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앙 콰앙 콰앙 콰앙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우레와 같은 폭음이 쉴새없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뒤이어 농질을 찢는듯한 비명성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내부로 파고들어 거대한 충격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빌어먹을!]
농질은 곧바로 도약하였다.
일단 몸부터 피하는 게 상책이란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어딜."
그러자 쉴새없이 검을 휘두르던 장본인.
주소양이 뒤따라 도약을 하였다.
쇄에에에에엑
그리고 농질의 몸통을 향해 다시금 검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앙
곧이어 찢는듯한 폭음이 울려퍼졌다.
[끄아아아아악!]
쿠우우웅
그와 동시에 도약하던 농질의 몸이 땅을 울리는 진동과 함께 그대로 곤두박질쳐버렸다.
도약따윈 이루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해버린 것이다.
부우웅 부우웅 부우웅
허공에 떠있던 주소양은 땅에 처박힌 농질을 향해 쉴새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날카롭게 벼려진 반월 모양의 강기가 세찬 소나기처럼 끊임없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앙 콰아앙 콰아아앙
[아아아아아아악!!]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강기에 노출된 농질은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강기 하나 하나에 담긴 파괴의 기운이 어마어마한 충격을 전해준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강기세레를 맞았을까
"꺼으으으윽.."
추우우욱
비명을 내지르던 농질은 숨넘어가는 소리와함께 그대로 추욱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절명해버린 것처럼 말이다.
"나까지 나설 필요는 없었나?"
어느새 땅에 착지한 주소양은 추욱 늘어진 농질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거창한 등장치고는 허무하리만큼 연약하였다.
덩치는 산만한 주제에 어찌 검격 몇 번에 이리도 허무하게 나가떨어진다는 말인가
이정도 수준이였다면 강하윤 수준에서도 충분히 정리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한창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쿠우웅
데구르르르
여덟 개의 머리 중 하나가 툭 떨어지더니 그대로 나뒹굴기 시작하였다.
번쩍
그때 감겨있던 열 네개의 눈동자가 동시에 뜨여졌다.
그리고 일제히 주소양을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적의와 살의를 가득히 담아서 말이다.
"아직 끝이 아니라 이건가?"
꽈아악
주소양은 검자루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다시금 검격을 쏟아낼 요량이었다.
쩌어어어억
그 순간 농질의 일곱 아가리가 하늘에 닿을듯 쩌억 벌려지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벌려진 아가리 사이로 그전보다 더욱더 농밀하고 거대한 요기가 맹렬한 기세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화르르르륵
그리고 모여든 요기들이 시리도록 차가운 푸른 불꽃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요기가 더 강해졌어..'
위기를 감지한 주소양은 독문무공 천월명륜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푸른 강기가 그녀의 전신을 겹겹이 휘감으며 두터운 방벽을 형성시켰다.
천월궁 대대로 전해오는 최고의 호신강기
천륜강기벽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곧이어 천륜강기벽을 향해 농질의 푸른 불꽃이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크으으윽.."
그와 동시에 주소양의 입에서 옅은 신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강기 너머로 전해져오는 열기와 압력에 상당한 고통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주르르르륵
곧이어 땅에 굳건히 고정되어있던 그녀의 신형이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쏟아지는 불길의 기세를 도저히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불꽃이 쏟아졌을까
뚝
불꽃을 쏟아내던 농질이 아가리를 다물었다.
그리고 불길이 쏘아지던 곳을 향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불에 그을려 반라에 가까워진 건방진 계집의 몰골을.
[질기구나, 참으로.]
농질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하니 만년한철조차 녹여버리는 자신의 청염靑炎을 견뎌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어찌 저리도 질기다는 말인가
".....어떻게 된거지?"
주소양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 말이더냐?]
"어째서 요기가 더욱더 강해진 거지?"
정확히 목이 떨어져나간 뒤 농질의 요기가 더욱더 농밀하게 바뀌었다.
그전과는 비교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아홉 개의 머리는 족쇄이다.]
농질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족쇄?"
[그래, 천년동안 쌓아온 강대한 요기를 제어하기 위한 일종의 억제구지. 그런 게 하나둘씩 떨어져나가니 자연히 강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진짜 말도 안되는 괴물이네."
주소양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도 충분히 자신을 몰아부칠 정도로 강대한 농질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여섯 번은 더 강해질 기회가 남아있다니
실로 말로안되는 괴물이 아닐 수 없었다.
[크흐흐흐, 이제야 실감하는 것이냐? 네가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를 말이야.]
농질을 재밌다는듯한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이해할 수 없고 기이하며 초자연적인 불합리의 집합체. 그게 바로 이 몸, 여우들의 왕 농질이다. 두렵더냐? 절망감이 들더냐? 울고 싶더냐? 도망가고 싶더냐? 어서 말해보려무나. 연약한 인간이여.]
"전부 아니야."
주소양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검을 치켜세우기 시작하였다.
명백한 대항의 의지였다.
와락
농질은 눈살을 찌푸렸다.
원하던 반응이 아닌 까닭이었다.
[....아직도 내게 대항할 생각을 하는 것이냐? 직접 몸을 겪지 않았더냐? 넌 나를 못이긴다. 운좋게 몇 번은 죽일 수 있어도 종국에는 파멸밖에 남지 않는단 말이다.]
농질은 속삭이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그녀에게 절망을 주기 위해
끔찍한 두려움을 선사하기 위해
"확실히 혼자라면 고전을 면치못할 거야. 얼마나 강해질 지 상상도 안가거든."
주소양은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농질의 말대로 혼자서라면 무리일 것이다.
목이 잘려나갈 때마다 그 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테니
"근데 혼자가 아니거든."
주소양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쇄애애애애애애액
그 순간 무언가 날아드는 소리가 귓가에 울리기 시작하였다.
농질은 머리 하나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맹렬한 기세로 날아드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콰아아아아아아아
농질의 일곱 아가리 속에서 맹렬한 청염을 쏘아져나갔다.
콰지지지지직
그러자 땅덩어리가 서서히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콰콰콰쾅
우르르르르
곧이어 날아들던 거대한 땅덩어리가 그대로 무너져내리기 시작하였다.
청염의 담긴 파괴력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어리석구나! 이정도로 날 어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냐!]
농질은 무너져내린 땅덩어리를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놀라긴하였지만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였다.
의지가 담기지 않은 공격따윈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아니지."
그때 무너져내리는 땅덩어리들 틈 속에서 한 명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힘으로 자신을 압도했던 여자.
스스로 사냥꾼이라고 칭했던 여자.
강하윤이 양주먹을 움켜쥔 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닛!?]
그 순간 농질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으르 느낀 까닭이었다.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거늘
어찌 이리 지척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방심하지 말아야지."
지척까지 다가온 강하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농질의 머리를 향해 거력이 담긴 주먹을 내질렀다.
콰지지지직
곧이어 주먹은 농질의 머리와 맞닿게 되었고 농질의 머리는 단번에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일격에 절명해버린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농질은 끔찍한 비명성을 내질렀다.
머리를 잃은 아픔이 전신에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었다.
[이 역겨운 인간놈이!]
곧이어 여섯 머리가 일제히 강하윤을 향하였다.
그리고 거대한 아가리를 벌렸다.
다시금 청염을 쏘아낼 요량이었다.
"어딜."
[끄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아앙
하지만 그 뜻은 이룰 수가 없었다.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주소양이 파괴의 의지를 담은 검으로 농질의 몸통을 그대로 후려쳐버린 까닭이었다.
[방해하지마라!!]
각 각 세 개의 머리가 주소양과 강하윤을 향하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차갑도록 시린 푸른 불꽃, 청염을 쏘아내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은 재빨리 천륜강기벽을 둘렀고
강하윤 또한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하였다.
쏟아지는 청염에 당당히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제기랄! 화력이! 화력이 부족해!]
농질은 짜증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머리를 잃고 요기가 더욱더 강대해지긴 하였지만
고작 세개의 머리로는 두 여자를 어찌할 수 없었다.
화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이다.
'이정도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그리고 두 여인 또한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곧이어 주소양과 강하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쏘아지는 푸른 불꽃을 호신강기로 버텨내면서
[꺼져어어어어! 오지마아아!]
농질은 발악하듯 비명을 내지르며 불길을 더욱더 강하게 쏘아보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무리였다.
두 방향으로 나눠진 힘으로는 절대지경에 다다른 두 고수를 도저히 어찌할 수 없던 것이다.
곧이어 두 여인이 불길을 내뿜는 농질의 코앞에 도달하게 되었다.
부우우우우웅
쇄애애애애액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검을 휘두르고 주먹을 내질렀다.
반드시 부숴버리고 말겠다는 파괴의 의지를 가득 담은 채로 말이다.
콰지지지직
퍼어어어억
곧이어 네 개의 머리가 동시에 터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각 각 두 개의 머리를 부숴버린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농질은 남아있는 네 개의 눈깔을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네 개의 머리가 터져나가는 끔찍한 고통을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이내 농질의 거대한 몸체가 나자빠져버렸다.
데굴 데굴 데굴 데굴 데굴
그리고 쉴새없이 바닥을 구르고 또 구르기 시작하였다.
연신 고통을 토로하면서 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소양과 강하윤은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마음같아선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남은 머리통을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바닥을 구르는 움직임이 너무 거칠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그대로 휘말리고 마리라
[끄아아아아아악! 처죽인다! 처죽이고 마리라!]
농질은 끔찍한 비명성을 내지르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자신에게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준 두 계집을
끔찍한 죽음을 선사해주고 말겠다고
후회 가득한 죽음을 선사해주겠다고
그렇게 얼마나 다짐을 반복하고 바닥에 굴렀을까
추우우우우욱
농질의 거대한 몸이 그대로 추욱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도 절명의 시간을 맞이한 것이다.
반짝
그 모습에 주소양과 강하윤은 눈을 반짝였다.
족쇄가 풀리기 전
가장 무방비한 상태였다.
지금이라면 어떠한 피해도 없이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두 여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농질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최후의 일격을 먹이기 위해
부우우우우웅
쇄애애애애애액
곧이어 파괴의 의지를 담은 검과 주먹이 동시에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남아있는 두 개의 머리를 향해
'끝이야!'
'끝이다!'
주소양과 강하윤은 승리를 자신하였다.
지금 이 거리라면 결코 빗나가지 않으리라
그리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어?"
"응?"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농질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던 검과 주먹이 방향을 꺾어 서로를 마주보게 된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찢는듯한 굉음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르르륵
그와 함께 주소양과 강하윤이 지체없이 뒤편으로 주욱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검과 주먹이 맞부딪히며 발생했던 거대한 반발력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쿨럭.."
"우우우욱.."
뒤편으로 밀려난 주소양과 강하윤은 각각 핏물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다급히 내력을 회수한 반작용이 그대로 전해져온 것이다.
속이 뒤집혔고 머리가 어질어질하였다.
생각지 못한 내상을 입은 것이다.
그렇게 두 여인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였다.
[천벌을 받았구나. 계집들]
농질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천벌은 무슨."
".....지우끼리 그냥 노닥거린 것뿐이야."
주소양과 강하윤은 입가에 묻은 핏물을 닦아내며 말을 이었다.
[허세를 부리는구나, 내상을 입은 게 뻔히 보이는데 말이야.]
"걱정마, 내상은 입어도 너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니까."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히려 적당한 제약이지. 이정도면."
강하윤 또한 태연히 말을 내뱉었다.
[크흐흐흐흐, 아직은 감당할 만하다고 여기는 것인가?]
머리가 두개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여섯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을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요기가 해방되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 저리 태연하다는 말인가
"질 거라는 생각이 안드네."
"마찬가지야."
주소양과 강하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혼자라면 무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하면 질 것 같지 않았다.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만한 요기인 것이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농질은 싸늘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쩌어어어어억
그리고 아가리 하나를 하늘에 닿을듯 쩌억 벌리기 시작하였다.
주소양과 강하윤은 긴장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전투 태세를 취하였다.
혹여라도 날아들 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콰드드드득
하지만 뒤이어 시작된 농질의 행동은 그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어버렸다.
아가리를 벌린 농질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여분의 머리를 그대로 씹었다
으적 으적 으적 으적
날카로운 이빨을 마찰시키며 쉴새없이 씹고 씹고 또 씹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산해진미를 먹는 미식가처럼 말이다.
".............."
".............."
주소양과 강하윤은 그 광경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그 광경을 바라보았을까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소름끼치도록 농밀한 요기가 장내에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남은 머리를 씹어먹던 농질이 끔찍할 정도로 농밀하고 강대한 요기를 발산하기 시작하였다
[어떻느냐? 아직도 감당할 만하다고 생각하느냐?]
곧이어 머리를 모두 씹어먹은 농질이 물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
"............."
그리고 두 여인은 그 물음에 차마 대답치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