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52화 (1,353/1,419)

특유의 따스한 기운이 전신을 부드러이 휘감았다.

곧이어 휘감겨진 따스한 기운은 몸을 최대한 이완시키기 시작하였다.

'편해..너무 편해.'

액체가 되는듯한 느낌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다고 볼 수 있었다.

평생 이상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덥석

무언가 목을 강하게 짓눌렀다.

-케에엑!!

절로 비명성이 내질러졌다.

별안간 이 압박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내 눈을 번쩍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작달막한 팔로 자신의 목울대를 감싸고 있는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작은 마스터

연우였다.

-무거워어..작은 마스터.

용자는 소근거리듯 말을 이었다.

"꺄하아아~부부우~바아!"

연우는 반갑다는듯 용자를 껴안고 이리저리 뒹구르기 시작하였다.

-아아악! 아아악! 아프다구! 아파아아! 아파아!!

용자는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어머, 우리 용자가 일어났구나."

그때 그 목소리를 들은 권순분 여사가 해맑게 웃으며 다가왔다.

-아...큰 마스터...안녕하...으으윽..

용자는 몸을 일으켜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차마 그리 할 수 없었다.

부상의 통증이 운신을 제한 까닭이었다.

"무리하지마렴, 덧날 수도 있어."

권순분 여사는 용자를 제지하였다.

지금은 예의를 차리는 것보단 회복이 우선이었다.

-어떻게..된거죠? 제가..왜 이곳에..

"며칠 전 선우가 피투성이가 된 너를 데리고 왔단다."

-아...마스터가..

용자는 깨달을 수 있었다.

공간이동 마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운좋게 선우에게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천년감수했네..하아아.'

용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꼼짝없이 죽는 게 아닐까하고 잔뜩 쫄았었는데 다행히 목숨을 건진듯 하였다.

이렇게 멀쩡히 숨을 내쉬는 걸 보면 말이다.

-맞다! 마스터! 마스터는 어디 계세요!? 전해줘야할 말이 있는데!

용자는 불현듯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선우를 찾았다.

북쪽에서 만난 그 정신나간 괴물에 존재에 대해 알릴 필요성을 느낀 까닭이었다.

"선우는 지금 여기 없단다."

-어디 갔는데요? 언제 오는데요?

"러시아로 출장을 간다고 하더구나, 일주일 안에 돌아온다고 했는데..언제 올지는 모르겠구나."

-러시아!? 러시아면 북쪽에 있는 나라 말씀하시는 건가요!?

"우리 용자 똑똑하네, 러시아도 알구."

권순분 여사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복수...내 복수를 하러 간거야!'

용자는 눈을 빛냈다.

선우의 의도를 단박에 눈치챈 까닭이었다.

그의 목적은 분명 복수일 것이다.

아끼는 애완동물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그 괴물같은 여자에게 말이다.

'...장선우라면..분명 그 여자를 박살내버릴 수 있을 거야.'

그 여자가 강하긴 하였지만 자신이 겪은 장선우라는 인간은 그보다 더한 강자였다.

분명 그 괴물같은 여자를 박살내버릴 수 있으리라

'...장선우!...이번만큼은 널 응원하겠다! 날 이꼴로 만들어버린 그 괴물같은 계집을 조져버려! 세라스 그 새끼는 닭꼬치로 만들어버리고! 겸사겸사 너도 같이 동귀어진하면 더 좋구!'

용자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부디 모두가 사이좋게 자멸하기를

***********

"..........."

"..........."

선우와 북궁연.

차원을 넘어 생이별했던 두 남녀는 떨리는 눈으로 서로를 응시하였다.

누구 하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얼마나 서로를 응시하였을까

".....연우는?"

이내 북궁연은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지금...부모님이랑 함께있어."

".......어디 다친데는 없고?"

"건강히 잘지내고 있어."

선우는 그녀를 안심시키주었다.

글썽 글썽

연우의 안전이 확인되자 북궁연의 눈가에 투명한 결정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기쁨, 안도감, 걱정 , 야속함 등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며 건조했던 그녀의 눈가에 습기를 채웠고 결정을 맺히게 만든 것이다.

또르르르르

이내 맺혀있던 투명한 결정이 고운 뺨을 타고 그대로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연.."

그 아련한 모습에 선우의 가슴은 미어지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인한 여자인지 잘 알고 있다.

감정 기복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걸 너무나 잘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눈물을 내보이고 있었다.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였을지

얼마나 자신을 그리워했을지

얼마나 자신을 원망했을 지

머릿속에 그려지는듯하였다.

저벅

축지를 이용해 한달음에 그녀 앞까지 도달하였다.

와락

그다음 그녀의 가녀린 몸을 거침없이 껴안았다.

"미안해.....연.....많이 늦었지?"

저항없이 껴안겨진 북궁연은 선우의 넓다란 가슴에 작은 머리를 박았다.

"흐윽...흐으윽....흐윽...흐윽..흐윽."

그리고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그의 따스한 품에 안긴 순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을

"흐으윽...흐아아앙.."

결국 그녀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토닥 토닥 토닥 토닥

선우는 가녀린 등을 토닥이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진정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흐아아아아앙~!!"

북궁연은 따스한 품에 안겨 원없이 울고 또 울었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명의 여자로서 말이다.

.

.

.

.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거짓말쟁이....금방 돌아온다고 해놓고..."

이내 북받친 감정을 진정시킨 북궁연이 뾰루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미안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무림 속 시간으로 치면 무려 세달이 넘는 시간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은 것이니

"데리러 오겠다고 해놓고...."

".....미안해."

"너랑 연우, 둘다 사라져서..내가...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알아?"

"....미안해.."

"나한테...너랑 연우는....유일한 가족이자..이 세상..전부란 말이야......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단 말이야.."

"미안해....연..내가 생각이 짧았어.."

무림에서 여분의 재료라도 챙겨왔어야했다.

그럼 베이거스나 세라스가 소환되기 전 무림을 오갈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반성해! 이 바보야!"

투닥 투닥 투닥

북궁연은 고운 손을 움켜쥐고 선우의 넓은 가슴을 투닥거리기 시작하였다.

나름의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파아아.."

선우는 짐짓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엄살을 피웠다.

"아프라고 때리는 거야!"

하지만 북궁연의 손길은 거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엄살을 피우는 게 더 괘씸하다는듯 위력을 서서히 올리기 시작하였다.

휘리릭

이내 선우는 재빨리 팔을 뻗어 그녀의 가느란 허리를 우악스럽게 휘감았다.

그러자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더니 자연히 고개가 위쪽으로 들어올려졌다.

"너무 보고 싶었어. 연."

선우는 사랑스러운 아내의 얼굴을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응시하였다.

"또...그렇게...어물쩍 넘어가려고.."

"진심이야, 넌 보고싶지 않았어?"

".......보고 싶으니까...직접 찾아왔지...바보야."

북궁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한없이 진지한 눈빛을 마주하는 게 너무나 민망하였기 때문이었다.

덥석

그때 선우의 왼손의 그녀의 고운 턱선을 붙잡았다.

그리고 슬쩍 힘을 줘 다시금 정면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고개 돌리지마, 우리 예쁜 부인, 얼굴 좀 자세히 보게."

선우는 그녀의 얼굴 구석구석을 자세히 훑기 시작하였다.

고양이처럼 살짝 치켜올라간 눈매.

깊고 고요한 호수를 연상케한 푸른 눈동자.

장인이 만든 명검처럼 날서있는 오똑한 콧대.

잘익은 사과처럼 붉게 물들어있는 매혹적인 입술.

첫눈의 순결함을 담고 있는 백옥같은 피부결.

경국지색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얼굴이었다.

"너무 예쁜 거 아니야? 다시 반하겠어."

선우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말이라도..못하면..."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였지만 북궁연의 양뺨은 붉게 물들여져있었다.

꿀바른듯한 달콤한 말이 그리 싫지 않던 까닭이었다.

"말만 그런게 아니야...당장 증명도 할 수 있거든."

선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게..무슨...우웁.."

츄우웁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였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입맞춤에 입이 그대로 막혀버린 까닭이었다.

츄으으읍 츄으으읍 츄으으읍

부드러운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

그리고 서로를 격렬히 탐하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임에도 불구하고 북궁연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적극적으로 입맞춤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속상함에 툴툴대긴 했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맞닿는다는 건 그녀에게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었으니

츄으읍 쭈우웁 쭈우웁 츄우웁

"흐으음..으음...흐읏.."

사이사이로 북궁연의 옅은 신음성이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츄르릅 츄릅 츕 츄릅

한창 입을 맞추던 선우가 혀를 살며시 내밀어 그녀의 사과처럼 매혹적인 입술을 간질이기 시작하였다.

스으으윽

그러자 살짝 열려있던 북궁연의 입술이 서서히 벌려지기 시작하였다.

츄르르르릅

선우는 그 벌려진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혀를 삽입하였다.

촤아압 촤아압 츄르릅 추웁 추르릅

그다음 그녀의 구강 전체를 희롱하듯 애무를 하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에 그에 화답하듯 마찬가지로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선우의 혀와 이빨 잇몸을 비롯한 구강 전체를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할짝 할짝 할짝 할짝

서로의 모든 걸 받아주겠다는듯 맹렬히 핥았고

츄으으읍 츄와아압 츄와압 츄웁

타액을 교환하였으며

츄르릅 츄으읍 츄르 츄으으읍 츄으읍

뱀이 교미하듯 쉴새없이 혀를 맞물리며 서로의 존재를 확실히 느끼고 서로의 사랑을 실감하였다.

이별의 설움이 완전히 가실 때까지 말이다.

.

.

.

.

.

츄으으으으읍

곧이어 선우가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기 시작하였다.

쭈우우우욱

그러자 멀어지는 두 입술사이에선 얽히고 설키며 하나가된 타액들이 실선처럼 쭈욱 이어졌다.

"어때?....이제 증명이 좀 됐어?"

선우는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응...증명됐어..."

끄덕 끄덕 끄덕

북궁연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선우의 진한 애정공세에 속상함이 상당수 사라진듯한 모습이었다.

"사랑해, 연."

쪼옥

선우는 그런 그녀를 귀엽다는듯 바라보더니 그대로 가벼이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다시금 그녀를 끌어들여 품안에 꼬옥 껴안았다.

"...나도 사랑해."

푸우욱

북궁연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그런 선우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렇게 두사람은 재회를 끝마칠 수 있었다

***********

"야."

북궁연은 싸늘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네엡.

세라스는 잔뜩 쫀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하였다.

"너 아까 뭐라고 했어?"

-뭐...뭐가요?

"아니, 분명 내 남편한테 아주 무례한 말을 한 것 같은데..기억 안나?"

-기억...안나는데요..

세라스는 곧바로 발뺌을 하였다.

사실대로는 죽어도 말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거짓말하지말고 제대로 말해...했어? 안했어?"

-정..정말 기억안나요!...보시다시피 제가 새대가리잖아요?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자주 깜빡깜빡해요...헤헤.

세라스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한없이 낮추었다.

만약 곧바로 인정했다간 그대로 얼음동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 분명 그리 될 것이다.

금슬이 보통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하였으니

"흐음.....그래?...그렇단 말이지."

-네에! 저는 새대가리라서! 방금한 말도 금방 까먹습니다! 아까 뭘 물어보셨죠? 도통 모르겠네요..하하하하..

"세라스야."

-......네에..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해줄게."

-............"

"하지만 거짓말하면 얼음동상으로 만들거야."

북궁연은 짐짓 싸늘한 눈빛으로 세라스를 노려보았다.

꿀꺽

세라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진심 어린 살의를 느낀 까닭이었다.

"뭐라고 했어?"

-사실은.....주인님! 저 빌어먹을 새끼가 저를 마구마구 때리고 괴롭혔어요!! 죽기직전까지 내몰렸다니까요!? 당장 얼려서 얼음동상으로 만들어주세요오오!!! 라고 했어요.

"역시 했잖아!"

북궁연은 눈살을 잔뜩 구기며 냉기를 쏘아보내었다.

"꾸웨에에에에엑!!..용서해준다면서요오오!!

쩌저저적 쩌저저적 쩌저적

냉기에 전신이 얼어붙은 세라스는 억울하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용서해준다고 해놓고 때리는 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용서해준다고 했지만 벌주지 않겠다는 말은 안했잖아?"

-그런..말장난을!!

"누구보고 빌어먹을 새끼래! 이 빌어먹을 새대가리가!"

북궁연은 거칠게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냉기를 더욱더 강하게 내뿜었다.

-흐에에에에에엑!!!! 살류우우우....

쩌저저저적

곧이어 세라스는 저항조차 못한 채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

그리고 무서워하던 얼음 동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 녀석, 죽은 거 아니야?"

선우는 얼어붙은 세라스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안죽어, 저녀석, 냉기 저항은 상당한 편이거든"

북궁연은 손사래치며 부정하였다.

남편을 모욕한 게 괘씸하긴 하지만 지금껏 이래저래 도움을 받은 애완동물이었다.

어찌 함부로 죽일 수 있겠는가

"그보다 선우, 어머님 아버님은 뭘 좋아하셔?"

"왜?"

"시부모님을 처음 만나는데 어떻게 빈손으로 갈 수 있겠어! 뭐라도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 이쁨 받지!"

"안그래도 되는데, 그냥 얼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뻐해주실 걸?"

함박웃음을 지으실 게 뻔하였다.

"내가 안돼! 이왕이면 엄청 잘보이고 싶단 말이야!"

다른 부인들이 넘어오기전 잔뜩 이쁨을 받아 입지를 확보해야했다.

최고의 며느리감이 되기 위해라도 말이다.

그런데 빈손이라니

어불성설

그 자체였다.

"사줄 돈은 있고?"

선우는 장난스레 물음을 던졌다.

"라스푸틴한테 갖고오라고 하면 돼."

북궁연은 대수롭지 않다는듯 대꾸를 하였다.

자신에겐 훌륭한 심부름꾼이 있었다.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대통령 취급이 말이 아니네.'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웃음을 지었다.

나름 철권통치로 유명한 양반이

따가리 취급 당하는 게 실로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뭐, 안그래도 한번 만날 생각이긴 했으니까, 가서 선물 좀 챙겨달라고 하던가."

"왜 만나려고 했는데?"

북궁연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내가 널 데려가면 국제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미리 말 좀 해두려고, 허튼짓 못하도록 말이야."

"네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까?"

"알아들어야할거야"

선우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석기시대로 회귀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그리고 살벌한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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