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왕 장선우
역적들로부터 황실을 구한 구국의 영웅이자 마교를 홀로 토벌한 무림의 절대자.
그 위대한 영웅이 나체가 된 모습으로 어머니에게 아랫도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어서 빨아달라는듯이
-..언제봐도..우람해..하아...
그 아랫도리를 마주한 어머니는 몽롱한 표정을 한 채 미소지었다.
그리고 작은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 흉악스러운 크기의 하물을 단숨에 집어삼켜버렸다.
쭈우우우웁 쭈우우웁 쭈와아압 쭈와아압
그다음 맹렬한 기세로 하물을 빨아제끼기 시작하였다.
마치 달콤한 당과를 빨아먹듯 행복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
그 경악스러운 광경에 뇌가 정지가 되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넋이 나간 것이다.
장선우.
그는 구국의 영웅이자 무림의 절대자로서 우월하기 그지없는 남자였지만
죽은 아버지만을 그리던 어머니 입장에선 원수나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아버지인 이재원을 몰락시킨 실질적인 원흉인 동시에 이재원을 직접 살해까지 한 전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입밖으로 내뱉진 않았지만 그에 대한 원망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았을 것이다.
그만 없었으면 사랑하는 남편이 죽을 일도
남편의 부정이 밝혀져 명예를 잃을 일도 없었을테니
그런데 그렇게 장선우를 원망하던 어머니가
장선우를 원수로 여기던 어머니가
그의 자지에 박혀 쾌락에 젖은 교성을 내질렀다니
그의 자지를 격렬히 빨아제끼며 뒷처리까지 도맡아 해주고 있다니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어찌 납득할 수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끔벅 끔벅
몇번이고 눈을 끔벅였다.
혹시나 잘못 본 게 아닐까하고
자신이 착각한 게 아닐까하고
하지만 몇 번을 끔벅여도 눈앞에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쭈우웁 쭈우웁 쭈와아압 쭈아아압
-그래...그래...곧 잘하군...아주 좋아..
어머니는 여전히 입을 벌리고 있었고
장선우는 자지를 들이밀고 있었다.
이제는 부정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진실인 것이다.
'어째서..어째서..어째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어머니는 장선우와 교접을 한 것일까
어째서 장선우는 어머니에게 자지를 들이밀고 있는 것일까
어째서 어머니가 원수의 자지를 빨아먹고 있는 것일까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렇게 멍을 때렸을까
'.......장선우....그가 어머니를 타락시킨걸거야.'
이내 그녀의 머릿속에서 하나 결론이 지어졌다.
모든 원흉이 장선우라는 결론이 말이다.
어머니는 정숙한 귀부인이었다.
별다른 일이 없었다면 아버지만을 그리워하며 일평생을 보낼 여인인 것이다.
그런 어머니가 타락하였다면 그 원인은 단 하나
장선우밖에 없었다.
'...분명 어머니를 겁박하고 강제로 범했을거야.'
아무리 어머니가 초절정에 다다른 고수라해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막대한 권력은 물론이고 천하제일의 무력까지 갖춘 절대자였으니
'....더러운 자식.'
으드득
이가 갈렸다.
살기가 절로 피어올랐다.
강제로 겁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종의 수를 써 어머니를 창기와 다를 바 없이 천박하게 만들어버렸다.
제놈의 정욕을 위해 누구보다 정숙하고 고결한 여인은 세상에 다시 없을 탕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어찌 분노치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살기가 흘러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하자..진정해..지금 분노해봤자..도움되는 건 없어.'
하지만 이내 마음을 최대한 가라앉히기 시작하였다.
마음같아선 당장에라도 쳐들어가 목을 잘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절정조차 도달하지 못한 자신이 초월경에 다다랐다는 장선우를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으니
'.....다른 수를 강구해야돼...어머니를..구하고..저자에게..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결심을 마친 이성경은 구멍 속에서 눈을 떼어내었다.
지금은 일단 작전상 후퇴였다.
이곳에서 머리를 쥐어짜봤자 도움이 될 일따위는 없을테니 말이다.
살금 살금 살금
결심을 마친 이성경은 천천히 뒷걸음을 치기 시작하였다.
최대한 조심스레 빠져나오기 위해
톡
"경매? 무슨 일이였어?"
그때 뒤편에 있던 제갈지아가 그녀의 어깨를 가벼이 건들였다.
눈이 빠져라 관찰하더니 별안간 뒤로 빠지는 모양새에 의아함을 느낀 까닭이었다..
"....쉿!"
이성경은 재빨리 입술에 손가락 하나를 가져다댄 채 말을 내뱉었다.
목소리를 높여선 안되었다.
혹시라도 들킬 염려가 있으니
"......에?"
제갈지아는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따라와...가서 설명해줄테니까."
이성경은 들릴듯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덥석
그다음 제갈지아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이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
제갈지아는 그대로 힘없이 끌려가기 시작하였다.
의문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이다.
************
"그게..정말이야!?"
제갈지아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성경의 말에 경악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누구보다 정숙했던 고모님께서 남자랑
그것도 원수라고 여기고 있을 장선우와 운우지락을 나누고 있었다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정하기 싫지만...정말이야....이 두 눈으로 직접 확인까지 했으니까.."
이성경은 힘없이 입을 떼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부정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잘못 본 걸수도 있잖아?"
제갈지아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듯 입을 떼었다.
그녀가 착각을 했다고 여기는 게 좀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찰나를 본 것도 아니고 이각이 넘도록 관찰을 했어...착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성경은 눈살을 찌푸린 채 되물었다.
무려 이각이 넘도록 두사람을 관찰하며 몇 번이고 확인을 하였던 자신이었다.
착각일 리 없었다.
"......그렇다면..정말 고모님이..군왕 전하와...내연 관계를..."
"내연 관계가 아니야!"
이성경은 언성을 높이며 바락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내연 관계가 아니라면 두사람이 교접할 리가 없잖아?"
"어머니는 강제로 겁탈당했던 거야!"
"하지만 신음성을..들어보면 강제성이 보이진 않았는데?"
오히려 엿들었던 신음성에선 쾌락과 행복감이 느껴졌다.
강제로 겁탈당하는 느낌따윈 전혀 없었던 것이다.
"미약이나 발정제를 이용해서 어머니의 정신을 흐트려놓았겠지!"
"...너무 비약하는 거 아니야?"
너무 좋을대로만 해석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군왕이 그런 더러운 술수를 쓸 리 만무하지 않은가
"비약이 아니야, 생각해봐 지매, 누구보다 정절을 중시하는 어머니가,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것도 남편을 죽인 실질적인 원수를 말이야."
"......흐음...확실히...그건 이상하긴 하네."
사랑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마음은 바다의 날씨처럼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었으니
하지만 원수를 사랑한다는 건 확실히 수상쩍긴 하였다.
아무리 예측불허하다고 해도 남편의 원수와 정을 통한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으니
"분명 막대한 권력과 막강한 무력을 앞세워 어머니를 압박했을 거야....제갈가를 무너뜨리겠다고 협박했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딸을 죽인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말이야."
이성경은 나름대로 추리한 바를 그대로 내뱉기 시작하였다.
"고결한 어머니는 모두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자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겠지....모두를 위해 희생하신거야...그리고 그자는 그런 어머니를 이런 저런 수를 써가며 농락했을거야....몸을 내어주지만 정신만을 굴복치 않는 고결한 어머니를 타락시키기 위해서 말이야...그리고..어머니는 버티다 못해..결국..쾌락에 몸부림치며 고통받게 된 거라구.."
이성경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하였다.
남몰래 고통받았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너무 작위적인데.."
"분명 내 말이 맞아. 어머니에 대해선 내가 가장 잘아니까!"
"......뭐, 그럴 수도 있지만..진짜 사랑하고 있는 경우도 배제해선 안되지 않을까?...생각해보면 요즘 고문서 해독을 한다고 군왕 전하랑 한동안 붙어계셨잖아...그때 눈이 맞을 수도.."
"장선우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고! 아무리 붙어있었다고 해도 어머니가 그를 사랑할 리 없잖아!"
이성경은 답답하다는듯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몇 번이고 설명했건만 똑같은 소리를 또하게 만든다.
정녕 눈앞에 순진하고 멍청한 여자가 치지봉이라고 불리우는 기재가 맞다는 말인가
"그러니까..내 말은..그렇다는 게 아니라...그럴 경우도..있다는.."
"그럴 경우조차 없어! 없다구!"
이성경은 눈을 부라리며 그녀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제갈지아의 말이 어머니의 정결함을 부정하는 것 같아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알았어...알았다구..내가 잘못했으니까..진정해."
제갈지아는 한발 물러선 채 그녀를 진정시켰다.
더 말을 했다간 칼부림이 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제발 생각이라는 걸 하고 말해줘, 지매, 나 안그래도 복잡한 데 화까지 내고 싶지 않아."
이성경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듯 씩씩거리며 입을 떼었다.
'.....망할 년.'
그리고 그 말을 제갈지아의 자존심을 후벼팠다.
생각없다는 취급을 받다니
그것도 다섯살이나 어린 사촌동생에게
어찌 자존심 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
하지만 구태여 티내진 않았다.
괜히 말싸움만 키우고 싶지 않았으니
"...네 말대로라면 천하에 다시없을 나쁜 놈이겠지만...그렇다해서 뭔가 방법이 있는 건 아니잖아?"
군왕은 무력, 권력, 재력
이 모든 게 정점에 다다른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어찌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네 말이 맞아, 우리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에 비한다면 우리는 무력도 권력도 재력도 초라한 계집에 불과하니까."
이성경은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였다.
자신들만으로는 무리였다.
"그러니까 공론화시킬 거야."
이성경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공론화?"
"온세상 사람들에게 군왕의 추악스러운 정체를 알리고 지탄받게 만들거야!"
".....그게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해...가주님과...개방..하오문의 힘을 빌린다면.."
"과연 그들이 도와줄까?"
"그들이 협을 숭상하는 이들이라면....정의를 실현하는 협객들이라면..결코 거절치 않을거야...이건 기득권으로부터 무참하게 짓밟힌 가련한 여인을 구하기 위한 하나의 협행이 될테니까."
이성경은 뜨거운 눈빛을 반짝이며 입을 떼었다.
"그러니까 지매가 도움을 줘."
"..도움?"
"가주를 직접 설득해줘.....어머니를 도울 수 있도록...하오문과 개방을 직접 끌어들일 수 있도록 말이야."
"....너는 뭘하려고?"
"난 일단 어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킬 생각이야....그 추악스러운 자의 손길이 닿지 않도록."
".....생각해둔 곳이 있어?"
"....다섯살 생일 때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별장이 있어, 꽤 오랫동안 방치되긴 했지만 숨어서 며칠 지내는데는 문제 없을 거야. 꽤 후미진 곳에 있거든."
".......후미진 곳이라면 어딘데?"
"도와줄거야?"
"......그건..."
제갈지아는 쉽사리 답할 수 없었다.
일이 여러모로 복잡해지는 건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제갈가가 결단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도와주지 않는다면 위치를 공유해줄 수 없어....이건 엄연히 생존이 달린 일이니까."
이성경은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협력관계가 아닌 이상
위치를 까발릴 수는 없었다.
이는 엄연히 생사가 달린 문제였으니
"................"
그 말에 제갈지아는 한참을 고민하였다.
가장 최선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위해
그리고 이성경은 그런 제갈지를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그녀가 고민을 완전히 끝마칠 때까지
그렇게 얼마니 지났을까
".....돕도록 할게."
이내 제갈지아는 결심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드디어 결단을 내린 것이다.
"고마워, 지매.."
이성경은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어려운 결정을 해준 그녀에 대한 고마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아니, 고마워할 필요없어, 경매."
그저 최선의 방안을 택했을 뿐이었다.
그녀가 구태여 고마워할 이유따위는 없었다
"그래도..."
"진심이야, 고마워할 필요없어, 그보단 앞으로 계획을 공유해줘, 고모님을 어떻게 별장까지 끌고갈 생각이야? 별장의 구체적인 위치는 어디고?"
"일단 어머니에겐 산공독을 먹인 뒤 수면향을 맡게할 심산이야, 그렇게 한다면 여지없이 잠들어버릴테니까..그리고 별장의 위치는..."
이성경은 짜두었던 계획들을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제갈지아는 귀를 쫑긋 세운 채 그 설명에 경청을 하였다.
무엇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
타타타타탁 타타타타탁
이성경은 산길을 쾌속하게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한장의 깃털이 바람을 타고 나부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내달렸을까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이내 그녀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최대한 멀리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에 숨쉬는 것조차 잊은 채 그저 내달린 탓에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허어억...허어억..어억."
폐부가 찢겨질듯 아파왔고
정신이 혼미해져 당장에라도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탈진할 것 같아.'
무리도 아니였다.
혼자서도 오르기 힘든 산길을 기절한 어머니까지 업은 채 내달렸으니 말이다.
'.........하지만..안돼...아직은..지쳐선 안돼.'
질끈
곧이어 이성경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제 겨우 반정도 왔다.
벌써부터 지쳐나가떨어질 순 없었다.
적어도 어머니를 안전한 장소에 피신시킨 후 탈진해야하는 것이다.
'.......어머니..저 힘낼게요..'
이성경은 등에 업힌 어머니를 슬쩍 바라보며 강철같은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는 양허벅지에 힘을 주어 몸을 지탱하였다.
단전에 남아있는 모든 내력을 용천혈로 보내었다.
저벅 저벅
한발자국 한발자국씩
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점점 가속도를 붙여가며
달릴 수 있도록
타타타탁 타타타탁
곧이어 그녀의 신형이 다시금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
.
.
.
.
.
그렇게 얼마나 내달렸을까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장원 하나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도착했어!'
이성경은 눈을 빛냈다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어머니를 피신시킬 수 있는 안전가옥에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눕혀드릴게요.'
이성경은 더욱더 빠르게 속도를 내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내달린 탓에 불편했을 어머니를 한시라도 빨리 눕히기 위해
덥석
이내 그녀는 장원 코앞까지 도달하게 되었고 문고리를 부여잡았다.
끼이이익
곧이어 낡은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철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문을 완전히 활짝 연 순간
"생각보다 일찍 왔네?"
뜻하지 않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소름끼치는 남자의 목소리가
"............"
이성경은 잔뜩 떨며 서서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어서오라구, 이성경."
무림의 영웅이라고 칭송받는 위대한 왕.
아버지를 죽인 원흉이자
어머니를 겁탈하고 타락시킨 장본인
장선우.
그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어떻게...어떻게..이곳에..당신이..!?"
이성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그가 이곳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조력자가 있었거든."
"말도 안돼...말도 안돼...이곳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극히 드물텐데..."
이곳은 다섯살 무렵 아버지께 선물을 받은 비밀스러운 별장이었다.
별장을 선물해준 아버지.
오래전 일을 관두었던 사용인들
함께 방문하였던 어머니
별장의 위치를 공유받았던 제갈지아외에는 위치를 아는 이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극히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지."
선우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안그래?"
그리고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떼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우의 뒤편에서 아리따운 여인 하나가 걸어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지적인 외모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여인.
제갈가의 재녀이자 치지봉이라고 불리우는 무림의 후기지수.
제갈지아의 등장이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제갈지아를 마주한 이성경은 발작하듯 언성을 높였다.
"미안해, 경매, 내겐 이 방법이 가장 최선이였어."
제갈지아는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배신.
그녀가 생각한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었다.
"야, 이 쓰레기 같은 년아아아아!!!!!"
이성경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터져나왔다.
평생 욕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그녀였지만 이는 어쩔 수 없었다.
현재 그녀가 느낀 상실감과 배신감 그리고 분노는 상상을 초월하였으니
"미안해, 그래도 언젠가는 내 마음을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해."
"이해 못해!"
"그럼 뭐 어쩔 수 없고."
제갈지아는 차분히 답을 하였다.
사실 이성경을 배신하고 밀고하긴 하였지만 그리 미안하진 않았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자신은 군왕의 끄나풀이였으니
군왕입장에선 충성을 다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으드득.......이 빚은 꼭 갚아줄거야! 백배고 천배고 갚아줄거야!"
휘익
곧이어 이성경은 재빨리 몸을 돌렸다.
계획이 완전히 탄로난 이상
남은 건 도주뿐이었다.
따돌릴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봐야하는 것이다.
'일단 도망치자..최대한 멀리 도망쳐서..모두에게 저자의 추악함을 알리...'
뚝
그때 이성경의 걸음이 그쳤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몸이 굳어버린 까닭이었다.
'..뭐..뭐야!?'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하였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눈동자 외에 움직일 수 있는 것 따윈 전혀 없는 것이다.
"소용없단다, 마혈을 짚었거든."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그 소리를 따라 눈동자를 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등에 업힌 채 활짝 웃고 있는 어머니
제갈주경의 모습을
'어머니!?'
이성경의 눈빛이 혼란스러움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기절한 게 아니였다는 말인가?
아니 그보다 별안간 마혈은 왜 짚는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