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65화 (1,166/1,419)

의천맹 지하에 마련된

폐관 수련관.

그 중앙에 선우는 검을 바닥에 늘어뜨린 채 오롯이 서있었다.

"후우우우."

곧이어 깊게 숨을 내뱉었다.

꽈악

그다음 검을 강하게 움켜쥔 채 망설임없이 그대로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부우우우웅

사방에는 공기가 터져가나는 파공성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제일 먼저 사방四方 점하였다.

그리고 더욱 세분화하여 팔방八方을

더욱더 쪼개어 십육방十六方을

극한의 변화를 내보이며 삼십이방三十二方

그렇게 몇 번이고 쪼개고 또 쪼개었을까

검을 중심으로 하나의 동그란 막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쾌검과 환검이 극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재현할 수 있다는 최고의 방어수법.

검막劍幕을 형성시킨 것이다.

쇄애애애애액

곧이어 검막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검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벽까지 형성시킨 것이다.

곧이어 검을 멈춰세웠다.

이번엔 팔을 뒤로 쭉 뺀 채 한점에 집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다음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검끝에 극성에 다다른 음양조화기가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선기仙氣를 더한다.'

그다음 내재되어있던 선기仙氣를 다시금 검끝에 집중시켰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두 기운들이 충돌하며 어마어마한 공명음을 자아내기 시작하였다.

'지금!'

선우는 망설임없이 검을 내질렀다.

그러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검신이 서서히 흐려지더니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파아아아앙

폭탄이 터져나가는듯한 거대한 굉음성과 강렬한 충격파가 온사방에 퍼져나갔다.

쩌저저적

쩌저저적

그 여파에 휘말린 수련관 내부 바닥과 벽에는 잔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검끝에 담긴 초월적인 거력의 여파를 도저히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휘이이이이익

곧이어 선우는 다시금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이번엔 일점이 아닌 수많은 변화를 내보이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그러자 검영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서너개에 불과하였지만

검이 쾌속하면 쾌속할 수록

점점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네 개의 검영

열 개의 검영

서른 개의 검영

백 개의 검영

.

.

.

.

종국에는 천 개의 검영이 수련관 전체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반짝

순간 선우는 눈을 빛냈다.

그다음 일점에 집중하여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천 개의 검영이 일제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갈기갈기 찢어발기듯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순간 그전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질 않을 정도로 커다란 충격파가 온사방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콰지지지직

쩌저저저적

쩌저저저적

곧이어 잔금이 가있던 수련관에 더 큰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천장이 무너져내리고 바닥이 깨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거듭대는 충격을 도저히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이내 수련관 내부는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말았다.

"하아...하아...하아...하아."

선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무리한 운용으로 인해 심력과 체력이 그대로 빠져나가버린 것이다.

'......실전에선 무리겠는데...'

선우는 사뭇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두 기운을 동시에 운용하는 건 무리인듯 싶었다.

위력을 만족스럽다 못해 경악스러울 정도였지만 체력과 심력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버렸다.

실전에 활용하기엔 무리인듯 싶었다.

이렇게 짧은새 모든 체력과 심력이 고갈되는 걸 보면 말이다.

'.....아까운데.'

괜스레 아까웠다.

공간조차 꿰뚫어버리고

천 개의 검영을 만들어내는 기적같은 힘이라면

그 흉악스러운 천마에게조차 대항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일테니

'......조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곰곰히 고심해보았다.

반발하는 두 기운을

조화시킬만한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심해도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상반된 두 세계의 기운인지라

그 반발력을 도저히 지워낼 수 없던 탓이었다.

'일단 보류해두자.'

이대로 폐기하기엔 아까운 힘이었다.

일단 보류해두고 운설과 상의하여 방법을 강구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리라

'그럼 다른 방법은 없을까?'

털썩

선우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고심 어린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천마를 대항할 만한 방법이 없을까하고 말이다.

'음양조화신공, 태허일기공, 건곤대나이, 풍진보, 무형잠영술, 축지......'

지금까지 익혀온 모든 무공들을 모조리 나열하기 시작하였다.

'흑룡포, 흑야, 공령지체, 금강불괴, 선기.........'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결부시키기 시작하였다.

오직 천마에게 닿기 위해서 말이다.

"............흐음."

하지만 아무리 고심해도 마땅한 방법이 떠올려지진 않았다.

듣기로 천마는 등선을 거부한 마선魔仙이라 하였다.

그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선 초월지경에 다다른 신선조차 소멸시킬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거대한 힘을 쉽사리 구현시킬 수 있을 리 만무하였다.

'결국 자연검을 완성시킬 수밖에 없는 건가.'

이래저래 꼼수를 써보려고 했지만

결론은 정수였다.

선기를 집약시킨 초월의 검이 아니라면

그 불가해의 존재에게

도저히 닿을 수 없을테니.

'어떻게하면 완성시킬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고 고심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하면 운설조차 완성시키지 못한

미완의 검을

완전하게 만들 수 있을 지

'자연검은 원리는 기본적으로 건곤대나이와 비슷하다.'

자연검은 자연에 순응하고 섭리따라 움직이며 자연과 일체화된다. 그리고 일체화된 상태에서 흐름을 주도하여 순응하게 만든다.

건곤대나이는 질서를 주도하여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그에 순응하게 만드는 원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찌보면 무척이나 유사한 방식의 원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한가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바로 자연自然과 인위人爲

자연검은 위대한 자연에 그대로 순응하여 자연과 일체화되는 방식을 취하고

건곤대나이는 인위적으로 질서를 만들어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개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스승님인 음양마는 말하였다.

건곤대나이가 자연검을 대성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그말인즉슨

자연검과 건곤대나이를 완벽히 조화롭게할 수만 있다면

극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기에 구궁하고 또 구궁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하면서도 상반된 두 개의 개념을

하나로 합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그렇게 얼마나 고심을 하였을까

'에라, 모르겠다, 일단 부딪혀보자.'

우우우우우우웅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자연기들이 몸속으로 스며들어가 시작하였다.

선우는 스며들어온 자연기들로 전신을 순환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자연기들이 정제되고 깎여지며 음양조화기로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음양조화기로 감각을 한층 더 기민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수많은 흐름들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수련관을 둘러싸고 있는 대리석의 흐름

공중에 떠다니는 공기의 흐름

굳건히 닫혀있는 철문의 흐름

한쪽 구석에 널부러져있는 병장기들의 흐름

구비되어있는 항아리 속 물의 흐름

수련관 아래 대지의 흐름까지

만물의 흐름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위人爲와 자연自然.'

그 상태에서 선우는 고심하였다.

인위人爲와 자연自然을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만약 여기서 인위적으로 질서를 주도하여 거대한 흐름을 만든다면 건곤대나이가 될 것이다.

반대로 흐름에 순응하여 일체화된 뒤 의지를 발현한다면 미완의 자연검이 될 것이다.

'두 개를 섞을 수 있을까?'

'섞는다면 어떻게?'

'자연적이자 인위.'

'인위적이자 자연.'

뭔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알듯말듯한 느낌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 뭔가 트여진다면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은데...;젠장.'

욕지거리가 절로 내뱉어졌다.

단 한 조각

한 조각의 파편만 찾는다면

깨달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고심해도

그 한 조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자욱한 안개가 내리깔려

그 한 조각에 닿을 수 없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스승님의 말을 상기해보자...내게 뭐라고 했지?'

머릿속으로 음양마의 말을 떠올려보았다.

그는 전설적인 신위를 선보이며 말하였다.

작은 흐름따위에 일일히 신경쓰지말라고

작은 흐름이란 결국 거대한 흐름이 순응하기 마련이라고

흐름을 주도한다면 결국 자신을 따르고 말 것이라고

그리고 뒤이어 말하였다.

'세상의 부속물이 아닌 중심이라고 생각하라고.'

만약 그리한다면 자연조차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부속물이 아닌 세상의 중심....나만의 질서...그리고...섭리에 순응하는 검.....'

스르르륵

선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세가지 개념을

하나의 개념으로 재편시키기 시작하였다.

정면으로 맞부딪히고

필요없는 걸 쪼개고

비슷한 개념을 하나로 묶어 합치시키면서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번쩍

곧이어 선우의 눈이 번쩍하고 뜨여지기 시작하였다.

그 눈빛에는 정광이 가득 서려있었다.

'질서를 주도한다면 자연과 동화되어 순응하는 자연검의 원리와 위배된다.'

'자연과 일체화된다면 질서를 주도하여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건곤대나이의 원리에 위배된다.'

그렇다면

'세상의 질서를 주도하는 새로운 자연이 된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깨달음과 함께 광풍이 휘몰아쳤다.

더불어 농후하기 그지없는 선기와 내기가 수련관 내부를 가득 메우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우는 극상의 희열을 느꼈다.

인간으로 닿을 수 있는

최고의 깨달음에 닿게 되었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탄성을 내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 모든 걸 의지대로 주무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선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균열이 일어난 대리석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붙어라.'

명을 내렸다.

파스스스스

스으으으으윽

그러자 금가있던 부분이 저절로 붙기 시작하였다.

생각에 따라 만물이 절로 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인간을 초월하여 신이 되었다.

현경을 뛰어넘어

신선의 경지라고 불리우는

생사경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스으으으으윽

곧이어 몸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자연과 동화되는 것처럼

'아아아...등선하게 되는구나.'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등선의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을

'당연한 일이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가 가진 힘은

현계에서는 도저히 통용될 수 없는

거대한 힘이므로.

'잘있어.....모두들.'

스르륵

선우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얌전히 기다렸다.

등선이 완전히 이뤄지기를

"안돼요!!!!!!!"

그때 귓가에 다급한 비명성을 울려퍼졌다.

그러자 감겨있던 선우의 눈이 서서히 뜨여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수련관으로 들어온 귀부인

주소양의 모습을

"소양."

눈을 뜬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대체 어딜 가시려는 거에요!"

주소양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선계로."

선우는 무미건조한 어투로 입을 떼었다.

"어째서!"

주소양은 발작하듯 고함을 내질렀다.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 그리고 이 깨달음은 현세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갈 수 밖에 없지."

선우는 무감정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감정이 존재치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해해줄 수 있지?"

"이해못해요! 안해요! 안한다구요!"

주소양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고함을 내질렀다.

하나밖에 없는 남편이

누구보다 소중한 남편이 선계로 떠나는 걸

대체 어떤 부인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이해못한다해도 어쩔 수 없어. 이건 세상의 순리니까."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전 그런 거 몰라요! 순리 따윈 관심없다구요!"

주소양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아직 우리 아기 이름도 못지었잖아요...아직 안아주지도 못했잖아요.....제발 가지마세요..저랑 행복하게 살아요...제발요....흐윽...흐윽."

주소양을 이슬같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제발 가지말라고

부디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미안, 아무래도 아이 이름은 너 혼자 지어줘야할 것 같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

큰 깨달음을 얻게 오욕칠정을 초월한 존재가 된 선우에게 감성을 자극하는 그녀의 울부짖음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저 순리에 따라 선계에 오를 생각만을 할 뿐인 것이다.

"잘있어. 모두에게 안부 전해줘.'

스으으으윽

선우의 몸이 더욱더 옅어지기 시작하였다.

거의 투명해보일 정도로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오오오!!!!!"

그러자 주소양의 울부짖음이 더욱더 격해지기 시작하였다.

이러다간 정인을 영영 잃을지 몰랐다.

어찌 울부짖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새끼가!"

퍼어억

그때 경쾌한 타격음이 사방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콰아아아앙

더불어 투명해지던 선우의 몸이 다시금 실체화되더니 그대로 땅에 처박혀버렸다.

마치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후려맞은 것처럼

"............!?"

주소양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별안간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네놈이 언제부터 섭리에 순응하며 살았다고, 마누라랑 자식새끼까지 버려가면서 등선하고 지랄이야?"

곧이어 꾸짖는듯한 음성이 사방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은 그 음성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천하를 오시한듯한 오만함이 절로 느껴지는 분위기를 갖춘 강팍한 인상의 노인.

"내가 네놈을 그리 가르쳤더냐? 빌어먹을 제자놈아."

천하제일마

음양마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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