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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25화 (1,226/1,419)

"표정을 보니 크게 다친 것 같진 않구나. 아가."

여우들의 왕이자 모든 여우들의 대모.

농질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후에에에엥...농질님."

와락

그 자애로운 미소를 마주한 백월은 눈물을 머금은 채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 미소를 마주한 순간 그간 느꼈던 설움과 죽음에 대한 공포 ,꼬리를 잃은 박탈감,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사르르 녹아내린 까닭이었다.

"그래, 그래, 고생이 많았구나, 우리 백월이."

쓰담 쓰담 쓰담

농질은 품에 안긴 백월의 머리를 부드러이 쓰다듬어주었다.

애정과 정성을 듬뿍 담아서 말이다.

"후에에에에.....후에에에...흐아아아앙."

이내 백월은 더욱더 서럽게 울기 시작하였다.

본디 모든 생물체는 어미 품에서 가장 안락함과 평온함을 느끼는 법.

그녀는 대모의 품에 안겨 품고 있던 모든 감정을 내뱉고 또 내뱉었다.

마음이 완전히 진정할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한창 감동적인 포옹이 이어지고 있던 그때였다.

[농지이이이이이일!!!!!]

분노로 가득한 고성이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스으으윽

그 고성에 백월을 달래주던 농질이 시선을 돌렸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그러자 저 드높은 창공에 날아오른 채 그녀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마리의 호랑이.

궁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더냐!!!!]

궁기는 농질을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별안간 여우불을 쏘아보내 공격을 감행한 그녀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뭐가 말이지?"

농질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내게 여우불을 쏘아보내지 않았더냐! 이 요망한 년!]

"네놈이 먼저 내 아이를 해치려하지 않았더냐? 대모로서 이 아이를 지키려고 했던 것 뿐이다."

그녀에게 있어 모든 여우들은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자식이 위험에 빠졌는데 어찌 어미가 된 입장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년은 마경을 배신하였다!]

궁기는 답답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고성을 내질렀다.

백월은 마경을 배신한 배신자였다.

적에게 마물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더 나아가 꼬리까지 희생해가며 인간을 구해주기까지 하였다.

그야말로 대적大敵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존재인 것이다.

"배신? 이 아이가 배신했다는 말인가?"

농질은 살짝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듯이 말이다.

[그렇다! 저년은 적들에게 모든 마물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인간을 위해 꼬리까지 희생하였다! 마물의 공적이란 말이다!]

궁기는 잔뜩 성난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저 말이 사실이더냐?"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농질은 품 안에 안긴 백월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그녀의 물음에 백월은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였다.

궁기의 말은 어떠한 거짓도 없었다.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백월아, 어미가 묻지 않더냐? 어서 답하려무나, 정녕 마물들을 배신하고 인간들을 도왔더냐?"

농질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금 물었다.

".흐으윽.....죄송해요오오......농질님.."

백월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이었다.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면목이 없던 까닭이었다.

모두가 몸바쳐 싸우는 와중에

제 목숨 하나 살리겠다고 동료를 팔아먹은 자신이 어찌 어미를 똑바로 마주할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었다.

"백월."

농질은 담담히 백월을 불렀다..

".....네에.."

백월은 곁눈질하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휘이이익

그러자 농질의 손바닥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맞을거야.'

질끈

백월은 눈을 질끈 감았다.

머지않아 분노로 가득 찬 농질의 손이 뺨을 후려쳐버릴거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쓰담 쓰담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농질의 손이 닿은 곳은 뺨이 아닌 머리였다.

분노를 담은 일격이 아닌 애정 어린 손길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다.

"어....어.."

머릿결을 쓰다듬는 손길에 백월은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것이다.

"이해한다. 어미는 너를 이해한다. 필시 목숨의 위협을 당한 것이겠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거겠지."

쓰담 쓰담 쓰담

농질은 자애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말해주었다.

모든 걸 이해한다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을 것이라고

"................"

백월은 잠시 벙진 표정을 지었다.

그렁 그렁 그렁 그렁

그리고는 이내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하였다.

명백히 자신의 잘못이었다.

아무리 위급해도 형제들을 팔아먹어선 안되었다.

그런데 눈앞에 농질은

모든 여우들의 대모는

자신을 용서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해해주고 달래주기까지 하였다.

감격스러웠다.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절로 맺히고 가슴이  울렁이기까지 하였다.

"후에에에에에에에엥!"

이내 백월은 더욱 서글프게 울기 시작하였다.

"그래, 그래, 우리 백월이 마음 고생이 심하였구나."

꼬오옥

쓰담 쓰담 쓰담 쓰담

농질은 그런 백월을 꼬옥 안아준 채 더욱더 정성스레 쓰다듬어주었다.

모성으로 가득한 손길로 말이다.

훈훈하기 그지없는 광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야이 미친년아! 그년은 배신자라고!]

그 모습을 관망하던 궁기는 참지못하고 고함을 내질렀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저년은 배신자였다.

마물들의 왕을 배신하고

마경을 배신한 추악스러운 변절자.

그런데 어찌 포옹하고 쓰다듬고 자빠졌다는 말인가

"그게 어쨌다는 거지?"

농질은 고함 내지르는 궁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지금 그년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더냐!]

"살기 위한 선택이였다, 목숨이 위급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어찌 내가 나의 사랑스러운 딸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농질!! 지금 변절자를 옹호하는 것이냐!]

"옹호한다. 난 마경따위보다 나의 딸이 소중하다. 살기 위해 배신한다면 얼마든 지 배신해도 상관이 없다. 그게 나의 모성母性이고 그게 바로 여우이니."

농질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 농지이이일! 네년 또한 그 어린 여우랑 다를 바가 없는 년이로구나!]

"난 모든 여우들의 대모이다. 어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농질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네년 구영이 두렵지도 않더냐?]

궁기는 싸늘하기 짝이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어찌 죽음이 두려워 자식을 버리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지."

농질은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좋다....이제부터 모든 여우일족들은 마경의 적이다! 모조리 학살하고 도륙하리라!]

"어디 마음대로 하거라, 나 여우들의 왕, 농질. 숨지도 피하지도 않을터이니."

농질은 커다란 가슴을 쭉 편 채 당당히 입을 떼었다.

"......농질님."

백월은 그런 농질을 바라보며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배신을 옹호하며 구영과 척을 질 생각을 하다니

자신이 뭐라고

배신자따위가 뭐라고

이리도 마음을 써준다는 말인가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모성에

그녀의 따스한 자비에

[오냐! 일단 네년들 모두를 죽여! 본을 바로 세우겠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궁기는 다시금 맹렬히 날개짓하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마경을 배신한 백월도

그녀를 옹호하는 농질도

전부 말이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궁기의 체내 남아있는 모든 마기가 분노에 반응하여 맹렬한 기세로 발산되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이이이이잉

그리고 발산된 마기들은 궁기의 몸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듯 회전하였다.

필멸의 폭풍이 다시금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농..농질님 도망가야해요!"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백월은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입을 떼었다.

저 폭풍을 정면을 마주한 혼돈이 흔적조차 없이 소멸하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본 그녀였다.

누구보다 궁기가 만들어낸 폭풍의 위력을 잘알고 있는 것이다.

겁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가, 괜찮단다."

쓰담 쓰담 쓰담

농질은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겁따윈 전혀 집어먹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농질님의 여우불로 저런 건...감당할 수 없어요오오.."

농질의 힘은 마경 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지만 저런 강맹한 화력을 정면으로 감당할 순 없었다.

궁기의 폭풍은 끔찍스러운 마물들의 왕, 구영마저 학을 뗄 정도로 강맹하였으니 말이다.

"네 말이 옳다. 내 여우불만으로는 무리다."

농질은 부정치 않았다.

객관적으로 봐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힘이였으니

"그러니 힘을 합쳐야겠지?"

농질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에?"

백월은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힘을 합치다니

자신들을 도울 이가 누가 더 있다는 말인가

그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의아함을 느낀 백월은 시선을 스며시 뒤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경국지색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두 명의 귀부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우아함과 고귀함을 갖춘 귀부인.

호탕함과 뜨거움을 갖춘 귀부인.

서로 상반된 매력을 갖춘 여인들이었다.

"고생 많았어요. 농아. 저희가 당도할 때까지 시간 잘 끌어주었군요."

우아함과 고귀함을 갖춘 여인, 주소양이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젠 우리에게 맡기려무나, 너는 그 어린 여우랑 푹쉬고."

호탕함과 뜨거움을 갖춘 여인, 강하윤 또한 담담히 말을 이었다.

"칭찬 감사해요. 주인님."

꾸벅

농질은 가벼이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였다.

"주..주인님?!"

순간 백월의 눈빛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경악스러움을 느낀 것이다.

모든 여우들의 왕이자 대모인 농질이

인간에게 주인님이라고 불리운다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 아이가, 저번에 말한 그 아이인가요?"

주소양은 그런 백월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맞습니다."

"후후후후, 그 아이 또한 훌륭한 소재처럼 보이네요. 게다가 모녀와 같은 사이니...분명..배덕적인 느낌이 충만할 거예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질은 거듭 감사 인사를 하였다.

'소재?....모녀?...배덕?'

백월의 얼굴에는 의문이 깊어졌다.

그녀들의 대화를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쟤는 건들지마."

그때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고개를 돌리니 만신창이가 되었던 요랑이 걸어오고 있었다.

"내꺼니까."

"어머, 요랑님이 점지해둔 아이인가요?"

"응, 내가 침발라뒀으니까, 노릴 생각하면 안돼."

"아쉽네요...농아와 한쌍으로 묶어 선우님께 드리면 좋아할 것 같았는데..."

주소양은 안타까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묶어주는 것도 좋긴한데, 따로 따로 주는 것도 나름 별미 아니겠어?"

"그런가요? 확실히 서로 조교법이 다르니까, 색다름을 느낄 수도 있겠네요.""

주소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하였다.

생각해보면 모녀 덮밥은 너무 평범하였다.

그저 어미와 딸이라는 배덕감외엔 특별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에 반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조련된 모녀를 바치는 건 오히려 특별해보였다.

배덕감과 더불어 조련사의 마음까지 전해질 수 있을테니

"그치? 재밌겠지? 히히히히"

요랑은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는 주소양이 꽤나 기꺼운 까닭이었다.

"두 사람 모두 못말리군요."

잠자코 그 대화를 듣던 강하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누구보다 조련에 맹목적인 두 여인이 실로 못말린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세 여인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꽃을 피우고 있을 때였다.

[이 개같은 계집들!!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어느새 폭풍을 만들어낸 궁기가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질렀다.

자신을 제쳐둔 채 딴짓을 하는 여인들에 대한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흉악스러운 사흉 중에서도 가장 강한 마물이자

폭풍의 제왕

궁기가 아니던가

그런 자신을 앞에 두고 어찌 저런 태평한 태도를 부린단 말인가

"아, 깜빡했다."

요랑은 생각난듯 입을 떼었다.

주소양과의 조련 이야기가 너무 즐거워

궁기를 깜빡한 까닭이었다.

"저런, 실례를 저질렀네요."

주소양 또한 동의하였다.

상황의 위급함을 잊었다는 걸 깨달은 까닭이었다

"불찰이군."

강하윤은 반성하였다.

저도 모르게 조련 이야기에 집중하였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내 궁기 만들어낸 거대한 폭풍이 그녀들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소양아, 하윤아."

요랑은 담담히 입을 떼었다.

"말씀하세요."

"말해주세요."

두 여인은 공손히 답을 하였다.

"길을 열어줄래? 박살내고 올게."

"물론이죠."

"아무런 걱정마세요."

두 여인은 흔쾌히 답을 하였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스으윽

주소양은 검을 뻗었다.

그리고 그 검에 파괴의 의지를 담기 시작하였다.

그 무엇도 파괴하고 만다는 강렬한 의지를

꽈아악

강하윤은 양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양 주먹에 강철의 의지를 담기 시작하였다.

그 어떤 것보다 부술 수 없다는 강렬한 의지를

요랑은 전신에 남아있는 모든 요기를 집중하였다.

최후의 일격을 위해서.

부우우우우우웅

주소양이 검을 휘둘렀다.

쇄애애애애애액

강하윤은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자 파괴의 의지와 강철의 의지가

각각 검풍과 권풍과 함께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저 필멸의 폭풍을 향해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내 굉음성이 터졌고 폭풍이 옅어지기 시작하였다.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연히 힘이 줄어든 것이다.

[이정도로는 어림없다!]

하지만 폭풍을 완전히 소멸시키긴 무리였다.

궁기의 모든 것이 담긴 폭풍은 그녀들의 의지를 뛰어넘었으니

반짝

폭풍 속에서 무언가 붉게 반짝였다.

'뭐지!?'

궁기는 의아한듯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폭풍을 꿰뚫은 채 날아들고 있는 한 명의 여인을

[거..거미!?]

그렇다.

그녀의 정체는 요랑이었다.

전신의 붉은 요기를 잔뜩 두른 채 날아들고 있던 것이다.

'...피해야한다!'

궁기는 재빨리 날개짓을 하려고 하였다.

저런 것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몸이 산산조각날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악!]

화르르르륵

화르르르륵

하지만 그 뜻은 이룰 수 없었다.

어느새 덮쳐든 푸른 불꽃이 양 날개를 불태우기 시작한 까닭이었다.

백월과 농질이 동시에 여우불을 쏘아보낸 것이다.

[끄아아아아악!! 개같은 여우들이이이이!!!]

궁기는 분노로 가득한 고함을 내질렀다.

끝까지 방해였다

저 요망한 여우들은

그렇게 한창 분노하던 찰나

콰아아아아아아앙

콰지지지지직

거대한 충돌과 함께 그의 몸이 서서히 우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충돌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빌어처먹으으으으으을!!!!!!!!!!]

퍼어어어어엉

곧이어 궁기의 몸이 완전히 터져나갔다.

수많은 잔해들을 사방에 흩뿌린 채로 말이다.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다섯 여인들의 합격에 의해서

폭풍의 제왕이라고 불리우는 자의 최후치곤 허망하기 짝이 없는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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