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63화 (1,364/1,419)

"펭두! 펭두! 펭두!"

연우는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작은 마스터...전 펭두가 아니라니까요..

그런 연우를 등 뒤에 태운 세라스는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는 세라스라는 이름이 버젓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펭두라니?

저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달려~! 달려~!"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연우는 조막만한 손바닥을 세라스의 궁둥짝을 연신 두들기기 시작하였다.

'빌어먹을'

스르르르륵

세라스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바닥에 미끄러지듯 쏘아지며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꺄하아아~!!"

방안은 연우의 즐거운 웃음소리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

.

.

.

그렇게 얼마나 질주하였을까

"연우야~ 맘마먹자~"

안방에서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맘마!"

그러자 연우의 눈이 반짝였다.

마침 활발한 놀이 활동에 허기가 진 까닭이었다.

"펭두! 뺘뺘~!"

연우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조막만한 손을 흔들었다.

아장 아장 아장

그리고 이내 아장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러니까...펭두가..뭐냐고..

지칠대로 지친 세라스는 넋두리하듯 입을 떼었다.

저 빌어먹을 펭두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펭두는 ebc에서 제작한 뉴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두tv의 마스코트 캐릭터다, 요근래 작은 마스터께서 한창 빠져있는 상황이지.

그때 소파에서 한가로이 누워있던 용자가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그걸 왜 나한테!

-펭귄이니까.

-난 펭귄이 아니다! 얼음대륙의 신조! 혹한의 세라스라는 말이다!

세라스는 억울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펭귄이라니

심히 곤란한 말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얼음대륙에서 숭배받는 신조가 아니던가

그런데 하찮은 펭귄 취급이라니

이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일이었다.

-생긴게 펭귄이잖아?

-이건 그저...가장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모습으로..

-그게 하필 펭귄이니까.

-...빌어먹을..

할 말이 없었다.

외양적인 모습이 똑같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

-다음 차례땐...네가...놀아드려라....베이거스

-그거야 작은 마스터 마음이지.

-네가 나서서 태워주겠다고 하면 되잖아!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

-뭣이! 지금 나만 개고생을 하라는 말인가!!!

-작은 마스터가 원하면 그리 해야하지 않겠어?

-불합리하다!

-세상사가 합리대로 돌아가면 우리가 이런 꼴로 있진 않겠지?

용자는 태연스레 말을 이었다.

-제기랄!

세라스는 욕지거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묘하게 얄밉지만 반박할 수는 사실뿐이었다.

'...모습이라도 바꿔야겠어.'

그래서 꼼수를 쓰기로 하였다.

귀여운 펭귄이 아닌 위협적이고 아주 무서운 모습으로 변하기로

그럼 적어도 놀아달라고 떼를 쓰진 않을테니

-폴리모프Polymorph!!!

마력을 집중시켜 그대로 발현시켰다.

괴악스러운 괴수로 변하기 위해

-캔슬cancel.

하지만 아쉽게도 마법이 발현되는 일은 없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세라스는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

-실내에선 마법 사용 금지다.

-그걸 누가 정했지?

-마스터가.

-난 들은 바가 없다.

-깜빡했겠지.

-그럼 말하기 전까지 써도 되는 거 아니야?

-그거야 내가 못 두고보지.

용자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뭐야?

세라스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난 주인님께 인정받은 일등급 애완동물이다, 너같은 신입 애완동물을 관리 감독할 권리가 있지

-그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 되건 안되건 내가 있는 한 넌 마법을 쓸 수 없어, 전부 캔슬시킬 생각이니까.

용자는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으드득

세라스는 이를 갈았다.

무슨 짓을 하던 저 똥고집을 꺾을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한 번이면 된다...딱 한번...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만 하면 된다.

세라스는 좀더 저자세를 취하기로 하였다.

언제고 저 작은 악동이 맘마를 다먹고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니

-그런 이유라면 더더욱 안되지, 우리 작은 마스터가 펭귄을 너무 좋아해서 말이야, 네가 다른 모습을 변하면 슬퍼할 거야.

용자는 어림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해보자는 거야!

세라스는 참지 못하고 고함을 내질렀다.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가는데 저런 개같은 태도라니

-해보던가!

용자는 지지않겠다는듯 눈을 부라리기 시작하였다.

어디 일반 애완동물따위가 일등급 애완동물인 자신에게 언성을 높인단 말인가

이는 위계가 흔들린다는 증거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지배자들은 죽일듯이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서로 얼마나 응시하였을까

-도마뱀새끼!

먼저 움직인 건 세라스였다.

찰싹

작달막한 날개를 휘둘러 용자의 뺨을 후려쳐버렸다.

-끄아악!! 이 하찮은 애완동물따위가!

모욕감을 느낀 용자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달려들었다.

꽈아아악

그리고 오동통한 세라스의 뱃살을 크게 한입 베어물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아악!!

세라스는 괴성을 내질렀다.

두툼한 뱃살을 파고드는 작은 이빨의 압력에 끔찍한 고통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놔아! 놔아! 이거 안놔아!?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삭

양날개를 펼쳐 마구잡이로 용자의 얼굴을 두드렸다.

콰아아아악

그리고 그럴 수록 용자는 더욱더 강하게 두툼한 뱃살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두 괴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

.

.

"똑바로 들어."

선우는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쭈욱 쭈욱

그러자 여기저기 만신창이가 된 용자와 세라스가 앞발과 날개를 하늘높이 치켜들기 시작하였다.

"내가 분명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하지 않았나? 내 말이 우스운 거야?"

선우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게..아니라..

-....절대..우습지 않아요...

두 절대자들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맞을까 두려워 절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어진 까닭이었다.

"그럼 대체 왜 싸운 건데? 만약 납득할 만한 이유 아니면 너넨 진짜 뒤진다."

선우는 살벌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으름장을 놓기 시작하였다.

요 녀석들의 싸움은 연우의 교육상 좋지 않았다.

저놈들의 정체를 아는 부모님이 불안에 떨 수도 있었고 말이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교육시킬 요량이었다.

다시는 쓸데없이 싸우지 않도록

-그러니까..그게..

그 물음에 세라스는 우물쭈물거리기 시작하였다.

사실대로 말했다간 봉변을 당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세라스가 실내에서 마법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용자가 냉큼 이실직고를 하였다.

-야 임마!!

세라스는 다급히 고함을 내질렀다.

"뭐? 실내에서 마법을?

선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네에! 자기는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써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전 주인님께 인정받은 일등급 애완동물로서 신입 애완동물의 일탈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게 됐습니다! 이거 보세요! 뺨을 쳤다니까요!

용자는 선우를 향해 뺨을 들이밀며 언성을 높였다.

무척이나 억울하다는듯이 말이다.

"저 말,사실이야?"

선우는 세라스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그러니까...

"예 아니요 로만 대답해, 사실이야?"

-예에..

말을 마친 세라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흐음..그렇단 말이지."

-죄..죄송합니다.

세라스는 면목없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아니,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바쁘다고 너에 대한 처우를 소홀히했으니까."

선우는 손사래치며 입을 떼었다.

재회의 기쁨을 나누느라 세라스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름 한가족이 된 녀석인데 말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겠지."

선우는 결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용자야, 계약서 하나 복사해줄래? 네가 나랑 했던 조건 그대로."

선우는 용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미 준비해뒀습니다!!

용자는 기다렸다는듯 종이 한장을 꺼내들어 그대로 건네었다.

"읽어봐."

종이를 받아든 선우는 세라스에게 건네었다.

-이..이건?

"널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기 앞서 필수적으로 써야하는 계약서야. 한번 읽어보고 마력을 불어넣으면 돼."

선우는 태연스레 말을 이었다

그 말을 들은 세라스는 계약서를 찬찬히 읽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룬 언어로 쓰여져있어

읽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을은 갑과 친분이 있는 존재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

-을은 갑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을은 애완동물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

-을은 모든 행동을 허락을 받아야한다.

-을은 갑에게 200조라는 금액을 빚졌고 노동을 통해 해소를 한다.

-이자율은 법정이자를 준수하여 1년에 20%로 잡는다.

모든 조항은 200조라는 빚을 완전히 변제했을 시 자동 파기된다.

-......마력을 품고 있는 하트를 걸고 굳게 맹세한다.

세라스는 입을 떡하고 벌렸다.

너무 불공정해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이딴 계약이 다있다는 말인가

-못해요!

세라스는 격렬한 반응을 내보이며 거부를 하였다.

이건 노예계약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 계약을 맺는단 말인가

"못해?"

-못해요! 이건 거의 노예계약이잖아요!

"못하면 어쩔 수 없지."

선우는 아쉽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찬찬히 손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잠깐...갑자기..손은 왜?...마력은 왜 모으시는 건데요!?

"못한다며?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이, 널 죽이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건데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침략자에게 자비를 베풀 정도로 내가 착하지 않아서."

-침략 아니예요! 저도 차원이동진에 휘말린 거라구요!

"듣기로는 넘어오자마자 러시아군을 전멸시켰다면서? 세상을 지배하겠다고 말하면서 말이야."

-.....그러니까...그건...

"이젠 거짓말까지 해? 안되겠네, 더 고통스럽게 죽여야겠어."

선우는 살벌한 기운을 풍기며 입을 떼었다.

-히이익!

그 기운에 노출된 세라스는 비명을 내질렀다.

원초적인 공포감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용자야, 물 끓여라, 안그래도 부모님 몸이 허하신 거 같은데, 이거 끓여서 몸보신 시켜드리게."

-헤헤헤 알겠습니다~ 마스터.

파닥 파닥 파닥

용자는 기분 좋게 날개를 파닥거리며 주방으로 향하기 시작하였다.

저 개같은 놈이 푹 고아질 생각을 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 까닭이었다.

-계약...계약할게요! 계약할게요오!!

상황이 그리되자 세라스는 다급히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푹 고아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야, 무리 안해도 돼."

-아니요! 계약하고 싶어요! 계약하게 해주세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의 종속이 되고 싶었어요! 애완동물이 꿈이었다니까요! 마스터! 주인님! 선우님!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장 마력 주입시킬게요!

꽈아악

우우우우웅

말을 마친 세라스는 계약서에 다급히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하였다.

파사사삭

그러자 이내 계약서가 바스라지기 시작하더니 잿가루가 되어 흩날리기 시작하였다.

계약이 완료되었다는 증거였다.

"용자, 냄비에 불 꺼라."

선우는 주방쪽을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꺼요?

그러자 용자는 한껏 아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응, 꺼, 얘 계약했어."

-.....네에.

용자는 어쩔 수 없다는듯 불을 꺼뜨렸다.

아무래도 세라스 삼계탕 작전을 실패한듯 싶었다.

"이제부터 너도 우리 장씨집안의 가족이다, 잘부탁한다. 세라스."

선우는 세라스를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용자가 너보다 엄연히 선배 애완동물이니까, 깍듯이 모셔라, 우리 집은 연공서열제야."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와락

곧이어 세라스의 안면이 사정없이 구겨지기 시작하였다.

결국 베이거스 저 원수같은 놈을 상급자로 모셔야할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표정이 안좋네? 마음에 안들어?"

-아..아닙니다.

세라스는 다급히 표정을 폈다.

꼬투리 잡히고 싶지 않던 까닭이었다.

"그래, 사이좋게 지내고."

-....네에."

"그럼 난 이만 가볼테니까, 잘들 놀고 있어."

말을 마친 선우는 뒤도 안돌아보고 걸음을 옮겼다.

'빌어먹을...빌어먹을...빌어먹을..'

세라스는 쉴새없이 욕지거리를 내뱉기 시작하였다.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는 생각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그때 누군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세라스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베이거스의 모습을

'.......시발'

세라스는 찰진 대한민국의 욕을 내뱉었다.

***********

철푸덕

-....빌어먹을...베이거스.

바닥에 나자빠진 세라스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위계질서를 확립한다는 핑계로 자신을 미친듯이 굴린 베이거스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앗쎄이는 뭐고....기열찐빠는 뭔데....망할..

대한민국의 인터넷 문화에 잔뜩 빠진 베이거스는 의미불명의 말을 지껄이며 자신을 갈궜다.

정확한 뜻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억센 억양이 심히 불쾌스럽기 그지 없었다.

-설마 평생 이렇게..살아야하는 거야?

가능성이 높았다.

초월에 다다른 장선우와 북궁연 둘다 자신의 수명만큼 오래살 가능성이 있으니

'망할..망할..망할..'

불행에 미래에 절로 욕지거리가 터져나왔다.

'한방이 필요해...빚을 해결할 수 있는 한방!'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빚에 매몰되어 평생 노예짓을 하며 살아가리라

한방이 필요했다.

200조를 한방에 날릴 거대한 자본이

그렇게 한창 고민을 하던 차였다.

흠칫

갑자기 세라스가 몸을 흠칫 떨었다.

북쪽에서 거대한 마력의 유동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마치 차원이동진이 발동됐을 때처럼 말이다.

'....말도 안돼...아직 차원에너지는 전부 회복되지 않았을텐데?'

아직 이정도 거대한 마력을 유동시키기엔 차원에너지가 부족하였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일단 마스터에게..보고 드려야겠어.'

안그래도 차원에너지에 관해 신경을 쓰고 있는 마스터였다.

이런 이변이라면 분명 큰 관심을 보이리라

'베이거스! 기다려라! 충성을 보여 언젠간 널 뛰어넘는 일등급 애완동물이 될테니!'

뒤뚱 뒤뚱 뒤뚱

굳은 결심을 마친 세라스는 빠릿하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마스터~!!! 큰일났습니다!!

무척이나 호들갑을 떨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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