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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45화 (1,346/1,419)

분노의 베이거스

판테시아 대륙 최강의 종족이라고 칭해지는 용족들의 군주이자 분노를 양분삼아 대륙을 불바다로 만든 전력을 가지고 있는 광기 어린 태초의 드래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그 광기 어린 태초의 드래곤이 지옥불과도 같은 열기를 지닌 브레스를 내뱉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에 맞서 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얼음대륙의 신수이자 한 때나마 대륙 전체를 얼려버리려고 했던 냉혈한 정복자.

혹한의 세라스는 극한의 냉기가 담긴 얼음 숨결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열기와 냉기가 충돌하였고 천지가 뒤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충격파가 퍼져나갔을까

-세라스으으으!!!!

이내 충격파에서 먼저 벗어난 베이거스가 눈앞에 대적을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펄러어억 펄러어어억

그리고 그 거대한 날개를 힘차게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돌진.

흉악스러운 질량이 담긴 맹렬한 돌진이 시작된 것이다.

-베이거스으으으!!!

혹한의 세라스 또한 지지않겠다는듯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날개를 좌우로 일자로 펼친 뒤 그대로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상승기류를 타고 쾌속하게 질주하는 글라이더처럼

콰아아아아아아앙

이내 벌어지는 맹렬한 돌진과 쾌속한 질주의 충돌!

다시금 하늘과 땅이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환영인사가 거칠군, 세라스.

특유의 거대한 이마로 세라스를 들이박은 베이거스는 적개심 어린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우리가 정겹게 인사나 할 사이는 아니지, 베이거스

부리로 이마를 짓누르고 있던 세라스가 비아냥되듯 입을 떼었다.

-하하하하하, 그것도 그렇군, 언제고 그 가녀린 모가지를 물어뜯어버릴 생각만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피차일반이다, 나 또한 언제고 네녀석의 오만한 눈알을 그대로 씹어먹고 싶었거든.

두 절대자들은 희번득하게 서로를 노려보며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언제 이곳에 오게 된거지?

-네 알바가 아닐텐데?

-순전히 궁금증이다, 판테시아 대륙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분노의 베이거스가 이쪽 차원에선 꽤나 얌전히 있었으니 말이야.

세라스는 싸늘한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

분노의 베이거스

타고난 파괴자이자 흉포한 성정을 지닌 최악의 드래곤.

지구에 넘어왔다해서 그 본연의 성질이 어디가는 건 아니건만 베이거스가 넘어온 지구는 너무나 조용했다.

그 존재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말이다.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 타고난 파괴자가 어찌 숨을 죽이고 지내고 있었는지 말이다.

-.......네 녀석에게 일일히 설명할 이유는 없지.

베이거스는 괜스레 무거운 분위기를 잡으며 말을 넘겼다.

죽어도 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인간에게 처발리고 종속되어 애완동물이 되었다는 사실만큼은 말이다.

-그것보다 너야말로 꽤나 얌전히 있던 것 같은데? 판테시아 대륙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냉혈의 정복자가 말이야.

-........나 또한 일일히 대답할 의무는 없다.

혹한의 세라스는 말을 아꼈다.

죽어도 말할 수 없었다.

정복을 위해 호기롭게 나섰다가 처발리고 종속되었다는 사실을

-..............

-.............

그렇게 두 지배자 사이에선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한 때 대륙의 공포로서 군림하던 찬란했던 과거가 괜스레 그리워진 까닭이었다.

-어쨌든 네놈을 죽이겠다!!!! 세라스! 차원을 넘었다하여 네녀석에 대한 원한이 사라진 건 아니니!!

이내 베이거스는 무거운 침묵을 깨고 분노를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이 모양 이꼴로 만든 선우에 대한 원한까지 함께 담아서 말이다.

-마찬가지다!!! 네녀석이 대륙정벌을 저지했던 일을 난 아직도 잊지 않았다! 베이거스!!

세라스 또한 언성을 높이며 분노를 토해내었다.

자신을 종속시켜버린 북궁연에 대한 원한까지 담아서 말이다.

쩌어어어어어억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베이거스였다.

땅과 하늘에 닿을듯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리기 시작하였다.

세라스의 가녀린 목을 그대로 씹어삼키기 위해

부우우우우웅

콰아아앙

세라스는 재빨리 날개로 베이거스의 목울대를 후려쳤다.

콰지지직

그러자 베이거스의 아가리가 허공을 씹었다.

절묘하게 빗나가버린 것이다.

-으으윽..

부우우우우웅

분노한 베이거스는 그 상태로 재빨리 머리를 들어올렸다.

콰아아아앙

-크으으윽...

그러자 흉악스럽게 돋아난 뿔들이 정확히 세라스의 가슴팍에 적중하였다.

쇄애애애애액

세라스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무방비하게 드러난 목뒤쪽을 부리로 힘차게 쪼았다.

콰아아아앙

-끄으으윽...

베이거스는 고통 어린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상당한 충격양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빌어먹을 자식!!

곧이어 베이거스는 거대하기 짝이 없는 앞발을 휘둘렀다.

-어딜!!

그에 맞서 세라스는 마찬가지로 앞발을 들어올려 발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아앙

그렇게 두 대괴수들은 거대한 몸체를 거침없이 휘두르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

.

.

.

.

.

"큰일입니다! C9과 C10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모스크바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뭐라!?"

러시아 중앙정보국 국장, 프릿코프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지금 대재앙급 몬스터인 C9이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

"일단 상황만 놓고보면 서로 비등한 상황처럼 보입니다!"

"....제기랄!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

설마하니 대재앙급 몬스터인 C9이 손수 진압을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속절없이 밀려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어찌 러시아에는 이런 재앙이 연달아 일어난다는 말인가

"모스크바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속력으로 보건대 대략 20분정도면 모스크바 상공까지 충분히 도달할 듯 합니다!"

".....빌어먹을! 당장 비상대피령을 내려! 살고 싶으면 당장 도망가라고!"

"알겠습니다!..여기는 중앙 정보국! 중앙정보국! 비상대책본부는 나와라! 오버!"

정보국 소속 요원은 곧바로 무전을 치기 시작하였다.

"망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릿코프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재빨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어..어디 가시는 겁니까!? 국장님!"

"어디긴! 이 사태를 진압할 수 있는 여자한테 가는 거 아닌가!"

"설..설마.. 코드네임 엔젤을!?"

"지금 그 여자말고 다른 방도가 있나?"

프릿코프는 짜증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치만 코드네임 엔젤에 관한 건 전부 VIP의 허락 있어야."

"허락맡을 시간따위는 없다! 이대로 가다간 간신히 복구하던 모스크바가 다시금 박살이 나버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더는 토달지마!!"

말을 마친 프릿코프는 재빨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코드네임 엔젤

대재앙급 괴수로부터 러시아를 구한 위대한 영웅에게 다시금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 말이다.

**********

-꽤 하는 구나! 세라스!

-마찬가지다. 베이거스

거대한 드래곤과 거대한 괴조

분노의 베이거스와 혹한의 세라스는 서로를 노려보며 연신 씩씩대었다.

너무나 비등한 싸움에 두 괴수 모두 쉽사리 승기를 잡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질량과 힘은 베이거스가 앞섰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고 유려한 몸체를 지닌 세라스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마법과 활용능력은 서로 동등

품고 있는 마력 또한 또한 서로 동등

무한한 체력 또한 동등하였다.

그야말로 난형난제.

우열을 가리는 게 요원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저놈을 잡아야한다.'

곧이어 서로를 노려보던 베이거스와 세라스는 결연의 의지를 빛냈다.

두 괴수는 내심 서로를 인정하고 있었다.

상처없이 잡을만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그렇기에 두 괴수 모두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승부는 영영나지 않을 게 뻔하니

-죽어라아아아!!

먼저 움직인 건 베이거스였다.

흉악스러운 앞발을 휘둘러 세라스의 목울대를 노린 것이다.

쇄애애애애애애액

그러자 세라스는 커다란 날개를 빠르게 펄럭이며 창공으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심장 속에 있는 미증유의 거대 마력들을 냉기로 바꾸어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세라스의 전신이 구름 한점없는 창공처럼 푸르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블리자드 버드 Blizzard Bird.

얼음대륙의 신수

혹한의 세라스를 상징하는 필살의 형태가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죽어라!!

쇄애애애애애애애애액

세라스는 거대한 몸을 회전시켜 그대로 수직으로 내려꽂기 시작하였다.

-좋다! 어디 한번! 와봐라! 세라스!!

분노의 베이거스는 그런 세라스를 똑바로 노려보며 호기롭게 고함을 내질렀다.

펄럭 펄럭

그리고 거대한 양날개로 몸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정면승부

애초에 피할 생각따윈 없는 것이다.

얼음대륙마저 반으로 쪼개버렸다고 전해지는 필멸기.

블리자드 버드Blizzard Bird.

-어리석은 놈!!

음속을 뛰어넘은 속도로 쏘아지던 세라스는 그 광경을 보고 비웃음을 흘렸다.

설마하니 정면충돌을 준비할 줄이야

실로 멍청한 도마뱀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다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거대한 충격파가 세상을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

.

.

.

.

콰지지직

-멍청한 녀석.

부리로 날개너머 가슴팍까지 꿰뚫어버린 세라스는 비웃음을 흘렸다.

블리자드 버드를 고작 방어마법과 육체로 받아낼 생각을 하다니

실로 멍청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네 패인은 스스로 오만한 죄이다. 베이거스. 하하하하하하

세라스는 한껏 웃으며 가슴팍에 쑤셔져있던 부리를 빼내기 시작하였다.

-케에엑!

덥석

그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무언가 가녀린 목울대를 우악스럽게 움켜잡은 것이다.

'설..설마!?'

세라스는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재빨리 눈알을 위로 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음짓고 있는 베이거스의 모습을

-얼음대륙을 반으로 쪼갰다는 명성이...과장이 아니었다...세라스...진짜 죽을 뻔했어...하하하

-어..어떻게!?..분명 심장을 꿰뚫었는데!?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분명 왼쪽 가슴을 꿰뚫었다.

드래곤 하트가 있는 곳을 직격당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멀쩡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 심장은 오른쪽에 있거든...덕분에 이렇게 살 수 있었지.

-그..그런 말도 안되는?!

-네 패인은 운이 나빴다는 거다, 세라스.

쩌어어어어억

말을 마친 베이거스는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덥석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세라스의 목울대를 물어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세라스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두껍고 날카로운 이빨이 목울대로 파고들며 실로 극심한 고통을 선사한 까닭이었다.

잘근 잘근 잘근 잘근

베이거스는 그 고통 어린 비명을 즐기며 이빨을 잘글거리기 시작하였다.

날개와 가슴을 꿰뚫어버린 이 냉혈의 정복자에게 더욱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악!!!!!

세라스의 비명성이 더욱더 격렬해지기 시작하였다.

-다음생에선 운이 좀더 좋길 희망하지, 세라스, 잘가라.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베이거스는 입안에 무거운 마력이 소용돌이치듯 모여들었다.

그리고 베이거스는 모여든 마력들을 지옥불과 같은 화력으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고룡급의 드래곤만이 온전히 실현시킬 수 있다는 드래곤들의 비기.

드래곤 브레스를 쏘아보낼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하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세라스는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목울대에 파고든 이빨을 통해 전해지는 끔찍한 열기를 도저히 버텨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끝이다!

-안돼에에에에에에!!

그렇게 두 절대자들의 싸움이 종결나려던 그 순간

베이거스는 시간이 정지한듯 움직임을 멈춰섰다.

쿠우우우우우웅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위압이 베이거스를 짓누른 까닭이었다.

-크으윽..

그 위압에 짓눌린 쏘아보내려던 드래곤브레스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다.

본능이 경고하였기 때문이었다.

만약 여기서 그대로 드래곤브레스를 쏘아보내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살벌한 경고를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정지된듯

움직임을 멈추고 있던 그때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귓가로 선명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를 따라 눈알을 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한명의 여자를

'평범한 여자가 아니다.'

베이거스는 긴장 어린 눈빛으로 여자를 응시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곧이어 여자는 베이거스와 세라스의 코앞에서 걸음을 멈춰섰다.

"거기 비켜주겠어?"

이내 멈춰선 여자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녀석, 내 애완동물인데."

얼음대륙의 신수이자 대륙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냉혈한 정복자, 혹한의 세라스를 길들인 여자

북궁연은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베이거스를 응시하였다.

그녀를 마주한 베이거스의 눈빛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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