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맹 맹주전
수많은 명사들이 모여 흥분한듯 얼굴을 잔뜩 붉힌 채 고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우리 복건무인협동조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번 정마대전에 무려 오백이 넘는 협객들을 지원하였고 기백에 다다른 사상자가 발생할 때까지 목숨마저 아끼지 않고 혈투를 벌였습니다! 의협심과 용맹함을 높게 사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복건성 무인협동조합장, 산철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언성을 높였다.
"오백? 고작 오백정도 지원하는 것 정도로 생색을 내다니! 양심이 없어서 한참이나 없군! 저희 절강 무인협회에선 무려 천에 다다르는 협객들을 지원하였습니다. 피해 또한 이루 말할 수 없고 말입니다. 누구보다 최우선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절강성 무인협회장, 마추는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고작 오백정도로 생색을 내다니 아무래도 양심을 저 멀리 내다버린듯 하였다.
"천명 가지고 누구 코에 붙인다고 그러시오? 저희 산동무가연합은 무려 이천에 다다르는 협객들을 지원하였소. 뿐만 지원금으로 수백만냥에 턱하니 내놓았지. 의천맹에게 보상을 받는다면 최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마땅하다는 말이오!"
산동무가연합장, 맹범은 코웃음을 치며 입을 떼었다.
이천에 다다르는 협객들뿐만 아니라 수백만냥에 다다르는 거금까지 턱하니 내놓았던 산동무가연합이었다.
그런 자신들 앞에서 전공을 생색내다니
어찌 우습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산동은 원체 무인들의 규모가 다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산동성에서 이천에 병력이면 오히려 적은 편이지요!"
무림인이 많기로 소문난 산동성이었다.
타 지역과 비교하는 건 애초에 불공평한 일이리라
"뭣이 지금 산동 무인들의 의기를 폄하하는 것이오!"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말을 어찌 그리 하십니까?"
"그리 하게 만들지 않소!"
고성이 오고가기 시작하였다.
"아니, 중원을 구하기 위해 모두가 협업하여 참전한 전쟁이 아닙니까? 그 보상을 왜 의천맹에서 한다는 말입니까?"
의천맹의 대장로, 계상득은 어이없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모르는 이가 본다면 정마대전이 아니라 의천맹과 마교의 전쟁인줄 알았을 것이다.
"의천맹쪽에서 무너진 마교의 재화를 회수하였다고 들었습니다.그렇다면 논공행상을 통해 나눠야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그게 도의적으로 맞는 일입니다!"
"회수된 재화는 정마대전으로 피해입은 백성들을 위해 쓰여지고 있소이다."
"우리들도 엄연히 정마대전으로 피해입은 백성이오!"
"맞습니다! 지원을 받을 명분은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명사들은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자존심보단 욕심이 앞선 까닭이었다.
"아니,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도 가만히 있거늘, 어찌 당신네들은 이리 난리란 말이오!"
가장 젊은 장로, 이세진은 보다 못해 언성을 높였다.
이번 정마대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건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였다.
저들과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많은 병력을 지원하였고
식량과 무기 더불어 금전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런 그들도 가만히 있거늘
어찌 어중간한 놈들이 저리 박박 우기며 돈을 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단 말인가
"전 많은 건 안바랍니다. 그저 당가와 다리 하나만 놔주십시오."
야금철방의 방주, 이자석은 슬며시 입을 떼었다.
"그게 많은 것이오! 당가의 유통권을 노리는 것이지 않소!"
산동무가연합장 맹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명실상부 천하제일가로 자리매김한 당가였다.
그런 당가와 거래를 튼다는 건 몇 푼 받는 전쟁 보상금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욕심이었다.
그런데 어찌 욕심이 없다고 말하는가
"야금철방은 규모도 작지 않소이까? 거래라는 건 본디 체급이 맞아야 가능한 법이오!"
"맞소이다, 적어도 우리 복건성 무인협동조합정도는 되야 체급이 맞을 것이오."
"은근슬쩍 끼워넣지 맞시오! 복건성도 한없이 규모가 작지 않소!"
"절강 또한 마찬가지 아니오! 똑같은 처지에 어찌 그리 박하게 말한다는 말이오!"
"두 분 모두 진정하시오, 어차피 당가가 두 분과 거래를 틀 일따윈 없을테니...그러니 지금껏 하던대로 사이좋게 물질이나 하시오."
"지금 지역 비하를 하는 것이오!?"
"이거 대국적으로 문제 있는 발언이오!"
다시금 고성이 오고가기 시작하였다.
"아니, 당가와 거래를 트고자한다면 직접 찾아가면 될 일 아니오? 어찌 의천맹에 다리놔주는 일을 부탁을 한다는 말이오?"
이세진은 어이없다는듯 입을 떼었다.
당가와 거래를 트고 싶다면 당가를 직접 찾아갈 일이 아니던가
왜 애꿎은 의천맹에 그런 일을 부탁한다는 말인가
"당가는 이제 평범한 무가가 아니지 않소?"
"맞소이다, 위대한 군왕의 처가에 어찌 함부로 연통을 넣을 수 있겠소? 불경스럽게."
"천하제일가가 된 당가가 우리 같은 군소세력을 상대해줄 것 같지 않소이다."
정마대전 이후
당가는 천하제일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마교 토벌에 누구보다 앞장선 것은 물론이고
천마를 죽인 군왕 장선우의 처가라는 사실이 입지를 공고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엄청난 곳에 군소세력이 거래를 트고자 연통을 넣어봤자 소용있을 리 만무하였다.
아니 오히려 군왕의 명예와 존엄을 해치는 불경죄로 질타를 받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의천맹 또한 다를 바 없소, 천하제일가이자 군왕의 처가인 당가에 다리 놔줄 능력따윈 없다는 말이오."
"허허, 겸손이 지나치시오."
"그러게 말이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 말에 명사들은 코웃음을 쳤다.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겸손이 아니라 진실이오, 대체 의천맹이 무슨 힘이 있다고 당가에 다리를 놔준다는 말이오?"
의천맹이 정마대전 이후 한창 이름값을 올리긴 하였지만
정마대전의 종결자.
군왕의 처가인 당가에 비하면 끗발이 딸려도 한참이나 딸렸다.
그런데 어찌 다리를 놔줄 능력이 있다는 말인가
"허어~ 겸손이 지나치면 독이 되거늘, 어찌 그 사실을 모른단 말이오!"
"그러게 말입니다. 이미 의천맹과 당가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라는 걸 너무나 잘알고 있는데 말이오."
"다 알고 있소이다. 의천맹주인 천검후 주소양 여협께서 군왕과 사실혼 관계이자 머지 않아 혼인식을 치룬다는 사실을 말이오."
"이미 저잣거리까지 소문이 파다하거늘, 어찌 이리도 겸손을 떤다는 말이오?"
"의천맹은 능력이 충분하오. 혼인식이 거행된다면 의천맹 또한 군왕과 남이 아닐진대, 어찌 다리를 놔줄 능력이 없다 말할 수 있겠소?"
군왕과 주소양이 사실혼 관계라는 사실은 이미 저잣거리까지 널리널리 퍼져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군왕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능력이 없다는 겸손을 떤다는 말인가
"쯔쯧, 아무래도 소문을 반정도만 알고 있는듯하군."
그들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계양득이 가벼이 혀를 차며 입을 떼었다.
욕심에 그득 찬 그들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반정도만 알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그 말에 명사들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반절만 알고 있다면 남은 반절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은퇴하셨네."
"네에?"
"뭣이?"
순간 명사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못 들을 것을 들은 것마냥 말이다.
"천검후 주소양 여협께선 정마대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자리를 내려놓으셨네, 모든 할 일을 끝마쳤다고 하시면 말이야."
"그..그게....무슨.."
'말도...안되는..."
명사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맹주의 은퇴라니
"그런 이야기 듣지 못하였습니다!"
"맞습니다! 어찌 일언반구도 없이 은퇴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이내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의천맹주인 주소양만 믿고 부푼 마음을 품은 채 발걸음도 가벼이 의천맹에 당도했거늘
별안간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어쩔 수 없네, 우리도 엊그제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으니."
계상득은 담담히 말을 내뱉었다.
은퇴는 일사천리 그 자체였다.
그 흔한 인수인계조차 총군사인 제갈찬에게 맡기고 냅다 떠버린 까닭이었다.
"그걸 안말렸습니까!"
"맞습니다! 어찌 말리지 않고 그걸 내버려두었다는 말입니까!"
"어쩌겠는가? 하기 싫다는 걸 어찌 붙잡을 수 없는 노릇이고."
계상득은 태연히 말을 받았다.
본인이 하기싫다는 걸 어찌 억지로 옭아맬 수있겠는가
"적어도 다음대 의천맹주를 선출할 때까지는 직책을 유지했어야지요!"
"맞습니다! 인수인계도 없이 가버리다니! 무책임하십니다!"
"걱정말게, 다음대 의천맹주가 선발될 때까지 총군사께서 임시 맹주직 맡아주실테니....인수인계 또한 마찬가지고 말이야."
애초에 주소양이 임신한 이후 맹주의 대행으로서 대다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던 제갈찬이었다.
그가 있는 이상
맹주의 공백이나 인수인계같은 건 전혀가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말리셔야합니다!"
"안됩니다!"
"이대로 주 여협을 떠나보낸다니요!"
"의천맹의 힘이 약해질 것입니다!"
"이제 막 기지개를 편 조직을 와해시킬 참입니까!"
명사들은 대놓고 반발을 하기 시작하였다.
주소양과 군왕만을 믿고 의천맹에 발을 내딛은 그들이었다.
그런데 비빌 언덕이 사라져버리다니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시대에 흐름에 순응하는 것 뿐일세, 중원을 대적하는 광신도 무리가 사라졌으니 의천맹 또한 더욱더 강해질 필요는 없겠지."
마교 토벌을 통해 평화가 찾아온 시대였다.
강한 힘은 오히려 독재를 낳고 또다른 탄압의 주동자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차라리 이렇게 약화되는 편이 오히려 낳으리라
"그래도 와해될 걱정은 안해도 될 걸세. 의천맹은 여전히 수많은 협객들과 수많은 명문대파들과의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의와 협을 관철할테니."
계상득은 담담히 말을 내뱉었다.
"......그래도.."
"하지만.."
명사들은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였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군림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다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맞지도 않는 자리를 무림의 평화를 위해 맡아뒀던 아이일세. 그 아이는 제 역할을 끝까지 다했어, 그러니 이제 아무도 토달지 말게."
계상득은 그런 명사들을 위엄 어린 눈빛으로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만약 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업신여긴다면 우리 모두 가만두지 않을테니."
대전에 모여있는 장로들의 눈빛이 살벌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들 모두 하나같이 주소양을 딸처럼 생각하는 이들이었다.
행복을 찾아 떠난 딸의 행보에 자꾸만 딴지가 들어오니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
".............."
그 살벌한 분위기에 명사들은 어떠한 말도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성날대로 성난 장로들의 눈빛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럼 이제 보상건은 어찌어찌 처리된 것 같으니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게나, 아마 잔당 토벌이였지?"
조용해진 분위기 속에 계상득은 제 할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명사들은 그 말을 조용히 경청하였다.
************
"어머, 야해라, 어떻게 애엄마가 그렇게 허벅지를 휜히 드러내? 부끄럽지 않아?"
북궁연은 허벅지가 훤히 트여진 치마를 입은 주현영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대도 만만치 않도다, 어찌 아녀자가 젖통을 그리 내놓는단 말인가? 누구도 그대를 애엄마로 보지 못할 것이다."
"괜찮아, 선우 앞에선 엄마가 아니라 여자가 될 예정이거든."
"그건 본녀 또한 마찬가지니라. 지금은 어미가 아닌 여인이 될 예정이니라. 야하다는 건 곧 여인으로서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주현영은 차분히 맞받아쳤다.
원래라면 잔뜩 흥분하며 언성을 높이겠지만 그간 언쟁으로 단련된 말빨은 더이상 북궁연에게 뒤지지 않았다.
"헤에, 말 잘하네. 어디 언쟁 학관이라도 등록했나봐?"
"본녀는 천재니라, 그대와의 언쟁은 독학으로 충분하도다."
"과연 그럴까?"
두 여인은 치열하기 그지없는 눈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두 분 모두 진정하세요. 이러다 싸우겠어요."
당서윤은 다급히 끼어들어 두 사람을 말렸다
좋은 날까지 어찌 싸움을 하려든다는 말인가
"서윤, 그대도 오늘 요망하게 입었도다."
"그러게,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더니, 고지식한척 하면서 어떻게 이리 가슴골과 각선미를 그대로 드러냈데?"
두 여인은 은은한 노출을 감미한 당서윤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하였다.
"그게..옷이 이거밖에 없어서.."
당서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거짓말이 서툴도다."
"다 티난다구."
"........정말 아닌데."
당서윤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두 여인의 노골적인 시선에 부끄러움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모두들 너무 과열된듯하네요. 결국 후배님은 저희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줄거예요. 그러니 너무 목숨걸지 마세요. 절 보세요. 이 얼마나 정갈한가요?"
운설은 여유로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다른 여인들과 달리 언제나와 같은 도복차림이었다.
쓰으윽
그때 그녀의 치맛단이 서서 올라갔다.
그리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묵빛의 속옷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속옷은 전혀 정갈하지 못한데?"
그녀의 치마를 올린 요랑은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아아악! 아아악! 요랑!!!"
운설은 다급히 치맛단을 짓누르며 소리를 내질렀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물밀듯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고소할거예요!"
"응, 해봐~ 사면받으면 그만이야~~"
요랑은 양손을 둥글게 말아 입에 가져다대었다.
그 모양새가 참으로 얄밉기 그지없었다.
"가만안둘거에요!"
"헤헤헤헤!"
이내 두 여인은 좁은 방안에서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후후후후, 모두 신이났네."
옥령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감정이 그대로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뵙느라 다들 신이 난거겠죠."
당대부인, 운가려는 살포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스승인 음양마를 위한 제를 지낸다고 보름이나 자리를 비웠던 선우였다.
그런 그를 오랜만에 마주하니 다들 설렐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선우님을 뵙는구나....하아..기대돼."
팽가련의 딸이자 딸세대들 중 가장 가슴이 큰 여인
이기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분명 우람한 걸로 아랫도리를 쿡쿡 쑤셔주겠지? 하아..나 먼저 쑤셔줬으면 좋겠다.."
황보유연의 딸이자 말썽꾸러기 이소란 또한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무려 반년만에 마주하려고 하니 절로 자궁이 떨려온 까닭이었다.
"넌 장유유서도 없니? 어찌 한창 어린 니가 제일 먼저 쑤셔질 생각을 해? 넌 제일 마지막이야!"
이예설은 눈살을 찌푸린 채 말을 내뱉었다.
"말도 못해? 그리고 왜 내가 제일 마지막이야! 우리 다 동갑인데!"
"생일이 제일 늦잖아! 그럼 마지막 순번이지!"
"이이익! 그런 게 어딨어! 년도로 따져야지!"
의천맹에 사직서를 내고 달려온 세 여인은 거칠게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모두 사이가 좋네."
"그러게 예전에 칼까지 꺼내들고 싸웠는데 말이야."
팽가련과 황보유연은 흐뭇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한 성깔하기에
싸움이 나면 어른들이 나서서 말릴 정도로 치열했던 그녀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말싸움선에서 모두 정리가 되었다.
어찌 사이가 좋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두 선우님 덕분이지."
"맞아....우리의 행복하게 해줄 뿐 아니라 딸들까지 화목하게 만들어주시다니...하아."
황보유연은 끈적거리는 신음을 흘렸다.
선우를 생각하니 또다시 아랫도리가 적셔진 까닭이었다.
"목소리가 야해, 유연."
"어쩔 수 없어...선우님을 생각하면..달아오르는걸."
황보유연은 얼굴을 붉히며 입을 떼었다.
조건반사와도 같은 현상이었다.
그런 걸 어찌 제어할 수 있겠는가
"딸, 저번에 알려준 모용가의 비전 방중술, 기억하고 있지?"
모용란은 사랑스러운 딸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물론이예요. 어머니."
이화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하였다.
"실전에서도 연습한대로 잘해야해, 알았지?"
"걱정마세요! 주인님의 예쁨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이화영은 눈을 반짝이며 말을 내뱉었다.
"옛 왕조의 후예라는 분이 딸한테 방중술같은 것도 가르치나봐?"
당진설이 조롱기 어린 어투로 입을 떼었다.
"모용가는 없는 게 없거든."
모용란은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말을 받았다.
"헤에, 그래봤자 고루한 방중술이겠지. 내가 연구한 개량 방중술에 비하면 아마 느낌조차 제대로 못줄거야."
"근본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는 법이지."
"글쎄, 내 생각은 다른데?"
"다른지 아닌지는 직접 겪어야 아는 법이지."
두 여인들은 치열한 눈싸움을 하기 시작하였다.
뒤이어 이현경과 이화영 또한 어미를 따라 서로를 노려보았다.
"과연 우리 모용가에 대대로 내려온 극희환락방중술을 이길 것 같아?"
"내가 개량한 당가의 비전 방중술 사무환희신조는 뱀처럼 요사스럽고 아름답다고 그딴 고루한 방중술에 지지 않아."
"좋아, 그렇다면 승부다."
"먼저 임신하는 쪽이 이기는 거야."
네 여인은 다짐하였다.
눈앞에 있는 계집들에게 만큼은 절대 지지않겠다고
"무광武狂께서 오늘은 어염집 처자처럼 차려입었네."
주소양은 평소와 달리 조신하게 차려입은 강하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나도 여자거든."
"헤에, 김새게 말하네."
"김새라고 일부러 말한 거야."
강하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때 마귀토벌 내기 누가 이겼는지 알아?"
"글쎄, 하지만 대략적으로 내가 한놈 더 베어버린 것 같아."
"또 또 검증 못하니까 허세 부리는 거 봐."
"허세가 아니고 진짜야, 네가 천산이 무너지는 걸 넋놓고 있을 때 나는 검을 한 번 더 휘둘렀거든."
"나도 시선을 천산이었지만 주먹은 멈추지 않았어."
주소양과 강하윤은 서로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노려보았다.
두 여인 모두 한치도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이렇게하다간 끝이 없겠네."
"그러게, 또 밤새고 말거야."
"그러니까 내기를 바꾸자."
"어떻게?"
"먼저 질내사정을 받는 사람이 승리하는 걸로!"
주소양은 눈을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너무 변태스럽지 않아?"
강하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마귀토벌이 저런 승부로 변질된다는 말인가
"왜? 자신없어? 하긴 그렇겠지. 일등급 암퇘지 출신이 나에 비하면 네 경력은 보잘것 없을테니까."
꿈틀
주소양의 말에 강하윤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명백한 도발이 그녀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이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네게 지지 않아, 주소양."
"그래? 그럼 어디 해보던가?"
"좋아...해보지."
찌지직
찌지직
강하윤은 조신하게 차려입은 옷을 손보이기 시작하였다.
앞섶을 찢어 윗가슴과 골을 드러내었고
치마를 찢어 허벅지와 매끈한 다리를 드러내었다.
순식간에 요부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너 각오해야할 거야."
강하윤은 요부처럼 웃으며 입을 떼었다.
"얼마든지 들어와, 결국 질내사정당하는 건 내가 될테니까."
두 여인은 치열한 눈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여중제일인
여중제이인
평생토록 맞수로 여기던 두여인의 자존심 싸움은 그렇게 정액쟁탈전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끼이이이이익
그때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여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으로 고정되었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준미한 검미.
시원스러운 얼굴을 가진
그녀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단 한명의 남자를
"다녀왔어."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남자.
선우는 모여있는 여인들을 바라보며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여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없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사랑하는 정인을 향해서
그리고 선우는 달려든 여인들의 품에 안겨 더할나위 없는 행복을 느꼈다.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크나큰 행복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