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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27화 (1,228/1,419)

관사 안쪽에 위치한 객실.

도로롱 휘유우우

도로롱 휘유우우

귀여운 코골이가 방 안 전체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되게 잘자네"

백월은 코골이의 근원인 요랑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였다.

본디 잠자리가 바뀌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기 마련이건만 눈앞에 요랑에게는 그런 잠투정따윈 전혀 없었다.

"피곤했던게지, 사흉의 마물을 무려 두마리나 연이어 상대하셨으니 말이야."

농질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사흉四凶

날다 긴다하는 마물들이 득실거리는 마경 내에서도 독보적인 강함을 지니고 있는 초월의 마물들

천년을 산 자신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놈들을 두 마리나 연이어 상대하였다.

지치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리라

"신기해요....이렇게 조막만한 몸으로 사흉의 마물을 두마리나 처죽이다니."

백월은 경외감 어린 눈빛으로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연약하고 조막만한 육신이었다.

흉악스러운 발톱과 두텁고 질긴 거죽을 뒤집어쓴 마물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울 정도로 연약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육신으로 사흉의 마물을 연이어 격파하다니

실로 경외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작은 몸에 담긴 힘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수준인게지."

"그릇이 이렇게 작은데 그렇게 초월적인 힘이 담길 수 있을까요?"

의문이 들었다.

마물이나 영물이 오래 묵으면 묵을 수록 덩치가 커지는 이유는 넘치는 기운을 온전히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본디 그릇이란 건 육신의 크기와 비례하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눈앞에 요랑은 사흉의 마물조차 압도하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신의 그릇은 조그맣기 그지 없었다.

어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운들이 극도로 압축되어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란다."

농질은 담담히 입을 떼었다.

".....그런 게 가능할까요?"

"가능하니 눈앞에 있는 게 아니겠느냐?"

".....그것도 그렇네요."

백월은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믿을 수 없겠지만 눈앞에 떡하니 실질적인 증거가 코골이를 하며 잠들어있었다.

어찌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두 여우들은 멍하니 요랑을 바라보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기적의 마물을

그렇게 얼마나 바라보았을까

"...그런데 농질님."

불현듯 백월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말하려무나, 나의 사랑스러운 딸아."

"농질님도 배신을 때린 건가요?"

백월은 그간 꾹꾹 눌러참고 있던 의문을 직설적으로 내뱉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궁금하였다.

묘하게 인간들에게 존대하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꼬리가 뜯겨져나간 모습에 의아함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배신이라니 말조심하려무나, 이 어미가 그런 짓을 할 리 없지 않느냐?"

"그럼요?"

"그저 전략적 판단에 의거한 진영 이동을 한 것뿐이란다. 배신과는 다른 이야기지."

"그게....배신 아닌가요?"

백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전혀 다르단다, 아가."

농질은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뭐가 다르죠?"

백월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 차이는 아직 네가 알기엔 어려운듯하니 좀더 크면 알려주도록 하마."

".......저도 육백년이나 묵었는데요?"

"백년만 더 묵으면 알려주마."

"........"

백월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농질을 바라보았다.

할 말이 궁색하여 회피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 까닭이었다.

"눈빛이 불손하구나, 사랑하는 딸아."

".......정말 배신이랑 다른 거 맞나요?"

"이 어미를 못믿는게냐?"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믿어라, 토달지말고."

농질은 대화를 단절시켜버렸다

다급함이 꽤나 묻어나는듯한 어투였다.

"이상한데.."

백월은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하였다.

사실 배신한 게 쪽팔려서 저리 회피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무럭무럭 솟아난 까닭이었다.

"딸아, 배신이라는 건 네가 한 짓을 말하는 것이란다. 어미는 해당사항이 없어요."

"제...제가 뭘요!?"

백월은 뜨끔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각 마물들의 위치와 목표 그리고 전황을 공유해주었다고 들었다 그게 배신이 아니라면 무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적어도 이 어미는 그렇게 상세히 일러바치진 않았다. 그저 진영을 이동한 것 뿐."

농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전 배신하지 않았어요!"

"그럼?"

"그저 적 조직의 입장에서 충성을 다한 것뿐이라구요!"

"세간에서 그걸 배신이라고 부르지 않더냐?"

"달라요! 인간계에선 이런 걸 이적이라구 부른다구요!"

"그게 배신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구나. 한 번 설명해주겠니?"

농질은 불신 어린 눈동자로 백월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 차이는 제가 나중에 설명해드릴게요."

"언제말이더냐?"

"...백년 후에요.."

백월은 주뼛거리며 입을 떼었다.

".........."

".........."

곧이어 두 여인들 사이에선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농질님 배고프시지 않으신가요?"

이내 백월은 침묵을 깨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불편한 화제를 그대로 전환시켜버린 것이다.

"마침 출출하긴 하구나. 지금껏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농질은 그 화제전환에 적극적으로 응수하였다.

구태여 불편한 진실을 들추고 싶지 않던 까닭이었다.

"창고쪽에 돼지고기 절여둔 게 있던데...같이 털러갈래요?"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인간의 재산을 함부로 건들었다간...주인님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에이, 많아서 몇 개 건들여도 티도 안나요."

"그리 많더냐?"

"네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요! 삼분지 일정도 먹고 대충 덮어

두면 모를거예요."

"후후, 그럼 티 안날정도만 살짝 먹고 오자구나."

"네에에~"

그렇데 두 여우들은 암묵적으로 배신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화목하기 그지없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창 화목함이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벌떡

도로롱거리며 코를 골던 요랑이 별안간 몸을 일으켜세우기 시작하였다.

"백월이 먼저 훔쳐먹자고 했습니다. 전 분명 말렸어요!"

그러자 농질은 백월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곧바로 고자질을 하였다.

"다 거짓말이예요! 농질님이 먼저 먹고오자고 했어요! 전 싫다고 했어요!"

백월 또한 농질을 가리키며 항변을 하기 시작하였다.

두 여우 모두 빠른 판단에 의거한 배신을 한 것이다.

"오고 있어."

요랑은 그런 그녀들에게 관심없다는듯 한마디 툭 내뱉었다.

"오고 있다뇨?"

"뭐가요?"

요랑의 말에 두 여우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별안간 오긴 뭐가 오고있다는 말인가

"그놈."

곧이어 요랑의 눈빛이 침중해지기 시작하였다.

".....?"

".....?"

그 모습에 두 여우들의 의문은 한층 더 깊어지기 시작하였다.

쿠우우우웅

쿠우우우웅

그때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다.

부르르

부르르

더불어 여우들이 전신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익숙하고

너무나 두려운 기운이 지진과 함께 그대로 전해져온 까닭이었다.

이내 그녀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요랑이 말한 그놈의 정체가 무엇인지

가장 오래되고 가장 흉악하고

가장 악독하며 가장 강맹한 마물,

마물들의 왕이자

드넓은 마경의 지배자.

구영九嬰.

그 재앙의 용이 나타난 것이다.

"...어떻게..어떻게..하죠!?...어떻게 해야.."

백월은 불안 가득한 얼굴로 호들갑을 떨기 시작하였다.

학습된 구영에 대한 공포감이 그녀를 뒤흔든 까닭이었다.

"진정하거라, 아가."

농질은 애써 그녀를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진정이 안돼요....구영...구영이 왔어요...그 재앙의 마물이 왔어요...어떻게 하죠?....만약 저희가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면 저희를 죽일 거예요..모두 죽일 거예요.."

백월은 스스로 합리화하던 것조차 잊은 채 덜덜 떨기 시작하였다.

구영의 존재감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니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백월...."

농질은 백월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본능적으로 각인된 두려움이기에

자신으로선 도저히 달래줄 방도가 없었다.

사랑하는 딸이 두려움에 떠는 걸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죽어."

그때 몸을 일으켜세운 요랑이 담담히 입을 떼었다.

"진..진짜루?"

덜덜 떨던 백월은 시선을 올려 요랑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진짜로."

요랑은 확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진짜...진짜..진짜..진짜루?"

백월은 재차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내가 허언하는 거 봤어?"

요랑은 되려 그녀에게 물었다.

절레 절레 절레

그 물음에 백월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그녀는 지금껏 단 한번도 허언을 내뱉은 적이 없었다.

언제나 내뱉었던 말을 그대로 지켰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야, 넌 죽지 않아, 내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테니까."

요랑은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요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덜덜 떨던 백월의 몸이 그대로 멈춰섰다.

알 수 없는 안도감과 평온함이 공포로 휘감겨져있던 전신을 그대로 가라앉혀준 까닭이었다.

안심이 되었다.

사흉의 마물을 연이어 격파한 그녀라면

허언따윈 하지 않는 그녀라면

자신을 죽게 내버려둘 것 같지 않았다.

'.........설마 그 짧은새 이리도 깊은 신뢰가 쌓여있다니..'

한 편 그 광경을 지켜보던 농질은 놀랍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본능에 대한 각인된 구영에 대한 공포가 요랑의 말 몇마디에 그대로 해소가 되었다.

이는 그녀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지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리라

'......평생의 벗을 얻은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백월아.'

농질은 생각하였다.

요랑이라면 백월의 평생을 함께할 벗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고

그 짧은새 서로를 이리 신뢰하는 걸 보면 말이다.

벌컥

그때 갑자기 문이 열어젖혀졌다.

그리고 열린 문틈 사이로 아름답기 짝이 없는 두 명의 귀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각각 주소양과 강하윤이었다.

"마침 일어나셨군요, 요랑님."

"큰일났습니다!"

곧이어 두 여인은 다급히 말을 내뱉었다.

그 짧은 새  구영이 무언가 일이 터트린듯 하였다.

"커다란 아홉 머리의 용이 불길을 쏘아내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강하윤은 전해들었던 전황을 그대로 말해주었다.

"짐작컨대 그 용의 정체가 구영인듯 해요."

주소양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짐작이 맞아, 이 끈적하고 더러운 기운은 구영의 것이 확실하거든."

요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일족을 몰살시켜버린 저주스러운 원수의 기운을

"다들 쉴만큼 쉬었지?"

요랑은 여인들을 둘러보며 입을 떼었다.

"충분히 쉬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전력을 발휘할 수 있을듯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영약을 먹으며 내력을 회복했답니다."

강하윤과 주소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요랑이 기절한듯 잠든 사이 성내 영약을 긁어모아 내력을 회복시킨 그녀들이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전력을 내보일 수 있으리라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약을 나눠주셔서 요력을 상당히 회복시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전력이 될 것입니다."

비록 꼬리를 회복시키진 못하였지만

영약을 통해 상당한 요력을 회복시킨 상태였다.

지금이라면 적어도 발목을 잡진 않으리라

"나도 최선을 다하도록 할게야요!"

백월은 어색한 존대를 내뱉으며 의지를 불태웠다.

요랑이 함께한다고 하니 두려움이 사라지고 의욕이 치솟아올랐다.

그녀에 대한 믿음이 그녀에게 용기를 준 것이다.

"좋아, 그럼 이제 가보자구."

요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신화를 부수러."

곧이어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구영은 신화 속에서조차 모습을 드러낸 고대의 마물이었다.

그를 잡는다는 건 곧 신화를 부순다 것과 다름이 없으리라

저벅 저벅 저벅

이내 요랑은 그대로 걸음을 옮겼고 나머지 네 명의 여인은 그 뒤를 따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비장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

[전부 죽여주마!]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용의 분노를 감당하라!]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홉 머리의 용은 일제 불길을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오직 강철이만이 내뿜을 수 있다는 천불이 용들의 입에서 뿜어져나오며 사람들을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도망쳐!"

"너무 늦었어!"

"전부 끝났다고!"

"으아아아! 죽는다!"

"죽기 싫어어어! 흐어어엉"

쏘아지는 불길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절망을 하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피할 방도가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절망하던 그 찰나

이변이 일어났다.

쏘아지던 불길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마치 시간이 동결되버린 것처럼

[아니!?]

구영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갑작스러운 이변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창 당황하던 그때

화르르르르르륵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더니 그를 한꺼번에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악!]

구영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가죽을 파고드는 열기에 상당한 고통을 느낀 까닭이었다.

[빌어먹을! 대체 어떤 새끼가!]

천리안을 가진 용머리는 재빨리 눈을 돌렸다.

자신의 천불을 무효화시킨 걸로도 모자라

불꽃까지 쏘아보낸 장본인을 찾아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눈깔을 돌렸을까

이내 그의 시야에 두 명의 인간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눈처럼 새하얀 머릿결과 백옥과도 같은 피부

그리고 새하얀 백의를 입은 여인

불꽃처럼 타오르는듯한 붉은 머릿결과 그에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

그리고 붉은 적의를 입고 있는 여인

[저년들이다!]

천리안을 가진 용머리가 고함을 내질렀다.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을 방해한 건 저년들이 분명하다고

[가만두지 않겠다!]

[건방진 년들!]

[감히 누구를 방해해!]

쩌어어어억

아홉 머리의 용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그러자 거대한 불길이 다시금 맹렬한 기세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학습능력이 없도다."

그 모습에 적의를 입은 여인, 주현영이 입을 떼었다.

"그러게, 이미 공격이 막혔는데 멍청하게 또다시 불을 뿜는 걸 보면 말이야."

백의를 입은 여인, 북궁연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불을 쓰는 애들은 다들 저렇게 단순한걸까?"

"지금 본녀를 비꼬는 것인가?"

"에이, 그럴리가."

"아니, 분명 비꼬았다."

"과민하게 반응하지마, 내가 그럴 리 없잖아?"

"아니, 그대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그대가 얼마나 짖궂은 지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본녀가 아니."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두 여인은 아옹다옹하며 말을 주고받았다.

불길이 쏘아지는 가운데건만 하는 짓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내 불길이 그녀들의 코앞까지 들이닥치게 되었다.

당장에라도 집어삼켜버릴듯 지척까지 다가온 것이다.

그러자 두 여인이 동시에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쩌저저저저저적

쏘아지던 불길이 순식간에 얼려졌다.

화르르르르르륵

그리고 커다란 흑염룡黑炎龍이 얼려진 불길을 집어삼키며 승천하듯 치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아...아니!?]

[대..대체 이게!?]

순간 구영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대체 이게 무슨 이변이란 말인가

어찌 불길이 얼어버리고

그 얼려진 불길이 저 검은 용에게 다시금 집어삼켜질 수 있다는 말인가

화르르르르르르륵

[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이내 치솟았던 흑염룡이 구영의 전신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구영은 끔찍스러운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전신을 휘감은 작열의 고통을 도저히 참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악!]

이내 서녕시 전체는 구영의 고통 어린 비명성으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새롭게 서녕에 합류한 지원군

주현영과 북궁연은 잠자코 그 광경을 관망하였다.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빛을 한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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