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32화 (1,333/1,419)

"장...장선우!?"

나용태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소리를 내질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경악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장선우.

재앙의 대괴수, 드래곤마저 순한양처럼 길들인 역대급 재능의 초천재.

어쩌면 8번째 SSS급 헌터가 될지도 모를 최강의 각성자.

그가 어찌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인가

"잘 아네."

선우는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반갑다, 나용태, 날 그렇게 찾았다며?"

이내 눈빛에는 한기 서린 싸늘함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오싹

그 싸늘함을 정면으로 마주한 나용태는 몸을 잘게 떨었다.

맹수를 눈앞에 마주한 것과도 같은 오싹함이 전신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어찌 인간이 저런 눈빛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인가

".......네가..이곳에는 어떻게.."

나용태는 당혹스러운듯한 지은 채 물었다.

오늘 모임은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참석자인 여당의원외엔 그 누구도 조찬 일정에 대해 아는 이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일개 서민에 불과한 그가 이곳을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인가

"여기 있을 거라고 하더라구."

"대체 누가!"

나용태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조찬 일정을 발설한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것이다.

당내 기밀을 대체 누가 퍼트렸다는 말인가

쑤우욱

그 물음에 선우는 말없이 붕괴된 빈 공간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덥석

부우우웅

그리고 무언가를 덥석 움켜쥐고는 나용태는 향해 망설임없이 내던지기 시작하였다.

쿠우우웅

곧이어 바닥에 내던져진 무언가가 처박혔다.

"히이익!"

곧이어 나용태는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잔뜩 움츠려뜨리기 시작하였다.

해코지 당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것이다.

"얘가."

선우는 그런 나용태를 보며 담담히 내뱉었다.

그 말에 나용태는 불안한듯한 눈빛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피투성이가 된 사람의 몸뚱아리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사람?!'

좀더 자세히 얼굴쪽을 훑어보았다.

그러자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차.차일식 보좌관!!"

그렇다.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있는 남자의 정체는 차일식 보좌관이었던 것이다.

"이노옴!!!! 감히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자를 해쳐!? 네놈이 그러고도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나용태는 잔뜩 얼굴을 붉히며 고함을 내질렀다.

차일식은 엄연히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자였다.

그런 차일식을 해치다니?

이는 국가에 대한 도전이자 반역이었다.

어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가 국민의 의무마저 저버린 채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다는 말인가

"죽지는 않았어."

"죽지 않았던 말던 너는 각성자의 신분으로서 지금 공직자를 해쳤다! 극형에 처해도 부족한 짓을 저지른 것이란 말이다!"

"그래서 나한테 벌이라도 주려고?"

"당연한 소리다! 법 위에 사람이 존재할 수 없는 법! 대한민국에 정의를 위해 네놈은 처벌받아야한다!"

나용태는 당당하게 언성을 높였다.

"어떻게?"

"네놈을 구금하고 재판을 받게할 것이다!"

"그러니까...어떻게 구금하게?"

"당연히 경찰을 불러서.."

"내가 가기 싫다면? 내가 반항을 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노오옴! 공직자를 해친 것도 모잘라! 공무집행마저 방해하겠다니! 실로 극악스러운 놈이구나! 만약 그리한담녀 네놈의 형량만 더욱더 무거워질 것이다!"

"형량이야 무거워지겠지, 그런데 그건 날 구금하고 재판을 받게 했을 때 일 아닌가?"

선우는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내가 작정하고 안간다는데 어떻게 날 처벌할 생각이지? 말해봐, 당대표 의원나으리."

"............"

그 물음에 나용태는 답할 수 없었다.

스스로의 안일함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상대는 KSO도, 대형길드도 감당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강자였다.

자발적인 출석이 아니라면 그를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말이 없네,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나봐."

선우는 히죽거리며 비아냥거리듯 입을 떼었다.

안일하다 못해 멍청한 나용태의 말에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더불어 이해가 되었다.

어째서 대한민국이 헌터빈민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

이런 멍청한 인간이 집권당의 대표하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어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리라

"네놈은 국가에 소속된 국민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을 생각이더냐! 국가란 울타리가 있기에 네놈이 그리  장성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으로서 국가에게 은혜를 입은 거란 말이다! 그런데 국민으로서 도리를 행하지 않는다니!"

결국 나용태가 택한 건 감정 호소였다.

국민으로서의 위치를 상기시키고 죄책감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가란 구성원들간의 사회적 계약을 통해 조직된 사회 집단이다, 국가가 존재함으로서 개개인들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고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게 되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 국가가 계약을 위반하는데 내가 국민으로서 도리를 행할 이유가 어디 있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나용태는 눈살을 찌푸린 채 언성을 높였다.

까딱

선우는 그런 나용태를 보며 가벼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어..어어어어!!!"

부우우우웅

그러자 나용태의 몸이 선우를 향해 그대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덥석

곧이어 선우는 코앞까지 다가온 나용태의 멱살을 잡아챘다.

"알잖아?"

그리고 살의 어린 눈빛으로 나용태를 내려다보기 시작하였다.

발뺌하는 게 실로 역겹기 그지없었다.

당대표라는 놈이

제놈의 배때지를 불리기 위해서 말이다.

애국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무고한 국민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고 경찰과 합심하여 형벌을 집행하려고 하였다.

그런데도 발뺌이라니

실로 가증스럽기 그지없었다.

"............"

뻐끔 뻐끔

나용태는 입만 뻐끔거릴 뿐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였다.

살의 어린 눈빛이 마주한 순간

전신이 그대로 굳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나야말로 묻지, 내 가족을 건드리고 무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말해봐, 나용태 당대표 나으리~ 응?"

살의가 점점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

덜 덜 덜 덜 덜

살의에 노출된 나용태는 간질병 환자처럼 쉴새없이 온몸을 떨어대기 시작하였다.

공포.

살의로부터 피어오른 극상의 공포가 전신을 지배해버린 것이다.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나보네."

선우는 무미건조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럼 직접 체험하게 해줄게, 내 소중한 이들을 건드린다는 게 대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말이야."

선우는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까딱

선우는 검지손가락을 까딱였다.

빙글

"으아아아아~!"

그러자 나용태의 몸이 그대로 회전하여 물구나무를 서기 시작하였다.

덥석

선우는 손을 뻗어 나용태의 구두와 발목 접합부를 붙잡았다.

"구두 좋네."

"이..이거 놓아라! 놓으란 말이다!"

"싫은데?"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우우우우우웅

그리고 곧바로 내력을 운용하였다.

치이이이이이이

그러자 붙잡힌 접합부분에서 무언가 타는듯한 소리와 함께 연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아아악! 뜨거워! 뜨거워! 뜨거워어어!!"

구두 접합부분에 열기가 가해지며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좋은 구두 평생 함께하게 해주지."

우우우우우우웅

선우는 더욱더 열기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녹아내린 가죽이 그대로 살갗에 달라붙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악!!!!"

나용태의 처절한 비명성이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정도면 충분하겠네."

이내 선우는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구두와 발목부분을 완전히 결합이 시켰다.

이제 평생 구두없이 다닐 일은 없으리라

"이...이...인간의 탈을 쓴..악마..같은 놈..네놈이..네놈이..정녕..이런 짓을 하고도...무사하리라..생각하느냐....네놈은 지금..돌아올 수 없는 강을..건넌 것이다..으윽.....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나용태는 눈물과 콧물 침으로 범벅된 얼굴로 선우를 노려보며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기 시작하였다.

"상관없어."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대꾸를 하였다.

"적이 많은 건 익숙하거든."

공적으로 선포되어 무림 전체를 적으로 돌렸던 경험이 있는 그였다.

새로운 적이 생겨난다해도 그리 새로울 게 없는 것이다

.

"아니, 그보다 누가 다 끝난 것처럼 말하래? 아직 멀었는데."

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시작이거늘

어디 다 끝난 것처럼 개폼을 잡는단 말인가

덥석

"끄아아아아악!!"

곧이어 선우는 가죽이 눌러붙은 나용태의 발목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다음 내력을 운용하였다.

그러자 움켜쥔 손바닥에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나용태의 입에서 찢어지는듯한 비명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진 작열독이 발목을 타고 발바닥으로 뻗어나간 까닭이었다.

"됐네."

휘이이익

철푸덕

작열독을 성공적으로 주입한 선우는 망설임없이 나용태를 내던졌다.

"아파아아! 아파아아! 아파아아아아!! 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벌떡

탁 탁 탁 탁 타탁 타탁 탁 타탁

이내 나용태는 몸을 벌떡 일으켜세운 뒤 탭댄스를 추듯 제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기 시작하였다.

생으로 발바닥을 태우는 끔찍한 고통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타는듯한 고통은 발바닥부터 시작해 위쪽으로 퍼지기 시작할 거야. 종아리, 무릎 허벅지, 낭심, 뱃살, 손바닥, 팔꿈치, 팔뚝, 어깨, 목, 얼굴, 살갗, 근육, 힘줄, 내장, 뼛속 그리고 뇌까지 아주 천천히 말이야."

선우는 탭댄스를 추는 나용태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그마아안! 그마아안! 차라리 죽여줘어어! 제발 죽여줘어어어!!"

"그럴 수야 있나? 우리 VIP님한테."

선우는 능글맞게 손사래치며 말을 이었다.

"죽일 땐 죽이더라도 가장 고통스럽게 죽여드려야 하지 않겠어?"

나용태를 위해 특별히 고안해낸 방법이었다.

처음부터 작열독을 제대로 쓴다면 정신이 망가져버려 제대로된 고통을 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잘못했어어어! 잘못했어어! 내가 다 잘못했어어어! 제바아알! 살려줘어어! 자수할 게!! 전부 사실대로 진술할게!! 제발 제발 살려줘어어!! 아아아아아아아악!!!"

"안될 말이지, 네가 심판받기엔 대한민국 법은 너무 관대하거든, 남의 인생 망치려고 해봤자 미수라고 집행유예나 벌금 몇 푼밖에 더 나오겠어?"

악인을 처벌하기엔 대한민국 법은 너무나 관대하였다.

차라리 이렇게 개인적인 제재를 가하는 게 백번천번 나으리라

"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악! 뭣들 하는 거야! 당장! 당장! 뭣좀 해봐아아! 경찰을 부르던! 헌터를 부르던 하란 말이야아아!! 시발년들아아아아!!!"

탭댄스를 추던 나용태는 뒤편에 있는 의원들을 노려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그 역정에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는 이는 없었다.

모두 내심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남자를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적어도 이 대한민국에는 존재치 않는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저 나용태가 죽어가는 걸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시바아알!! 시바아알 새끼들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악!!!!!!!"

나용태는 배신감을 느끼며 더욱더 처절하게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륵 주르르륵

더불어 양쪽 눈에는 붉디 붉은 피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실로 그로테스크한 광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선우는 그 광경은 그저 무감정한 눈빛으로 관망할 뿐이었다.

타타탁 타타탁 타탁 타타타탁 타타탁 타타타탁 타타타타탁

죽음의 탭댄스가 완전히 멈춰질 때까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내 VIP룸에는 나용태의 끔찍스러운 비명성이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

.

.

.

.

.

쿠우우웅

나용태의 신형이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3시간이나 반복된 끔찍스러운 작열통 끝에 결국 쇼크사를 하고만 것이다.

"죽었네."

선우는 무미건조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나름대로 오래 끌려고 했건만 아무래도 3시간이 한계인듯 싶었다.

'괴물..'

'악마.'

'어떻게 사람을 죽여놓고..저렇게 무덤덤.'

'연쇄 살인마가 분명해....사람을 죽여본 적 있는거야.'

'제기랄...난 죽이지 말아줘 제발..제발.'

한편 뒤편에 있던 의원들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하였다.

사람을 죽여놓고 무덤덤하기 짝이 없는 그의 태도에 이질적인 공포를 느낀 까닭이었다.

그렇게 한창 공포가 극대화된 순간

휘익

선우가 고개를 돌렸다.

"히이이익!!!"

"살려주십시오!"

"전 아무것도 못봤습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전부 나용태 혼자 꾸민 일입니다!"

"이 일에 대해선 평생 무덤까지 가져가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세요!"

그러자 의원들은 하나같이 양손을 앞으로 모은 채 쉴새없이 빌며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살고 싶어?"

선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그들에게 물었다.

"살고 싶습니다!"

"살려만 주십시오!"

"뭐든 하겠습니다!"

의원들은 너나할 것없이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좋아, 살려주지."

선우는 인심썼다는듯이 입을 떼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토록 잊지 않겠습니다!"

의원들은 감격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격하게 감사를 표하기 시작하였다.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공포에서 해방된 감격이 전신을 휘감은 것이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들어줄 수 있겠어?"

선우는 손가락을 곧게 세우며 그들의 말을 끊어내었다.

"말씀만 하십시오! 무엇이 되었든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돈을 원하신다면 국가예산을 뜯어서라도 바치겠습니다!"

의원들은 너도나도 동의를 표하였다.

살기 위해선 뭐든 못할까?

무슨 조건을 달지 모르겠지만 어떤 조건이든 죽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절대복종."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게 내 조건이다."

그리고 그 눈빛이 차갑게 반짝였다.

"어때, 수용할 수 있겠어?"

그 제안에 국회의원들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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