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가살不可殺....그 어떤 것으로도 죽일 수 없고, 꺾을 수 없는 불사의 파괴자.....만물 위에 군림하는 포식자.....내가 바로 불멸不滅이다! 네년이 몇 번이고 신체를 불태워버려도! 난 몇 번이고 수복할 것이다!]
부우우우우우웅
불가살이는 거대하기 짝이없는 발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신체를 날려버린 불구대천의 원수
주현영을 찌부라뜨려 처참한 죽음을 선사하기 위함이었다.
이내 주현영의 주변이 까맣게 물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불가살이의 발그림자가 그 주변부를 완전히 뒤덮은 것이다.
[죽어라아아아아!]
불가살이는 발밑을 바라보며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스으윽
그 모습을 얌전히 지켜보던 주현영이 이내 왼손을 뻗었다.
날아드는 발쪽을 향해서
화르르르르륵
그 순간 그녀의 왼손에서는 칠흑과도 같은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꺼지지 않는 불꽃, 흑염黑炎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화아아아아아아악
이내 검은 불꽃이 더욱더 거세게 타오르더니 불가살이의 발을 그대로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르륵
그러자 거대한 발이 검은 화염에 휘감기며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불가살이는 고통 가득한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살갗을 파고드는 끔찍한 열기를 도저히 참을 수 없던 까닭이었다.
기우뚱
이내 불가살이의 거대한 몸이 균형을 잃으며 기우뚱거리기 시작하였다.
남아있는 발로는 그 육중하고 거대한 몸을 도저히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콰앙
그 모습 본 주현영은 곧바로 용천혈에 내력을 집중시킨 뒤 그대로 폭발시켰다.
쇄애애애애액
그녀의 신형이 하늘 위로 빠르게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더욱더 높이
더욱더 빠르게
치솟고 또 치솟았다.
이내 구름 위까지 치솟은 주현영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몸이 반쯤 넘어간 불가살이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 어떤 것으로도 죽일 수 없다고 했더냐?"
주현영은 불가살이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몇 번이고 수복할 것이라고 했더냐?"
꽈아아악
곧이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몇 번이고 불태워주겠느니라!"
주현영은 불가살이의 가슴팍을 향해 왼주먹을 내질렀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주먹으로부터 어마어마한 화력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그 화력은 노출된 불가살이는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끔찍한 작열통이 전신을 휘감은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이내 땅을 울리는 굉음성과 함께 어마어마한 진동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불가살이의 거체가 뒤로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이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쿠우웅 쿠우우웅 쿠우우웅 쿠우웅
뒤로 넘어간 불가살이는 거대한 손발을 이리저리 흔들며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전신을 불태우는 검은 불꽃을 어떻게든 꺼트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발광을 해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거세게 불타오를 뿐이었다.
"소용없도다. 본녀의 흑염黑炎은 눈에 비치는 걸 완전히 태워버릴 때까지 꺼지지 않는 필멸必滅의 불꽃이니."
주현영은 발광하는 불가살이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놈이 전부 태워질 때까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흑염은 필멸必滅의 불꽃이었다.
대상이 멸해질 때까지 결코 꺼지지 않는 것이다.
불멸이라 자칭하는 불가살이를 상대하는 데 있어
이보다 좋은 수단 또한 없으리라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저주스러운 년! 끄아아아악! 개같은 년! 아아아아악!]
불가살이는 끔찍한 비명성을 내지르며 더욱더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주현영은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저 불멸을 자칭하는 마물의 몸뚱아리가 전부 불타없어지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흐음.."
주현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불가살이의 몸뚱아리가 소멸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까닭이었다.
검은 화염은 여전히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몸뚱아리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릴 기세로 말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불가살이 또한 끝없이 몸을 수복하고 또 수복하였다.
소멸과 재생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질기군.'
주현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불가살이가 흑염에 휩싸인 지 벌써 이각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이다.
하지만 불가살이는 여전히 소멸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끔찍한 고열에 불태워지면서도 끊임없이 수복을 하며 끝까지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질긴 재생력이 아닐 수 없었다.
'과연 불멸이라 이건가?'
아무래도 불멸을 자칭한 게 과언은 아니였던듯 하였다.
저리고 끈질긴 걸 보면 말이다.
'........곤란하군'
주현영은 난감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죽을 때까지 얼마든 지 불태워버리겠다고 말하긴 하였지만 흑염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꽤나 한정되어있었다.
의지가 담겨진 만큼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더군다나 불가살이는 발광하듯 몸부림치며 산천초목은 대지까지 박살내고 있었다.
만약 저 상태로 끝까지 냅뒀다간 제국의 영토가 완전히 파괴되고 말 것이다.
'........다른 수를 써야하는가?'
장기전으로 간다면 오히려 이쪽이 불리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은 화력면에서 압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저 끝없는 재생력이 자신의 정신력을 앞서게 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테니
'....어쩐다..'
주현영은 고심하였다.
이대로 흑염을 유지하여 재생력이 떨어질 때까지 불태워버릴지
아니면 다른 수를 써야할 지 말이다.
[크아아아아악!!.....하하하하하하하!!...끄아아아악!...하아아아!!]
웃으면서 비명을 내지르는 모순적인 울림이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휘익
그 소리에 주현영은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인간 계집이여!!! 잘들어라아아....크아아아아악!.......지금은...으으윽..비록..네년이..압도...아아아악...하고 있지만!.....기력이...다하여어어어!! 불길이 꺼지는 순간.....아아아아아악!! 전세는...으으그극....완전히 역전될 것이다아아아아!!!.......그러니...아아아악! 마음껏...마음껏 여유를 만끽하거라아아아! 그게 네년의 삶의 마지막 여유가 될테니이이이!!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불가살이가 처절한 비명성을 내지르며 웃기 시작하였다
그는 확신하였다.
결국 승리하는 건 자신이 될 것이라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고는 하나
불을 연소시키는 그 원인은 저 건방진 계집의 의지였다.
정신력이 감퇴된다면 불꽃 또한 자연스레 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할 수 있었다.
자신의 불멸이 그녀의 필멸을 앞설 것이라고
"본녀의 불꽃은 앞으로도 몇 시진은 불타오를 것이다. 그걸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주현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불가살이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몇 시진이고 불태울 여력이 남아있었다.
불가살이의 불멸을 압도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다.
[불멸에 한계따윈 없다!]
불가살이는 자신있게 소리를 내질렀다.
천 년의 화를 불꽃으로 승화시켰던 강철이의 불꽃에 하루종일 불태워졌을 때도
요망한 여우들의 왕. 농질의 여우불에 사흘밤낮으로 불태워졌을 때도
마물들의 왕, 구영이 내뿜는 독기에 몇 시진이고 절여졌을 때도
끊임없이 재생하여 결국 끝까지 생존하였던 자신이었다.
고작 몇 시진을 버티는 것따윈 일도 아닌 것이다.
[어디 마음껏 발악해보거라! 아아아악!!...결국...승리하는 건 내가...될...테니!!!!]
불가살이는 더욱더 거세게 몸부리치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 말이 거짓은 아닌듯하구나."
주현영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불가살이의 말에 허세따윈 전혀 없었다.
진실로 몇 시진정도는 버텨낼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고맙다, 덕분에 결정할 수 있었다. 미물이여."
파앗
순간 불가살이의 전신에 타오르듯 검은 불꽃들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포기한 것이냐? 아니면 이제와 목숨을 구걸할 셈이더냐?]
고통에서 해방된 불가살이는 의아함을 느끼며 되물었다.
별안간 불꽃을 거둬들인 주현영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꿈을 꾸는구나. 본녀가 네놈따위에게 굴복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주현영은 싸늘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저 결정을 내린 것뿐이다. 네놈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말이야."
[크하하하하하하, 어리석구나, 인간이여, 끝까지 내게 대항하려들다니 말이야. 필멸必滅을 자신하던 네년의 불꽃조차 불멸不滅에 닿지 못하였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나를 상대한다는 말이더냐?]
불가살이는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필멸의 자신하던 흑염마저 거둬들인 판국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자신을 상대할 심산이란 말인가
"그건 직접 겪어보도록 하라."
주현영은 양팔을 위쪽으로 천천히 들어올렸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단 직접 겪은 게 나을테니."
[그래, 어디 발악해보거라! 네년이 준비한 게 무엇이 되었든 얼마든지 받아주마!]
불가살이의 목소리는 굳은 신뢰가 가득 차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자신을 해할 수 없다는 맹목적인 신뢰가 말이다.
"그 말, 후회하게 해주지."
주현영은 싸늘한 눈빛을 반짝였다.
화르르르륵
화르르르륵
곧이어 그녀의 양손 위로 어마어마한 화력이 치솟더니 구체 행태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태양열화신공의 원류이자
최고의 양기공이라고 불리우는 화공.
극양염황마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내 화력이 더욱더 거세지며 불꽃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크하하하하! 부족하다! 부족해! 고작 그정도 화력으로는 내 거죽조차 태울 수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불가살이는 크게 웃음 지었다.
화력이 거세긴 하나 부족하였다.
저정도로는 자신의 불멸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크게 웃음짓고 있을 때였다.
화르르르르르륵
화력이 더욱더 거세지며 불꽃이 새파랗게 물들어갔다.
더불어 구체의 크기가 불가살이와 맞먹을 정도로 커지기 시작하였다.
[부족하다! 그따위 불꽃은 몇 년이고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화르르르르르륵
화력이 거세지고 파랗게 물들었던 불꽃이 점점 검게 물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완전히 불태워질 때까지 꺼지지 않는 검은 불꽃.
필멸必滅의 불꽃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인간이여! 아까와 전혀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 네년이 만들어낸 필멸의 불꽃으로 내 불멸을 넘어설 수 없다!]
화르르르르르륵
그 순간 불길이 한 차례 더 거세졌다.
그리고 검게 물들어있던 구체의 불꽃이 찬란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마치 저 창공에 타오르고 있는 태양처럼 말이다.
[..............끄아아아아악....아아아.....뜨거워...뜨거워...아아악!!...대체...무슨 짓을 한 것이냐아아!!]
곧이어 불가살이가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그저 빛을 쐬여지는 것만으로도 몸이 그대로 녹아내렸기 때문이었다.
"여러모로 부담되는 힘인지라, 최대한 안쓰려고 했다만 그러기엔 네놈의 불멸이 너무나 강대하구나."
주현영은 몸부림치는 불가살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운듯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기술이였기에
웬만해선 이렇게까진하고 싶지 않았다.
흑염룡선에서 끝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불가살이의 불멸은 너무나 강대하였고 결국 봉인해둔 기술마저 꺼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와버렸다.
실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영광으로 알도록 하라. 마물이여. 내 강자로서 널 인정하였기에 내보이는 기술이니."
주현영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결전 비기인 염황炎皇이니라."
주현영은 양손을 앞쪽으로 휘둘렀다.
그 순간 찬란하게 빛나는 소태양小太陽이 그대로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내리쬐는 빛에 몸부림을 치고 있는 불가살이를 향해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소태양小太陽양과 불가살이가 정면으로 충돌하였고 귀를 찢는듯한 굉음성과 천지를 진동시키는 거대한 충격파가 온사방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으으윽!"
"아윽!"
그 충격파에 노출된 병사들이 신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충격파와 함께 전해져온 풍압이 전신을 저릿저릿하게 만든 까닭이었다.
"모두 서로의 팔짱을 끼고 지탱하라! 자칫 잘못하다간 날아가버릴 것이다!"
정천호 관양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크게 외쳤다.
풍압이 상상이상으로 거대하였다.
자칫 방심하다간 그대로 날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서로 서로 팔짱을 낀 채 힘을 주어 몸을 지탱하였다.
어떻게든 날아가지 않기 위해
그렇게 병사들은 버티고 또 버텼다.
충격파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아...하아...하아...하아."
곧이어 관양이 거칠게 숨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성벽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충격파가 어느정도 가라앉은 까닭이었다.
'...불가살이는?'
이내 관양은 재빨리 정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찬란한 태양과도 같은 구체를 정면으로 받아낸 불가살이의 생사에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시선을 돌린 순간
관양은 볼 수 있었다.
불가살이가 서있던 자리에 생겨난 깊고 거대한 구덩이를
'........소멸...'
그 모습을 본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불가살이가 완전히 소멸하였다는 사실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로 말이다.
"......이래서 자제하려고 했던 것이거늘..."
한 편 주현영은 운석이 떨어진듯한 거대한 구덩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제국의 소중한 국토를 훼손시켰다는 생각에 절로 안타까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이 커다란 구덩이를 전부 메꾸려면 실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게되리라
'.아무래도.....폐하께.....부탁을 해야겠도다.'
주현영은 생각하였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애교를 좀 부려야겠다고 말이다.
주현영은 그렇게 실없는 생각을 하며 그대로 몸을 돌려버렸다.
어떠한 미련조차 남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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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죽일 수 없고 꺾을 수 없는 불사의 파괴자.
만물 위에 군림하는 포식자.
불가살이는 그렇게 영원한 소멸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름 그대로 불火에 의한 죽음可殺伊을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