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78화 (1,279/1,419)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쇠로 만들어진 붓.

판관필이 거침없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커다란 화선지 위

수많은 글자들이 빼곡히 채워져가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명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유려하기 그지없는 문체로

'...대단하네.'

그 광경에 선우는 꽤나 감탄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으로 필기의 속도가 빠를 수록 글씨는 개판이 나기 마련이었다.

자간은 엉망진창이 되고

글씨는 휘갈겨져 의미를 알 수 없게 변형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갈주경의 글씨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랐다.

자간은 자로 잰듯 딱딱 떨어졌고

글자 하나하나는 다섯살 짜리 아이에게 내보여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정확히 필기되어있었다.

속도는 물론이고 정확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는 것이다.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가

'과연 제갈가의 최고 기재가 맞네.'

이재원과 혼인만하지 않았어도

제갈가의 역사를 뒤바꿔놓았을 것이라는 평이 과연 거짓이 아닌듯 싶었다

이런 간단한 필기에서조차 비범함을 드러내는 걸보면 말이다.

'자빠뜨리고 싶네.'

욱신 욱신 욱신 욱신

곧이어 아랫도리가 연신 욱신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드러난 비범함이 정복욕을 자극한 까닭이었다.

저 도도하고 이지적인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싶었다.

꽁꽁 싸맨 옷을 벗겨내고 가녀린 속살을 보고 싶었다.

자궁에 정액을 잔뜩 싸재끼고 수컷에 복종하는 하나의 암컷으로 만들고 싶었다.

만약 그리 한다면 충족될 것 같았다.

물밀듯 차오른 이 정복욕구가

'참자....아직은 때가 아니니..'

하지만 이내 스스로 다독이며 아랫도리를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년 아직은 자그만 새싹정도에 불과하였다.

제대로 된 함락을 위해선 좀더 인내가 필요하였다.

이 자그만 새싹이 꽃망울을 틔우고

먹기 좋은 과실로 무르익을 때까지

그렇게 한창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한창 고문서를 해독하던 제갈주경이 판관필을 탁자 위에 놓았다.

"후우.."

그리고 가벼이 한숨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전부 끝난 것이오?"

선우는 기다렸다는듯 천천히 입을 떼었다.

"잠시 쉴 생각이에요."

제갈주경은 담담한 어조로 대꾸를 하였다.

무려 두 시진이나

그것도 한자 한자 심혈을 기울여야하는 고문서를 쉴새없이 해독하였다.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냥 오늘은 이쯤 하는게 어떻겠소? 밤도 늦었고 피로도 상당히 누적된듯 한데 말이오."

선우는 선심을 쓰듯 말을 내뱉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해독을 최대한 빨리 끝내는게 제겐 급선무니까요."

제갈주경는 고개를 내저으며 거절을 표하였다.

한시라도 빨리 고문서 해독을 끝내고

이 불편한 대면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그녀였다.

이대로 돌아가서 쉬는 것보단 차라리 피로를 참고 고문서 해독을 끝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리라

"무리해서 단기간에 해야할만큼 급한 일이 아니오, 하루이틀내 끝날 분량도 아니기도 하고, 그러니 좀더 여유롭게 하여도 무방하오."

"제겐 하염없이 급한 일이에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를 짓고 싶을 만큼......."

제갈주경은 차분히 말을 내뱉었다.

"..그대는 내가 많이 불편한가보오?"

"솔직히 편한 관계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은혜를 입었으니

동시에 미워할 수밖에 없는 원수인 그였다.

어찌 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솔직하군."

"솔직해야 이해해주실 테니까요...무리해서라도 빨리 일을 끝내고 싶은 제 심정을 말이에요."

"........알겠소, 내 더는 왈가왈부치 않겠소."

"이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갈주경은 가벼이 인사를 건네었다.

사각 사각 사각

그리고 다시금 판관필을 손에 쥔 채 고문서 해독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방어가 단단하네.'

나름 의표를 찌른터라 좀더 쉬운 진행이 가능할 줄 알았건만 생각외로 방어가 단단한듯 보였다.

작은 호의조차 이리 단칼에 끊어내는 걸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러니 공략할 맛이 있는거지.'

선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까탈스러울수록 오히려 좋았다.

도도할 수록 오히려 좋았다.

난이도가 어려운만큼

훗날 만끽할 정복감과 성취감은 몇 배가 될테니.

'일단 가벼운 스킨십이 가능한 관계를 구축해야한다.'

본디 남녀간의 호감이라는 건 접촉으로부터 파생되기 마련이었다.

몸이 가까워질 수록 알게 모르는 정이 붙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가벼운 스킨십 가능한 관계를 구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다.

'어떻게 구축할까?'

머리를 슬며시 굴려보기 시작하였다.

저 똑똑한 여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밖에 없는 마땅한 명분을 찾기 위해서

그렇게 얼마나 머리를 굴렸을까

씨익

이내 선우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꽤나 재밌는 생각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

.

.

.

.

사각 사각 사각

거침없이 움직이던 판관필이 갑자기 뚝 하고 움직임을 멈춰섰다.

"흐으윽..."

더불어 제갈주경은 눈살을 찌푸린 채 무거운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한눈에 봐도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무슨 일 있으시오?"

그 광경을 마주한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아니요..아무 일도 아니에요."

제갈주경은 애써 손사래를 치며 입을 떼었다.

그리고 다시금 판관필을 쥐고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머지 않아 판관필은 다시금 멈춰섰다.

"으으으으윽.."

이번에는 그 신음성이 그전보다 더욱더 크게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제갈 부인!"

선우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언성을 높였다.

"별..별일 아니예요...그러니까..신경 쓰지 않으셔도..."

"별일도 아니긴! 이리 고통스러워하는데 어찌 신경쓰지 말라는 말이오!"

선우는 언성을 높이며 그녀를 타박하였다.

"정말로....전 괜찮으니까..."

"제대로 말하시오, 이는 왕명이오."

선우는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더는 어물쩍 넘어가는 걸 용납치 않겠다는듯이

"...........그저 어깨가 살짝 결린 것..뿐이에요....'

"내 보기에는 살짝 결린 게 아닌 것처럼 보이오."

비명까지 내질렀던 그녀였다.

대체 어디가 살짝이란 말인가?

"이리 와보시오, 내 직접 어깨를 봐주겠소."

선우는 이내 그녀를 향해 살짝 손짓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돼요!"

그러자 제갈주경은 당황하여 양손을 이리저리 손사래치기 시작하였다.

외간 남자.

그것도 남편을 죽인 원수에게

어깨를 맡기다니

안될 말이었다.

어찌 그런 걸 허용한다는 말인가

"내가 안괜찮소, 그대가 몸져누으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오, 이는 나 또한 원치 않은 일이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냥 살짝 무리가 가서 그래요!..조금만 쉬면 괜찮아질거에요!...제 몸은..제가 가장 잘아니까...그러니까..."

"그대가 의원이오?"

"....네에?"

"의학적 지식을 쌓은 전문적인 의원이라고 물었소."

"그건..아니지만.."

"아니라면 얌전히 내 말을 따르도록 하시오 , 그대와 달리 난 엄연히 당가의 의술을 배운 한명의 의원이니."

"............."

선우의 단호한 말에 제갈주경은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차마 반박을 할 수도

그렇다고 그에게 몸을 내맡길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여진 까닭이었다.

"그대는 참으로 완강하기 그지없구려. 이리 말하는데도 끝까지 말을 듣지 않으니 말이오."

선우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이렇게 된이상 나 또한 어쩔 수 없구려, 강제적인 방법을 행할 수밖에."

"......강제적인 방법이요?"

"왕명이다, 내게 어깨를 내보여라. 제갈주경.""

선우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더불어 다정했던 때와는 상반되게 근엄하고 위엄넘치는 분위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명을...받들겠습니다."

그 위엄에 짓눌려진 제갈주경은 얌전히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거부감과 불편함

창피함과 수치스러움이 느껴지는 일이긴 하였지만

백성된 입장으로서 감히 왕을 거역할 수는 없었던 탓이었다.

스르르륵

곧이어 제갈주경은 앞섶을 살짝 풀어헤쳐 양어깨를 살짝 내보였다.

그러자 가녀린 그녀의 양어깨가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이는 엄연히 진찰을 위한 것이니, 괜한 오해는 하지 말도록 하시오."

선우는 천천히 두손을 뻗어 그녀의 양어깨를 부여잡았다.

그러자 맨들맨들한 살갗의 감촉이 손바닥 타고 그대로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야들야들하네....흐흐흐.'

선우는 겉으로는 내색치 않았지만 속으로는 음흉한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야들야들한 감촉이 꽤나 기분 좋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주물럭 주물럭 주물럭 주물럭

곧이어 선우는 손가락 끝에 힘을 주며 어깨를 떡주무르듯 주무르기 시작하였다.

진찰인지 희롱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무자비하게 말이다.

"...으으으으...으으으.."

부들 부들 부들

그 무자비한 움직임에 수치심을 느낀 제갈주경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전신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수치스러웠다.

외간 남자.

그것도 남편은 죽인 원수에게 속살을 내비치고 떡을 주무르는 것처럼 희롱을 당하다니

너무 수치스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

'....어서..끝나기를..'

그녀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이 수치로 가득한 시간이 어서 종결되기를

희롱과 같은 진찰이 어서 끝나기를

그렇게 한창 무자비한 진찰이 이어지던 그 때

이변이 일어났다.

"......아아.....아아.."

수치심에 전신을 부들부들 떨던 제갈주경의 입에서 옅은 신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시원해...엄청..시원해에에...하아아.'

더는 어깨가 아프지 않았다.

돌덩이로 짓눌려지는듯한 고통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시원하고 기분 좋은 감촉만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몸에...힘이 빠져...묘한..기분이..들어...하아아아...

더불어 몸에 힘이 빠지면서 이상야릇한 기분이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가슴이 쿵쾅거렸고 묘하게 아랫도리가 욱신거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오줌이 마려운 것처럼

알 수 없었다.

대체 이 묘한 기분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하으으윽...하으윽...흐으읏...으으윽...으윽.."

씨익

한 편 그녀의 신음을 듣던 선우는 흡족스러운듯한 미소를 지었다.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꽤나 만족스러운 까닭이었다.

'엄청 시원할 거야.'

시원할 수밖에 없었다.

건곤대나이를 이용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던 중력의 흐름을 다시금 원래대로 되돌려버렸으니

더불어 미약하게 음양조화기까지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이런 갓 잡아올린 활어와 같은 반응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좀더 기분 좋게 해주지.'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선우는 좀더 많은 음양조화기를 불어넣었다.

"하으으읏...으으윽...으으읏...하으으읏.."

움찔 움찔 움찔

그러자 제갈주경은 더욱더 격렬히 신음을 흘리며 전신을 움찔 움찔 떨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남자경험이 없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미약한 열락에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자아....서서히 중독되게 해주지...제갈주경....'

주물러 주물럭 주물럭 주물럭

선우는 눈을 빛내며 어깨를 주무르고 또 주물렀다.

충분한 음양조화기가 그녀의 몸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말이다.

**********

"하아...하아...하아...하아."

제갈주경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안마를 통해 전해져온 시원함과 묘한 쾌감에 숨쉬는 것조차 잊은 채 그대로 빠져든 부작용이었다.

"어떻소? 이제 어깨가 좀 나아진 것 같소?"

"........완전히..나아졌어요...감사해요..."

제갈주경은 정신없는 와중에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 나라의 왕

그것도 위대한 영웅의 안마를 받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고마워할 필요 없소, 그저 날 위해 그런 것 뿐이니."

선우는 무심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대가 몸져누워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나 또한 곤란하니 말이오."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부지런히 작업하도록 할게요. 전하."

"아니, 오늘은 이쯤하고 들어가보도록 하시오."

선우는 손사래치며 말을 내뱉었다.

".....어깨가 다 나아서...이제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지금 치료는 임시방편일 뿐이오, 만약 여기서 무리를 한다면 고통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오."

".....여기서..더..요?"

"그렇소, 그러니 오늘은 이만 마무리 하도록 하시오. 이는 의원으로서 처방이오."

"......그리 하도록 할게요."

제갈주경은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의사로서 처방이라고 못박아버리니

도저히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탁월한 선택이오."

선우는 입가에는 흡족스러운 미소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

푸우욱

처소에 도착한 제갈주경은 푹신한 침상 위에 힘없이 그대로 떨어졌다.

긴장이 풀리니 온몸에 힘이 쭉 빠진 까닭이었다.

'힘들었지..'

힘든 하루였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군왕이 있는 자리에서

거진 네시진에 가까운 시간을 고문서를 해석하며 보냈으니

더불어 속살을 내비치고 어깨를 내맡기는 수치를 겪기까지하였다.

다사다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그래도 씻고..자야겠지?'

휘리리릭

개미와 같은 가는 허리를 감싼 띠를 가벼이 풀었다.

스르륵

그러자 치맛자락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는 속옷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결하고 고결한 순백색

도톰한 둔덕이 유난히 눈에 띄는 형태

그리고 유난히 젖어있는 삼각지.

'어?'

순간 제갈주경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게 눈에 들어온 까닭이었다.

스으윽

그녀는 재빨리 손을 아래로 내려 삼각지 부분을 매만졌다.

그러자 특유의 끈적끈적한 감촉이 손끝에 그대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잘못 본 게 아니였다.

아랫도리는 제대로 젖어있었다.

삼각지 부분을 전부 적실 정도로

화아아아악

제갈주경의 얼굴이 능금처럼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깨달을 수 있던 까닭이었다.

전신을 짜릿하게 해주었던 묘한 기분의 정체가 쾌감이었다는 사실을

원수의 손길에 쾌감을 느껴버린 것이다.

'.....아아...아아...아아..'

제갈주경의 표정이 한층 더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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