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19화 (1,220/1,419)

"선배님!?"

선우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별안간 모습을 드러낸 운설에 대한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이곳이 어디란 말인가

되살아난 역대 천마들이 스스로 제물이 되어 만들어낸 공간이 아니던가

그런 곳에 어찌 그녀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말인가

'설마...나를 구하려고!?'

순간 선우의 머릿속에서는 하나의 가정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갇혔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구조를 위해 이 공간에 일부러 뛰어들었다는 가정이 말이다.

'그래, 분명 그럴 거야...선배님은 내가 볼 수 없는 걸 보시는 현명하신 분이니까.'

곧이어 가정은 서서히 확신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운설은 지혜롭고 현명한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라면 자신의 위기를 인지할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선배님이십니다! 저를 구하러 오셨군요!"

선우는 그녀의 현명함에 감탄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기대감으로 가득 찬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녀라면 이 지긋지긋한 대나무숲을 탈출할 방도를 지니고 있다는 확신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요...저도..갇힌 거예요...후배님."

그 눈빛에 운설은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답하였다.

기대감으로 가득 찬 선우의 눈빛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괜스레 민망하였기 때문이었다.

".............."

".............."

이내 선우와 운설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뭔가 상황이 민망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었다.

.

.

.

.

.

"그러니까 이 기괴한 대나무숲이 마교의 역대 교주들이 스스로의 제물이 되어 만들어낸 공간이란 말인가요?"

침묵을 깬 선우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운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선우는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과연...그 정도 수준의 제물로 만들어낸 공간이라면 탈출이 어려운 것도 이해가 되네요."

본디 마교가 행해지는 의식의 효과는 제물의 질에 비례하는 법이었다.

현경에 다다른 초극의 고수 다섯이 제물로 바쳐진다면 초월적인 힘을  지닌 진법이 펼쳐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리라

탈출이 어려운 건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곤란하네요, 후배님조차 어찌할 도리가 없는 장소라니....."

이내 운설은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선우는 천하제일인에 가장 가까운 남자였다.

자연검을 완전히 깨친 이후

자신조차 상회하는 초월적인 무력을 손에 넣은 까닭이었다.

그런데 그런 선우조차 벗어날 수 없는 곳이라면 난감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벗어나지 못한다면 천하에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는 곳일테니 말이다.

"선배님께서도 마땅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 것입니까?"

"아쉽게도...진법에는 조예가 없는지라."

".....후우..역시 그렇군요."

선우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해요. 후배님, 힘이 되주지 못해서."

운설은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괜스레 실망감을 안겨준 게 아닐까라는 마음이 든 까닭이었다.

"아닙니다. 애초에 상세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선 제갈량이 살아돌아온다해도 타개책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선우는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진법의 이름도

작동원리도

시전자도

무엇 하나 알고 있는 게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타개책을 찾는 게 어찌 쉬울 수 있겠는가

"그러니 개의치 마십시오. 오히려 혼자서 헤매는 것보단 선배님과 함께 있는 편이 더욱더 힘이 나니까요."

선우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 말해줘서 고마워요."

운설은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꼈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선우의 다정함에 괜시리 가슴이 말랑말랑해진 까닭이었다.

"사실이니까요."

선우는 태연히 말을 내뱉었다.

"사실이라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랍니다."

운설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선우의 다정한 배려에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불안감이 어느정도 가신 까닭이었다.

"그리 고마우시면 나중에 포상을 주십시오."

"포상이요?"

운설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우는 음흉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야한 거 시키려고 그러죠?"

그 음흉함을 눈치 챈 운설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맞습니다."

"너무 당당한 거 아닌가요?"

운설은 짐짓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당당해도 너무 당당한 게 아닌가

"제가 제 여자에게 야한 짓을 하겠다는데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습니까?"

선우는 태연히 말을 내뱉었다.

"....확실히..그것도 틀린 말이 아니긴하지만.."

확실히 선우와 자신은 정을 통하고 먼 미래까지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야한 짓을 한다는 게 딱히 부끄러울 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때와 장소는 가려야죠.. 후배님."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찌 저런 요구를 수용해줄 있다는 말인가.

"그러니 나중에 말씀드린다고 한겁니다."

선우는 능글맞게 웃음 지으며 말을 이었다.

"후우.....정말 말로는 못당하겠네요."

운설은 고개를 가벼이 내저었다.

말싸움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래서 허락해주시는 겁니까?"

".....이곳에서 안전하게 탈출을 한다면 생각해볼게요."

"약속한겁니다."

"아니...확실히 약속을 한건.."

생각해본다고 했지 확실히 약속한 건 아니였다.

"뭔가 의욕이 솟는군요. 선배님에게 이런 저런 수치스러운 일들을 시킬 생각을 하니 말입니다."

선우는 음흉한 미소를 흘리기 시작하였다.

"아니....생각만 한다니까요!?"

운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뭔가 마음대로 확정짓는 선우의 태도에 난감함을 느낀 까닭이었다.

"목줄을 달고 알몸으로 산책시킬 겁니다."

선우는 의욕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검을 꺼내들기 시작하였다.

"말좀 들어요!"

결국 운설은 언성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

부우우우웅

선우가 가벼이 검을 휘둘렀다.

휘이이이이이이이잉

그러자 검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풍압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콰콰콰콰콰콰쾅

후드드드드득

이내 풍압이 광활하게 펼쳐져있는 대나무숲을 향해 뻗어나갔고

대나무들은 일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하였다.

까딱

선우는 무너져내리는 대나무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쿠쿠쿠쿠쿠쿵

그러자 땅이 쉴새없이 진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땅이 융기하며 하늘높이 치솟기 시작하였다.

마치 파도를 잔뜩 머금은 거대한 해일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까딱

선우는  다시금 손가락을 까딱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거대한 땅의 해일이 바닥에 널부러진 대나무 잔해들을 그대로 집어삼키기 시작하였다.

이내 수많은 잔해들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땅속으로 전부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까딱 까닥

선우는 거기서 만족할 수 없던 것인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땅을 뒤집고 또 뒤집었다.

저 기괴한 대나무들을 다시는 치솟아오르지 못하도록 완전히 파묻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땅을 뒤집었을까

"......후우."

이내 선우는 가벼이 한숨을 내쉬며 손을 거둬들였다.

이정도면 충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쑤우우우우우욱

쑤우우우우우욱

하지만 그런 생각이 우습다는듯

땅 속에서는 다시금 대나무들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맨틀에 닿을 정도로 파묻어버렸음에도 여전히 그 생명력을 말살시킬  수 없던 것이다.

"빌어먹을."

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름 묘수라고 생각했던 방법이 그대로 막혀버리니 짜증이 절로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아무래도 지저까지 파묻어버리는 방법도 유효하지 않은듯하네요."

운설은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유효할 줄 알고 꽤나 기대했건만 결국 이 또한 통하지 않았다.

절로 실망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게 마지막이죠?"

"네에...더는 없어요."

운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하였다.

머리를 맞댄 채 꽤나 많은 탈출 방안을 모색할 수는 있었지만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원점에 돌아와버린 것이다.

"......큰일이네요. 더 쥐어짤 것도 없는데.."

이미 머리를 한도까지 쥐어짠 상황이었다.

더이상은 마땅한 방안을 떠올릴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게요....저도 더는 떠올릴만한 게 없는데요."

운설은 풀죽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한계까지 머리를 굴린 건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는 무리인 것이다.

"이러면 포기할 수밖에 없겠네요."

선우는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운설은 쌍심지를 켜기 시작하였다.

포기하다니

어찌 그런 패배주의로 가득한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한마디 해야겠어!'

심정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나

포기라는 말은 엄연히 선을 넘은 말이었다.

정인들과 친구들이 목숨바쳐 싸우고 있는 와중에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담다니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었다.

"선배님께 목줄을 채우고 알몸으로 산책하는 걸......"

"......포기하면 안돼요!"

이내 두 사람의 말이 겹쳤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말을 내뱉어 그대로 겹쳐버린 것이다.

"네에?"

선우는 의아한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

화아아아악

그러자 운설의 얼굴이 잘익은 홍시마냥 빨갛게 익어가기 시작하였다.

확연히 이상해진 문맥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마치 목줄이 매여지고 알몸을 산책하고 싶어 안달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은가?

"역시 선배님은 말로는 싫다싫다했지만 결국은 진실로 원했던 겁니까?"

선우는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아니...아니예요! 방금 말은 아니예요!"

운설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맹렬히 손사래치기 시작하였다.

결고 그런 뜻이 아니였다.

자신이 그런 걸 좋아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배님의 진심은 제게 마음속에 온전히 전해졌으니까요."

꾹 꾹

선우는 엄지손가락으로 가슴을 꾹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진짜 아니라구요!"

"선배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포기할 수 없겠군요. 노력하겠습니다. 선배님을 나체로 산책시키기 위해"

선우는 다시금 검을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그만 포기해요!!!!"

운설은 다시금 언성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

"......화나셨습니까?"

"화안났어요."

운설은 쌀쌀맞은 어투로 입을 떼었다.

누가봐도 화가 잔뜩 나있는 모습이었다.

"화 나셨는데요?"

"흥, 아니거든요?"

운설은 콧방귀를 뀌며 답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너무 분위기가 침체된 것 같아. 환기용으로 농을 건네봤는데...반응이 생각보다 재밌어서.."

선우는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더 나빠요!"

"그래도 악의는 없었으니까. 용서해주시죠."

선우는 당당히 용서를 요구하였다.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

운설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언성을 높였다.

아직도 분이 안풀렸건만 뭐가 저리 당당하다는 말인가

"그래도 결과적으로 불안감이나 긴장감은 전부 가시지 않았습니까? 전 꽤 괜찮은 농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말이라도 못하면."

운설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말은 또 청산유수였다.

거기다 뻔뻔함까지 겸비하니 괜스레 귀여워보이기까지 하였다.

'나도 미쳤구나..정말.'

콩깍지도 무서워도 참 무서웠다.

저런 뻔뻔함마저 귀여워보이다니 말이다.

"후우...또 그런 이상한 농을 치면 화낼 거예요."

"명심하겠습니다. 선배님."

선우는 히죽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모든 수가 막혔는데.."

이내 운설은 화제를 돌렸다.

긴장도 풀렸으니 다시금 탈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을 느낀 까닭이었다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면돌파요?"

"네에, 그냥 힘으로 이 공간을 부숴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끊임없이 재생하잖아요? 부숴버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부수고 또 부숴도

이 이질적인 공간은 순식간에 원래 모습을 되찾을 테니

"단기전이라면 그렇겠지만 장기전으로 간다면 얘기는 달라질 겁니다."

"장기전으로요?"

"현경급 고수 다섯을 제물로 바쳐 만들어낸 진법이라고는 하지만 진법을 유지하는 힘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할 것입니다."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끊임없이 파괴를 지속하다보면 언젠가는 부숴진다 이건가요?"

"맞습니다. 애초에 선배님이나 저나 내력에 구애되는 경지는 벗어났으니 파괴를 지속하는 게 그리 어렵진 않을 것입니다."

자신은 공령지체에 완성시켰고

운설은 축기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였다.

두 사람 모두 내력에 구애되진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충분히 가능한 전술이었다.

".....확실히 정면돌파는 정면돌파네요. 잔재주따윈 안쓰겠다는 거니."

운설은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전술자체는 단순명료 그 자체였다.

부숴질 때까지 부순다면 말이다.

"이 외엔 다른 방도가 없으니까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네요."

운설을 검을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그의 말대로 다른 방도는 없다 느낀 까닭이었다.

"부디 진법의 한계가 명확하기를 빌 수밖에."

쇄애애애애애액

운설은 검격을 내질렀다.

후두두두두두둑

이내 그녀 앞에 펼쳐졌던 대나무들이 일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하였다.

검격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분명 그럴 겁니다. 선배님."

부우우우웅

선우 또한 검을 휘둘렀다.

휘이이이이이이잉

콰지지직 콰지지지직

그러자 어마어마한 풍압이 치솟으며 수많은 대나무들을 일제히 찢어발기기 시작하였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이내 수많은 대나무들이 무너지고 치솟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기 시작하였다.

파괴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굴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내지르고 또 내지를 뿐이었다.

공간을 완전히 붕괴시켜버릴 기세로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축을 뒤흔드는 거대한 굉음성이 대나무숲을 끊임없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

"아세이芽世爾"

"응? 나?"

콰아앙

앙증맞은 주먹이 머리통을 후려쳐버렸다.

"아아아아악!"

그러자 백월은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끔찍한 고통이 머리통을 뒤흔든 까닭이었다.

"그래, 이제부터 대답은 그렇게 악惡으로 통일한다. 네가 나쁜 년이기 때문이지. 알겠나?"

"아...악惡!"

"그리고 이제부터 넌 아세이芽世爾다. 세상에 갓 태어난 새싹이라는 뜻이지. 알겠나?"

"악惡!"

"대답이 작다!"

콰아아앙

요랑의 주먹이 백월의 머리통을 다시금 후려쳤다.

"아아아아아악!!!!"

그러자 백월의 비명성이 한층더 강렬해지기 시작하였다.

"아주 마음에 들어. 아세이."

요랑은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꽤나 마음에 드는 울림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질문을 하겠어. 아세이"

"악惡!"

"구영九嬰은 어디에 있지?"

요랑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되물었다.

"...........!?"

순간 백월의 동공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대답까지 삼초준다. 삼...이...일."

"잠깐..잠깐! 대답할.."

"늦었어."

빠아아악

"아아아아악!!!!!"

이내 백월은 다시금 고통 가득한 비명성을 내질렀다.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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