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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205화 (1,206/1,419)

콰아아아아앙

찢을듯한 굉음성과 함께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에 비산하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털썩

그리고 그 충격을 정면으로 받아낸 강하윤은 옅은 신음성을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전력을 다한 농질의 일격을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넌 거기 가만히 있어!]

농질은 흉악스러운 짐승의 팔로 강하윤을 짓눌러버렸다.

그리고 재빨리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뒤쫓아오던 주소양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였다.

부우우우우우웅

아니나 다를까 시선을 돌리니 붉게 물들여진 주소양의 검이 빛살처럼 날아들고 있었다.

[어딜!]

농질은 눈을 빛내며 재빨리 왼팔을 뻗었다.

한 번은 멋모르고 당했지만 두 번은 어림도 없었다.

똑같은 전법이 먹혀들 정도로 어리숙하지 않은 것이다.

콰아아아앙

곧이어 주소양의 파검破劍과 농질의 흉악스러운 팔이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휘청

[크으윽!]

이내 굉음성과 함께 농질의 몸이 크게 휘청이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의 검격에 명백히 밀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농질의 몸이 휘청인 순간

강하윤은 땅을 박차 몸을 짓누르고 있던 짐승의 팔을 그대로 재빨리 뿌리쳐버렸다.

덥석

그다음 속공으로 달려가 통나무만한 농질의 다리를 감싸안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대로 들어올리기 시작하였다.

할 수 있는 최선의 힘을 다해서 말이다.

부우우웅

그러자 농질의 다리가 서서히 들어올려지기 시작하였다.

[어어..어어!?]

농질은 다급히 균형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주소양으로부터 전해온 강맹한 일격의 여파가 도저히 해소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우웅

곧이어 농질은 완전히 균형을 잃게 되었고 몸이 완전히 뒤로 넘어가게 되었다.

쇄애애애애애액

주소양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검신에 파괴의 의지를 담아 무방비하게 눕혀져있는 농질을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앙

[끄아아아아아악!]

이내 주소양의 일검이 무방비하게 드러난 가슴팍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되었고 농질의 비명성이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악! 개잡년들이!]

농질을 분통을 터트리며 괴성을 내질렀다.

다시금 일격을 허용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눕혀진 상태로 재빨리 날이 선 손톱을 내질렀다.

자신에게 일격을 가한 장본인.

주소양의 몸을 절단내버릴 요량이었다.

콰아아앙

하지만 손끝에 닿은 건 주소양이 아니였다.

어느새 몸을 날린 강하윤이 주소양을 밀치고 공격을 대신 받은 것이다.

[방해하지마!]

농질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고함을 내질렀다.

휘이이이익

그리고 일말의 망설임없이 바닥에 패대기쳐버렸다.

그다음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원래 목표였던 주소양을 찾기 위함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곧이어 농질은 격렬히 분통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거리를 벌려 공격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난 주소양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 까닭이었다.

[방해하지마! 방해하지마! 방해하지말라고!!!!]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어느새 몸을 일으킨 농질이 바닥에 패대기쳐진 강하윤을 짓밟고 또 짓밟기 시작하였다.

결정적인 순간

어김없이 끼어들어 방해를 가하는 강하윤에 대한 극렬한 분풀이었다.

추우우우욱

그렇게 얼마나 짓밟았을까

강하윤의 몸이 추욱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아...하아...하아..개같은 년.]

농질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끊임없이 분노를 토해내다니 보니 호흡하는 것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그때 귓가로 바람을 꿰뚫는 파공성이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저 요망한 계집이 다시금 공격을 가한 것이다.

[똑같은 수에 또 당할 성싶더냐!]

농질은 재빨리 몸을 낮췄다.

그리고 오른쪽 뒷다리를 뒤편으로 쭉 내밀어 돌진 자세를 취하였다.

본디 파괴력이란 속도와 힘와 비례하는 법.

무방비하게 서있던 상태에선 밀렸을지 모르지만

똑같이 가속도를 더한다면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압도할 게 뻔하였다.

이몸은 중량조차 압도적인 우위에 서있으니

[죽여주마!]

번쩍

농질을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하체에 온힘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최속과 최강을 더해 최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불끈

근육이 꿈틀거렸다.

콰드드드득

뒷발톱이 땅에 파고들어갔다.

최속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친 것이다.

[머리통을 터트려주마!!]

곧이어 전력을 다한 순간이었다.

콰지지직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재빨리 시선을 돌리니 정강이에 주먹을 처박아버린 강하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 질긴 년이 또다시 방해를 한 것이다.

[끄아아아악!...개같은이 년이 아직도!]

휘청

곧이어 농질은 신형이 크게 휘청이더니 그대로 앞으로 쏠리기 시작하였다.

쿠우우웅

쿠우우웅

쿠우우웅

이내 농질은 바닥에 처박힌 채 그대로 나뒹굴기 시작하였다.

전력을 다한 가속도를 도저히 제어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소양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농질을 향해 전력을 다해 일격을 내질렀다.

이내 주소양의 검과 농질의 이마가 정면으로 맞부딪히며 폭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르르륵

그리고 농질의 신형이 뒤편으로 쭉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정신없이 구르던터라 그녀의 일격을 버틸 재간조차 없던 까닭이었다.

콰아아아앙

우르르르르르

곧이어 뒤편으로 밀려난 농질의 몸이 커다란 벽에 그대로 박살내버렸고 수많은 돌무더기 파편들이 그녀 위로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몸을 완전히 매몰시켜버릴 때까지 말이다.

"하아...하아....하아...하...하아.."

그 모습을 말없이 관망하던 주소양은 이내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강하윤이 목숨을 걸고 마련해준 기회를 허투루 쓸 수 없다는 생각에 호흡조차 잊은 채 초집중을 하였다.

숨이 모자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숨을 내쉬었을까

"......괜찮아?"

어느새 곁에 다가온 강하윤이 그녀에게 물었다.

"하아...그건..내가 물어봐야할 말 같은데?"

주소양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으로 강하윤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강하윤의 몰골은 엉망진창이나 다름이 없었다.

옷은 넝마가 되어 반라가 다름이 없었고

입가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전신 곳곳에는 피멍이 가득하였다.

농질에게 시달린 여파가 역력하게 드러나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 누가 누구를 걱정한다는 말인가

"괜찮아. 버틸만해."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거짓말.'

하지만 주소양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티내고 있진 않지만 전신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동공은 반쯤 초점을 잃고 있었다.

전혀 괜찮지 않은 것이다.

"이제 그만 몸좀 사려. 이정도까지 했으면 저 여우도 상당히 힘이 빠졌을거야."

주소양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더 이상 그녀를 방패막이로 삼을 순 없었다.

"안돼."

하지만 강하윤은 그녀의 말을 일언지하 거절을 하였다.

"힘이 빠졌다해도 정면승부로는 답이 없어. "

상당한 피해를 입히긴 하였지만 농질의 요기는 정면승부로는 도저히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하였다.

만약 몸을 사리게된다면 마땅히 공격할 기회조차 잃으리라

"이대로 죽을 심산이야? 더는 무리라고."

주소양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계까지 다다른 몸으로 어찌 이리 고집을 부린다는 말인가

"죽을 생각따윈 없어, 아직 삶의 미련이 많거든."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녀는 하고 싶은 게 많았다.

다른 여인들처럼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을 귀여운 아이도 낳아보고 싶었고

직접 젖을 물려주고 싶기도 하였고

사랑하는 선우와 함께 늙어가는 기쁨을 맞이하고 싶었다.

미련이 넘칠정도로 많은 것이다.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무리 할 생각따윈 전혀 없으니까. 지극히 객관적인 판단일 뿐이니까."

강하윤은 눈을 반짝였다.

"넌 정말 예나 지금이나 고집불통이야. 하윤."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바뀌겠어?"

강하윤은 히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평생을 고집스럽게 살아온 그녀였다.

이제와서 바뀔리 만무하였다.

"........죽지마, 장례 치르는 거 귀찮으니까."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저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너나 방심하다 죽지마, 나랑 달리 넌 한대라도 맞았다간 그대로 골로 갈테니까."

"나도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생각은 없거든? 엄마는 강하구."

"어련하시겠어."

이내 두 여인은 서로를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서로에 대한 걱정과 신뢰가 그득히 느껴진 까닭이었다.

콰아아아아앙

[끄아아아아아아악!]

우르르르르

괴악스러운 비명성과 함께 돌 구르는 소리가 사방에 울리기 시작하였다.

돌무더기에 완전히 매몰되었던 농질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아아아!]

농질은 살의로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며 끔찍한 요기를 발산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에게 치욕을 안겨준 두 여인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 까닭이었다.

"그렇게 후두려맞았는데 엄청 멀쩡하네."

주소양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해왕의 해신갑海神甲조차 파괴해버렸던 파검破劍을 몇 번이나 정통으로 맞았건만

농질은 너무나 멀쩡하였다.

치가 떨릴 정도로 끔찍한 맷집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더 두들기면 돼, 아무 문제없어."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리고 양주먹을 다시금 움켜쥐었다.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이럴 수록 단순하게 가야지."

주소양은 가벼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꽈아아악

그리고 강하게 검을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죽지마. 고집불통아"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마, 팔불출아."

말을 마친 두 여인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괴성을 내지르고 있는 농질을 향해

[끄아아아아아아악!]

괴성을 내지르던 농질은 두 여인을 기꺼이 맞이하였다.

흉악스러운 요기를 끊임없이 발산하면서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앙

곧이어 다시금 천지가 진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청염이 두 여인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강하윤과 주소양은 그대로 흩어져 몸을 굴렸다.

천년의 요기가 압축된 청염靑炎을 정면으로 마주할 순 없던 까닭이었다.

두 사람이 갈라지자 농질은 재빨리 발을 놀렸다.

그러자 이내 그녀의 신형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조차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파팟

곧이어 농질의 신형에 주소양의 코앞에 모습을 드러나게 되었다.

단단한 강하윤이 아닌 주소양을 최우선적으로 척결할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휘이이이이익

농질은 주소양의 머리통을 향해 흉악스러운 발톱을 내질렀다.

머리통을 꿰뚫어버릴 기세로

휘이이익

주소양은 재빨리 검자루를 뒤집어 검면을 내보였다.

콰아아아아앙

곧이어 검면과 네 개의 발톱이 충돌하며 굉음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르륵

그와 동시에 주소양의 신형이 뒤편으로 사정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끝을 내주마!]

농질은 반대손을 들어올렸다.

이대로 끝을 내버릴 요량이었다.

쿠우우웅

그때 등쪽에서 둔탁한 충격이 강해지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강하윤인 일격을 내리꽂은 것이다.

[흥!]

하지만 농질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격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거슬리긴 하였지만 못버틸 정도는 아니였다.

주소양을 끝장낼 때까지 충분히 버텨낼 수있는 것이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그 모습에 다급해진 강하윤은 강철의 의지를 강맹한 연격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시선을 이쪽으로 돌릴 요량이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아무리 주먹을 내질러도 이쪽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위험해.'

강하윤의 표정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은 자신과 달리 농질의 일격을 버텨낼만한 수단이 없었다.

단 한 번이라도 공격을 받게된다면 그대로 절명하게 될 것이다.

'...젠장...어떻게..해야..어떻게..'

강철의 의지로는 주의를 끌 수 없었다.

무언가 방안을 마련해야하는 것이다.

살랑 살랑

그렇게 머리를 맹렬히 굴리고 있던 그때였다.

살랑이는 거대한 꼬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덥석

곧이어 강하윤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꼬리를 움켜쥐었다.

[끼아아아아악!!!!!!!]

그 순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농질이 괴성을 내지르며 곧바로 몸을 돌렸다.

콰아아아아아앙

그리고 강하윤쪽으로 전력을 다해 발톱을 휘둘렀다.

꽈아아악

꽈아아악

강하윤은 날아가지 않기 위해 꼬리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놔아! 놔아아! 놓으란 말야!]

농질은 이리저리 꼬리를 휘두르며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강하윤을 떼어내기 위해

하지만 강하윤은 그럴 수록 더욱더 강하게 꼬리를 움켜쥐었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그렇게 얼마나 실랑이가 벌어졌을까

우두두둑

강하윤이 움켜쥐고 있던 꼬리가 서서히 뜯겨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연속되는 충격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안돼!!!!]

농질은 재빨리 양손을 뻗었다.

강하윤을 움켜쥐어 그대로 압사시켜버릴 요량이었다.

콰아아아아앙

하지만 그 뜻은 이룰 수가 없었다.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주소양이 다시금 머리통을 후려쳐버린 까닭이었다.

주르르르륵

우두두둑

곧이어 충격을 해소하지 못한 농질의 신형이 뒷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고 그녀의 꼬리는 완전히 뜯겨나게 되었다.

"하윤! 괜찮아?"

농질이 완전히 밀려나자 주소양은 땅에 처박힌 강하윤을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

연속되는 충격에 큰 피해를 입었을 강하윤에 대한 걱정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어."

거대한 꼬리 위로 눕혀진 강하윤은 간신히 답하였다.

".....넌?...다치지 않았어?"

그리고 주소양에게 되물었다.

혹여 다친 것은 아닌지

"네 걱정이나 해! 난 멀쩡하다고!"

주소양은 되려 성질을 내었다.

제일 죽을 것 같은 몰골을 한 주제에 누구를 걱정한다는 말인가

"......다행이네.."

강하윤은 안심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친우를 지켜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 까닭이었다.

"진짜 바보야. 너는."

주소양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끝까지 자신을 걱정하는 그녀의 태도에 복잡한 감정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원래 영웅은 공부따윈 하지 않는 법이거든."

강하윤은 작게 웃었다.

바보라는  주소양의 말이 그리 싫게 들리지 않은 까닭이었다.

걱정에서 비롯된 말임을 알기에

그렇게 서로에 대한 걱정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내 꼬리! 내 꼬리를 뜯어버리다니! 미개한 인간따위가 내 꼬리를!]

농질의 처절한 비명성이 사방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꼬리를 잃은 슬픔에 격렬한 분노를 토해기 시작한 것이다.

주소양과 강하윤은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꼬리까지 떼어내는 중상을 입혔음에도 멀쩡한 농질의 모습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어찌 저리도 단단하다는 말인가

"응?"

"어?"

곧이어 두 여인이 동시에 시선을 돌린 순간

두 여인은 이변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윤아."

이내 주소양은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말해."

"쟤 좀 약해진 것 같지 않아?"

"....요기가 확연히 줄었어."

강하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표하였다.

분노를 토해내던 농질은 요기가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그전처럼 압도적인 요기를 발산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반짝

반짝

이내 두 여인의 눈빛에 동시에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농질이 가진 힘의 근원이 아홉 개의 꼬리였다는 사실을

저 꼬리만 제거한다면

얼마든지 농질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이다.

곧이어 그녀들의 눈빛에는 전의가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이제부턴 명백한 반격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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