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74화 (1,175/1,419)

천천히 손을 뻗었다.

덥석

그다음 반절조차 미치지 않는 작은 손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주물럭 주물럭

그리고는 이리저리 주무르기 시작하였다.

말랑한 감촉을 느끼면서 말이다.

"꺄아아아~"

그러자 해맑은 웃음소리가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영아, 이 어미의 손이 그리도 좋더냐?"

그 모습에 주현영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해맑게 웃는 아이를 마주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 것이다.

어찌 웃는 모습도 이리 귀여울 수 있다는 말인가

"꺄하핫"

선영이 다시금 방실방실 웃기시작하였다.

마치 그녀의 물음을 대답을 하듯이

"더 기분 좋게 해주겠느니라."

만질 만질 만질

주현영은 조막만한 선영의 손을 더욱더 열심히 만지작거리기 시작하였다.

애정을 듬뿍 담아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만지작거렸을까

"우우우웅....우우웅."

별안간 방실거리던 선영이 칭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이 어미의 작은 새가 허기가 졌구나."

그 칭얼거림에 주현영은 미소를 지었다.

선영의 칭얼거림이

젖을 달라는 신호임을 인지할 수 있던 까닭이었다.

곧이어 그녀는 손을 뻗어 앞섶을 풀어헤쳤다.

출렁

그러자 젖이 차오른 풍만한 젖통 하나가 출렁이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덥석

주현영은 그대로 선영을 들어올려 젖을 물렸다.

쭈우우우웁 쭈우우우웁

그리고 젖을 문 선영은 맹렬한 기세로 빨아재끼기 시작하였다.

주현영은 그런 딸을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젖빠는 모습조차 한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천천히 먹거라, 그러다 체하면 이 어미의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겨진단다."

주현영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랑스러운 딸이 체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된 까닭이었다.

쭈우웁 쭈우웁 쭈우웁

그런 어미의 마음을 알아준 것일까

맹렬한 기세로 젖을 빨던 선영이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였다.

"그래, 그래, 우리 영아는 귀엽고 예쁜 것도 모자라 어미말도 이리 잘듣는구나."

그 모습에 주현영은 기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말을 알아듣고 자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인지

아니면 배가 적당히 불러 천천히 빨기 시작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녀의 눈에는 어미의 걱정에 식욕조차 자제하는 그 모습으로 비춰줬다.

절로 기특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아가 이리 어미한테 효도하는 걸 아비도 봤으면 좋으련만...아쉽구나."

주현영은 아쉽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을 선우와 함께 공유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크나큰 안타까움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부바아아.."

그때 선영이 잠시 젖을 뗀 후 옹알이를 하였다.

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우리 영아도 서운한 것이더냐?'

그 모습이 귀여웠던 것일까

주현영은 재밌다는듯한 웃음을 흘리며 입을 떼었다.

"너무 서운치 말거라, 아비는 동생의 탄생을 지켜보러간 것이니."

주현영은 선영의 볼을 부드러이 매만지며 입을 떼었다.

"세상에 나왔을 때 아비가 없다면 얼마나 서운하겠느냐? 그러니 우리 착한 영아가 아비의 사정을 이해해도록 하거라."

"부우우..우우우."

"그래 그래, 역시 우리 딸은 세상에 다시없을 효녀가 따로 분명하도다. 만 일세부터 이렇게 효도를 하다니 말이야."

선영의 볼을 매만지는 주현영의 손길에 더욱더 진한 애정이 담기기 시작하였다.

"하우우우..부우우..우우!"

"그래? 크면 더 많이 효도를 하겠다고? 대궐같은 집에서 산해진미도 차려주고 평생을 호의호식하게 해주겠다고?"

주현영은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물었다.

믿기어렵다는듯이 말이다.

"마음은 고맙지만 말에 어폐가 있도다. 사랑스러운 딸이여. 이미 우리는 대궐에 살고 있느니라. 매일 산해진미를 대접받고 있으며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고 있느니라."

주현영은 짐짓 진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니 그런 효도가 아닌 그저 건강히 행복하게만 자라다오. 이 어미와 아비는 그것만으로도 족하단다. 우리 영아가 아프지 않고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말이야."

주현영은 해맑게 웃으며 입을 떼었다.

그녀가 바라는 건 많지 않았다.

그저 이 사랑스러운 딸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

그외엔 어떤 것도 원치 않았다.

"그 말은 동의할 수 없는데?"

그때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휘익

그 목소리에 놀란 주현영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우리 딸은 시집 안 보낼거야. 평생 아빠랑 살거라구."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선우!?"

주현영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우의 등장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오랜만이네. 두달하고 보름지났던가?"

"....정확히는 두달이 지났도다. 반쪽이여."

주현영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하루가 길게 느껴져 그정도는 된 줄 알았는데....아니였나보네."

선우는 부드러이 미소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쨌든 다녀왔어. 현영."

곧이어 선우는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어서오거라, 나의 반쪽이여."

주현영은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반겨주었다.

"아부우우!"

물론 그녀의 품에 안겨있던 선영도 함께 말이다.

******************

"둥가 둥가 우리 선영이~ 아빠가 왔어요~ 둥가 둥가~"

선우는 사랑스러운 딸을 들어올린 채 위아래로 가벼이 흔들기 시작하였다.

"꺄르르륵~"

그러자 선영이 해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실시간은 격변하는 위치이동이 상당히 마음에 든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좋아요? 우리 선영이가 그렇게 좋아요?"

"꺄아아아."

"더 재밌게 줄게 둥가 둥가 둥가 둥가."

선우의 손이 더욱더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만! 그만하거라! 반쪽이여!"

그 모습을 본 주현영은 다급히 선우를 만류하기 시작하였다.

"왜? 이렇게 좋아하는데?"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사랑스러운 딸이 이렇게 기뻐하는데

어찌 만류한다는 말인가

"움직임이 너무 격렬하다!"

"괜찮아 괜찮아, 이정도쯤이야."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고작 이정도로 다치거나 그럴 일을

"우우욱...우욱..우에에엑"

그때 선우의 품에 안겨있던 선영이 토악질을 하기 시작하였다.

"선영아!"

화들짝 놀란 주현영이 다급히 선영을 가로챘다.

"흐윽..흐윽..후에에에에에!!!"

곧이어 선영이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위액이 역류하는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괜찮다. 영아. 어미가 있지 않느냐. 영아. 이제 더는 아프지 않을 것이란다."

토닥 토닥 토닥

주현영은 선영의 토닥이며 그녀를 달래주기 시작하였다.

물론 선우를 꽤나 엄한 눈빛으로 노려본 채 말이다

"크흠...흐음."

그 눈빛에 머쓱함을 느낀 선우가 애써 그녀의 시선을 피하였다.

선영이 완전히 달래질 때까지 말이다.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후아아암."

한창 울음을 터트리던 선영이 크게 하품을 하였다.

울음에 기력을 쏟다보니 졸음이 밀려온듯 싶었다

"우리 작은 새가 졸음이 왔나보구나."

주현영은 사랑스러운 딸을 조심스레 침상에 눕혔다.

토닥 토닥 토닥

딸의 가슴을 부드러이 토닥여주었다.

스르륵

곧이어 선영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완전히 잠에 빠져든 것이다.

"잠들었어?"

"잠들었도다."

"미안..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본녀도 안다. 그대가 일부러 그리 하지 않았다는 걸, 아마 반가운 마음에 과하게 행동한 것일테지."

주현영은 이해한다는듯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조심해주었으면 한다. 영아는 아직은 두달 밖에 안되었도다. 연우와 같은 강도로 놀아준다면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느니라."

"명심 또 명심할게.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하였다.

다시는 이런 멍청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후우, 그럼 되었도다."

주현영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보다 반쪽이여, 무슨 일인지 물어도 되겠는가?"

"무슨 일이라니?"

"시치미 떼지말거라, 무슨 일이 있으니 이리 일찍 되돌아온 것이 아니던가?"

선우는 단 두달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주소양의 산달 계산한다면

일러도 너무나 이른 시간안에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때문에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 돌아오게 된 것이라고

".......어떻게 알았어?"

"아이가 태어난지 보름도 안되었을 것 같은데. 벌써 황실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필시 무슨 이유가 있는 거겠지."

주현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말해다오. 무슨 일인가? 본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인가?"

"......응, 네 도움이 필요해. 현영,"

"뭐든 말해다오, 그대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 이뤄줄 수 있으니."

"폐하께 알현을 해주었으면 해."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군대를 내어달라고."

"군대를!? 어찌하여?"

주현영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군대를 내어달라는 저의가 궁금한 까닭이었다.

"난 이번에 마교를 토벌할 생각이야. 거기에 동참해주었으면 해."

곧이어 선우는 속내를 내뱉었다.

"뭣이!?"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주현영의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우의 말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의천맹에 머무르고 있을 때 청해성에서 한 장의 서신이 날아왔어......그리고.."

선우는 그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정철문으로부터 날아든 서신.

백성들을 학살하고 인신공양을 위한 제물을 납치하고 있다는 마교로 의심되는 세력의 등장.

중원 전체에 도움을 요청하여 토벌대를 구성하려는 의천맹의 결정까지 전부 말이다.

"난 이번 일을 계기로 중원의 힘을 한데로 집결시킬 생각이야. 의천맹과 황실은 물론 사천연맹과 구파연합 그리고 중원의 전체에 산재해있는 수많은 무림문파들의 힘까지 모조리 끌여들여서 말이야."

설명을 끝마친 선우는 이내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리고 마교를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리게 만들거야. 다시는 세상밖으로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짓밟아서 말이야."

곧이어 차분히 가라앉은 그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도와줄 수 있을까?"

"당연히 도와줄 수 있도다."

주현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본디 마교는 황실에서 유일무이하게 지우지 못한 오점같은 존재이니라. 그런 존재를 확실히 토벌하는 일에 어찌 동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보면

마교가 지금까지 성세를 유지한 것은

황실의 무관심이 일조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유일무이한 오점이라 여겨

시선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탓이었다.

그런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가 생겼는데

어찌 동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폐하께는 내가 직접 알현토록 하겠느니라. 그러니 걱정말고 그대는 사천으로 돌아가 그대의 일을 보도록 하라."

주현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괜찮겠어?"

"장부가 큰일을 하겠다는데 어찌 아내된 입장으로서 발목을 잡을 수 있겠는가? 본녀는 신경쓰지 말고 사천으로 돌아가도록 하라. 필시 사천 연맹에도 통보를 해야할 것이 아닌가?"

주현영은 선우의 입장을 이해하였다.

그는 엄연히 사천연맹의 수장이자 사천의왕이었다.

사천의 전력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선 그를 보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해해줘서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현영."

선우는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그녀가 고마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또다시 길을 떠나야한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든 까닭이었다.

"미안해할 것 없느니라. 그대는 천하를 위한 대의를 실현하는 게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죄책감을 갖고 사과를 한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로다."

주현영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현영."

"대신 모든 일이 끝난다면 곁에 없었던 것만큼 오래토록 함께 해다오. 본녀는 그저 그뿐이면 충분하도다."

주현영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할게. 모든 일이 끝난다면 더는 외롭지 않게 쭉 오래토록 함께 있어줄게."

선우는 그런 그녀를 부드러이 안아주었다.

그리고 굳게 다짐하였다.

모든 일이 끝난다면

사랑하는 아내들과 아이들과 함께

평생을 행복하게 보내겠다고 말이다.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실로 충분하도다."

그 말을 들은 주현영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기약할 수 없는

훗날의 약속이지만

그녀에게는 그정도면 충분하였다.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이뤄질 약속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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