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16화 (1,217/1,419)

쿠우우우우우우웅

부아아아아악

파들 파들 파들 파들

두개의 커다란 앞발에 짓밟힌 귀차는 괴성을 내지르며 전신을 파들파들 떨기 시작하였다.

등을 짓누르는 육중한 중량감에 극심한 고통이 전해져온 까닭이었다.

부아아악 부아아아악!

이내 귀차는 어떻게든 벗어나기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전신에 힘을 주고 이리저리 발광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우우우우웅 쿠우우우우웅

그럴 때마 용용이는 양발을 교차하여 밟고 또 밟아주었다.

부아아아아아악

그 발길질에 귀차의 몸을 만신창이가 되기 시작하였다.

깃털이 뭉덩이로 뽑혀져나갔고

가죽이 상하하였으며

뼈가 박살났고

내장이 상하기 시작하였다.

죽음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부아아아아아악

하지만 할 수 있는 것따윈 없었다.

그저 저 무자비한 발길질이 숨이 끊어지기 전에 멈추길 바라는 것외엔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발길질이 이어졌을까

이내 용용이가 발을 천천히 떼어내었다.

궤에에에엑.

그리고 불안한듯한 울음을 토해니기 시작하였다.

양껏 짓밟고보니 별안간 귀차와 함께 휘말려진 당서윤에 대한 걱정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꿀꺽

용용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혹여 같이 짓밟힌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내 불안 어린 눈빛을 서서히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귀차의 등에 납작 엎드려있는 당서윤의 모습을

궤에에에에에엑!

휘리리리리릭

용용이는 다급히 혀를 뻗어 그녀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재빨리 들어올렸다.

추우우욱

그러자 당서윤이 몸이 추욱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의식을 잃은 사람처럼 말이다

궤에에에에에엑!

흔들 흔들

그 모습에 다급함을 느낀 용용이가 그녀를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하였다.

어서 눈을 떠보라고

어서 일어나달라고

간절히 염원하고 또 염원하면서 말이다.

".......용용아..어지러워.."

그때 추욱 늘어졌던 당서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궤에에에엑!?

그러자 용용이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염원이 빠르게 이뤄진 까닭이었다.

궤에에엑!? 궤에에에엑!

"괜찮아...안다쳤어.."

당서윤은 용용이의 다급한 울음소리에 답하였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필시 자신의 상태에 대한 걱정이리라

궤에에에에엑?! 궤에에엑!?

하지만 용용이는 여전히 걱정을 거두지 못하였다.

혹여 그녀가 애써 괜찮은 척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호신강기를 두르고 이리 저리 구르면서 발길질을 피했어.... 뭐, 전부 피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궤에에에에엑?!

"한 두번은 괜찮아. 나도 그렇게 약하지 않다구."

당서윤은 애써 태연한 척하였다.

사실 충격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였지만 함께 싸워준 전우를 괜스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걱정마, 알았지?"

궤에엑..

"우리 용용이는 덩치는 산만하면서 마음엔 걱정이 한가득이네."

궤에에에엑...

용용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타박하는 게 아니야.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러워."

당서윤은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용용이가 꽤나 귀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궤에에엑 궤에에엑

용용이는 그녀의 칭찬에 기분 좋은 울음을 흘렸다.

부비적 부비적

그리고 그녀에게 커다란 볼을 부비적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래, 그래, 우리 용용이."

쓰담 쓰담 쓰담

당서윤은 그런 용용이를 귀엽다는듯 바라보며 부드러이 쓰다듬어주었다.

애정을 듬뿍 담아서 말이다.

그렇게 한창 주인과 애완동물 간의 교감을 이뤄지고 있을 때였다.

부오오오오오

벌떡

짓밟혀져있던 귀차가 재빨리 몸뚱아리를 일으켜세웠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그리고 남아있는 한 발로 펄쩍펄쩍 튀어오르며 거리를 벌리기 시작하였다.

양쪽 날개뼈가 박살나버린 탓에 날아오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질기네."

당서윤은 그런 귀차를 바라보며 살며시 감탄하였다

무게를 감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육중한 용용이가 온힘을 다해 짓밟고 또 짓밟았다.

그런데 그걸 버텨내고 도주를 시도하다니

가히 가공할 정도의 맷집이 아닐 수 없었다.

궤에엑 궤에에엑

용용이는 동의한다는듯 울기시작하였다.

뼈마디를 작살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저리 튀어오르다니

생존 욕구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놈이었다.

"용용아, 이번엔 제대로 끝내버리자."

당서윤은 외발로 콩콩 거리는 귀차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궤에에에엑~

용용이는 샛노란 눈동자를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으으으읍

그다음 숨을 커다랗게 들이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모든 공기가 그의 콧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당서윤은 천천히 손을 뻗은 뒤 내력을 집중시켰다.

쇄애애애애액

그러자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검이  그녀의 손으로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덥석

이내 검자루를 움켜쥔 당서윤은 곧바로 투척 자세를 취하였다.

부우우우웅

그리고 망설임없이 투척하였다.

저 폴짝이는 귀차의 외발을 향해

쇄애애애애애액

콰아아아아앙

곧이어 폭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쏘아보낸 검이 외발에 제대로 적중해버린 것이다.

부아아아아악

귀차는 처절한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기우뚱

그리고 몸뚱이가 균형을 잃고 앞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안그래도 육중한 몸을 홀로 부담하던 외발이었다.

그런데 충격이 가해지니 도저히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우웅

머지 않아 귀차의 커다란 몸뚱이가 땅바닥에 나자빠져버렸다.

결국 버텨낼 수 없던 것이다.

"지금이야! 용용아!"

당서윤은 나자빠진 귀차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러자 숨을 들이키던 용용이가 숨결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품고 있는 극독劇毒과 공기를 하나로 혼합하여 만들어낸 지독하리만큼 흉악스러운 용의 숨결을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곧이어 거대한 독기의 숨결이 귀차를 완전히 집어삼켜버렸다.

부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독기의 숨결로 뒤덮혀진 귀차는 흔적조차 없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끔찍하리만큼 지독한 독기에 강철과 같은 깃털도, 두껍기 그지없는 가죽도, 두터운 근육도, 금강석보다 단단한 부리도 모조리 녹아내려버린 것이다.

궤에에에에에에에엑!!!!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 용용이는 승리의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불리함을 딛고 결국 당당히 승리를 쟁취하게 된 것이다.

"잘했어. 용용아. 이제 이곳은 안전해."

당서윤은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장 위협적있던 마물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전황은 완전히 독물들쪽으로 기울여지리라

그렇게 한창 흡족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먹구름?"

위쪽을 바라보며 불길하리만큼 짙은 먹구름이 창공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이렇게....갑자기?'

당서윤은 갑작스러운 먹구름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어떠한 징후조차 느낄 수 없던 까닭이었다.

번쩍

순간 먹구름 속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빛이 반짝였다.

우르르르르 콰콰콰쾅

그와 동시에 푸른 번개가 온사방에 빗발치기 시작하였다.

대궐같은 건물을 부수고

초목을 불태우고

단단한 땅을 붕괴시켜버렸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재해가 마을을 덮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해.'

그 광경에 당서윤은 이질감을 느꼈다.

마을 곳곳을 빗발치는 천둥번개는 자연적인 발생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을 정도로

갑작스러웠고 파괴적이였기 때문이었다.

하필이면 마물들이 대다수 정리가 될 때쯤 들이닥치다니

하필이면 마을을 집중적으로 포화하기 시작하다니

절로 이질감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궤에에에엑

그때 잠자코 있던 용용이가 울음을 토해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한 모습이었다.

"......일단 독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려줄래?"

당서윤은 차분히 말을 내뱉었다.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였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따윈 아무것도 없었다.

빗발치는 천둥번개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

궤에에엑 궤에에에엑

용용이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궤에에에에에에엑!!

그리고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려 독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우호 우호 우호 우호 우호

자그그그극 자그그그극

끼이이익 끼이이익 끼익

슈르르륵 슈르르륵

그러자 마물들을 씹어먹고 있던 독물들이 일제히 대피하기 시작하였다.

그들 또한 멍청히 천둥번개를 맞아줄 생각따윈 없던 까닭이었다.

"이제 우리도 이동하자. 용용아."

독물들이 대피하는 걸 지켜본 당서윤은 차분히 입을 떼었다.

궤에에에에엑

용용이는 대답하듯 울음을 터트렸다.

쿵 쿵 쿵 쿵 쿵 쿵

그리고 곧바로 거체를 이동시키기 시작하였다.

천둥번개가 미치지 않는 곳을 향해서 말이다.

그렇게 한창 걸음을 떼던 그 때

번쩍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콰아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굉음성과 함께 용용이의 몸뚱아리가 그대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커다란 무언가와 정면으로 충돌한 것처럼 말이다.

쿠우우우우웅

곧이어 폭음과 함께 용용이의 몸뚱아리가 건물에 처박히고 말았다.

".용용아, 괜찮아?"

용용이와 함께 날아갔던 당서윤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불시에 기습을 받은 용용이의 안위가 걱정된 까닭이었다.

궤에에에엑!

그러자 건물에 처박혔던 용용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간신히 일으켜세우기 시작하였다.

꽤나 아프긴하였지만 못버틸 수준은 아니였다.

두리번 두리번

이내 몸을 일으켜세운 용용이가 이리저리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후려친 장본인을 찾기 위해

하지만 어디에도 그 원흉은 보이지 않았다.

궤에에엑?!?

용용이의 표정이 당혹스러움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대체 누가 자신을 후려쳤다는 말인가

번쩍

그때 다시금 빛이 반짝였다.

궤에에엑!

용용이는 재빨리 혀를 놀려 당서윤을 던져버렸다.

그녀가 휘말리지 않도록

쿠우우우우웅

그리고 이내 용용이의 몸이 땅에 거칠게 처박히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몸뚱아리를 강하게 짓눌러버린 것이다.

용용이에 의해 강제적으로 거리가 벌려진 당서윤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불시에 기습을 가하는 장본인을 마주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전신 푸른 빛의 뇌광雷光을 두른 채 용용이를 짓밟고 있는 흉악스러운 늑대를

'저놈이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번개처럼 움직여 용용이를 가격한 장본인이 저 늑대라는 걸

'.....어떻게든 떼어내야해.'

이대로 가다단 용용이의 허리가 박살나버릴 것이다.

우우우우우웅

재빨리 만류귀원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러자 전신에 녹빛의 독기가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쇄애애애액

이내 당서윤은 늑대를 향해 재빨리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독기로 가득 머금은 집합체들이 그대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파지지직 파지지직

하지만 호기롭게 쏘아진 독기의 집합체들은 늑대조차 근처조차 접근치 못하였다.

늑대의 전신을 두르고 뇌광이 독기들을 한순간에 태워버린 까닭이었다.

[차례를 지켜라. 인간 계집, 아직 이놈의 차례가 끝나지 않았다.]

뇌광을 머금은 늑대는 히죽거리며 입을 떼었다.

'.....위험해....'

당서윤의 눈빛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저 뇌광을 두르고 있는 늑대의 힘이 기존의 마물들과는 격을 달리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던 까닭이었다.

결코 이길 수 없는 상대인 것이다.

파지지직 파지지직

곧이어 늑대를 중심으로 번개가 흩뿌려졌다.

궤에에에에엑!

그리고 흩뿌려잔 번개에 노출된 용용이는 괴로운듯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살갗이 타들어가는 끔찍한 고통이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었다.

"그만둬! 그만둬!!"

당서윤은 다시금 독기를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고통스러워하는 용용이의 모습을 더는 두고볼 수 없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 어떤 독기毒氣도 늑대의 뇌광을 꿰뚫지 못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말이다. 내가 인간따위가 하는 말을 들을 리 없지 않은가?]

파지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뇌광을 두른 늑대는 다시금 맹렬한 기세로 번개를 흩뿌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푸른 번개가 용용이의 몸뚱아리 전체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궤에에에에에에에에엑!!!

용용이는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번개는 가죽을 태웠고

뼈를 부쉈으며

혈액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내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 그만해! 제발 그만해!"

당서윤은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더이상은 무리였다.

더 지속되었다간 용용이가 죽고 말것이다.

[거절하지. 인간.]

푸른 늑대는 단호히 거절하였다.

평생토록 원하는대로 살아왔던 자신이었다.

하찮은 인간따위 말을 들을 리 만무한 것이다.

꿰에에에에에에에엑

"안돼에에에에!!"

이내 용용이와 당서윤의 처절한 비명성이 사방에 울려퍼졌고 푸른 늑대는 웃음 짓기 시작하였다.

절망으로 가득한 저들의 비명이 너무나 기분 좋게 들린 까닭이었다.

번쩍

그 순간 빛이 번쩍였다.

[크아아아아악!!!]

쿵 쿵 쿵 쿵

그와 함께 늑대의 몸뚱아리가 그대로 날아가 바닥을 나뒹굴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거대한 힘을 그를 인지조차 못할 속도로 가격해버린 것이다.

'.....내가 인지조차 못했다고!?'

푸른 늑대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자신은 마경 그 어떤 마물보다 속도에 예민한 존재였다.

그런 자신이 인지조차 못할 속도라니

어찌 당혹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미안해요."

그때 옥구슬이 굴러가는듯한 고운 음색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휘이익

늑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날려버린 원흉을 마주하기 위해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제가 너무 많이 늦었죠?"

주저앉은 인간 암컷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또다른 여인을

"......선배님."

당서윤은 손내미는 여인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제부턴 제가 맡도록 할게요. 정말 고생하셨어요."

옥령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말을 듣는 순간

당서윤은 모든 긴장이 한순간에 풀리는 걸 느꼈다.

옥령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그녀에게 안정감과 평온함을 선사한 까닭이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선배님."

"걱정마세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테니까요."

옥령은 확신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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