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90화 (1,191/1,419)

청해성 옥수시

옥수시는 서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통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불교의 성지로 드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는 불자佛者의 도시였다.

서장과 인접한 지리적 특색이 그들을 옥수의 지역민들 대다수를 불자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서장의 국교國敎는 불교였다.

서장과 인접하고 있는 옥수시는 자연히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민 대다수가 불자인 탓에 옥수시의 분위기는 자연히 불교의 특색을 띄게 되었고

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널리 퍼지며 옥수시는 불교의 성지로서 불리우게 되었다.

그리고 불교의 성지라는 명성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해주었고 옥수시를 부유하게 만들어주었다.

서장과 인접하다는 지리적 특색과 불교를 맹신한다는 종교적 특색이 맞물려 그들에게 크나큰 이익을 선사한 것이다.

이에 옥수시의 지역민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옥수시야말로 천하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라는 크나큰 자부심을

물질적인 부유함과 종교 활동을 통한 정신적인 부유함을 모두 갖출 수 있는 도시가 옥수시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그렇게 옥수시 지역민들은 행복의 도시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었다.

흉측스라운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끄아아악...!"

"꺄아아악!"

"흐아아아앙! 엄마!"

"아아악...살려줘어!"

옥주시 곳곳에는 끔찍한 비명성이 난무하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흉악스러운 마물들에 의해 끔찍한 학살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까아아아아아앙!

독수리의 머리와 범을 닮은 몸뚱아리를 가진 괴물이 어린 아이와 같은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끄으으으윽!"

그 울음소리를 들은 남자는 양손으로 귀를 감싸쥐기 시작하였다.

끔찍한 비명성에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든 까닭이었다.

타타탁 타타탁

그러자 괴물은 커다란 부리를 곧게 세운 채 전력을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푸우우욱

곧게 세워진 커다란 부리는 심장을 정확히 꿰뚫었다.

"...쿨럭...꺼으으윽."

추우우우욱

심장이 꿰뚫린 남자는 피를 토내더니 이내 추욱 늘어져버렸다.

그대로 절명해버린 것이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독수리의 머리를 가진 범은 연신 부리를 움직이며 남자의 시신을 씹어먹기 시작하였다.

끼아아아아악

무척이나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토해내면서 말이다.

.

.

.

.

.

크아아아아아아

용을 닮은 머리와 개를 닮은 집채만한 몸통을 가진 흉측한 괴물이 포효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괴....괴물!"

"모두 도망쳐!"

"최대한 멀리 떨어져!"

그 포효성에 기가 죽은 옥수의 지역민들은 우왕좌왕하며 그대로 비산하였다.

살기 위한 발악을 도주를 시작한 것이었다.

크르르르르

용을 닮은 괴물은 그런 그들을 여유로이 바라보았다.

그들이 원대로 도망칠 수 있을 때까지

탁 탁 탁 탁 탁

그렇게 거리가 상당히 벌어지자

네 개의 발을 가벼이 구르기 시작하였다.

마치 준비운동을 하듯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발을 굴렸을까

슈슉

이내 괴물의 신형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꺄아아아아아악"

그때 처절한 비명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우왕좌왕 흩어졌던 이들은 그 비명성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우적 우적 우적 우적

가장 선두로 도망쳤던 남자의 머리통을 우악스럽게 씹고 있는 괴물의 모습을

그리고 짐작할 수 있었다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 남자를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의 안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콩 콩 콩 콩

".....먹지마!...먹지마! 내 남편..먹지마!"

그때 비명을 내질렀던 여인이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주먹을 움켜쥔 채 몸통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남편을 먹지말라고

어서 뱉어내라고

퓨우우

콰지직

용을 닮은 괴물은 그 소원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씹고있던 남편의 파편을 내뱉어

여인의 머리통을 시원스레 날려버린 것이다.

털썩

곧이어 여인의 몸이 바닥에 그대로 나자빠지기 시작하였다.

그대로 절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들의 안색이 삽시간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자신들 또한 저 부부와 다를 바 없는 신세라는 걸 인지한 까닭이었다.

거리를 얼마나 벌리든

저 괴물의 변덕에 따라 언제고 잡힐 수 있는 것이다.

"제기랄!"

"더 넓게 흩어져!"

"잡히면 안된다!"

이내 눈치를 보던 이들 일제히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부디 자신만큼은 놓쳐주기를 바라며

크르르르르

그 모습에 용을 닮은 괴물은 재밌다는듯 울음을 흘렸다.

탁 탁 탁 탁 탁

그리고 다시금 네 개의 발을 굴리기 시작하였다.

학살에 가까운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

컹 컹 컹 컹

컹 컹 컹 컹

컹 컹 컹 컹

개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 가진 모순적인 존재들이 거칠게 짖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한 무리의 인간들을 포위하듯 둘러싸기 시작하였다.

조그만 틈조차 허용치 않겠다는듯이

"워..워이!

"저리가! 워어어이!"

"가라고 가!"

"흐윽...흑...제발..가..제발."

그들에게 포위된 사람들은 위협을 가하고 비명을 내지르며 개인간들을 쫓아내려고 하였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크르르릉

크르릉

컹 컹 컹

오히려 가소롭다는듯 짖을 뿐

어떠한 미동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자 포위된 사람들의 안색이 삽시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충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인지한 까닭이었다.

"다들 뭐라도 쥡시다!"

"맞습니다! 아이들이라도 지켜야죠!"

"개같은 놈들에게 인간의 힘을 보여줍시다!"

이내 포위된 이들은 손에 잡히는 대로 무언가를 쥐기 시작하였다.

저 끔찍한 개인간과 맞서기 위해.

캉 캉 캉 캉

크르릉 크르릉 크르응

그 모습에 개인간들은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나름 저항하겠다고 어설프게 무기를 꼬나쥔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나 우습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저따위로 어설퍼서 누구를 상대한다는 말인가

크와아아앙

그때 개인간들의 우두머리가 크게 포효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박장대소하던 개인간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방심하지말라는 우두머리의 말을 새겨들은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가기 시작하였다.

확실한 사냥 완료를 위해

그렇게 얼마나 좁혔을까

손톱의 범위와 인간의 위치가 정확히 일치되기 시작하였다.

크와아아아앙!

그 순간 개인간의 우두머리가 포효하였다.

그러자 수십의 개인간들이 포위하던 인간들을 향해 일제히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흉악스러운 손톱을 들이민 채로 말이다.

그렇게 두 집단이 충돌하려던 그 때였다.

""갈喝!""

어마어마한 굉음성이 울려퍼지더니

달려들던 개인간들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춰섰다.

그들의 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마기魔氣가 그대로 짓눌려버린 까닭이었다.

"어디 더러운 마물따위가! 불가의 신자를 건든단말이더냐!"

곧이어 커다란 호통이 다시금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빡빡 민 머리

호쾌한 얼굴

흉악스러운 근육이 가득 들어찬 법의를 입은 승려.

소림 최고의 무력 집단

나한당의 수좌이자

소림방장 다음가는 최고의 실력자.

여래신권如來神拳 광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크와아아아앙!"

그때 개인간들의 우두머리가 포효를 하였다.

그러자 멈춰섰던 개인간들이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사자후로부터 파생된 항마抗魔의 기운을 강제로 파해시킨 것이다

"한수 재간이 있구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광해는 감탄하였다.

설마하니 하찮은 마물주제에

불법으로 쌓아온 항마의 기운이 이렇게 쉽사리 흐트려버릴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크와아아앙!"

개인간의 우두머리는 손가락으로 광해를 가리켰다.

그러자 개인간들은 목표를 바꿔 그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를 우선적으로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흥, 가소롭구나."

그 모습에 광해는 코웃음을 쳤다.

수십 명의 인원이 달려들었지만 전혀 무섭지 않은 까닭이었다.

"나한들은 저 개잡놈들 모조리 때려죽이도록 하라!"

자신 뒤에는 몇 배는 많은 전력이 대기하고 있었으니

""알겠습니다!""

뒤편에 있던 나한당의 승려들이 우렁차게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개인간들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흉흉한 제미곤을 움켜쥔 채로

콰콰콰쾅

이내 개인간과 소림의 나한들이 충돌하였고

주위는 삽시간에 전쟁터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

끼에에에엑

타타타탁

독수리의 머리에 범의 몸통을 가진 괴수는 여전히 어린 아이같은 비명성을 내지르며 학살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날카로운 부리로 인간들의 심장을 쉴새없이 찌르고 다니는 것이다.

먹기 위함이 아니였다.

그저 죽이는 재미를 위한 유희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였을까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이 남아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근방에 있는 이들은 모조리 죽인듯 싶었다.

끼에에에엑.

괴수는 아쉬운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한창 재밌어질 시기에 흥이 끊기니 절로 기분이 저조해진 것이다.

번쩍

그때 멀지 않은 곳에

걸어오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끼에에에엑!"

그 순간 괴수는 흥분하였다.

인간의 심장에 부리를 처박을 생각을 하니 절로 기쁨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심장은 무슨 색일까

심장은 무슨 맛일까

찌른 채 몇초만에 죽을까

죽을 때 반응은 어떨까

궁금하였다.

너무 궁금하여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타타타타탁

타타타타탁

괴수는 달리고 또 달렸다.

저 멍청한 인간의 심장을 꿰뚫어버리기 위해서

그렇게 남자의 코앞까지 부리를 들이민 순간이었다.

서거거걱

무언가 갈리는 소리가 귓가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를 따라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새하얀 검신에 의해 반으로 갈리고 있는 자신의 부리를

괴수는 거짓말처럼 돌진을 멈춰세웠다.

더 나아가다간 그대로 반으로 갈려죽는다는 걸 인지한 까닭이었다.

"참으로 많이도 죽였더구나."

남자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너도 죽음으로 갚도록 하거라."

서거거걱

남자는 그대로 힘을 주었다.

그러자 검날이 부리를 넘어 머리까지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몸이 반으로 갈라질때까지

곧이어 독수리를 닮은 괴수는 바닥에 그대로 나자빠졌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남자는 괴수를 바라보더니 이내 허공에 검을 털기 시작하였다.

마치 더러운 것이 묻었다는듯이 말이다.

"대주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독천毒天이라고 쓰여진 녹의를 입고 있는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슨 일이지? 당호."

독천대주 갈지천은 담담한 어조로 되물었다.

적당한 괴물 처리를 맡겼던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의아함이 든 까닭이었다.

"아무래도 직접 가보셔야할 것 같습니다."

당호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감당키 힘든 괴물이라도 나타난 것이더냐?"

"......서문 부근에 머리가 아홉개 달린 사자가 나타났습니다. 일단 독천대쪽에서 최대한 시선을 끌고 있긴 하지만 한계인듯 합니다"

"어쩔 수 없군, 가지."

갈지천은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독천대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강적이 나타난듯 하였다.

타타타탁 타타타타탁

곧이어 그는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머리가 아홉달린 사자가 나타났다는 서문을 향해.

**************

"어머, 지원군이 와버렸네."

요사스러움이 묻어나는 새하얀 백발의 절세가인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네년이 꾸물거리다 이렇게 된 게 아닌가!"

그러자 옆에 있던 적갈색 머리의 남자가 으르렁거리며 그녀를 타박하였다.

"원래 여자는 준비할 게 많은 법이야."

"여자는 무슨, 요사스러운 여우주제에."

적갈색 머리의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스스로 여인임을 자처하는 그녀가 무척이나 한심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여우도 그냥 여우가 아니야, 암컷 여우라고."

여인은 커다란 가슴을 쭉 편 채 입을 떼었다.

"암컷이고 계집이고 내 알바는 아니니까 그 흉물스러운 것 좀 치워라,"

남자는 불쾌하다는듯 가슴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가슴 싫어해? 수컷이라면 환장하는 게 정상일텐데....혹시 너 고자야?"

"가슴을 선호하는 건 생식 활동이 필요한 미개한 생물 뿐이다. 나처럼 완전한 생물체에겐 그딴 생식 활동따윈 필요치 않지."

"고자라는거네!"

여인은 해맑게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깨달았다는듯이 말이다.

"안하는거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부끄러워하지마,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여인은 이죽거리기 시작하였다.

'머리통을 으깨버리고 싶군.'

그리고 남자는 당장에라도 저 얄미운 대갈통을 부쉅리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아니 진정하자, 농질과 척을 지면 귀찮아지니..'

하지만 이내 진정을 하였다.

저 여자를 건드렸다간 모든 여우들의 왕과 척을 지게 될 게 자명할테니

"어쨌든 이대로 관망할 수 없다. 우리도 참전한다."

"벌써? 구영 아저씨가 웬만해선 정체 드러내지말고 기다리랬는데?"

"지금은 웬만함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기껏 데려온 마물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테니."

남자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렇게 말한다면야, 어쩔 수 없네."

여인은 수긍한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저 남자가 저렇게까지 말한다면 얌전히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빈말을 하는 존재는 아니였으니

"그럼 나 땡중들한테 갈래!"

"그놈들은 항마의 기운을 품고 있다...감당할 수 있겠는가?"

항마의 기운은

마기와 상극에 가까운 기운이었다.

기세가 밀린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걱정마."

여인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독실한 땡중들을 홀리는 건 본래 내 전문이니까."

곧이어 그녀의 새하얀 송곳니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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