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43화 (1,344/1,419)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연우, 앞으로도 지금처럼 귀엽고 사랑스럽게 자라길 굿모닝 생생중계, 항상 응원할게요~

"이야~ 우리 연우, 탈렌트 시켜야겠다. 탈렌트! 화면빨을 기냥 제대로 받네. 하하하하하."

장광효는 연신 손뼉을 치며 감탄을 하였다.

TV에 출연한 손자의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함께 출연한 수많은 아기모델들 중에서도 독보적이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 연우가 잘나긴 했죠, 절 닮아서 그런지 몰라도, 호호호."

권순분 여사는 부드러이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녀 또한 연우의 매력이 심층적으로 담아준 굿모닝 생생중계가 썩 마음에 든듯한 모습이었다.

"닮기는 날 더 닮았지, 아암."

"아니, 우리 사랑스러운 연우가 당신이랑 어디가 닮았다는 거야?"

"저 또랑또랑한 눈을 봐봐! 나랑 판박이잖아?"

"전혀 안닮았어, 닮았다면 날 닮았지, 저 입술을 봐요, 매끄러운 게 내 입술이랑 똑같네."

"하나도 안닮았어! 연우가 더 사랑스럽다고!"

"지금 말다했어?"

"다 못했다! 왜!"

이내 두 부부는 언성을 높이며 옥신각신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 어머니, 진정하세요."

선우는 재빨리 그 사이 끼어들어 두 사람을 중재하였다.

"그리고 닮기로 치면 어머니 아버지보단 절 더 닮지 않았겠어요? 제 아들인데."

선우는 장난스레 미소를 지으며 기름을 들이부었다.

"내 손주라서 그런 거라니까?"

"날 닮아서 그렇다니까?"

장광효와 권순분은 양보할 수 없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손주 사랑이 넘쳐나는 실로 화목한 광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퇴근하고 누굴 더 닮았는 지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자구! 어흠!"

말을 마친 장광효는 가방을 챙겨 재빨리 출근을 하기 시작하였다.

굿모닝 생생중계 시청과 예기치 못한 토론으로 인해 지각의 위기에 빠진 까닭이었다.

"뭘, 비교까지야, 누가봐도 승패가 뻔한데, 그치 연우야?"

권순분은 품에 안고 있던 연우를 높이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꺄하아아~"

그러자 연우는 재밌다는듯한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나저나 선우야, PD님께 선물이라도 해줘야하는 게 아닌가 싶구나."

"선물이요?"

"우리 연우를 저리도 사랑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잖니? 무리한 부탁을 했는데 저렇게 훌륭히 들어주시고 말이야."

"아아, 그 정현이라는 아기를 편집하지 말고 출연시켜달라는 부탁이요?"

선우는 생각났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따로 인터뷰까지 잡아준 걸 보면 내 말을 세심히 신경써준 것 같아, 괜스레 고맙구나."

"세심히 신경써줬다라.."

그 말에 선우는 동의할 수 없었다.

따로 인터뷰를 잡아주며 분량을 신경써준 것 같지만 연출을 들여다보면 정현이는 일종의 희생양이었다.

다른 전문 아기모델에 비해 평범하기 그지없는 정현이를 잔뜩 부각시켜놓고 뒤이어 연우를 등장시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극대화시켰다.

실로 악의적인 연출과 편집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아줌마, 화 많이 났을 것 같은데..'

어머니처럼 연배있는 사람은 깜빡 속아넘아갈 수 있어도 정현 엄마처럼 유행에 예민한 젊은 엄마의 경우

PD의 의도를 단숨에 간파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필시 큰 분노에 휩싸였으리라

'병원에 별일 없으면 좋겠는데.'

********

[A-52지구 맘카페 긴급 공지]

[카페지기 정현맘이에요.

오늘 이렇게 긴급히 공지를 올린 건 회원들간의 분란을 조장했던 D병원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모두 아시다피시 D병원에선 아동 홍보 모델을 구한다는 광고를 미끼로 A-52지구의 지역맘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그 덕택에 D병원 측에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되었죠.

그리고 종국에 홍보모델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모프로그램에 출연한 J아기가 맡게 되었지요.

여기서 이에 저를 비롯한 운영진은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한달간 수도없이 방문한 단골 아기들을 제치고 막바지에 하루 온 아기가 모델이 된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저를 비롯한 운영진 측은 사실은 모델은 이미 내정되어있던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하루 본 아기를 곧바로 모델로 발탁시킬 리 만무할테니까요!

D병원의 원장은 우리 사랑스럽고 예쁜 아기가 혹시라도 우연한 기회에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건 아닐까라는 어머니들의 작고 소박한 희망을 이용해 병원을 홍보하고 저희 지역맘들을 전부 희롱한 겁니다!

이에 저희 A-52지역 맘카페는 D병원을 철저하게 규탄하기로 하였고 보이콧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신뢰 자체가 의문스러운 사람에게 어찌 저희 소중한 자식들을 맡길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에 지역맘카페회원 여러분들의 협조와 동참을 바라는 바입니다.

보이콧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52지구 맘카페 오픈코코오톡 방을 참조해주세요.]

엔터키를 가볍게 눌렀다.

[별점 테러는 필수입니다. 고글,노이버, 다움, 나이트까지 모든 웹사이트에 올라온 병원 주소에 별점을 매겨주세요!]

[다중계정을 이용해 방송국에 끊임없이 민원을 넣어주세요! 띄워주기를 위해 선량한 시민을 웃음거리로 만든 PD와 병원장 그리고 방송국의 사과를 받아내야합니다!]

[디시아웃사이드, 도쿠, 소울다레스, 아웃스티즈, 여자시대, 나이트판 등 여초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 사실을 널리널리 퍼트려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모두의 단합만이 정의 구현을 위한 참된 행동입니다!]

타타탁 타타탁 타타탁 타타탁

그리고 코코오톡에 있는 단체톡방에 글을 싸질러넣기 시작하였다.

D병원을 테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만두지 않아! 부숴버릴 거야!'

정현맘의 눈빛이 희번뜩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

벌컥

"원장님! 큰일났어요!"

다사랑병원의 서 간호사는 노크조차 잊은 채 벌컥을 문을 열어젖혔다.

"무슨 일인가요?"

다사랑 병원의 원장, 지윤희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녀의 다급함에 의아함이 든 까닭이었다.

"이걸 좀 보셔야할 것 같아요!"

서간호사는 다급히 휴대폰을 건네었다.

"대체 뭐길래.."

지윤희는 휴대폰을 받들고 화면을 응시하였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한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충격, 홍보를 위해 순진한 엄마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D병원의 만행]

자극적인 슬로건과 함께 다사랑병원의 사진이 대문짝하게 실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대체..이게."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차근차근 글을 읽기 시작하였다.

대체로 다사랑 병원에 날조와 모함이 가득한 글귀들이었다.

밍킹공듀: 병원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쓰레기야 완전!

남자조심해야제맛: 22222 핵소름

라리사: ->3333333

에이세상사: ->444

탕진잼: ->55ㅠㅠ

만두가조아: 딱봐도 병원장이 남자네, 비열한 게 딱 그짝이야.

뱃살공듀: 어떻게 남자는 항상 여자들에게 피해만 끼칠까?

여킹: 세상에 이런데 어디 무서워서 애를 낳겠어? 출산률 저조에 일조하는 곳인듯!

머라고해대냐: 졸라 빡친다ㅠㅠ 이런 병원이 있다는 게 너무 소름끼치고 슬퍼.

팩트체커: 이거 병원장 여자라던데?'

lgbt 워먼: ->여시는ㅠㅠ 평소 눈치없다는 소리 자주 듣지?ㅠㅠㅠ 지금 그런 분위기 아니잖아? 방금 살짝? 넌씨눈 같았어ㅠㅠ 여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좀더 눈치를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퓨ㅠㅠㅠㅠ

여자시대.

익인1: 엄마들의 마음을 이용하다니..원장이 ㄹㅇ 쓰레기 년인듯 ㅠㅠㅠ 내가 이래서 결혼하기 싫다니까.

익인2:->22222222 나도 동감 ㅠㅠㅠ

익인3: 병원장이 남자가 확실해! 나쁜짓은 남자가 다하니까

익인4:->병원장 여자라는데?

익인3:->근거는?

익인4:-> 여기 병원 홈페이지 링크 들어가면 들어가면 병원장 얼굴 떠, 여자야

익인3:->성전환한 걸수도 있잖아! 왜 그렇게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거야!?

도쿠

익명1: 52지구면 꽤 사는 동네 아니야? 그런 곳에서 저런 짓을 하네, 간도 크게.

익명2: 헐 우리동네다ㅠㅠ 저기 안가야겠네, 나 저기 혼남더힐 살아ㅠㅠ

익명3:->22222정말? 나도 거기 사는데?

익명4:->3333 나도나도ㅠㅠ 여기서 이웃동네 주민 만나네ㅠㅠㅠ

익명5->4444

.

.

.

.

.

익명2:->이웃 주민이 이렇게 많다는데 놀라써 ><

익명264 : 52지구 혼남 더힐이 600세대인데 여기만 몇명이야ㅋㅋㅋㅋㅋ

아웃스티즈.

그야말로 여론은 최악이나 다름이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다사랑병원을 욕하고 물어뜯고 있었다.

'......52지구 맘카페에서 움직였어.'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지윤희는 알 수 있었다.

이번 방송으로 앙심을 품은 정현맘이 52지구 맘카페를 움직였다는 사실을

"사이트에 당장 게시물 내려달라고 요청하세요. 더 있다간 병원뿐 아니라 연우쪽까지 피해가 갈거예요!"

이내 지윤희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휴대폰을 건네었다.

이대로 냅뒀다간 병원 뿐 아니라 모델이 되었던 연우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었다.

최대한 빨리 수습하는 게 급선무였다.

"원장님..이미 늦은 것 같아요."

서간호사는 사색이 된 얼굴로 화면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 화면을 돌려 다시금 지윤희에게 내보였다.

화면에는 새로운 게시물이 업로드되어있었다.

논란의 D병원, 아기모델 사진.

이라는 심플하지만 확고한 제목이.

이미 연우의 사진이 전부 퍼져버린 것이다.

".....어떻게.."

지윤희는 끔찍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다간 연우에게 융단 폭격같은 댓글테러가 가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추한 질투으로 인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아이가 악플러들의 표적이 된 것이다.

어찌 끔찍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어떻게 할까요?"

"전부 모니터링하고 수위 높은 악플들은 전부 PDF를 따두세요!"

지윤희는 짐짓 화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아이에게까지 피해를 끼친 정현맘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오른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서간호는 재빨리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달칵 달칵 달칵

그녀가 나가자 지윤희는 곧바로 컴퓨터를 켜고 사이트에 접속을 하였다.

그녀 또한 수위 높은 악플에 대비하여 PDF를 따놓을 요량이었다.

달칵

그렇게 게시물을 클릭한 순간

영혼을 갈아넣은듯한 연우의 화보집들이 그대로 내보여지기 시작하였다.

"...아아.."

순간 지윤희는 넋을 놓고 말았다.

영상으로 이미 그 모습을 질릴 만큼 확인한 이후였지만 다시봐도 그 귀엽고 깜찍한 모습에 눈을 뗄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넋이 나갔을까

휘익 휘익

곧이어 지윤희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연우의 사진을 감상하려고 게시물을 누른 게 아니였다.

악플들을 PDF에 따놓기 위함이었다.

"후우."

이내 지윤희는 심호흡을 한번하고 댓글들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어...어?"

그리고 그녀의 표정은 경악스러움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댓글들이 눈앞에 가득 채워진 까닭이었다.

********

고글

다사랑 소아청소년과 의원 1.08점

-최악이예요!

-다신 안와요!

-애를 믿고 맡길 수가 없어요 ㅠㅠ

노이버

다사랑 소아청소년 병원 1.31점

-젊어서 믿음이 안가요!

-대충 해열제만 주고 넘기더라구요!

-애가 우는데 그저 웃기만해요! 달래줘야지!

다움

다사랑 소아청소년 의원 1.26점

-애가 주사기 좀 만졌다고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처녀선생이라 그런지 신뢰가 안가네요.

-제가 더 진찰을 더 잘아는 것 같아요.

-가슴 좀 만졌다고 냅다치우는 거 있죠? 애가 뭣도 모르면 만질 수도 있지.

"좋아, 완벽해."

고글, 노이버, 다움

메인 검색사이트의 평점을 전부 1점까지 끌어내렸다.

더불어 다중 계정을 이용해

무수한 악플테러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이정도면 실로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었을 게 뻔하였다.

'이번엔 나이트판으로 가볼까?'

공들여 게시물을 올리고 정현이의 자리를 빼앗은 얄미운 아기의 사진까지 전부 올려둔 상태였다.

물론 여러가지 보정을 해 최대한 못생기게 만든 뒤 말이다.

분명 무수히 많은 욕설들이 달렸으리라

'전부 욕해줘! 나한테 수치와 모욕을 준 그 얄미운 아기를!

히죽 히죽 히죽

달칵 달칵 달칵

정현맘은 히죽거리며 곧바로 나이트판에 들어간 뒤  '논란의 D병원, 아기모델 사진' 이라 쓰여있는 게시물을 클릭하였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욕설을 휘갈겨놓았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게시물이 열린 순간

정현맘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는 여지없이 지워지기 시작하였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댓글들이 베스트댓글로 등재되며 여론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fahfld***: 나 주거어어~~!! 추천 358 비추천12

dltmdudf****: 이거 CG죠? 맞죠? 그렇지 않고서야...이렇게 귀여울 수가...말도 안돼.. 추천 214 비추천 12

thjskrdns****: 엄마, 나 천사를 봤어.   추천 158 비추천 12

fpemas****: 이정도면 갓직히 병원입장도 다시 생각해봐야하는 거 아니야? 나같아도 이런 아기가 찾아오면 곧바로 캐스팅할 것 같은데? 추천 572 비추천 12

redjun****: 논란이고 뭐고 모르겠고...아기가 귀여운 것만 알겠다 개추!   추천 78 비추천 12

mooya****: 뭔지 모르지만 이 아기는 죄가 없습니다. 죄가 있다면 너무 사랑스러운 죄일 뿐 추천 36 비추천 12

LIKG****: 입장 바꿔서 내가 원장이라도 저 아기쓸듯, 평범한 아기보다 오조오억배 예쁜데 왜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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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완전히 뒤바뀌어져 있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D병원을 옹호하고 있었다.

과반수 사람들이

아기모델을 찬양하고 있었다.

욕설이 난무하던 더러운 댓글창을 상상하던 그녀의 예상과는 전혀 상반된 반응이었다.

극단에 다다른 외모지상주의

아기천사가 재림한듯한 찬란하고 우월하고 사랑스러운 연우의 외모가 악의적으로 조작된 여론마저 완전히 반전시켜버린 것이다.

쾅 쾅 쾅 쾅 쾅 쾅

"어째서어어어어어어!!"

정현맘은 키보드를 부술듯 두드리며 절규를 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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