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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74화 (1,375/1,419)

거대한 참격과 파멸의 빛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대폭발이 일어났고 그 여파가 그대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초대형 태풍을 연상케 어마어마한 풍압이 발생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날려버렸다.

거대한 진동이 발생해 땅에 균열이 가게 만들고 지축을 뒤흔들었다.

나무가 뽑히고 바위가 쪼개고 민가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재해.

그 자체라고 과언이 아닌 광경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고작 한번의 충돌에 의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여파가 미쳤을까

모든 게 소멸되어 황량하게 변한 대지 위에

한 여인이 오롯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태양신에게 선택받은 인류 최강의 용사이자 마왕과 대적할 수 있는 대륙의 유일한 희망

세실리아 디올 슈페리얼.

그녀는 여파따윈 아무렇지 않다는듯 너무나 멀쩡히 모습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내 그녀는 시선을 돌려 정면으로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태연스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당신은...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괴물이로군요."

세실리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멀쩡한 모습이었다.

태초의 힘이 담긴 파멸의 빛마저

기어이 버텨내고만 것이다.

같은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무력이었다.

어찌 권능조차 없는 인간이 여신의 가호를 두르고 있는 자신과 대등할 수 있다는 말인가

괴물

그외에 다른 수식어따윈 불필요하였다.

"너도 마찬가지야, 설마 내게 검을 뽑아들게 만들 줄이야."

지구에 넘어온 이후

여지껏 단한번도 마검을 뽑아든 적이 없었다.

마검이 필요할 만큼 강한 존재를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용사는 달랐다.

꽤나 위협적이었고 기어이 자신에게 검을 뽑아들 게 만들었다.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하니 용사가 그만한 강자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으니

"자존심 상하는군요, 제 최선이 고작 검을 뽑아드게 만드는 게 전부라니."

세실리아는 고운 눈썹을 찌푸렸다.

꽤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태양의 권능으로 무력을 몇배나 뻥튀기시켰음에도 검을 뽑아들게 만드는 게 전부라니 말이다.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이곳에서 내게 검을 뽑아들게 만든 네가 처음이니까."

"그리 자랑스럽진 않군요."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명백히 약자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고작 검한자루 뽑은 걸로 저리 감탄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였다.

"그러니 자랑거리를 좀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내 그녀는 성검을 길게 늘어뜨리기 시작하였다.

"더 해볼 생각인가?"

이미 무력적인 격차는 충분히 체감하였을 것이다.

그녀의 최선을 다한 일격조차 자신에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하였으니

"물론입니다."

"시간 낭비일텐데?"

"그건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이지요."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정오가 아닙니다."

성검을 천천히 늘어뜨렸다

더불어 그녀의 마력이 요동을 치기 시작하였다.

그전과는 비교조차할 수 없을만큼 말이다.

"아직 여력이 남아있다 이건가?"

꽤 설레는 말이었다.

아직 풀파워가 아니라니

그말인즉슨 좀더 즐길 수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재밌네."

그리고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마찬가지로 흑야를 늘어뜨리기 시작하였다.

이내 용사와 검신은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파고들 틈을 찾기 위해 탐색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루한 탐색전을 이어갔을까

파앗

먼저 세실리아가 움직였다.

넘실거리는 성력과 마력을 두른 성검을 곧추세운 채 그대로 돌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위압감은 가히 성난 황소의 돌진을 방불케할 정도로 저돌적이었고 난폭하였다.

선우는 검면을 세워 충돌에 대비하였다.

어디 올테면 와보라는듯이

콰아아아아앙

파지지직 파지직 파지직

곧이어 성검과 마검이 정면으로 충돌하였고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이 비산하기 시작하였다.

.

.

.

.

.

부들 부들 부들

세실리아는 검자루를 더욱더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를 밀어내어 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안간힘을 써도 그는 미동조차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전혀 밀려나지 않았어.'

세실리아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온힘을 다한 맹진이건만

그게 너무나 손쉽게 막힌 건 물론이고 미동조차하지 않았다.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힘이 얼마나 강하길래

드래곤조차 소멸시킬 맹진을 그냥 다리힘만으로 버텨낸다는 말인가

'게다가..저 검도..심상치 않아.'

힘도 힘이지만 가장 경계해야할 건 차원을 찢고 튀어나온 저 검이었다.

성검 솔라디오는 파괴할 수 없는 절대적인 내구력과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예기를 가진 절대보검이었다.

그런 솔라디오를 검면으로 받아냈었음에도 금조차 가지 않다니

확신할 수 있었다.

저 검 또한 솔라디오 못지 않은 절대보검이라는 사실을

'설마 차원너머에 이런 강자가 있을 줄이야.'

마왕외에 자신의 적수따윈 존재치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생각을 수정해야할듯 싶었다.

차원너머에 이런 절대적인 존재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질 생각은 없다.'

절대적 힘을 가진 존재긴 하지만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정오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자신의 무력은 몇배고 강해질테니

'시간은 내 편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곧이어 다시금 거대한 마력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 한층 더 무력이 상승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세실리아는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는 성검 솔라디오를 맹렬한 기세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콰아앙 콰아앙 콰아아앙 콰아아앙

주르르륵 주르르륵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미동조차하지 않았던 그의 육체가 서서히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됐어!'

세실리아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명백한 힘의 역전이었다.

이대로 몰아부친다면 필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승리를 자신하며 검을 높게 치켜들어올린 그 때였다.

퍼어어억

"우욱.."

찰진 타격음과 함께 복부로부터 강렬한 충격을 전해졌다.

시선을 내리니 발끝이 복부에 꽂혀있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발을 들어올려 복부를 가격한 것이다.

'..자세가..무너지면..안돼..'

여기서 무너진다면 애써 차지한 우위가 수포로 돌아가게 되버린다.

어떻게든 버텨내고 베어야했다.

꾸우우욱

"으으으윽.."

하지만 이내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복부가 짓눌리자 내장까지 고통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쿠우우웅

그리고 선우는 그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순간

무릎을 그대로 들어올려 정통으로 가격해버린 것이다.

"으으윽.."

주춤 주춤

그 강렬한 충격에 세실리아는 저도 모르게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하였다.

뇌가 흔들린 탓에 제대로 된 균형을 잡을 수 없던 탓이었다.

퍼어어어어억

선우는 그런 세실리아를 향해 다리를 뻗어 무방비상태가 되어버린 복부를 그대로 강타하였다.

쇄애애애애애액

그러자 그녀의 신형이 허공에 붕 뜨더니 거침없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발로부터 전해지는 압력을 도저히 견디지못한 까닭이었다.

콰아앙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그녀는 대폭발의 범위마저 벗어난 채 저 멀리 민가들을 연속적으로 부수며 그대로 처박히고 말았다.

"확실히 힘은 센데, 기술은 좀 떨어지는 것 같네."

선우는 짧은 감상평은 내뱉었다.

힘의 크기 자체는 자신을 압박할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기술은 미숙하기 그지 없었다.

공격은 단순하였고 대응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필시 자기보다 강한 상대와 싸워본 적이 없어서겠지."

그녀의 성장이 대충 눈앞에 그려지는듯 하였다.

본디 기술이란 강자와의 싸움에서 숙련되는 법.

타고나길 압도적인 강자로 태어난 그녀는 기술을 숙련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분명 기술쪽을 극한으로 파고들 이유가 없었을거야."

그저 단순히 힘으로 찍어누르긴만해도 승승장구하며 승리만을 쟁취했을테니 말이다.

"멋대로...말씀하시지 마십시오."

후두두둑 후두둑 후두둑

그때 돌 잔해들을 헤치며 세실리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저에 대해 당신이 뭘 안다고 그리 말씀하시는 겁니까."

"대충 눈에 보여서 말이야."

선우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 여유로운 모습이 실로 얄밉기 그지 없었다.

"자의식이 강하군요. 한번 정도 우위에 선 걸로 모든 걸 꿰뚫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말입니다."

세실리아는 싸늘하기 그지없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검성, 리파인츠가 만든 제국 최고의 검술, 리파인츠 검술.

태양신께서 직접 전수했다고 전해지는 성기사들의 검술, 헬레마이트.

제일검이라고 불리웠던 아일슈페츠 대공이 전수한 바위의 검술

전투사제로 유명한 녹스의 교단에서 전수한 극한의 체술, 녹스티아라

투신전이라고 불리우는 비밀스러운 무투집단의 비기, 언브레이커블 등 대륙을 뒤흔들었던 전설적인 검술들과 체술들을 피를 토하는 노력을 통해 모조리 섭렵한 자신이었다.

자존심이 상하였다.

그런 자신의 기술이 미숙하기 그지 없다니

지금껏 쌓아왔던 모든 게 부정당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한번이 끝일거라고 생각해?"

"뭐라구요?"

"앞으로도 계속 우위에 설 수 없을거야, 너와 난 넘을 수 없는 격이 존재하거든."

".....오만하군요."

"스승님께서는 말씀하셨지, 증명할 수 있다면 그건 오만이 아닌 자신이라고 말이야."

선우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럼 저도 증명토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오만을"

우우우우우우우웅

성검, 솔라디오가 한층 더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정오가 다가오며 마력과 성력이 더욱더 강대해진듯 보였다.

"해봐."

선우는 슬며시 마검을 늘어뜨렸다,

"물론 헛수고겠지만."

그리고 히죽거리며 도발을 하였다.

콰아아아앙

그 태도에 분노한 세실리아는 강하게 땅을 박차며 맹렬한 기세로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부우우우웅

그리고 곧바로 검을 내질렀다

노리는 곳은 목울대였다.

"너무 정직해."

선우는 고개를 옆으로 가벼이 숙였다.

그러자 그녀의 검은 허공을 그대로 가르기 시작하였다.

공격을 너무나 손쉽게 피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반응이 느려."

선우는 곧바로 발을 들어올렸다.

퍼어어억

"으으윽!"

부지불식간 옆구리를 가격당한 세실리아는 고통 어린 신음을 내질렀다.

상당한 충격이 갈비뼈쪽에 무리를 가한 까닭이었다.

'빠져나가야해.'

다시금 거리를 벌릴 필요성이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또다시 흐름을 빼앗길 것이다.

발을 움직이려던 찰나

꾸우욱

발등이 짓눌리기 시작하였다.

"으윽.."

그대로 잡혀버린 것이다.

"공격이 실패했으면 곧바로 대응을 해야지, 안그러면 이렇게 반격을 당하잖아?"

발등으로 짓눌러 그녀를 고정시킨 선우는 검면으로 비어있는 반대쪽 옆구리를 툭 치며 입을 떼었다.

명백한 기만

벨 가치조차 없다는듯한 태도

으드득

그 명백한 약자 취급은 그녀의 자존심을 산산히 뭉개고 말았다.

분노

참을 수 없는 거대한 분노가 끓어오르듯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우우우우우우우웅

태양의 마력이 폭발하듯 발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선우는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까닭이었다.

화아아아아아악

곧이어 그녀의 육신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였다.

정오되면서 한층 더 강력해진 성력과 마력

내면에 들끓는 순수한 투쟁심.

모든 게 맞물려 그녀를 한층 더 강력한 존재로 만들어내었다.

더 원The One

태양신에 선택받은 단 한명의 절대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제부턴 다를 겁니다."

정오가 되었다.

이제부턴 태양신의 시간이었다.

"글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은데?"

선우는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눈빛만큼은 긴장을 풀지 않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그녀는 그전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잘하면...이쪽도 진심을 내보여할지도 모르겠네.'

검을 곧추세웠다.

일단 확인해볼 심산이었다.

정오가 된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말이다.

"와봐, 얼마나 다른지 직접 확인해줄테니까."

이내 선우는 손가락을 가벼이 까딱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세실리아의 눈빛에는 다시금 흥분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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