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57화 (1,358/1,419)

북궁연은 실로 거대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눈앞에 여자가 하늘과 같은 시부모님과 보옥처럼 소중한 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까닭이었다.

멀쩡한 며느리를 집나간 며느리 취급을 하여 인자하신 시어머님께 크나큰 치욕을 선사하였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을 애미없는 자식 취급하며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을 선사하였다.

어찌 분노가 치밀어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디 내 앞에서도 똑바로 말해봐."

북궁연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명우맘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어머님이 못살게 굴어 며느리가 도망갔다고? 우리 연우가 평생토록 민폐만 끼치면서 살아갈 거라고?"

말하면서도 열불이 차올랐다.

자식을 둔 어미로서 어찌 저런 대못을 박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일 수 있다는 말인가

"그...그러니까..저는...연우한테...어머님이..없는..줄 알고.."

잔뜩 쫄은 명우맘은 나름 변명이랍시고 말을 지껄이기 시작하였다.

"실로 저열하고 천박하기 그지없네."

그리고 그 변명은 오히려 북궁연은 더욱더 분노케 만들었다.

"어미가 없다면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건가?"

북궁연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하지만 그 물음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도덕적인 관념에서 결코 해서는 안될 패륜적인 말이라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던 까닭이었다.

"어미가 없다면 그런 모욕을 당해된다는 법이라도 있냐는 말이다!"

이내 북궁연은 더욱더 분노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흐으으...으으으.."

그리고 그 분노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명우맘은 그저 전신을 부들부들 떨어댈 뿐이었다.

"그런 법이 있다면 어디 다시 한번 지껄여보거라, 나 또한 어릴적 부모형제를 잃은 천애고아 출신이니! 마음껏 모욕해보란 말이다!"

".....없어요..그런 법은..."

명우맘은 다급히 말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딴 말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변명이라고 지껄인거지?"

".....죄..죄송해요."

"죄송한다는 말로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젖먹이 때까지다. 어른이라면 저지른 짓에 대해 책임을 져야지."

꽈아악

북궁연은 손을 뻗어 명우맘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아악...아아아악....아파요..아파요오!"

명우맘은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머리털이 쥐어뜯기는 고통을 도저히 참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아파?"

북궁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물었다.

"아파요오.."

"우리 어머님과 연우의 마음은 네년의 수백 수천 수만배는 아팠을 거야."

북궁연은 얼음장과 같은 분노를 토해내며 말을 이었다.

육신의 고통은 차츰없어지지만 마음의 고통은 영원토록 각인되어 평생을 괴롭게 만든다.

눈앞에 이 여자는 하늘과 같은 시부모님과 보옥처럼 귀한 내 새끼한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어금니 꽉 깨무는 게 좋을 거야, 잘못하면 이빨이 부숴져버릴테니!"

북궁연은 단단히 경고를 하였다.

"그..그게..무슨.."

짜아아악

명우맘의 말을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말을 마친 북궁연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뺨을 후려친 까닭이었다.

"아아아아악!"

휘이이익

이내 명우맘의 고개가 옆으로 휙 돌아가버렸다.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강맹한 충격을 버티기엔 그녀의 목이 너무나 연약한 까닭이었다.

"이건 모욕당한 어머님의 몫."

짜아아아아악

"이건 어미없는 자식 취급당한 내 아들의 몫."

짜아아아악

"이건 아버님을 걱정시킨 몫"

짜아아아악

"남편의 몫!"

짜아아아악

"그리고 이건 날 모성애조차 없는 짐승 취급한 몫!"

짜아아아악 짜아아악 짜아아아악

북궁연의 손바닥은 거침없이 움직이며 뺨을 후려치고 또 후려쳤다.

"아아악..아아악..아아아악!!!!!"

명우맘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뺨을 통해 전해지는 처절한 고통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뺨을 후려쳤을까

쿠우웅

이내 북궁연은 머리채를 놓았고 명우맘은 그대로 바닥에 나자빠지고 말았다.

무척이나 꼴사나운 모습으로 말이다.

"흐아아아아앙!!! 엄마아아!!"

그러자 옆에 있던 명우가 어미에게 달려가 매달리기 시작하였다.

"네가 명우로구나."

북궁연은 명우 또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마침 네게도 할 말이 있었는데 잘됐네."

"후에에에에엥..!!!"

명우는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저 귀신같은 여자가 자신조차 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연..연우 어머니! ..잠시만요!"

그리고 그 울음소리에 번뜩 정신이 든 김상섭PD가 끼어들었다.

이러다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넌 뭐지?"

"메인 PD인 김상섭입니다!"

"오호라, 네가 이곳의 책임자로구나."

북궁연은 눈을 빛내며 입을 떼었다.

"그렇습니다."

김상섭PD는 반색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살짝 누그러진 걸 보니

아무래도 나름의 권위가 먹힌듯 보였다.

짜아아아악!

하지만 그 생각이 착각이라는 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북궁연의 손길이 벼락처럼 김상섭PD의 뺨을 후려친 까닭이었다.

콰당

김상섭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키 178cm에 95kg이라는 건장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저 가녀린 손길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책임자라는 작자가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어디서 뭘한 거야!"

북궁연은 나자빠진 김상섭PD를 노려보며 크게 꾸짖기 시작하였다.

'무릇 책임자라면 대소사를 관리하면서 다툼을 중재하고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려야하거늘! 어디서 뭘했길래 이런 일이 벌어져!"

"............"

김상섭PD는 나름대로 억울하였지만 할말이 없었다.

그녀말대로 출연자간의 다툼을 중재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엄연히 PD의 역할이었던 까닭이었다.

"네놈의 역할를 상기하고 반성하거라!"

북궁연은 크게 꾸짖었고 김상섭은 그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기세에 완전히 압도되어 어떠한 변명조차 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리고 명우라고 했지."

곧이어 북궁연은 시선을 돌려 명우쪽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후에에에에엥..!!"

명우는 서럽게 울기 시작하였다.

엄마가 하늘같이 떠받들던 감독 아저씨조차 맥을 못추고 날아가버렸다.

저 예쁜 누나를 막을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는 것이다.

다섯살 난 어린아이입장에선 두려움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만."

북궁연은 차갑게 내뱉었다.

그 순간 울음보를 터트렸던 명우를 눈물을 뚝 그쳤다.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는 생존에 대한 본능이 강제적으로 울음을 멈춰버린 까닭이었다.

"묻는 말에 사실대로 답한다면 네게 해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알아들었지?"

끄덕 끄덕

"좋아, 똘똘하구나, 네 어미랑은 달리 말이야."

북궁연은 만족스러운듯 입을 떼었다.

"그럼 묻겠다, 연우때문에 화상을 입었다고 들었는데 그 말 사실이더냐?"

".......네에.."

명우는 시선을 데구르르 돌리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눈을 피하지말고 똑바로 보고 말하거라."

북궁연은 손을 뻗어 명우의 머리를 정면으로 고정하였다.

"연우 때문에 화상을 입었다는 그 말, 정녕 사실이더냐."

"........."

명우는 말없이 울먹일 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거짓말이로구나."

그 속내를 간파한 북궁연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흐으윽...으윽..흐윽...흐윽..죄송..해요...죄송..해요.."

결국 명우는 눈물을 내보이며 사과를 하기하였다.

모든 거짓말이 탄로났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 까닭이었다.

"사실은....연우한 게 아니에요...제가 혼자..넘어져서..그렇게 된 거예요......"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한거지?"

"연우가...관심받는 게..부러웠어요...저도...얄밉고 질투가 났어요....흐윽...흐으윽.."

명우는 진심을 토로하기 시작하였다.

서슬퍼런 북궁연의 눈앞에선 어떠한 거짓도 내뱉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렇다는군."

이내 북궁연은 시선 돌려 나자빠진 명우맘을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

사건의 진실을 알게된 명우맘은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감정을 앞세워 되돌릴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는 건 인지한 까닭이었다.

"마음같아선 하늘같은 어머님과 내 소중한 아들에게 치욕을 준 너희 모자의 세치혀를 잘라 영원토록 말실수를 못하게 만들고 싶지만 대한민국에선 그리 해선 안된다고 하더구나. 사적제재는 불법이라면서 말이야. "

북궁연은 두 모자를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해서 오랜 고민 끝에 너희 모자에게 걸맞는 다른 벌을 준비했다. "

따악

곧이어 북궁연은 가벼이 손가락을 튕겼다.

뒤뚱 뒤뚱 뒤뚱

그러자 푸른색 펭귄 한마리가 뒤뚱거리며 촬영장 안으로 걸어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전부 찍어뒀겠지?"

북궁연은 뒤뚱거리며 다가오는 푸른 펭귄, 세라스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찍어뒀습니다!

세라스는 휴대폰을 높이 들어올리며 말을 내뱉었다.

"좋아, 그럼 이제 온세상에 알리도록 해, 이 모자의 만행을."

-알겠습니다!

세라스는 반대 날개로 충성 자세를 취하였다.

그리고 휴대폰을 조작하기 시작하였다.

"잠..잠깐만요..지금...무슨.."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명우맘은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결국 관심을 받고 싶어 이리 된거 아니야? 내 친히 도와주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야."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감정을 앞세워 다른 이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사실을, 너는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

곧이어 그녀는 명우맘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 아이야, 너는 추한 질투와 사소한 거짓말로 인해 너의 모든 게 파탄났다는 걸 평생토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명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안...안돼!...안돼! 안돼에에에!!"

명우맘을 어떻게든 말리려고 하였다.

모든 진실이 담긴 영상이 전세계에 퍼진다면 온세상이 자신들을 비난할 것이다.

연우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경악시킨 월드스타였으니

말려야했다.

어떻게든 말려야했다.

"으으윽...으윽..으아아악!!"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거대한 중압감이 전신을 짓눌러 어떠한 움직임도 허락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안움직이는 거야아아아!!!"

명우맘은 악다구니를 쓰기 시작하였다.

뜻대로 되지 않으니 조급함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소영엄마! 도와줘어어! 제발 도와줘!"

가장 친한 소영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슬쩍

하지만 소영엄마는 슬며시 고개를 돌릴 뿐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듯이

"풀잎이 엄마! 새롬이 엄마! 찬우엄마!"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를 떠받들고 찬양하던 모든 엄마들 모두가 모르쇠일관을 하였다.

괜스레 엮였다가 험한꼴을 보고 싶지 않던 까닭이었다.

"PD님! 도와주세요오! 제발 도와주세요오오!"

김상섭PD 또한 모른척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제발..제발...제바아알!!"

애원하고 또 애원하였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 누구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이는 없었으니

"연우가 유명해질 수록 너희 모자 또한 덩달아 유명해질 거야.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관심을 평생토록 받으며 살아가게 되겠지. 전세계가 너희 모자를 주목할 것이다 어디 사는지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

북궁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고작...고작 애들 장난에 지나지 않은 일이에요! 이렇게 키울 건 아니잖아요!"

"말은 똑바로 해야지, 일을 이렇게까지 키운 건 네년의 세치혀다."

북궁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이건...이건.."

"심하다고? 욕심이 과하네, 목숨을 거두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지."

북궁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무림이였다면 단박에 머리를 날려버렸을 것이다.

저 여자는 현대에 태어난 걸 감사히 여겨야했다.

"고소할거야! 당신들 전부 고소할 거야아아아아!! 아동 폭행죄! 아니 살인미수죄! 폭행죄!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전부 고소할 거야아아!! 아아아아악!!"

"남편이 그러더구나, 네년과 같은 족속은 불리해지면 이런 죄 저런 죄를 들먹이고 고소를 하겠다며 상대를 위협하는 못된 심보를 가지고 있다고."

북궁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해서 그 방면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기로 하였지."

짝 짝

북궁연은 가벼이 박수를 두번쳤다.

뚜벅 뚜벅 뚜벅 뚜벅 뚜벅

그러자 촬영장 바깥쪽에서 고급진 정장을 입은 중년인들이 위풍당당하게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그들은 명우엄마 코앞에 걸음을 멈춰섰다.

"로펌 장앤김에서 나온 북궁연 사모님의 변호인단입니다."

맨앞에 선 남자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러자 뒤편에 있던 남자들이 동시에 명함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명함에는 떡하니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

장앤김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쓰여져있었다.

"지금부터 저희가 모든 걸 케어하겠습니다."

변호사는 선언하듯 당당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말을 들은 명우엄마는 바닥에 나자빠진 채 절규를 하였다.

장앤김이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

그들이 직접 나선 이상

자신이 어떤 짓을 하든 승산은 없었다.

오히려 역고소로 이쪽에서 배상금을 지불해야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모든 게..끝이야.'

명성, 인맥, 권력, 재력

무엇 하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저 절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깊이 후회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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