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설향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 멀쩡한 농아의 상태가 도저히 믿기지 않은 까닭이었다.
분명 핏물을 흩뿌리며 목이 달아났거늘
어찌 저리도 멀쩡하다는 말인가
"글쎄, 왜일까? 왜 멀쩡한 걸까? 어디 한 번 맞춰보려무나."
농아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당혹스러운 설향의 반응이 꽤나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
설향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다음 머리를 맹렬히 굴리기 시작하였다.
농아가 멀쩡히 나타날 수 있던 이유를 찾기 위해서
"........내게 환술을 걸었구나."
곧이어 설향은 꽤나 그럴듯한 추측을 내뱉었다.
자신이 환술에 걸려든 거라면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
베어낸 건 농아의 본체가 아닌 환영이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는구나. 아해야."
그 말을 들은 농아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넌 환술에 걸려들지 않았다. 그리고 흉악스러운 검으로 내 목을 자르기까지 하였지."
"..그럴 수가."
설향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환술이 아니라면 현상황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생물체든
목을 확실히 베어냈다면 죽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어찌 저리도 멀쩡히 살아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목숨을 여벌로 들고 다니지 않고서야......아!'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무언가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설득력 있는 가정이 떠올려진 것이다.
"........아줌마, 목숨이 여러개구나."
곧이어 설향은 추측한 바를 그대로 내뱉었다.
"영 감이 없진 않구나. 아해야."
그 말을 들은 농아는 기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완벽한 정답이었다.
".......네 말이 옳다. 내 목숨은 여러개이다. 한 번의 죽음으로는 날 소멸시킬 수 없지."
농아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몇 번이나 죽여야 하는거지?"
"열일곱 번."
농아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
그 말을 들은 설향은 허탈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죽을둥살둥 구르고 또 구르고
아미의 비전절기들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편법까지 동원하여
겨우겨우 목을 자른 참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열일곱 번은 더 죽여야한다니?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진짜 불합리하네..."
곧이어 설향은 눈살을 찌푸렸다.
불합리해도 너무 불합리하였다.
미칠듯이 강한 주제에 목숨마저 여벌이라니
어찌 이런 개같은 경우가 다있다는 말인가.
"본디 삶이란 불합리의 연속이란다. 아해야."
농아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너무 상심치 말도록 하거라. 너의 존재 또한 누군가에겐 충분한 불합리였을테니"
고작 이십 년 남짓의 세월을 보냈을 계집이
유구한 세월동안 힘을 쌓아온 자신을 죽일 정도의 무력을 갖고 있었다.
세월을 뛰어넘은 강맹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이 또한 충분히 불합리이리라
"그것도 그렇네."
설향은 부정치 않았다.
틀린 말은 없었다.
자신 또한 또래는 물론이고 연배 높은 아미의 장로들조차 경악하게 만든 불합리한 재능의 소유자였으니.
"자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셈이더냐? 주저앉아 절망할 것인가? 아니면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할 것인가? 아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갈 것인가?"
농아는 기대감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격차를 깨닫게된 설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 까닭이었다.
저 당당한 계집이 절망을 할 것인지
목숨을 구걸할 것인지
아니면 도망을 칠 것인지
스으으윽
하지만 설향의 반응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그녀는 절망하지도 구걸하지도 도망치지도 않았다.
그저 순백의 칼을 높이 들어올려 농아를 겨눌 뿐이었다.
금빛을 머금고 있는 눈을 반짝이면서 말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구나."
그 모습에 언제나 여유롭던 농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원하는 반응과는 상반된 모습에 짜증이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없겠지."
설향은 즉각적으로 답을 하였다.
마지막 한수에 모든 걸 쏟아부은 참이었다.
팔다리는 후들거렸고
근육은 비명을 질렀으며
여전히 폐부는 찢길 정도로 아팠고
단전은 텅 비어버렸다
승산 따위 있을 리 만무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 끝까지 항전을 택한다는 말이냐? 빌어도 좋고 울어도 좋고 도망가도 좋다. 그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널 존중해줄 것이다. 그런데 어찌 검을 치켜세운다는 말이냐?"
"그저 후회없는 선택을 한 것 뿐이야."
설향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울고불며 빈다면 살 수 있을 지도 몰라. 도망친다면 살 수 있을 지도 몰라. 하지만 만약 그리 한다면 내가 아닌 게 되어버려."
목숨을 위해 평생을 추구해온 신념을 버린다면 그녀의 본질은 없어지고 말 것이다.
설향이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그리 할 수 없었다.
죽더라 끝까지 자신답게 살고 싶었으니.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
"두려워, 하지만 내가 아닌 게 되는건 더 끔찍해."
설향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인간은 참으로 이해할 수는 존재다. 어찌 한낱 신념따위 목숨을 바친다는 말인가?"
농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설향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까닭이었다.
"그게 짐승과 인간의 차이야. 잘기억해둬, 아줌마."
설향은 힘없이 미소 지으며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검을 강하게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좀더 조롱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하였고
전신에는 힘이 빠졌으며
몸을 지탱하고 있는 다리가 끊임없이 흔들렸다.
더 시간을 끌다간 뭣도 못해보고 그대로 쓰러지리라
쇄애애애애액
곧이어 설향이 농아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먼젓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현저히 느린 속도로
"재미없군."
농아는 노골적으로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신념따위에 목숨을 바치는 인간따위는 전혀 재밌지 않았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기에 꼴사나운 반응을 전혀 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죽거라."
곧이어 농아는 손톱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일말의 망설임없이 그대로 휘둘렀다.
쩌어억
쩌어억
곧이어 설향의 검면에 잔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힘이 빠질대로 빠져 도저히 농아의 손톱을 견뎌낼 수 없던 까닭이었다.
콰지지지직
이내 설향의 검이 완전히 산산조각나버렸다.
결국 완전히 쪼개져버린 것이다.
'끝이다.'
농아는 손톱 끝을 모아 한점에 집중시켰다.
단숨에 파고들어 간을 빼버릴 요량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곧이어 그녀의 손톱이 파공성과 함께 설향의 몸통으로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질끈
설향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기다렸다.
약속된 죽음의 시간을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왜 안아프지?'
설향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예상한 고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까닭이었다.
'....멈춘건가?'
의문이 든 설향은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부들 부들 부들
파들파들 떨리는 농아의 손목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있는 절세가인의 모습을
'저분!?'
그리고 설향의 눈빛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여인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저 여인이 어찌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인가.
"자라나는 새싹을 이리 무참히 짓밟어야 쓰겠어?"
손목을 움켜잡은 여인은 농아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너는 누구지?"
농아는 긴장 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정신이 팔려있었다지만
코앞까지 오는 걸 전혀 눈치 못챘었다.
뿐만아니라 힘까지 완전히 압도당하였다.
안간힘을 써도 붙잡힌 손목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필시 범상치 않은 존재가 분명하였으니
"사냥꾼."
그 물음에 절세가인,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널 잡으러 왔단다. 여우야."
곧이어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
"본질을 꿰뚫어본건가?"
농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자신의 정체를 단숨에 파악한 여인에 대한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아아, 너무 잘보이더라고."
"심안心眼을 개방한 건가?"
"뭐, 비슷해."
강하윤은 태연자약하게 답을 하였다.
"우습네, 고작 심안을 개방한 정도로 날 잡겠다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농아는 가소롭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말이 허황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글쎄, 보기엔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은데?"
강하윤은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어투로 입을 떼었다.
꽈아아악
그리고 더욱더 강하게 손목을 움켜쥐었다.
".....크으윽.."
그러자 농아의 입에서 고통 어린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뼈를 부숴버릴듯 조여드는 압력에 불쾌한 고통을 느낀 것이다.
"봐봐, 이렇게 힘 차이가 나잖아?"
"건방져, 고작 힘따위를 압도한다고 그리 자신을 하는 꼴이 말이야."
농아는 눈살을 찌푸린 채
"그렇다면 묻지, 넌 내게서 무엇을 압도할 수있지?"
강하윤은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힘을 제외한 모든 걸!"
쇄애애애애액
곧이어 날이 세워진 농아의 반대손이 강햐윤의 머리통을 향해 그대로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두개골을 꿰뚫어버릴 요량이었다.
씨익
강하윤은 미소 지었다.
부우우웅
그리고 날아드는 손톱을 향해 머리를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멍청한!'
그 모습에 농아는 비웃음을 흘렸다.
명검보다 날카롭고
만년한철보다 단단한 자신의 손톱이었다.
그런 걸 맨머리로 받아내려고 하다니
어찌 멍청하다 비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만용이 널 최후로 인도할 것이다!'
농아는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콰지지직
하지만 그 믿음은 얼마 안가 그대로 부숴지고 말았다.
강하윤의 이마에 닿은 손톱이 그대로 뭉개져버렸기 때문이었다.
"크으으윽..!"
순간 농아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예상치 못한 고통에 절로 표정이 찌푸려진 것이다.
"너무 연약해."
강하윤은 그런 농아를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부우우웅
그리고 일말의 망설임도없이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앙
곧이어 농아의 안면과 주먹이 맞닿자 커다란 굉음성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부우우우우웅
그와 함께 농아의 신형이 사정없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주먹의 담긴 거력을 도저히 감당치 못한 것이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관사를 겹겹히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벽들이 거침없이 뚫리기 시작하였다.
농아를 후려친 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말이다.
멍
설향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무나 압도적인 신위에 넋이 그대로 나가버린 것이다.
자신이 그리 고전하던 농아가 저리도 쉽게 제압당하다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괜찮느냐?
그때 귓가로 걱정 어린 목소리가 파고들기시작하였다.
목숨을 구해준 강하윤의 목소였다.
"무림말학 설향이 선배님을 뵙습니다!"
설향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다급히 포권을 취하였다.
강하윤은 여중제이인이라고 불리우는 절대고수이자 수많은 여협들의 동경을 한몸에 받는 선배였다.
배분상 큰 차이가 안난다고는 하지만 극진한 예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과례는 되었다. 지금은 예의를 차릴 상황이 아니니."
강하윤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직 여우의 생명은 넘치도록 많단다."
강하윤은 농아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며 가벼이 턱짓을 하였다.
우르르르르르
"끼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돌무더기 잔해를 해치고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농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죽음을 면한듯 보이긴 하였지만 멀쩡하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건방진 년! 내게 상처를 입히다니! 정녕 네가 죽고 싶은 게로구나!"
그녀에게 여유따윈 존재치 않았다.
강하윤의 강맹한 일격이 여유를 완전히 앗아가버린 것이다.
"우문이로군, 이미 죽자고 싸운 것 아닌가?"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래! 소원대로 해주마!"
우우우우우우우웅
농아의 주변으로 어마어마한 요기가 요동을 치기 시작하였다.
그전과는 비교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농밀하고 거대한 요기가 말이다.
쑤우욱
쑤우욱
곧이어 요기가 농아를 감싸시 시작하였고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팔과 다리, 몸통에 황금빛 털이 돋아나며 짐승처럼 변하기 시작하였다.
고혹적인 얼굴에 털이 숭숭 돋아나기 시작하였고 코끝이 검어졌고 주둥아리가 쭉 내밀어졌다.
마치 여우처럼 말이다.
쑤욱 쑤욱 쑤욱
그리고 그 여우 머리가 복사되듯 하나둘씩 솟아오르며 머리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였다.
살랑 살랑 살랑
곧이어 뒤편에서 커다란 꼬리가 하나둘씩 서서히 늘어가기 시작하였다.
아홉 개가 완성될 때까지
무럭 무럭 무럭
곧이어 전신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하였다.
태고의 거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거대한 크기로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괴이하기 그지없는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여덟 개의 머리.
황금빛의 털로 물들어진 몸통
흉악스럽고 거대한 짐승의 발톱
아홉 개의 꼬리
태고의 거인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덩치까지
그야말로
괴이怪異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어울리는 모습의 여우였다.
[나는 농질! 마경魔境의 옛지배자이자 여우들의 왕! 건방진 네년들에게 친히 천벌을 내려주마!]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곧이어 휘몰아치는 거대한 요기에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그 요기에 휘말린 설향의 신형이 휘청거리기 시작하였다.
정종무공을 익힌 그녀조차 감당키 어려운 거력인 까닭이었다.
덥석
강하윤은 그런 그녀를 부드러이 붙잡아 지탱해주었다.
넘어지지 않도록.
"감사합니다....선배님."
설향은 감사를 표하였다.
"별말씀을."
강하윤은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인사를 받았다.
"....그보다 선배님..저건 어떻게 하죠?"
설향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경악스러운 크기의 농질을 가리켰다.
농질은 그저 서있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처리해야지."
강하윤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하지만...저 힘과 크기는.."
상식을 벗어난 거대함과 요력이었다.
제아무리 강하윤이 강하다해도 혼자선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혼자선 꽤 고전할 것 같네."
강하윤은 고개를 가벼이 끄덕였다.
인간형일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홀로 덤벼든다면 꽤나 고전할 것이다.
"합세할까요?"
설향은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아니, 되었다. 넌 이미 만신창이지 않니?"
설향은 이미 전투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였다.
합세를 한다면 오히려 짐이 되리라
"하지만.....선배님을 혼자둘 순 없어요."
"그건 걱정안해도 된단다."
강하윤은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혼자가 아니거든."
그리고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네에?"
설향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물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에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친구가 오기로 했거든."
"친구라하면...대체?"
설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라니 대체 누굴 의미하는 것인가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그때 폭탄이 터지는듯한 폭음이 사방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악!]
그와 함께 농질이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왔네."
강하윤은 농질을 향해 가벼이 눈짓을 하였다.
설향은 그 눈짓을 따라 자연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붉게 물들인 검을 움켜쥐고 있는 고귀한 귀부인
여중제일인이자 가장 존경받는 여협.
주소양의 모습을
"!??"
설향의 눈이 다시금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