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아아아아아아아악!]
쿵쾅 쿵쾅 쿵쾅
구영은 거체를 뒤흔들며 이리저리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목이 떨어져나간 끔찍한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던 까닭이었다.
고통스러웠다.
너무 고통스러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기분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네요."
구영의 목을 베어버린 장본인, 옥령은 담담히 말을 내뱉었다.
"옥령!"
그때 들뜬 목소리가 그녀를 반겼다.
고개를 돌리니 요랑이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달려오고 있었다.
"어머, 요랑."
옥령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친우의 환대가 기껍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포오옥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큰일날 뻔 했잖아아..바보야."
요랑은 그녀의 품에 안겨들었다.
그리고 마구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위엄을 잡던 때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죄송해요, 요랑,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이렇게 늦어버렸네요."
옥령은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광해로부터 전언을 전해듣고 바람처럼 내달렸건만
아무래도 많이 늦은듯 하였다.
대다수 여인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집결해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도 용서해줄게! 거리가 멀기도 했구! 결정적일 때 도와주러왔으니까."
옥령이 있던 곳은 산지가 험한 오지였다.
소식을 전해받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을 것이다.
달려오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일 때 나타나 화끈한 참수를 가하였다.
참작못해줄 이유는 없었다.
"후후, 용서해줘서 고마워요, 요랑."
옥령은 우아한 미소를 흘리며 답하였다.
요랑은 마주보며 웃었고 두 여인 사이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하였다.
".....저 인간은 누구야요?"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백월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언제나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군기를 잡던 요랑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져 여인 앞에선 자신과 다를바없이 풀릴대로 풀린 모습을 내보이다니
대체 저 여인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옥령님이시다."
그 물음에 농질을 답해주었다.
"옥령...?"
"위대한 주인님이 처음으로 맞이하신 부인이시지."
"위대한 주인님?..아! 선우!"
백월은 눈을 반짝이며 언성을 높였다.
주인님에 대해선 요랑으로부터 몇 번 전해받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선우
천하제일검이자 자신이 최종적으로 모셔야할 주인님.
콩
농질은 사정없이 사랑스러운 딸이 머리통을 쥐어박았다.
"흐으윽...."
그러자 백월은 머리통을 감싸 쥔 채 신음을 흘렸다.
쥐어박힌 곳으로부터 상당한 고통이 전해져온 까닭이었다.
"사랑하는 딸아, 제대로 존대하도록 하거라, 그분을 우리가 모셔야할 주인님이시다."
농질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백월을 타박하였다.
주소양으로부터
위대한 주인, 선우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은 농질이었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선우님이요...."
백월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답을 하였다.
사실 존대가 그렇게까지 중요한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또 쥐어박히고 싶진 않았기에 그녀는 수긍한듯 답을 하였다.
"그래, 아주 잘하였다. 우리 딸."
농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교육받은 그대로 실천하는 백월이 무척이나 기특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저분은 선우님께서 가장 처음 연을 맺게 된 부인이란다, 다른 여인들조차 존중하고 조심스레 대하시는 분이니, 꼭 잘보이도록 하거라."
곧이어 농질은 옥령에 대한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네에! 꼭 잘보일게요! 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애교부리기와 재롱부리기는 백월의 전문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이쁨을 받을 자신이 있는 것이다.
"그래, 너라면 충분히 어여삐 여겨주실 것이다."
농질은 흡족스러운듯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자신의 딸다운 머리회전이었다.
이렇게 빠른 굴복이라니 말이다.
그렇게 두 여우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을 때였다.
[이 빌어처먹을 계집년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구영의 쩌렁쩌렁한 고함이 천지를 진동시켰다.
흉악스러운 살의가 고함과 함께 퍼져나간 까닭이었다.
그러자 한껏 풀어졌던 분위기에 다시금 긴장이 서리기 시작하였다.
구영이 한층 더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던 까닭이었다.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구나! 이 몸을 제쳐두고 그따위 여유를 부리다니 말이야!]
구영은 두쌍의 눈깔로 여인들을 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
자존심이 상하였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마경魔境의 유일무이한 지존이자
마물들의 왕
영겁의 세월을 살아온 대재앙이자
세상을 멸하는 멸망의 용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자신을 뒷전으로 밀어두고 제년들끼리 시시덕거린다는 말인가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난 모든 적응을 끝마쳤다! 빛의 속도로 날아드는 검도! 태양과도 같은 작열도! 연꽃을 만들어내는 냉기도! 파괴의 의지가 담긴 검도! 강철의 의지가 담긴 돌격도! 요력을 한점에 집중시킨 집합체도! 독기와 요기를 융합시킨 초월의 힘도! 전부 통하지 않아! 완전한 진화를 이뤄냈다는 말이다! ]
구영은 네쌍의 눈으로 여덟의 여인들을 노려보며 스스로의 위대함을 설파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들이 위대한 존재에 대한 경외와 공포를 품을 수 있도록
[비로소 난 완전생물이 되었다! 조물주에 빚어진 피조물의 한계를 뛰어넘어 조물주와 동등해진 것이다!]
구영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현세에 존재하는 그 무엇으로도 상처입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
신의 영역에 닿게 된 것이다.
어찌 환희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이 된 자로서 신언神言을 내리겠다! 현세 모든 인간들은 멸망할 것이다! 아홉 머리를 가진 멸망의 용에 의해서!!! 크하하하하하하하하]
구영은 큰소리로 불길한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서녕 전체에 울려퍼질 수 있도록 말이다.
쿠우우웅 쿠우우우웅
이내 구영은 거체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전각들을 짓밟고 천불을 쏘아대기 시작하였다.
"꼴을 보아하니 광검光劍은 더 이상 통할 것 같지 않네요."
옥령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처음 목을 베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격이 느껴졌다.
아마 먼젓번처럼 쉽사리 목을 내어주진 않으리라
"본녀의 염황炎皇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현영은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적응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었다.
염황을 맞고 살아남았더라면 필시 적응을 끝마쳤으리라
"대홍련을 콕 집어서 통하지 않는다니.....자존심 상하네."
북궁연은 기분 나쁘다는듯 입을 떼었다.
북해빙궁 대대로 전해져오는 천음빙백신공에 의지를 더한 최후의 비기였다.
그게 통하지 않는다니 마뜩치 않을 수밖에 없었다.
"제 검에도 적응을 끝마쳤을 거예요...큰일이네요.."
주소양은 피곤에 절은 눈빛으로 구영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의지를 한계까지 끌어모은 까닭에 상당한 심력 소모가 있던 까닭이었다.
"....강철의 의지 또한 적응하였을 것입니다. 난감하군요."
강하윤은 지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전신에 단단함과 날카로움을 더해 구영의 머리 하나를 잘랐다.
필시 그 단단함과 날카로움에 적응하였으리라
"붕성포는 통하지 않습니다."
"더 강한 힘도 낼 수 없어! 요력이 거의다 떨어졌거든!"
농질과 백월은 각각 말을 이었다.
요력이 거의 다 떨어져서 뭘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절망적이야."
요랑은 담담히 말을 내뱉었다.
상황만 놓고보자면 절망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머리를 남겨두게 되었고 저 끔찍한 괴물이 적응을 할 틈을 줘버렸다.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 무적의 육신을 완성시켜버린 것이다.
어찌 절망을 지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절망이 있으니까 희망이 나타나는 거 아니겠어?"
꽈아아악
요랑은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포기할 생각따윈 눈꼽만큼도 없었다.
최선을 다해 부딪히고 저놈을 죽이리라
"동감이예요."
옥령은 마찬가지로 검을 움켜쥐었다.
절망대신 희망을 품은 채로 말이다.
"본녀의 사전에 절망이란 건 존재치 않도다."
"그럼 그 사전은 심각한 오류가 있는 거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잖는가! 초지지 말거라! 북궁연!"
"이런 절망을 이겨내면 선우님께서 큰 포상을 내려주겠죠? 후후후"
"넌 상에 너무 집착해, 소양."
"어머니, 도망칠까요? 이러다 다 죽어요!"
"백월아, 어느새 배신이 전문이 되었구나. 기특하다. 하지만 이번만은 자중하거라. 어차피 도망친다한들 남은 건 비참한 죽음뿐이란다. 주인님들에게 잡혀죽든 구영에게 찢겨죽든 말이야. 이럴 땐 죽닥치고 편승하는 거란다."
"......네에.."
이내 다른 여인들 또한 하나둘 전투태세를 취하였다.
거대한 절망을 마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의지가 꺾인 이는 없던 까닭이었다.
"가자."
그녀들의 굳은 의지를 확인한 요랑은 담담히 입을 떼었다.
이내 여인들이 남은 기운을 극한까지 끌어모은 뒤 다시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저 끔찍한 멸망의 용을 향해서
[크하하하하하하! 오너라! 어리석은 필멸자들이여!!]
멸망의 용
구영은 웃으며 환대하였다.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어리석은 자들을 말이다.
************
[역시는 역시로구나. 필멸자들이여.]
구영은 예상했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부나방처럼 달려들던 필멸자들은 예상대로 처참히 깨져나갔다.
불꽃과 얼음을 쏘아내던 계집들은 각각 전각에 처박혀버렸고
파괴의 의지와 강철의 의지를 품고 있던 계집들은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괘씸한 여우모녀들은 붕괴된 건물에 깔려버렸고
마경에서 도망친 겁쟁이는 땅에 처박힌 채 나뒹굴고 있었다.
갑작스레 등장하여 목을 날렸던 계집 외에 모두가 전멸해버린 것이다.
예상에 들어맞는 당연한 결과가 펼쳐진 것이다.
[너도 그저 쓰러지는 게 어떻겠느냐? 더는 시간낭비일 것이다]
구영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옥령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다른 계집들에 비해 체력적 여유가 남아있어
좀더 버틸 순 있겠지만 결국 결과는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완전한 진화를 이룩한 자신에겐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으니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패색이 짙어지는 건 저 계집일 수밖 없었다.
차라리 포기하고 마음편히 죽음을 맞이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리라
"하아....하아...그러고 싶지 않네."
옥령은 검을 치켜들었다.
여전히 포기할 생각이 없는듯 보였다.
[어리석구나, 어찌 인간은 하나같이 이리 어리석다는 말인가? 본디 항거할 수 없는 절망 앞에선 주저앉는 게 상정이거늘, 어찌 이리 끝까지 발톱을 세우고 이빨을 들이민다는 말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승패는 정해져있었다.
이미 결말은 정해져있었다.
그런데 어찌 이리 끝까지 발악하고 또 발악한다는 말인가
"....희망이란 건 절망 속에서 꽃피는 법이거든."
옥령은 터질 것 같은 폐부를 진정시킨 채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아니, 희망따윈 존재치 않다! 너희들에게 남겨진 건 항거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공포! 파멸 그 자체란 말이다!]
".....살아보니까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더라고."
옥령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솨아아아아아아
이내 그녀의 검에 미약한 빛이 발하기 시작하였다.
남아있는 모든 내력과 의지를 쏟아부은 것이다.
[그렇다면 가르쳐주마! 절대적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스으으으윽
수백근 아니 수천근에 달할 것 같은 거대한 발이 들여올려졌다.
오직 옥령 한 명을 짓밟기 위해
옥령은 그 발을 바라보며 검을 들어올렸다.
미약한 빛을 발하는 희망의 검을
[죽어라! 어리석은 필멸자여!]
그렇게 흉악스러울 정도로 거대한 발이 그녀의 코앞에 다다르게 된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구영 눈앞에 있는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응!?]
구영은 그 이변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채 뒤틀린 공간을 가만히 응시하였다.
별안간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그렇게 얼마나 응시하였을까
뒤틀린 공간에서 한 명의 여인이 튀어나왔다.
흑단처럼 윤기나는 고운 머릿결
흑백이 조화롭게 배치된 멋들어진 도복을 입고 있는 절세가인이
서걱
곧이어 선명하기 짝이 없는 절삭음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뒤틀린 공간에서 튀어나온 여인이 벼락같이 검을 휘둘러
구영의 목을 베어린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구영은 머리가 잘려나간 끔찍한 고통에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터라
고통이 분산되지 않았다.
너무나 선명히 느껴지는 것이다.
"말했잖아,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다고."
옥령은 발광하는 구영을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죽어어어어어!!]
쿠우우우우우웅
구영은 옥령을 내리찍었다.
조롱하듯 말하는 옥령이 끔찍스러울 정도로 얄밉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무언가 밟힌 감촉이 느껴지지 않았다.
맨바닥을 내리찍은 느낌만 가득한 것이다.
"발버릇이 나쁘네."
그때 귓가로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울렸다.
휘익
고개를 돌리니 도복을 입은 여인이 히죽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발아래있던 옥령을 품에 안은 채로
[대체..언제!]
"이해하려고 하지마, 초월의 비술은 너 같은 미물이 이해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니까."
구영의 목을 벤 장본인, 운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미물!? 미물!? 완전생물로 진화한 내가 미물이라고!]
구영은 자존심 상한듯 고함을 내질렀다.
완정생물로 진화한 자신에게 미물이라니
어찌 이런 모욕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너 바보야? 일수에 목이 달아나는 완전생물이 어딨어?"
운설은 우습다는듯 구영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미 일수에 적응을 끝마쳤다! 더는 네년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 공격은 안통하겠지."
운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확실히 목이 베인 순간
격이 한층 더 높아졌다.
아마 더는 쉽사리 베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공격도 안통할까?"
[뭣이!?]
"끝까지 방심하지말라고, 미물."
운설은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움찔
그리고 그 기분 나쁜 미소를 마주한 순간
구영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끝을 알 수 없는 위기감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휘익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여전히 뒤틀려있는 공간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없..없애야해!'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 공간을 없애야한다고
이걸 없애지 않으면 죽는 건 자신이 될 것이라고
쩌어어어억
다급히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뒤틀린 공간 속으로 천불을 쏘아내기 위함이었다.
쇄애애애애액
하지만 아쉽게도 구영은 천불을 쏘아내지 못하였다.
번뜩이는 일섬一閃
두터운 목을 꿰뚫고 지나간 까닭이었다.
[꺼허어어억...허어어억...]
구영은 피끓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뻥뚫린 구멍 사이로 쉴새없이 피가 흘러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멍청히 뒤틀린 공간을 응시하던 그때였다.
공간 속에 한 남자가 도약하더니 지척까지 다가왔다.
"너무 억울해하지마, 본디 절망 속에 희망이 꽃피는 법이니까."
지척까지 다가온 남자,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서걱
그리고 망설임없이 검을 휘둘렀다.
초월에 다다른 신선의 검
자연自然의 묘리가 그대로 담긴 검이었다.
쿠우우우웅
곧이어 구영의 마지막 남은 목이 떨어져나가게 되었고 모든 목을 잃은 거체는 그대로 땅에 처박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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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물들의 왕이자
마경의 지배자
스스로 완전생물이길 바랬던 불멸의 존재는
그렇게 멸시하던 인간의 손에 소멸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