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35화 (1,336/1,419)

"너 혹시 장선우라고 알아?"

북궁연은 기대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모른다! 그런 인간따위!

자신 또한 이제 막 차원을 넘어온 판국이었다.

지구의 인간따위를 알턱이 있겠는가

"정말 몰라?"

-모른다!

"흐음...곤란하네.....선우라면 이곳에서도 유명할 줄 알았는데.."

북궁연은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예상외였다.

너무나 완벽한 남편이라면 이곳에서 금방 두각을 드러내고 유명인사가 될 줄 알았건만

아직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니

"새대가리말고 다른 사람한테 물어봐야되려나?"

휘익

곧이어 북궁연은 망설임없이 몸을 돌렸다.

생각해보니 종족도 다른 괴조가 알턱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물어보려면 같은 인간에게 물어보는 게 가장 나은 선택이리라

사뿐 사뿐 사뿐

곧이어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지금 날 무시하는 것이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라스는 분노 어린 일갈을 내질렀다

이쪽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긴장까지하며 전투를 준비했건만

저 태도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지 않은가

부아가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펄러억! 펄러억!

곧이어 세라스는 거대한 날개를 강하게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냉기를 머금은 거대한 바람의 칼날들이 북궁연을 향해 그대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몸뚱아리를 양단시켜버릴 기세로

쩌저저저적

쩌저저저적

하지만 그 기세는 얼마 가지 않아 사그라들고 말았다.

쏘아지던 모든 칼날들이 그녀의 몸에 닿기도 전 모조리 얼어붙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거, 무슨 뜻이야?"

북궁연은 허공에 정지한듯 멈춰있는 칼날들을 눈짓하며 물었다.

-보는 그대로다! 어디 네 멋대로 구는 것이냐! 한낱 인간따위가!!!

"내 멋대로 구는 게 뭐가 나쁘다는거지?"

북궁연은 이해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게 뭐가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난 혹한의 세라스! 판테시아를 지배하는 일곱 군주 중 하나이자 얼음대륙의 지배자! 이런 나를 앞에 두고 어찌 멋대로 군다는 말이더냐! 한낱 인간따위가!

세라스는 서릿발같은 눈빛으로 북궁연을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자신은 이런 취급을 받을 존재가 아니였다.

모두가 우러러보고 경외와 공포를 느끼며 찬양에 마지 않는 신성하고 위대한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 저리 불경스럽기 그지없는 태도로 자신을 대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한낱 인간따위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당장 내게 머리를 조아리거라! 나를 경배하고 찬양하라! 하찮은 인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아아!!

"뭐야, 싸우자는 거였어? 진작 그렇게 말하지."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북해빙궁의 절기, 천음빙백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이이이잉

그러자 그녀 주위로 어마어마한 냉기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하였다

-하아? 냉기? 지금 냉기로 나와 맞설 생각인 것이냐?

그 광경를 지켜보던 세라스는 가소롭다는듯 코웃음을 쳤다.

자신의 누구란 말인가

극빙지대로 이뤄져있는 얼음대륙의 지배자이자 혹한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냉기의 화신이 아니던가

그런 자신에게 냉기로 맞설 생각을 하다니?

실로 가소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혹한, 그 자체라고 불리우는 냉기의 화신이다! 그 어떤 냉기도 나를 얼릴 수 없고 그 어떤 한기도 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자신 있으면 어디 감당해보던가."

북궁연은 태연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좋다! 어디 네 마음대로 해보거라! 나 혹한의 세라스! 피하지도 숨지도 않겠다! 네년이 가진 모든 걸 다 내보이란 말이다!!

세라스는 커다란 날개를 좌우로 쫙 펼쳤다.

-그리고 실감하거라! 네년이 가진 힘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하찮은지!!

그리고 허공에 그대로 멈춰섰다.

어떤 공격도 받아주겠다는듯이 말이다.

"그 약속 꼭 지키길 바래."

북궁연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천음빙백신공을 더욱더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러자 냉기와 한기는 한층 더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북궁연은 검지손가락 하나를 길게 뻗었다.

"조금 아플거야."

까딱

그리고 세라스를 향해 가벼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다음 손가락을 앞쪽으로 까딱였다.

그 순간

부우우우우우우우웅

창공에서 무언가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위쪽!?'

그 소리에 세라스는 재빨리 시선을 위쪽으로 올렸다.

본능적으로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던 까닭이었다.

그리고 위쪽으로 시선을 올린 순간

세라스는 볼 수 있었다.

창공에서 떨어지고 있는 자신의 몸뚱아리만한 거대한 돌덩어리를

'우박?!'

그렇다.

우박

하늘에서 만들어진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자신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건...위험하다.'

얼음을 마주한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속도에 저런 물량을 가진 얼음덩어리를 정통으로 맞았다간 뼈도 못추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피해야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피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는데..'

본능은 끊임없이 피하라고 경고를 하였지만 쉽사리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인간의 하찮은 공격따위 언제고 감당할 수 있다며 한껏 호기를 부린 탓이었다.

이대로 피해버린다면 신수神獸로서의 위상도 얼음대륙의 지배자로서의 자존심도 나락으로 곤두박질칠게 분명하였다.

'.....대체...어떻게..해야..'

그렇게 선택에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던 차

슈우우우우우우우우웅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다.

지금 피하지 않으면 직격이 확정되는 거리였다.

-제기랄!

펄럭

세라스의 최종선택은 회피였다.

아무리 그래도 자존심이 중하다지만 치명타를 입게되는 건 원치 않았다.

자존심 대신 안전을 택한 것이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이내 커다란 우박은 모스크바 시내에 추락하여 커다란 굉음성을 퍼트리기 시작하였다.

"말이 다른데? 안 피한다면서?"

세라스의 추잡스러운 회피를 지켜보던 북궁연은 실소를 머금은 채 입을 떼었다.

하찮은 인간의 공격따윈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며 꽥꽥 거리더니

결국 추잡스러운 회피를 선보이는 걸 보니 절로 실소가 새어나온 까닭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 인간, 인정하겠다! 너는 강하다! 내 지금껏 겪었던 그 어떤 인간보다 강하다! 내게 목숨의 위협마저 느끼게 하다니! 영광으로 여겨도 좋다!

괜히 뻘쭘해진 세라스는 호들갑을 떨며 그녀를 칭찬하기 시작하였다.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발악이었다.

"그리 오만하더니, 막상은 그 속내는 별거없구나. 너."

북궁연은 한껏 비웃으며 입을 떼었다.

-내....너를 대등한 적수로 인정하겠다...더는 얕보지 않겠다.

세라스는 그녀의 무시에 자존심 상하지만 애써 발끈하지 않았다.

여기서 화를 내봤자 더욱더 추해진다는 걸 너무나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최선을 다해 네년을 멸해주마아아아!!

커다란 날개를 쉴새없이 펄럭이며 창공으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심장 속에 있는 미증유의 거대 마력들을 냉기로 바꾸어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세라스의 전신이 구름 한점없는 창공처럼 푸르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블리자드 버드 Blizzard Bird.

얼음대륙의 신수神獸로서 내보일 수 있는 필살의 형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죽어라아아아!!

쇄애애애애애애애액

곧이어 세라스는 몸을 꺾어 그대로 수직으로 내려꽂기 시작하였다.

"홍련紅蓮."

그 광경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북궁연은 이내 가벼이 읊조렸다.

그 순간 무서우리만큼 빠르게 쏘아지던 세라스의 신형이 그대로 멈춰서게 되었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뭐야!?...이게 대체?!

세라스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럽게 멈춰서게 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움직여! 움직이라고!!

어떻게든 날개짓을 하려고 하였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모든 것이 멈춰서버린 것이다.

"과연, 냉기에는 자신 있다고 하더니, 허풍은 아닌가보네. 홍련紅蓮을 버텨내는 걸 보면 말이야."

북궁연은 감탄했다는듯 입을 떼었다.

상상이상의 냉기 저항을 가지고 있는듯 하였다.

설마하니 대홍련 바로 밑 홍련紅蓮을 견뎌내는 걸 보면 말이다.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별거 아니야, 그냥 동결시켰을 뿐이지."

-웃기지마! 난 냉기의 화신이자 얼음대륙의 지배자이다! 날 그 어떤 냉기도 날 얼어붙게 못하고 그 어떤 한기도 나를 해하지 못한단 말이다!

"슬프겠네, 오늘 그 믿음이 완전히 깨져버려서 말이야."

-말도 안돼! 전부 거짓말이다! 전부 거짓말이란 말이다!

"뭐, 믿고 안믿고는 네 자유니까, 알아서 하도록 해."

북궁연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보다 싸움을 걸었으면 끝을 봐야겠지?"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창공을 가리키기 시작하였다.

-무..무슨 짓을 할 셈인가! 인간!

"재밌는 짓."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까딱

그리고 손가락을 가벼이 까딱였다.

슈우우우우우우우웅

그 순간 다시금 창공이 요란스러운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설..설마!?

그 소리를 들은 세라스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 익숙한 소리였다.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자존심을 구기고 회피를 선택하게 만든 장본인을

-..우박!!!!??!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꽤애애애애애애애액!!!!!!

곧이어 어마어마한 충돌음과 함께 닭모가지 비트는듯한 괴성이 모스크바 전역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사박 사박 사박 사박

눈 덮힌 땅 위를 걷던 북궁연은 이내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혀를 길게 뺀 채 피를 토하고 있는 괴조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판테시아 대륙의 일곱 군주 중 하나이자 얼음 대륙을 지배하는 신수神獸

혹한의 세라스였다.

"살아있네?"

북궁연은 놀랍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홍련으로 움직임을 봉쇄하고 몸뚱아리만한 우박을 직격으로 갈겼다.

그런데도 그걸 기어이 견뎌내다니?

실로 놀라우리만큼 단단한 맷집이 아닐 수 없었다.

'한방 더 먹여야겠다.'

곧이어 북궁연은 손가락을 다시금 위쪽으로 천천히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뭐가 되었든 적이 된 이상

확인사살은 기본인 법

-잠..잠깐만!

그 모습을 본 세라스는 다급히 언성을 높였다.

"뭐?"

-...살려줘.

"싫어."

북궁연은 단호하게 거부하였다.

자신을 죽이려들던 녀석을 뭐가 이쁘다고 살려둔다는 말인가

죽자고 달려든 녀석을 살려줄 만큼 그녀는 너그러운 성격이 아니였다.

-제발...제발 살려줘어...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아.

세라스는 간곡히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

구차하게라도 이 신수로서의 삶을 연명하고 싶은 것이다.

"아쉽게도 널 살려줄 이유가 없어."

반대로 죽일 이유는 넘쳐났다.

-금은보화! 돈을 줄게! 인간들은 그런 거에 환장하잖아!

"필요없어."

애초에 물욕조차 없었고 돈은 이미 썩어넘칠 정도로 많았다.

-전설적인 영웅들이 남긴 검과 마법을 가르쳐줄게!

"필요없어"

천음빙백신공은 최강이었다.

다른 잡기따윈 필요 없었다.

-고대 아티팩트를 모조리 넘겨줄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괴막측한 성능이 담긴 녀석들을 전부 넘겨줄게.

"필요없어."

손가락을 더욱더 위쪽으로 뻗기 시작하였다.

당장에라도 우박을 떨궈버릴 것처럼

-장선우를 찾는 걸 도와줄게에!!!

그 순간 세라스는 다급히 고함을 내질렀다.

멈칫

그러자 치솟던 북궁연의 손가락이 그대로 멈춰섰다.

".....뭐라고?"

-아까 분명 장선우라는 인간을 찾고 있다고 했지? 내가 도와줄게! 근시일내에 찾을 수 있도록 조력할게! 그러니까 제발...날 살려줘어...제발..

"..네가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지?"

북궁연은 미심쩍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지구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어! 이동하는 것만 한세월이 걸릴 거야! 하지만 나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어려울 게 전혀 없어! 날개짓 몇 번이면 얼마든지 국경을 넘을 수 있다구!

-어디 그뿐이게? 통역! 지구 곳곳에는 언어가 다르다고 들었어! 의사소통에 필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구! 하지만 나와 함께라면 걱정이 없어! 어떤 언어든 통역하고 그대로 전해줄게!

"흐음..내가 널 어떻게 믿지?"

-하트를 걸고 맹세할게! 그렇게한다면 내가 맹세를 어길 시에 심장은 파괴될거야!

"호오...구미가 당기는데?"

-날 파트너로 선택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야! 이건 천운이나 다름없는 기회라구!!

세라스는 필사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하였다.

한낱 인간따위의 눈에 들기 위해 발악하는 게 자존심상하고 수치스러운 일이긴 하였지만 죽는 것보단 나았다.

죽게된다면 이도저도 안되는 것일테니

"흐으으음.."

그리고 그런 필사적인 어필을 들은 북궁연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고심을 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좋아, 함께 가도록 하지."

-고마워어! 고마워어! 복받을 거야!!

쿠우웅 쿠우웅 쿠우웅 쿠우웅

세라스는 커다란 대가리를 몇 번이고 땅에 찧기 시작하였다.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감동의 표현이리라

"일단 몸집부터 줄여, 그 덩치로는 함께 움직이기 불편하니까."

-알겠어!

우우우우웅

세라스는 마력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 커다란 몸뚱아리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모스크바 전체를 뒤덮을듯 거대했던 날개는 짤달막하게 줄어들었고 몸집 또한 펭귄 수준으로 전락하기 시작하였다.

흉악스러웠던 부리는 귀엽게 바뀌었고 사나웠던 눈매는 유순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곡선의 휘었던 유려한 몸체는 직선으로 세워지며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대격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줄였어!

"그정도면 괜찮겠네, 연우가 봐도 겁먹지 않을 거야."

북궁연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모양새가 꽤나 귀여웠다.

이정도면 연우가 직접 본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그럼 이제 이동하지, 안그래도 시간이 지체되었으니까."

북궁연은 곧바로 걸음을 옮기려고 하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더 지체하고 싶진 않았다.

-잠깐만!

그때 세라스가 그녀를 막아섰다.

"왜?"

북궁연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되물었다.

-어떻게 찾으려고?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선우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나, 일일히 물어보게."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아?

"그럼 다른 방법이라도 있어?"

-우리 좀더 쉽게 가자구.

덥석

세라스는 날개를 쭉 뻗어 북궁연의 손을 붙잡았다.

뒤뚱 뒤뚱 뒤뚱

그리고 뒤뚱거리며 그녀를 인도하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은 의심 없이 그런 세라스를 따라갔다.

곧이어 시야에는 멀지 않은 곳에 대검을 쥔 채 널부러져있는 남자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쟤한테 찾아오라고 시키자.

세라스는 짤달막한 날개로 남자를 가리키며 입을 떼었다.

"쟤가 누군데?"

-너 다음으로 이곳에서 강한 남자.

"나 다음으로?"

-물론 수준 차이는 오크 새끼랑 드래곤만큼 차이나지만 말이야.

비교조차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눈앞에 여자는 자신조차 넉다운 시킨 진정한 절대자였으니

-통역마법 걸어줄테니까, 한번 말걸어봐.

사뿐 사뿐 사뿐

이내 북궁연은 나자빠져있는 남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야."

이내 멈춰선 그녀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흐으윽...흐으윽..흐윽..흐윽..천사님...친히 강림하여....저희를 구원하러 오셨군요..흐윽....흐윽..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정말..감사합니다."

그러자 남자는 갑작스럽게 흐느껴 울기 시작하였다.

"뭔 개소리야!?"

북궁연은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온 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곧이어 남자, 보리스는 목을 쥐어짜며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구세주 탄생했으니 다 찬양하여라! 이 세상의 만물들아 다 화답하여라. 은혜와 진리 되신 주 다 주관하시니, 만국 백성 구주 앞에 다 경배하여라~~~]

그러자 그에 화답하듯 주변에서도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

북궁연은 심히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광기에 찬 사이비 집단을 구해준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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