땅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대로 몇시간 정도 방치해두면 정신을 차릴 것이다.

'안되면 또 파묻어버리지, 뭐'

의외로 정신 교육이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

"이제 대화 좀 할 수 있을까?"

끄덕 끄덕 끄덕

무려 12시간이나 땅에 처박혀있었던 세실리아는 퀭한 표정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저 속은 실로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빛 한점 들어오지 않아 암흑만이 가득하였고

흙이 짓누르는 강인한 압력에 의해 옴싹달싹할 수 없었다.

어떠한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입밖으로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모든 감각들과 자유들이 완전히 차단당한 것이다.

실로 끔찍스럽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어릴적 계모에 의해 옷장에 갇혔던 트라우마가 상기될 정도로 말이다.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학살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죄없는 민간인들을 죽였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다."

".......죄없는 민간인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그래, 내게 죽은 놈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놈들이었다. 반인륜적인 학살과 고문을 자행해온 쓰레기들이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섭군평 주석이 보여준 영상에선...당신들이...죄없는 민간인들을 죽였다고.."

"당연히 거짓말이지, 치부를 들키고 싶지 않을테니까."

"....치부라뇨?...그게 무슨."

"애초에 이쪽 위구르쪽은 중국입장에선 자랑스레 떠벌릴 수 없는 치부에 가까운 지역이거든."

선우는 무지한 그녀를 위해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소수민족의 해방을 탄압하는 중국의 만행에 대해서 말이다.

"그럴..수가.."

모든 이야기를 들은 세실리아는 벙진 표정을 지었다.

지금껏 머릿속에 박혀있던 중국의 이미지가 산산히 조각나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중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국이었고 그 수장인 섭군평 주석은 누구보다 정의롭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현명한 지도자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와 정반대였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유일국이 아니였다.

그저 땅덩어리와 인구가 많은 강대국 중 하나일 뿐

또한 섭군평 주석은 정의롭고 현명한 지도자따위가 아니였다.

제 배불릴 생각만하는 사악하고 끔찍스러운 폭군일 뿐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

무엇 하나 들어맞는 게 없는 것이다.

"믿을 수..없어요....어째서 그런 거짓말을."

"널 손쉽게 다루기 위해서겠지, 그런 쓰레기 같은 국가라면 네가 절대 손을 빌려주지 않았을테니까."

그녀는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영웅이었다.

그런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선

중국 입장에선 철저한 이미지메이킹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세실리아는 충격을 받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차원을 넘어

처음 만난 인류의 배신에 실로 큰 충격을 받은 까닭이었다.

'충격이 엄청 큰가보네.'

그냥 중국이 중국을 한 것 뿐이건만

아무래도 차원 너머 이계인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인듯 싶었다.

'뭐,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겠지.'

본디 성장에는 뼈아픈 시련을 필요한 법.

차원 너머 중국의 통수는 그녀의 좋은 밑거름이 되어주리라

"중국은 악惡이로군요."

이내 세실리아는 결론 지었다.

중국이 악惡이라는 결론을

"맞아, 악惡중에도 최악最惡이다."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렇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겠군요."

세실리아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거짓말로 자신을 농락하고 악를 옹호하게 만든 중국에 대한 반감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어쩌려고?"

"철저히 부숴버릴 생각입니다."

"그것도 나쁘진 않긴한데...더 좋은 방법이 있거든."

"더 좋은 방법?"

그녀는 의아한듯 되물었다.

"결국 복수하고 싶은 거잖아, 그럼 상대가 가장 싫어할만한 일을 저지르는 게 최선이지 않겠어?"

".......그들이 가장 싫어할 만한 일."

"어때? 잠깐 협조해주지 않을래? 용자와 세라스에 관한 건 잠시 제껴두고 말이야."

선우는 장난스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목적이 일치하였다.

자신은 중국이 싫었고

용사는 또한 중국에 원한을 품었으니

"아주 좋은 방법이 떠올랐거든."

그녀와 함께라면 꽤나 극적으로 중국을 분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죽일 놈 살릴 놈을 구분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게 무슨 방법입니까?"

"협조해준다고 약속하면 알려주도록 하지."

".........."

세실리아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잠시 침묵을 하였다.

저 수상쩍기 그지없는 저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고심에 빠진 것이다.

"....좋습니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내 수락을 하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 넘치는 그의 모습에 신뢰가 한층 더해진 까닭이었다.

"탁월한 선택이야."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그럼 이제 알려주세요, 방법이 무엇입니까?"

"작전명 잔다르크."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혁명의 시작이지."

그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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