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우우우우우웅
들어올려진 거대한 발이 그대로 언중기를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쿠우우우우우웅
휘이익
언중기는 재빨리 몸을 날려 그 발길질을 피하였다.
저런 것에 정통으로 받아줄 여력따윈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피하는 것만이 최선이리라
쿠우우우우우웅
쿠우우우우우웅
재앙의 마물은 쉴새없이 발을 놀리며 짓밟고 또 짓밟기 시작하였다.
납작하게 찌부라뜨릴 기세로
그리고 언중기는 그 모든 공격을 최선을 다해 회피하기 시작하였다.
단 한 번의 발길질조도 허용할 수 없다는듯이
그렇게 얼마나 발길질이 이어졌을까
휘이이이익
마물의 길쭉한 코가 빛살과 같은 속도로 휘둘러지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바람을 꿰뚫는 파공성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악!"
이내 언중기는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지르며 그대로 바닥을 처박히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응치 못하고 그대로 일격을 허용해버린 것이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마물은 이때 싶어 코를 쉴새없이 휘두르고 또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이 만용으로 가득 찬 인간에게 최후를 선사해줄 요량이었다.
"크으윽...하아아악!...아아아악!"
언중기는 양팔로 안면을 보호한 채 버티고 또 버텼다.
저 쉴새없이 퍼부어지는 연격이 멈춰질 때까지
그렇게 얼마나 연격이 쏟아졌을까
이내 마물은 쉴새없이 휘두르던 코를 서서히 거둬들였다.
공격이 완전히 멈춰진 것이다.
"하아...하아...하아...하아.."
연격이 멈추지 언중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오로지 호신에만 모든 정신을 집중한터라
호흡하는 것조차 잊어버린 까닭이었다.
그렇게 한창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
언중기는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머리에 위에서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거대한 발바닥을
"빌어먹을!"
언중기는 인상을 와락 찌푸린 채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피하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쿠우우우우웅
곧이어 지축이 뒤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발이 언중기를 완전히 짓눌러버린 것이다.
[강하긴 하나 결국은 인간이로군. 그 한계가 너무나 명확해.]
콰드드득 콰드드득
곧이어 재앙의 마물은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근자근 짓밟기 시작하였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그렇게 얼마나 짓밟았을까
[흐음?]
재앙의 마물은 이질감을 느꼈다.
발바닥에서 묘한 압력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 순간
땅을 짓누르고 있던 발이 서서히 들어올려지기 시작하였다.
부들 부들 부들
짓밟혔던 언중기가 부들거리는 양팔로 짓밟고 있던 발을 밀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닛!?]
그 모습에 재앙의 마물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무려 수천 근에 다다르는 다리였다.
거기다 힘까지 주고 있으니 체감되는 무게는 그 배는 넘어섰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그런 걸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들어올릴 수 있다는 말인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인간의...한계를....무시하지...마라아아아아!"
언중기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더욱더 강한 힘으로 발을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기우뚱
그러자 재앙의 마물이 균형을 잃고 기우뚱거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당장에라도 넘어갈 것처럼 말이다.
콰아앙
곧이어 언중기는 용천혈에 내력을 집중시킨 뒤 그대로 폭발시켰다.
그리고 그 반탄력을 이용해 공중으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콰앙
곧이어 머리까지 다다르자 언중기는 주먹을 내질렀다.
일격에 일격에
살의와 투기를 가득 담고
부숴버리고 말겠다는 의지를 감싼 채 끊임없이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주륵
주르르륵
주르르르르륵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성벽보다 거대한 마물이
무게조차 가늠할 수 없는 육중한 마물이
뒤편으로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의지가 있다면! 노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굉음성이 더욱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그리고 재앙의 마물은 옅은 신음성을 흘렸다.
주먹이 그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진 까닭이었다.
'그 짧은 새 성장한 것인가'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명백한 격의 차이를 이렇게까지 빠르게 메꿔올 줄이야.
'대단하군....하지만!'
쿠우우우웅
곧이어 재앙의 마물은 양발을 강하게 내리꽂았다.
콰지지직 콰지지직
그러자 양발이 땅에 파고들며 그대로 고정되기 시작하였다.
더이상 밀려나지 않게 된 것이다.
부우우우우우웅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거대한 앞발을 그대로 휘둘렀다.
쿠우우우웅
그러자 압박을 가하던 언중기의 몸이 땅에 처박혀버렸다.
빛살보다 빠르게 쏘아지는 공격에 대응치 못한 것이다.
"...쿨럭...쿨럭"
땅에 처박힌 언중기는 핏물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전신을 전해져온 거대한 압력에 속이 뒤틀려버린 까닭이었다.
[인정하겠다. 인간이여. 그대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설마하니 그 짧은 새 이만한 성장을 이룩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재앙의 마물은 언중기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꼴을 보니 더는 무리인듯 하구나.]
성장을 이룩하였다고는 하지만 지금껏 누적된 피해가 상당하였다.
더는 대항할 수없는 몸이 된 것이다.
".....그걸...정하는건...네놈이..아니다."
언중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굳건한 두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양주먹을 들어올릴 뿐
[끝까지 해볼 참이더냐?]
"하루종일도 할 수 있다!"
언중기는 열의로 가득찬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대단하구나. 인간이여.]
재앙의 마물은 순수히 감탄하였다.
짐작해보건대 눈앞에 인간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초점은 반쯤 흐려졌고
숨을 거칠었고
두다리는 쉴새없이 후들거렸다.
서있는 것자체가 고역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그런데도 눈앞에 인간은 포기치 않았다.
한계에 다다른 신체를 더욱더 극한으로 내모는 것이다.
어찌 대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네 이름을 알고 싶다. 강인한 인간이여.]
"........언중기...지상 최강이 될 남자다."
언중기는 마물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반갑다. 지상 최강을 목표로 하는 자여, 난 불가살이不可殺伊다. 마물들의 왕조차 죽일 수 없었던 불사의 존재이자 모든 쇠를 먹는 재앙이지.]
재앙의 마물, 불가살이는 차분한 어조로 이름을 밝혔다.
적수로서 언중기를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널 죽이면....지상 최강에 한층 더 가까워지겠군.."
언중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호승심을 잃지 않고 있던 것이다.
[크하하하하하하하! 어디 한 번 마음껏 해보거라! 지상 최강을 목표로하는 자여! 내 얼마든지 받아주겠노라!]
"사양치 않겠다!"
쇄애애애애액
곧이어 언중기의 신형에 불가살이를 향해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혼신의 힘이 담긴 거권을 그대로 내질렀다.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는 강대한 의지를 담은 채로
불가살이는 머리를 그대로 휘둘렀다.
신체 중 가장 단단한 이마로 저 공격을 받아낼 심산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언중기의 주먹과 불가살이의 이마가 정면으로 충돌하였고 어마어마한 굉음성과 함께 충격파가 온사방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
털썩
이내 언중기의 몸이 그대로 땅바닥에 널부러졌다.
탈진하여 쓰러져버린 것이다.
[넌 최선을 다했다. 지상 최강을 목표로 두고 있는 자여.]
불가살이는 그런 언중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는 실로 최선을 다하였다.
얼마 남지 않은 힘으로
자신의 두개골에 금을 가게 만든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날 뛰어넘지는 못하였구나.]
하지만 그뿐이었다.
결국 끝까지 버틴 건 자신이었으니
[편히 쉬거라. 강자여.]
불가살이는 거대한 발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완전한 죽음을 선사해줄 요량이었다.
퍼어어억
그때 가슴팍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퍼억 퍼어억 퍼어억 퍼억
몇 번이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스으으윽
불가살이는 의아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성벽 위에서 날아들고 있는 수많은 바위들을
"쉬지 않고 투석기를 쏘아보내라! 찰나의 틈조차 내보이면 안된다!"
정천호 관양은 병사들을 향해 명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일제히 답한 후 쉴새없이 투석기에 바위를 장전하기 시작하였다.
부우우웅
부우우웅
그리고 쏘아내고 또 쏘아내기 시작하였다.
저 불사의 존재가 언중기를 죽이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내기 위해
[아무래도 네놈이 저 겁쟁이들에게 불을 지펴준 것 같구나.]
불가살이는 널부러진 언중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겁을 잔뜩 집어먹었던 놈들이
이제는 바위를 쏘아내며 대항을 하기 시작하였다.
분명 언중기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미약한 불을 말이야.]
불가살이는 커다란 아가리를 쩌억 벌리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입 안에 거대한 기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셀 수조차 없이 많은 쇳조각들이 그 기운들과 함께 휘몰아치며 서서히 뭉쳐지기 시작하였다.
'심상치 않다.'
그 모습을 마주한 관양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불가살이의 입에 모여든 기운이 심상치 않음을
단단한 성벽조차 감당할 수 없는 힘이 담겨있음을
"모...모두! 흩어져라! 성벽에서 벗어나야한다!"
다급히 소리를 내질렀다.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이미 한계까지 모여든 커다란 쇳덩어리가 거대한 기운들과 함께 그대로 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질끈
그 순간 성벽 위에 있는 관양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확정된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느낀 까닭이었다.
"............."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병사들의 숨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스르르륵
의아함을 느낀 관양을 눈을 슬며시 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불가살이가 쏟아낸 거대한 쇳덩어리를
홀로 마주하고 있는 철탑과도 같은 남자를.
[지상 최강을 목표로 하는자여. 그대로 기절했다면 좀더 안락한 죽음을 맞이하였을 것을...꼭 이렇게까지 무리를 해야했는가?]
불가살이는 철포鐵砲를 막아낸 언중기를 바라보며 입을 뗴었다.
"..............지키지 못하는...자가...어찌 최강이..될 수..있겠는가..?"
언중기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극심한 고통과 피로에 말조차 제대로 잇기 힘든 까닭이었다.
털썩
곧이어 언중기의 몸이 그대로 바닥에 널부러져버렸다.
모든 기력을 다한 것이다.
[그대는 내가 지금껏 마주한 인간 중 최강이었다. 몸도 마음도 말이야.]
말을 마친 불가살이은 거대한 발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미약한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그에게 완전한 평온을 선사할 요량이었다.
"투석기를 쏴라! 일기당천을 잃어선 안된다아아아!"
관양은 발작하듯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방관할 수 없었다.
어찌 은인의 최후를 두 눈으로 목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퍼어억 퍼어억 퍼어억
퍼어억 퍼어어 퍼어억
수많은 바위들이 불가살이의 가슴팍에 내리꽂히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금강석보다 단단한 그의 가죽을 도저히 꿰뚫을 수 없던 것이다.
이내 언중기의 전신에는 어둠이 찾아왔다.
불가살이의 거대한 발이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것이다.
그 모습에 모든 병사들과 무인들의 얼굴에는 절망이 드러워지기 시작하였다.
무엇 하나 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자신들의 초라한 힘으로 말이다.
그렇게 모두가 절망하던 그 때
화르르르르르륵
희망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불가살이의 머리통에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불가살이는 끔찍한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쿠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그대로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가버렸다.
끔찍한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순간 병사들과 무인들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경악스러운 광경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그렇게 모두가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때
또각거리는 발소리가 선명히 울리기 시작하였다.
모든 이들이 이목이 그 발소리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타오르는듯한 적색 머리칼
홍옥처럼 반짝이는 붉은 적안
신이 직접 조형한듯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목구비
여성임을 짐작할 수 있는 확연히 굴곡진 몸매.
우아함과 고귀함이 절로 묻어나는 분위기
그것은 여인이었다.
고대 여신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절세가인말이다.
모든 이들은 위기조차 잊은 채 그대로 넋이 나가버리고 말았다.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혼을 빼앗겨버린 것이다.
대체 저 여인은 누구란 말인가
"이제 걱정말거라. 제국의 용맹한 전사들이여."
그때 여인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본녀가 왔으니."
그리고 홍옥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