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21화 (1,222/1,419)

서녕시

청해성에서 서부에 위치한 거대 도시이자 각지역에서 올라온  피난민들이 모여드는 최후의 보루

"하아암.."

그곳의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 마철두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기 시작하였다.

"턱 빠지겠다.. 마철두."

옆에 있던 선배 문지기, 곽풍이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군기가 빠져도 제대로 빠져버린 마철두의 모습에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어찌 선임 앞에서 저리 태평하게 굴 수 있다는 말인가

"죄송합니다...선배님..제가 어제 통잠을 못자서..."

마철두는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뭘 했길래? 어제 분명 정시 퇴근했을텐데?"

곽풍은 이해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시가 되자마자 곧바로 퇴근한 마철두가 아닌가

그런데 대체 어찌 잠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그게...어젯밤에..골패를 좀 돌리느라."

마철두는 엄지와 검지를 살살 비비기 시작하였다.

"쯔쯧, 적당히 해라. 걸리면 어쩌려고 자꾸 골패를 만지러가?"

지금은 청해성 전체가 비상시국이었다.

언제고 흉악스러운 마물들이 쳐들어올 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런 비상시국에 노름이라니

당장 군기교육대로 끌려간다해도 할 말이 없는 짓이었다.

"괜찮습니다. 절대 걸릴 일 없을테니까요."

마철두는 확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철두야, 그러다 훅간다. 너"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다.

그렇기에 언제고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고 행동해야하는 것이다.

"정말 괜찮습니다. 어제 군기대 애들이랑 같이 돌렸거든요."

마철두는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 군기대 애들이랑!?"

그 순간 곽풍이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예에, 어제 그놈들이 단체로 왔더라구요. 그래서 안심하고 밤새했습죠. 제놈들도 같이 돌렸는데 설마 단속하진 않을 거 아닙니까?"

마철두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말세다, 말세, 군기를 잡아야할 놈이 되려 골패나 같이 돌리고 자빠졌으니...원."

곽풍은 고개를 절레 절레 내저었다.

군기를 잡아야할 놈들이 되려 개판을 쳐놓는 걸 보니 절로 한심함이 느껴졌다.

아무리 최후방이라지만 이건 빠져도 너무 빠진 게 아니던가

"하하하핫, 평화로운 후방의 특권이 아니겠습니까?"

최후방은 최전방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격전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뒤덮여있는 최전방과 달리 최후방은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평화로운 것이다.

빠질대로 빠진 군기는 그런 상반된 분위기에 의한 반작용이리라

"한시적으로 평화롭다고 방심하지마라. 마물들이 어떤 식으로 쳐들어올 지 모를 일이니."

곽풍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배님은 걱정이 너무 많으십니다. 어차피 저희가 마물을 마주할 일따윈 존재치 않을텐데 말입니다."

서녕을 중심으로 커다란 전선이 구축되어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물과 마주칠 확률은 극도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전선 중 한 곳이라도 뚫리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연통이 날아들게 될 것이고 그 즉시 감숙이나 사천으로 넘어가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저 보십시오, 다들 근심걱정이 없으니 저리 왁자지껄한 게 아니겠습니까?"

마철두는 왁자지껄한 대로변을 가리키며 입을 떼었다.

좌판에 물건을 늘여놓고 있는 보부상들

흥정하는 상인들

뛰노는 아이들

종교를 설파하는 종교인들

고성방가와 싸움박질을 하는 주정뱅이들까지

비상시국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철두야, 민간인들은 저래도 되지만 군인은 그래선 안된다. 언제고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돼."

국가와 백성의 안보를 지키는 군인에게 있어

방심이란 곧 전력약화를 의미하였다.

민간인들이 평화롭다하여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되는 것이다.

".....노력해보겠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긴 하였지만 와닿진 않았다.

고지식한 곽풍의 말보단

눈앞에 보이는 평화가 좀더 설득력있게 다가온 까닭이었다.

"..............."

그 모습에 곽풍은 입을 다물었다.

더 말해봤자 소용없음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잔소리나 하는 뒷방 노인네처럼 생각하리라

'평화에 너무 찌들었어.'

병사들도 백성들도 서녕시도

몸을 좀 먹는 독과 같은 평화에 찌들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침공을 받게된다면 맥없이 무너져내리리라

'별일이 없어야할텐데.'

곽풍은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부디 가슴 속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감이 기우에 불과하기를

.

.

.

.

.

.

서녕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높다란 언덕 위

파스스스스스

땅이 갈라지며 이질적인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길다란 묵빛의 털

불곰과 똑닮았있는 여섯 개의 팔다리

존재하지 않는 발톱들.

초점없는 검은색 눈알.

축늘어져 있는 두 개의 귀.

전체적으로 커다란 개를 연상시키는 마수이자.

사흉으로 불리우는 마경의 옛 지배자.

혼돈混沌

그 불결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불결의 상징

혼돈은 초점없는 검은 눈알로 서녕시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마치 관찰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휘이이이이이이잉

그때 강풍이 일기 시작하였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구나, 혼돈이여]

더불어 중후한 음색이 사방에 울리기 시작하였다.

서녕을 응시하던 혼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곳에는 기괴한 인상의 호랑이가 커다란 양날개로 펼친 채 내려오고 있었다.

또다른 사흉의 일좌이자

마경의 옛 지배자

궁기의 등장이었다.

[퇴화된 눈으로 응시한다고 한들 뭐가 보이겠는가?]

혼돈은 시력이라는 건 존재치 않았다.

제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응시한다고 한들 볼 수 있는 것 따윈 없는 것이다.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순 있지.]

혼돈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무엇을 말이지?]

[평화]

혼돈은 흑요석과도 같은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머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게 될 한시적인 평화를 말이야.크흐흐흐흐.]

그리고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여유로운 평화가 무너져내렸을 때

뿜어져나올 인간들의 절망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 까닭이었다.

[여전히 악의로 가득 찬 취미다. 혼돈.]

[그러니 흉凶이라고 불리우는 게 아니겠는가]

흉악스러운 마경내에서도 가장 악하고 고약하기에 흉이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이 바로 사흉이었다.

악의적인 취미 같은 건 흠조차 아니리라

[그래, 평화는 충분히 만끽하였는가?]

[충분하다. 지금이라면 보다 깊고 끔찍스러운 절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잘됐군.]

펄럭 펄럭 펄럭 펄럭

궁기는 커다란 두 개의 날개로 강풍을 일으키며 몸을 띄우기 시작하였다.

[그럼 가보도록 하지. 흥이 식기 전에 말이야]

[크흐흐흐흐.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군, 궁기]

파파파팍

곧이어 혼돈이 땅굴을 파기 시작하였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더불어 창공에 머물고 있던 궁기는 빠르게 날개짓을 하기 시작하였다.

평화에 찌든 저들에게 끔찍한 절망을 선사하기 위해서 말이다.

**********

-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엄마! 흐아아앙 엄마!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성

목숨을 구걸하는 애원

도움을 바라는 요청

엄마를 찾는 아이의 울음소리끼지

수많은 소리들이 서녕 전체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창공과 지저에서 나타난 흉악스러운 두개의 재앙이 평화롭던 서녕시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버린 까닭이었다.

창공에서 나타난 날개를 달린 호랑이는 매섭기 짝이 없는 칼바람을 일으켜 수많은 민간인들은 학살하였고

땅속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개는 건물, 인간, 짐승 가릴 것 없이 닥치는대로 입안에 쑤셔넣으며 탐하고 또 탐하였다.

마치 한도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야말로 지옥도.

그 자체라고 칭해도 무색치 않은 광경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수문위사 마철두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변에 적응 못하고 그대로 넋이 나가버린 것이다.

최후방으로 빠졌기에

평생 마물과의 교전따윈 없을 것이라 굳게 믿었던 그였다

전선이 뚫리게 된다해도

피난민들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사천이나 감숙으로 빠져나갈 생각만하던 그였다.

그런 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재앙은 생각을 멈추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어떠한 대비도 대처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꿈일거야..꿈일거야..꿈일거야..'

이내 마철두는 눈앞에 펼쳐져있는 모든 것들을 부정하였다.

전부 꿈에 불과할 것이라고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질 허상에 불과하다고

짜아아아아악!

"정신차려!!"

그때 거친 타격음과 그의 뺨에 불똥이 튀기 시작하였다.

선임 곽풍이 고함을 내지르며 그를 후려쳐버린 것이다.

"..선배님."

이내 현실로 돌아온 마철두가 떨리는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였다.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군인이 되려 겁을 집어먹어서 어쩌자는 거야!"

"..죄송합니다!"

"죄송이고 나발이고 당장 민간인 대피부터 시켜!"

"대..대피를요!?"

"어떻게든 피해를 줄여야할 거 아니야! 이대로 냅두면 다 죽어!"

"하지만..어디로...?"

"관사로 가면 지하로 통하는 대피소가 있다!  전부 그쪽으로 데려가라!."

"...선..선배님은 어쩌시게요?"

"난 남아서 항전한다."

"네에!?"

"시간을 벌어야할 거 아니야! 빡대가리 새꺄!"

"무리입니다! 저런 괴물들을 상대로 어떻게.."

"칼로 쑤시고 활로 쏘면 뭐든 죽겠지."

"그러지말고 같이 대피소로 도망칩시다! 맞서봤자 희망이 없습니다!"

마철두는 곽풍을 설득하였다.

대피소 위치도 정확히 몰랐고 선배인 곽풍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안전한 곳에서 함께 몸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군인은 희망으로 싸우는 게 아니다. 의무로 싸우는 거지."

곽풍은 담담한 시선으로 마철두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난 군인으로서 내 의무를 다할 심산이다. 그러니 너도 네가 하달된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해라. 마철두."

".............선배님."

"어서 가, 망설임이 길어지면 죽는 사람도 늘어난다."

".......알겠습니다."

마철두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였다.

다시는 못볼 지 모를 선임을 향해서

"모두 저를 따르십시오! 대피소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리고 우왕좌왕하는 민간인들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자 사람들이 서서히 그를 중심으로 집결하기 시작하였다

꽈아악

곽풍은 그런 마철두를 바라보더니 이내 창을 꽈악 움켜쥐었다.

마철두가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니 자신 또한 의무를 다할 심산이었다.

휘익

이내 곽풍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장창을 치켜든 채 그대로 돌격하기 시작하였다.

흉악스러운 마물들을 저지하기 위해

************

아아아아아아악..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끄아아아아악 하지마! 하지말라고!

저리가! 가라고! 아아아아아악

[좋구나...아주 좋아...크흐흐흐흐흐]

혼돈은 절망으로 가득한 인간들의 비명을 즐겼다.

수많은 부정적인 기운들이 몸속에 스며들며 그를 더욱더 강대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절망적일 수록 힘이 강해졌다.

부정의 기운이 스며들수록 가죽이 두터워지고 뼈대가 굵어졌다.

최고의 만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절망만 매일 섭취할 수 있다면 구영을 뛰어넘는 것도 문제가 아닐텐데 말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매일은 무리일 것이다.

이런 질 좋은 절망을 섭취할 기회는 흔치 않으니

그렇게 한창 진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모두 돌격하라!"

창과 칼로 무장한 인간들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신념으로 가득 찬 눈빛을 반짝이면서 말이다.

[이제는 별미가 제발로 찾아오는구나.]

혼돈은 크게 웃었다.

신념으로 가득 찬 인간만큼이나 맛있는 것도 없었다.

별미라 칭해도 어색치 않은 것이다.

그런데 별미들이 이렇게 발이 달려 제발로 찾아오다니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쩌어어어어억

이내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려 수많은 잡아먹고 또 잡아먹었다.

음식이 제발로 찾아왔다.

그에 호의에 답하여 맛있게 시식할 요량이었다.

행복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아....하아...하아...하아.."

혼돈의 눈앞에는 단 한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달려든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신념과 힘을 가진 자.

수문위사 곽풍이었다

[얌전히 먹힐 기회를 주지. 인간]

혼돈은 그 곽풍을 바라보며 입을 뗴었다.

"하아...하아...하아..개소리마. 똥개 새끼야."

[이길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있을 텐데?]

"그건 해볼 때까지 모르지....하아..하아."

[네놈은 끝까지 굴하지 않는구나.]

"내가 굴복하는 건 목욕하는 마누라밖에 없어...이새끼야."

[크흐흐흐흐...흐흐흐흐...꺾이지 않는..신념이라...아주 좋구나...인간..아주 좋아!]

주르르륵

혼돈은 침을 줄줄 흘리기 시작하였다.

끝까지 절망치 않는 곽풍의 굳은 신념이 식욕을 돋게 만든 까닭이었다.

저 신념이 꺾이면 얼마나 농후한 절망이 나올까?

그 농후한 절망은 얼마나 맛있을까?

'모르겠구나..정말 모르겠어.'

그러니 차근차근 시식해볼 요량이었다.

일단 팔다리부터 시작해 피부가죽을 잘근잘근 씹어먹으면서 말이다.

쩌어어어어어억

혼돈은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대로 씹어버렸다.

오른팔부터 절단낼 기세로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눈앞에 있던 곽풍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아니!?]

혼돈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이변에 적응치 못한 까닭이었다.

화르르르륵

그때 옆구리에서 파란 불길이 치솟더니 그대로 길게 늘어진 털들을 불태우기 시작하였다.

'여우불!?'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푸른 불꽃의 정체가

경지에 다다른 여우 마물만이 쓸 수 있는 여우불이라는 사실을

와그작

찌지지지직

곧이어 혼돈은 아가리를 벌려 불이 붙은 털을 그대로 집어삼켜버렸다.

그다음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청염을 쏘아낸 장본인을 찾기 위해

그리고 머지 않아 혼돈은 볼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요망한 여우의 모습을.

[이게 무슨 짓이냐? 백월.]

혼돈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그러니까....만회?"

백월은 짐짓 어색한 표정을 지은 채 대꾸하였다.

[만회? 그게 무슨 의미지?]

"사실 내가...전서응을 멋대로 먹어버렸거든...그래서...제대로..만회하지 않으면..안돼...날 패죽인다고 했으니까...그러니까..혼돈아..이해해줘..알았지?"

백월은 횡설수설을 말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그 말을 들은 혼돈의 표정이 더욱더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횡설수설하는 그녀의 말을 전혀 알아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잘가라고.."

[대체 그게.....끄아아아악!]

혼돈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였다.

콰아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충격이 옆구리를 강타하였기 때문이었다.

부우우우우우우웅

이내 혼돈의 거체가 허공에 뜨더니 그대로 뒤편에 있는 건물쪽으로 쾌속히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콰아앙 콰아앙 콰아앙

수많은 벽들을 쉴새없이 깨부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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