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18화 (1,319/1,419)

쿠우우우우우우웅

거대한 굉음성과 함께 천지가 뒤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창공에 치솟아있던 거대한 드래곤이 땅에 처박히며 발생한 충격이 온사방에 퍼져나간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콰아앙

더불어 드래곤은 고통으로 가득한 괴성을 내지르며 몸부림을 치기 시작하였다.

마치 울분을 토해내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

"............."

"............."

그 경악스러운 광경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눈앞에 펼쳐진 너무나 비현실적인 광경에 넋이 나가버린 것이다.

드래곤이 무엇이란 말인가.

비록 실제로 발견된 적은 없지만

게이트 너머 존재하고 있다는 흔적만으로도 재앙급으로 임의 지정된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 초월적인 존재가 꼴사납게 바닥에 처박힌 채 고통에 몸부림을 치다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모두가 경악하고 있던 차

-크아아아아아아악!!! 감히이이이이!!

이내 바닥에 나뒹굴며 몸부림치던 드래곤이 분노 어린 고성을 내지르며 거대한 육신을 서서히 일으켜세웠다.

그러자 거대한 빌딩이 솟아오르는듯한 착각이 일만큼 어마어마한 웅장함이 내보여지기 시작하였다.

'염병할 정도로 크네.'

'저렇게..크다고..?'

'어떻게 해볼 사이즈가 아니잖아?'

'우린 죽었다.'

그 모습을 정면으로 시험관들의 얼굴에는 사색이 깃들기 시작하였다.

땅을 딛고 몸을 일으켜세우니 공중에 떠있을 때보다 더한 위압감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두려웠다.

당장에라도 뒤돌아 도망치고 싶을 만큼

상실되었다.

맞서싸우고자하는 전의마저

감히 대적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공포가 그들에게 전율을 선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너희 인간들 모두! 파멸의 도가니로 처넣어주마아아!!!!!

쩌어어어어억

곧이어 몸을 완전히 일으켜세운 드래곤은 고래조차 단번에 삼킬 정도로 커다란 아가리를 쩌어억 벌리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쩌억 벌려진 아가리로 농밀하기 그지없는 마력이 소용돌이치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집약되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듣도보도 못했던 마력의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시험관들의 표정은 한층 더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마력의 폭풍이 그대로 쏟아지는 순간

이곳에 있는 그 어떤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예정된 죽음을 모두가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우린 다 죽을 거야...흐어어어엉...."

곧이어 레이첼이 서럽게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은 못해본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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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애

커플브이로그.

데이트

로맨틱한 프로포즈

화려한 결혼식

행복한 결혼 생활

애는 욕심없이 다섯명정도

하고 싶은게 이렇게도 많았다.

그런데 이대로 죽는다니

싫었다.

너무 싫었다.

"그만 울어! 어떻게든 막을 방도를 생각해봐야지!"

이유린은 징징대는 레이첼을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질질 짠다고 달라지는 것따윈 없었다.

뭐라도 해봐야 살 방도가 생기는 것이다.

"저딴 걸 어떻게 막아! 우린 다 죽을거야! 뼛가루도 남지 않고 사라질 거라고!"

"해보지 않고는 몰라! 포기한다면 일말의 가능성까지 없어져버리는 거라구!"

"이유린 헌터 말이 맞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이지."

마동필 또한 동의를 표하였다.

그리고 건틀릿에 마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시발, 죽더라도 발악은 하고 죽어야 안쪽팔리지."

임재진 또한 동의하듯 창을 들어올렸다.

"......훌쩍...훌쩍....후아아앙.."

그러자 레이첼은 울면서 채찍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녀 또한 발악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네명의 헌터는 비장한 표정을 지은 채 드래곤을 응시하였다.

머지않아 쏟아질 흉악스러운 마력의 폭풍에 대적하기 위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휘이이이익

위쪽을 향해있던 드래곤의 아가리가 앞으로 휘둘러지기 시작하였다.

시험관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머지 않아 무자비한 마력의 폭풍이 그대로 쏟아져내릴 것이라는 걸

'온다!'

'버텨야한다!'

'어떻게든!'

'후아아아앙! 살려주세요!'

곧이어 시험관들은 마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막아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서

콰아아아아아앙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아가리를 앞쪽으로 휘두르던 드래곤이 터지는듯한 폭음과 함께 다시금 땅에 처박혀버린 것이다.

"........"

"........"

결전을 대비하고 있던 시험관들은 벙진 표정을 지었다.

다시금 발생한 황당한 광경에 말을 잇지 못한 것이다.

"어디서 엄한놈한테 화풀이야, 뒈질라고."

그때 그들의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휘이익

시험관들은 너나할 것없이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거대한 드래곤의 머리 중앙에 오롯이 서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네 상대는 나잖아? 안그래?"

69번 지원자

선우는 발아래있는 드래곤을 내려다보며 입을 떼었다.

-하찮은 인간따위가 감히 내 머리 위에 올라타다니!!

이내 정신을 차린 드래곤은 극심한 분노를 느꼈다.

자신의 누구란 말인가

몬스터들을 전두지휘하는 일곱의 지배자 중 하나이자 모든 용족들의 군주가 아니던가

그런 자신의 머리 위에 감히 하찮은 인간따위가 발을 올리다니

실로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절로 분노가 차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야, 여기 경치 좋네."

그러거나 말거나 선우는 드래곤의 정수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여유로이 말을 내뱉었다.

위기감 따윈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떨어져라아아! 떨어지란 말이다아아!

부우우웅 부우우우웅 부우우웅 부우웅

그 여유로운 모습에 크나큰 모욕감을 느낀 드래곤은 초속에 가까운 속도로 머리를 이리저리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저 건방진 인간을 털어내기 위해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흔들어도 소용없는 짓이었다.

아무리 머리를 뒤흔들어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정신 사나워."

콰아아아앙

선우는 가벼이 발을 굴렀다.

-끄아아아악!!

쿠우우우우웅

그러자 드래곤의 머리통이 다시금 땅에 처박혀버렸다

두개골로부터 전해지는 거대한 충격을 도저히 버텨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얌전히 있어. 더 처맞기 싫으면."

-웃기지마라!! 내가 네놈의 명을 들을 성 싶더냐!!

드래곤은 다시금 머리를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하아, 도마뱀새끼, 말 더럽게 안듣네."

선우는 발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콰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콰아앙

그리고 그대로 드래곤의 정수리를 짓밟기 시작하였다.

쿠우웅 쿠우우웅 쿠우우웅

-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악!!!

그러자 드래곤의 머리통이 땅에 처박힌 채 그대로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머리를 짓밟는 발로부터 전해지는 괴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사방에는 드래곤의 처절한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

.

.

.

.

"유린아...나..볼 한번만 꼬집어봐..."

한 편 그 말도 안되는 광경을 지켜보던 레이첼은 벙진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혹여 지금 이 순간이 꿈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 까닭이었다.

쭈우우욱

그 말에 이유린은 망설임없이 그녀의 말랑한 볼따구를 꼬집었다.

"아야야야야!!..그만...그마안!! 그만 꼬집어어!! 충분해에에! 충분하다구!!"

그리고 레이첼은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허어...드래곤이...어찌.."

옆에 있던 마동필 또한 믿기 어렵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S급 헌터가 와도 생채기는 제대로 낼 수 있을까

장담조차할 수 없었던 초월적인 존재가

임의적으로 재앙급이라 지정될 정도로 두려웠던 그 존재가

각성자들 중에서 가장 최하위 능력이라고 불리우는 육체 강화 능력자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다니

그런 말도 안되는 광경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저게 정말 가능하긴 한 겁니까?"

임재진은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또한 도저히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능하니..눈앞에 펼쳐진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아무리 그래도..드래곤이.....재앙급 괴수가..저렇게 일방적으로.."

".....사실은 생각보다 약한 게 아닐까?"

레이첼은 슬쩍 손을 들어 의견을 제시하였다.

생각해보면 직접 싸워본 적은 없었다.

그냥 낌새만 느끼고 전투 준비만 했을 뿐

때문에 막상 겪어보면 별거 아닌 놈일지도 모른다는 하나의 가설이 생겼다.

"너 바보야? 63빌딩 보다 더 큰 놈이 대체 어디가 약하다는 거야?  저건 그냥 저 남자가 말도 안되게 강한 거라고."

이유린은 눈살을 찌푸린 채 딴지를 걸었다.

저 드래곤은 크기조차 여지껏 발견되었던 그 어떤 괴수보다 거대한 존재였다.

저런 놈이 약하게보다니

현실부정도 정도껏해야지.

"............."

레이첼은 자존심 상하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말같지 않는 개소리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나도 이유린 헌터의 말에 동의하네, 저 남자가 규격외의 강자인 거야....우리가 감히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강맹한 힘을 가진 강자 말이야."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군, 이번 사태는 전부 저 남자의 강함에서 비롯된 일이었던 거다. "

임재진은 이해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의문들이 단번에 해소되었다.

모든 일들은 저 남자의 강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력측정구가 터진 것도

별안간 드래곤이 소환된 것도

전부 말이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아니 전세계가 발칵 뒤집어질 것 같네요. 저 남자의 등장 때문에 말이에요."

재앙급 괴수조차 일방적인 폭력을 선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

저 남자의 등장은 분명 커다란 파란을 일으킬게 분명하였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를 뒤흔들정도로 커다란 파란 말이다.

***********

쿠우우웅 쿠우우웅 쿠우우웅

-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드래곤은 비명을 내지르고 또 내질렀다.

정수리로부터 전해져오는 극심한 고통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아팠다.

너무 아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어찌 인간따위가 이런 힘을....'

인간의 힘은 하찮았고 그 수준은 미개하기 그지 없었다.

아무리 발악하고 노력한다해도 미천한 종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정수리를 짓밟고 있는 눈앞에 남자는 달랐다.

저 작은 발로 힘의 상징이라는 트윈 헤드 오우거조차 가소롭게 느껴질 정도의 힘을 내뿜고 있는 것이다.

'마법조차 안통해....어떤 것도...통하지 않아.'

몇 번이고 벗어나기 위해 마법을 부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마법으로 만들어낸 모든 현상들이 모조리 거절되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저 남자를 해할 수 없다는듯이

쿠우우우우우우웅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더 큰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위기감을 느꼈다.

이대로 가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그...그마아아안! 그마아안!!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만둬달라는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골통이 깨져버리고 말테니

"도마뱀이? 반말?"

콰아아아아아앙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더한 충격이 머리통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만둬주십시오! 그만해주세요오!!!

드래곤의 태도는 좀더 공손해졌다.

일방적으로 이뤄진 무자비한 폭력이 그의 오만함과 자존심을 서서히 꺾어버린 것이다.

"공손하니까 듣기 좋네, 안그래?"

선우는 말을 멈춰섰다.

그리고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역시 괴물에게 있어 폭력은 언제나 옳았다.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고통없이 죽여줄게."

우우우우우우우웅

곧이어 선우는 수도手刀에 내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단번에 목을 잘라버릴 요량이었다.

-잠..잠깐만요! 잠깐만!!

드래곤은 황급히 고함을 내질렀다.

"뭔데? 유언이라도 하게?"

-살려주십시오! 이대로 죽기 싫습니다! 살려만주신다면 얌전히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안돼."

선우는 단호하게 거절을 표하였다.

-어..어째서!?

"널 죽여야 헌터 시험에 합격하거든.

우우우우우우우웅

선우는 더욱더 내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잠깐! 잠깐만요오오오! 제발 제 말 좀 들어주십시오오오!!

"뭔데."

-따지고보면 억지로 끌려온 거 잖습니까?....그런데 죽이는 건 너무 부당하지 않습니까? 제가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전 그저 레어에서 배 긁고 오우거 잡아먹다 끌려온 것밖에 없습니다!

"어쩌겠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해. 명복은 빌어줄테니까."

-명복을 빌지 말고 살려주십시오! 제발! 이대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미안하다, 그래도 시체는 잘 묻어줄게."

선우는 수도를 크게 들어올렸다.

-잠깐! 잠깐! 잠깐만요오오! 살려주세요! 제발 아직 아직! 못해본 게 많습니다!!

"나 바빠, 자꾸 말시키지마. 집중이 안되잖아."

선우는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빨리 죽이고 돌아가서 연우랑 놀아줘야한다.

그 나이 때 아기한테 아빠와의 교감이 무척이나 중요한 법.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는 게 교육상 좋았다.

-뭐든 하겠습니다..제발..제발 살려주십시오!...부디....목숨만 보존해주십시오..제발..진짜 억울합니다...아직 이세계 인간을 잡아먹은 적도 해한 적도 없이 결백하게 살아왔는데..별안간 소환되서 죽다뇨!

"흐으음...듣고보니 불쌍하기도 하네."

선우는 잠시 멈춘 채 고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저 쓸모가 많습니다! 원한다면 마법도 가르쳐드릴 수 있습니다! 세계 굴지 검성들의 검술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수많은 금은보화도!!

"호오...그래?"

-물론입니다! 한치의 거짓도 없을 것입니다!

"구미가 당기네."

-그렇다면 살려주시는 겁니까!?

"좋아, 살려주지."

선우는 인심썼다는듯이 입을 떼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인간님! 복받으실겁니다! 행복해지실 겁니다!

"대신 한가지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이든 무조건 수용하겠습니다!! 제 하트를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너 애완동물해라."

-물론입니다! 애완동.....네에?

드래곤은 하던 말을 끊고 황당하다는듯한 어투로 되물었다.

혹여 자신이 잘못들은 게 아닐까하고

"마침 연우한테 친구가 하나 필요했거든."

선우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빌어먹을'

아무래도 잘못들은 게 아닌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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